〈 104화 〉 104화
* * *
“기여워어어어어.”
“흐아아아앙...”
두 여자가 허도하를 귀엽게 봐주고 있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밀가루 반죽 주무르듯 허도하의 젖가슴을 주물렀다.
허도하의 젖가슴에는 보라색점들이 아주 많았던 거다. 그만큼 커다란 유방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거다.
통통한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 받는 걸 즐기지 않는다. 그런데 허도하는 자기가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는 거다. 그만큼 허도하의 젖가슴은 컸다.
‘g컵? 아니, h컵? 만져보니까 그 이상처럼 느껴진다...’
한 마디로 설명해서 느낌이 오진다.
보통 가슴 크기가 큰 서아나 한서연같은 경우에도 한 손으로 만지면 손가락 바깥으로 튀어나오고 그랬는데 이건 내 손이 오히려 젖가슴에 집어삼켜지는 느낌이다.
“흐아아아...”
젖가슴을 애무하다가 손가락이 자꾸만 젖꼭지 쪽에 닿자 허도하는 어쩔줄 몰라하며 두 손을 들었다.
‘기다려봐, 일단 보라색점부터 제거해줄게.’
나는 보라색점을 제거한 후에 내가 뭘 할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자기는 모르겠지만, 그렇게까지 콤플렉스라고 느껴지지 않는 듯한 이 군살들에 모조리 보라색점을 걸어버릴 생각이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걸로. 그렇게 하면 조금씩 그 주변 근육들이 활성화되면서 지방을 연소시켜 버릴 것이다.
나는 마치 지점토를 반죽해서 사람을 만들어내듯 그렇게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막말로 이렇게 포동포동한 상태로는 섹스를 할 수 없으니까. 할 맛이 나야 말이지.
그나저나 허도하의 몸을 보기 좋게 만들면 그녀의 몸을 정말 자주 애용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보통 귀여워야 말이지.’
키는 박유영보다 큰데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귀여워서 당장에라도 어떻게 해버리고 싶다. 박유영이 섹시한 귀여움이라면 허도하는 자꾸만 장난을 치고 싶게 만든다. 짓궂은 장난을 쳐서 어쩔줄 모르게 만들어야 제 맛인거다.
이런 여자는 따먹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까. 사실 이게 제일 큰 관건이었다.
나는 이제 허도하의 옷 위로 이곳저곳을 만지면서 탐험을 하기 시작했다. 겨드랑이 안쪽부터 시작해서 옆구리와 허벅지 안쪽같은 민감한 부분을 슥슥 훑으면서 보라색점을 만들었다가 정리하기를 반복했다.
물론 그러기 전에 해야할 게 하나 있었다. 바로 강화된 붉은점을 지우는 일이었다. 그러면 열이 확 올라와서 지방연소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흐으으응...”
이제 슬슬 몸이 노곤노곤해질 정도로 열이 올라오자 허도하는 눈을 반쯤 감았다. 분위기에 취했는지 자기 몸을 아예 내게 맡기고 있었다.
“자, 허도하 씨.”
허도하는 내 질문에 깜짝 놀라며 하필 지금 이런 짓궂은 짓을 하냐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나한테 다음 미션에 대한 힌트를 말해줄래요?”
푸슈우욱
허도하의 몸에서 김이 올라올 지경에 이르르자 서아와 연두가 걱정스런 눈길을 보내왔지만, 나는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여줬다.
“으... 그건 비밀이에요...”
“만약 얘기해주면 지금보다도 더 기분 좋게 해드리죠.”
나는 손을 슥 쓸어올려서 허도하의 전신을 횡단하기 시작했다. 종아리부터 시작해서 허벅지를 지나 배와 가슴을 고스란히 지나 그녀의 얼굴에 다다라서는 이마에 버젓이 나 있던 분홍색점을 지웠다.
그러자 그녀는 앉은채로 몸을 뒤로 꺾으면서 신음했다.
“아하앙..!”
“어때요, 이제 좀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아마도 머리가 어질어질할 거다. 과한 쾌감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풋내기에 불과하니까.
“으응... 다, 다음 미션은... 음...”
뭘까. 뭘까.
나와 연두는 귀를 쫑긋 세워서 허도하의 다음 멘트를 들었다.
*
“자, 그럼! 팀선정을 공개합니다! 1번을 골라주신 분은 왼편에 서시면 되겠고요 2번을 고르신 분은 오른편에 서시면 되겠습니다!”
유석우가 박수를 치며 진행을 했다. 별것도 아닌 것 같지만, 유석우가 말하면 뭔가 즐겁게 흥이난다. 텐션은 진짜 마약이라도 한 것처럼 하이텐션. 평소보다도 더 기분이 좋아보이는건 통증을 없애버리는 신용섭의 마력에 걸렸기 때문이 아닐까.
“자, 아이고오... 이거이거. 참, 많이 갈리게 됐는데요. 이렇게 팀 선정하는거예요? 허, 참.”
“네, 맞습니다. 자동적으로 유석우 팀과 김정현 팀으로 나뉘게 되겠네요.”
메인 PD와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의 진행.
두 사람의 대화만 들어도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었다.
예상대로 유석우와 김정현은 서로 갈리게 됐다. 그렇다면 나머지 멤버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을 살짝 열어 바깥 상황을 살폈다.
“아! 지금!”
그때, 유석우가 외쳤다. 한쪽을 바라보면서 다른 멤버들과 함께 커다란 박수와 함께 리액션을 했다.
“신용섭 씨!”
“와! 진짜야? 마사지계의 큰손이시잖아.”
“다른 프로그램에서만 봤는데 우리 프로그램에도 나오다니.”
“캬! 진짜 신의 손이신데. 제2의 기적의 손으로도 유명하시잖아!”
‘기적의 손은 개뿔. 그 기적의 손을 살해하려고 했던게 저 새끼다.’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상황을 살폈다. 내가 등장할 시기를 놓치면 민망할 것 같았던 거다.
근데 홀로 걸어 들어가는 신용섭의 표정이 그닥 좋지가 않았다. 원래 오프닝에서는 근엄한 표정보다는 웃는 얼굴이 필수다. 아무리 카리스마있는 캐릭터라고 해도 비호감 인상을 줄 필요는 없는 거다.
나는 그가 왜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팀 선정에서 자기가 원하는 그림이 안 나왔던 거다.
이곳은 용천궁. 자신의 나와바리에서 나를 초장부터 찍어누르려고 했는데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
나 역시 허도하의 신호를 받고 앞으로 나갔다.
그러자 유석우가 나를 발견하곤 외쳤다.
“아, 이번에는! 강준현 씨!”
박수를 치는 유석우와는 다르게 다른 멤버들의 표정은 다 제각각이었다. 나를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나를 발견한 한소희의 표정만큼은 붉게 달아올랐지만.
“아, 나 뭔지 알겠다! 이거 마사지 레이스! 두 분 완전 라이벌이잖아!”
“나도 알아! 완전 안다고!”
“아, 맞다. 맞다. 얼마 전에 잡지에서 봤어. 제2의 기적의 손이 사실은 이분이라면서요.”
“야, 야. 그건 또 무슨 실례니? 하, 참 쟤는 진짜.”
“왜요! 우리 팀인데! 우리 팀 내가 챙기겠다는데, 왜!”
“그래도 위아래가 있지, 자식아. 신용섭 씨가 훨씬 선배실텐데. 맞죠, 강준현 씨?”
나는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
“맞습니다.”
팀선정은 내가 원하는 방향이었다. 유석우를 제외한 세 사람은 확실히 우리 편에 들어왔고 나머지 한 사람도 게임을 잘하는 편에 속하는 남자 출연자였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멤버는 김정현과 한소희였다. 사실 두 사람의 운동신경만 있으면 앞으로의 미션이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무엇보다 허도하가 우리에게 귀띔을 해준 미션에는 이 두 사람이 최적화되어 있었다.
“자, 그럼 또 소개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죠. 대한민국 마사지 계의 1인자! 신용섭 씨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석우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신용섭의 근황과 이곳 용천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나에 대한 질문은 딱히 없었는데 오늘 신용섭을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질문만큼은 빼놓지 않고 했다.
주변의 귀추가 주목된 가운데, 나는 신용섭을 바라보며 선전포고를 했다.
“정의가 승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1인자의 자리는 그 자리에 걸맞는 사람이 앉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첫 승부는 4대4로 무승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그나저나 저 떡대를 어떡한다?’
신용섭 팀에 배정된 남자 출연진 중에는 김정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몸집이 거대한 떡대가 하나 섞여 있었다.
워낙 독불장군 캐릭터라 우리 팀으로 데려올 명단에 넣기 싫었던 부류 중 하나. 앞으로의 미션에는 저 사람이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자, 그럼 첫 번째 미션부터 시작합니다!”
“뭐지? 뭘할까?”
“캬, 오늘처럼 기대되는 경우는 또 처음이네.”
마사지라는 게 남녀노소가 다 좋아하기 때문에 멤버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 때문에 설레했다. 워킹맨이라는 프로그램이 10년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멤버들 중에는 나이가 꽤 있는 멤버들도 있다.
연예인도 사람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아픈 곳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마사지를 제일 잘하는 두 사람이 이 자리에 왔으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나는 그 동안에도 계속 신용섭과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그는 연신 나를 노려보면서 어떻게 그들을 꼬셨냐고 묻는 듯했다. 나는 그저 맞대응을 해줄 뿐이었다.
“오늘의 미션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오늘의 미션은...”
PD는 커다란 도화지를 두루마기처럼 펼쳤다.
그곳에는 허도하가 우리에게 말했던 미션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바로 손바닥 레이스입니다.”
“손바닥?”
“뭔 손바닥이야, 귀하신 분들 모셔놓고!”
“에이, 진짜! 작명 센스가 왜 나날이 줄어들어요?”
멤버들은 평소에도 PD를 자주 놀리는 듯 일부러 짓궂게 대했다.
신기했다. 10년 전이면 내가 고등학생 때가 아니던가. 그것도 19살이라는 나이에 대학교 들어가려고 한참 공부할 나이. 그때부터 시작했던 방송이었고 이 사람들을 실제로 눈앞에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에 내가 지금 TV를 시청하고 있는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건지 믿기지가 않았다.
“자, 자. 다들 조용히 하시고. 설명 들어요.”
“네, 지금부터 제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손바닥 레이스는 말 그대로 손바닥 도장을 받으시면 되는 미션인데요. 각 팀은 지금 당장 용천궁 밖으로 나가셔서 시민들을 데려온 후에, 마사지를 하고 만족했다는 평가를 받으시면 손바닥 도장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예?! 아니, 저희 보고 지금 호객을 하라는...”
“아니, 그걸 어떻게 해! 우리가! 이 두 분만 가능한 거잖아!”
“그래서 지금부터 30분 동안, 멤버분들은 각 두 분의 마사지사분에게 마사지를 전수받을 겁니다. 아주 기본적인 것으로요. 그걸 토대로 마사지를 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신용섭과 나, 둘의 진짜 경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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