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 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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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의 승차감은 내가 원하는 무쏘의 남성적인 섹시함을 잔뜩 품고 있었다.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시동 소리라던지 속도를 높였을 때의 묵직한 느낌이 매우 좋았다.
꿈에 그리던 자동차를 손에 넣게 된 뒤부터는 출근도 차를 타고 했고 어디 나들이를 나가거나 가끔 섹스 파트너와 짧게 짧게 데이트를 할 때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했다. 심지어 집 앞에 있는 마트에 나갈 때도 차를 끌고 갔으니 말 다했다.
첫 차가 랜드로버라니.
내가 차를 뽑자 여자들은 나랑 잘 어울리고 섹시하다며 난리도 아니었다.
‘그래, 나도 이제 어느정도 급이 올라갔는데 이 정도는 타줘야지.’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살고 있는 자취방이 떠올랐다.
이왕 이렇게 된거 집도 좀 쎄끈한 곳으로 이사를 가야겠다 싶었던 거다.
확실히 돈이 들어오니까 사람이 마인드가 달라진다. 예전에는 쇼핑하는 것도 손 떨리고 귀찮아 했었는데 차가 생기니까 어떻게든 밖에 나갈 일을 만들고 그렇게 되다보니 옷도 사야했고 미용실을 다닌다거나 외모에 신경을 쓰게 되는 거다.
여자들과의 데이트도 그렇다.
모텔도 좋지만, 가끔씩은 호텔도 가주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내 자취방에서 섹스를 해야하는데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집이 좁아서 데려오기가 좀 민망할 때가 많았던 거다.
‘그래. 이사부터 하자. 근데 전세로 사야되. 월세로 해야되?’
돈이 참 애매하다. 전세로 들어가려면 지금 있는 돈으로는 약간 모자라고. 월세로 들어가자니 다달이 빠져나가는 돈이 아깝게 느껴진다.
‘흠... 어쩐다.’
이런걸 잘 아는 사람이 있다.
바로 진아영이다.
그녀에게 뭘 물어볼 때마다 실패해본적이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녀는 나에게 많은 해답을 내줬다. 여러모로 그녀에게는 도움 받은 게 많았다. 그 동안에도 새로운 계약을 따낼 때, 여자들 속마음을 긁어놓기 위해 진아영에게 조언을 받아서 성공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던 거다.
그런데 휴대폰을 열자마자 나는 황급히 다른 여자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박유영이었다.
박유영 : 쌤... 어디에요?
박유영 : 나 좀 큰일 난거 같은데... 도와줄 수 있어요?
박유영의 프로필 사진을 보면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가 없다.
폭발적인 몸매의 박유영은 요새 프로필 사진을 자주 바꿨는데 점점 가면 갈수록 과감한 착장으로 내 눈을 사로잡았다.
요새 바쁜지 한참 연락이 안 되다가 이제야 연락이 닿은 거다.
나 : 무슨 일 있어요?
박유영 : 예... 좀...
나 : 어딘데요? 내가 곧 그쪽으로 갈게요.
박유영은 현재 촬영 스튜디오에 있다고 했다. 대체 스튜디오에서 무슨 곤란한 일이 생겼길래 나를 호출하는 걸까 싶었다.
나는 카운터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최원재가 지나갈 때 그를 붙잡고 말했다.
“원장님.”
“어?”
“저 좀 나갔다 올게요.”
원래 같았으면 “너 미쳤냐? 근무시간에 어딜 가?” 이런 소리가 나와야 정상인데 최원재는 너그럽게 웃으며 곧바로 “나가보라고” 손짓했다.
얼마 전에 계약한 한서연이 주중에 시간 날때마다 자기한테 시간을 내어달라고 했던 게 큰 영향을 끼쳤다.
나는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됐다. 근로 계약서에는 분명 내가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한서연과의 계약 이후로 그 조건은 의미를 상실했다.
그냥 나가고 싶으면 나가는거다. 물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다. 신이설이 있을때는 신이설에게 대리허락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냥 최원재에게 다이렉트로 말해버렸다.
이 샵에서의 나의 입지는 사실상 실장보다도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었다.
나는 차를 타고 박유영이 알려준 위치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이번 촬영은 야외에서 진행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자마자 박유영이 나를 알아보고는 뛰어왔다.
“쌤!”
나는 달려와서 안기는 박유영을 얼떨결에 안고 주변을 둘러봤다.
알려지면 안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보는데 이렇게 대놓고 껴안는다니.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했다. 행여나 우리 관계가 안 좋게 퍼져나가면 박유영에게도 좋지 않고 나에게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지 않나. 내 섹파들이 애용하는 고추가 자기 말고 다른 여자를 쑤신다고 생각하면 기분 좋게 생각할 여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쌤, 나 진짜 어떡해요? 무서워요.”
“뭐가 무서운데요?”
“흐그... 나 오늘 진짜 진짜 중요한 촬영하거든요. 글구 지금 여기에 맥심 관계자도 있댔어요. 저 보러 왔대요. 이번에 뭐 콘테스트 한다는데 섭외하러 왔다구...”
“그런... 그럼 엄청 집중해야 겠는데요? 근데 무슨 문제라도...”
“있잖아요. 쌤... 나 오늘 그 날인거 같아요...”
“그 날?”
그 날이라면 마법의 날이라고 부르는 그 날을 얘기하는 걸까. 내가 입 모양으로 “마법?”하고 묻자 박유영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뇨! 흐긍... 나 오늘 해야되는 날...”
이런 미친! 지금 이렇게 중대한 계약들을 앞둔 상태에서 섹스를 하고 싶다고 얘기하는 건가? 그것도 이렇게 뻥 뚫려 있는 야외에서?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도무지 섹스를 할만한 장소를 찾기 어려웠다. 화장실은 이동식 간이 화장실이었는데 촬영지 바로 옆에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녔다.
그럼 역시 카섹스가 답인가...
‘그나저나 오늘 박유영 존나 사랑스럽다...’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박유영은 오늘따라 더 섹시한 옷을 입었다. 가슴골 부분만 뻥 뚫린 쫙 달라붙는 원피스였는데 어깨가 오픈된 디자인이었고 스커트 기장도 엄청 짧아서 팬티가 보일 듯 말 듯 할 정도였다.
급한데로 섹스를 해야하니까 옷은 벗지 말자고 해야겠다.
“그럼 제 차로 갈래요?”
“아, 아뇨! 저... 괜찮은 장소가 있긴 해요.”
“응?”
나는 박유영을 따라 그녀가 안내하는 곳으로 향했다.
박유영이 안내한 곳은 다름아닌 탈의실이었다. 탈의실에는 갖가지 옷이 있는 행어가 걸려 있었고 사방이 천막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러니까 스튜디오에서 임시로 만들어둔 넓직한 공간인 셈이다.
“여기서 하자고요?”
“네... 해, 해주세요...”
뭔가 이상했다. 차에서 하면 안전할텐데 어째서 이런 위험한 곳에서 하려는 걸까?
그녀의 표정을 잘 살펴봤는데 계속 내 시선을 피하는 것이 묘하게 의심스러웠다.
‘설마...’
나는 한서연과의 카섹스를 떠올렸다. 그녀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 섹스를 하길 바랬었다. 위험을 동반한 섹스는 흥분을 고조시키기 딱 좋았다. 남자인 나 역시도 더욱 흥분됐으니까.
그런데 이건 진짜 너무 위험한거 아닌가... 혹여나 관계자라도 들어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쌤...”
박유영은 슬슬 나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몸을 바짝 붙여서 내 팔을 끌어당겼다.
그녀는 나를 옷이 걸려있는 행어쪽으로 끌고가더니 옷더미 뒤쪽으로 밀어넣고 폭발적으로 솟아난 가슴을 내밀어 날 끌어안았다.
감촉이 미친 듯이 촉촉하다. 나는 머리가 빙빙도는 느낌이 들었다. 이성과 본능이 엇갈리면서 딜레마를 일으켰다.
하지만 손은 이미 박유영의 상의 안쪽으로 비집고 들어가고 있었다. 풍만한 젖가슴은 젖꼭지만 간신히 가릴 정도의 크기였고 딱딱하지 않아서 손을 집어넣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젖가슴의 감촉에 비교하자 내 손이 더 없이 거칠게 느껴졌다.
뽀송뽀송한 박유영의 속살에 비견하면 나는 맹수와도 같았다. 그런데 그런 맹수를 귀여운 여자가 유혹하고 있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닌가.
내 손이 마음대로 젖가슴을 휘감자 박유영은 “흐핫!” 소리를 내며 몸을 움츠렸다. 안 봐도 팬티가 축축 젖어들었을 거다. 반응이 이렇게 예민한걸 보니 날 속이는건 아닐 것 같다.
“나 오늘 촬영하는데 진짜 힘들었다구요... 감독님한테 포즈 지적도 엄청 받고 디렉터도 눈총 엄청 주고...”
나는 깨알같이 한탄을 늘어놓는 박유영의 얼굴을 쓰다듬어줬다.
‘졸라 귀엽다... 시팔... 이런 얼굴로 한탄하면 하루종일도 들어줄 수 있겠다.’
얼굴이 주먹만하고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데 이목구비는 또 오밀조밀하게 가득 차 있다. 그런 얼굴로 우는 표정을 하면 딱히 밉상도 아니다.
“글구... 글구... 막 서러워서 북받쳐 오르고 그랬다구요. 눈물 안 흘리려고 노력했어요. 오늘 쌤 안 왔으면 나 계약 완전 다 망했을 거예요.”
그니까 내가 와서 계약을 성사시킨다는 소리는... 섹스는 필수적인 과정 중에 하나라는 뜻이라는 것 아닌가. 하, 더 자주 불러줬으면 좋겠다. 이런걸 징크스라고 하지, 아마. 중요한 일을 앞두고 특정한 행위를 하는 걸. 내 삽입질이 그녀에게는 징크스인 거다.
나는 귀여워 죽겠는 그녀의 얼굴에 내 비교적 거대한 얼굴을 갖다붙였다. 키스를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귀여움이었다.
그런데 박유영은 오늘따라 더 적극적이었다. 키스를 하는 도중에 연신 손바닥을 내 사타구니 사이에 집어넣고 딱딱해진 고추의 위아래를 슥슥 훑었다. 덕분에 즐겁기는한데 오늘따라 너무 저돌적이라 약간 두렵기까지 했다.
‘귀여운 박유영한테 뭔 일이 생긴건 아니겠지?’
쪼옥 쪽 츄릅
나는 박유영과 키스를 하는 동안에는 눈을 감지 않는다. 내 앞에서 눈을 감고 키스에 집중하는 박유영의 얼굴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내가 얼굴 각도를 돌리면 움찔거리면서 따라 움직이는 것도 소소한 재미요소다.
깜찍해서 잡아먹고 싶은데?
거기에 박유영이 바지 안에 손을 넣는 바람에 흥분은 더욱 고조됐다.
진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샵에서는 충분히 애무를 한 후에 섹스를 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저돌적인 플레이는 익숙하지 않았다. 특히 박유영은 약간 보살펴주는 느낌과 나와의 섹스가 아니고선 어쩔 수 없다는 그 간절함이 있었는데 이번엔 좀 다른 느낌이다.
키스를 하다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술을 떨어트리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 상태로 대딸을 해줬다.
한 손은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고 한 손으로는 그녀의 사타구니에 손가락을 끼웠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양손을 다 이용해서 내 불알과 고춧기둥을 살살 어루만졌고. 내가 아파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소중이를 소중소중하게 다룬다.
이제 슬슬 넣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텔레파시라도 통한 걸까? 내가 삽입을 생각하자 박유영은 그대로 몸을 돌려 엉덩이를 보여줬다.
“이제 넣어줘요...”
하악!
나는 원피스 밑단을 올리는 박유영의 뒤태를 보고 절명할 뻔했다.
지난번 한서연 때와 마찬가지로 노팬티, 박유영은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던 거다.
물론 나 역시 준비된 남자다.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개시.
사격 개시!
나는 박유영의 탐스런 엉덩이를 잡고 그대로 고추를 밀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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