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33화
두 번째 질내사정을 하고서 재차 발기된 고추를 넣으려하자 김서아가 내게 말했다.
“주녀나... 너 진짜 장난 아니다. 세 번이나 연속으로 하는 거야?”
“어... 왜, 이상해?”
“아니. 진짜 엄청 좋아. 지금 몇 번이나 갔는지 모르겠어.”
다섯 번. 대충 상체를 활처럼 휘고 파르르 떠는게 간다는 것의 정의라면 그렇다. 보라색 반점을 눌러서 커져버린 성기를 이용, 자궁 끝까지 쿡쿡 찌르면서 두꺼워진 두께로 지스팟을 강렬하게 긁어대니 몇 차례 황홀경을 느껴버린 김서아였다.
고추의 발기는 혈액의 응집이다. 따라서 근육의 수축과 기능에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사정이 끝날 때마다 재빨리 고추 부근에 발생한 붉은점들을 열심히 마사지했다.
원래라면 뻐근해서 연속 발기를 시키면 아파야 정상인데 순식간에 경직이 풀리고 부풀어올라 꼴릿해진 김서아의 엉덩이를 보면서 재차 발기가 된 것이다.
즈륵-
근데 그런 말하는 김서아도 안쪽이 여전히 젖어있다는게 놀랄만한 일이 아닌가. 벌써 30분이나 하고 있는데 여전히 안이 흥건하게 젖어있다. 이 안에는 내 정애고 섞여 있을 거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뜨거운 성기를 미친 듯이 마찰해대는데 물이 증발되지 않으려면 안에서계속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
그만큼 흥분하고 있다는 얘기일까.
“하, 존나 맛있네.”
나는 풀발기된고추를 안쪽 끝까지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러자 김서아가 애원하듯 입술을 내밀었다. 키스 해달라고? 어림도 없지.
김서아에게는 어느 정도의 선을 그어놨다. 키스도 안 되고 손도 안 잡는다. 이유는 하나, 자칫 잘못하면옛날의 짝사랑 여파 때문에 마음이 여려져서 코가 꿸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나는 키스를 하는 대신 김서아의 입가에 손가락 끝을 가져다 놓고 빨게 만들었다. 아쉬워하면서도 꿩 대신 닭이라도 되는 듯 타액 묻은 손가락을 맛있게도 빤다.
그나저나 보라색 점은 대박이다. 이건 정말이지 사기급 재능. 콤플렉스를 제거해주는 걸로 이만큼 만족스러운 몸매를 만들 수 있다니. 이거야 말로 만들어 먹는 자급자떡이 아닌지.
첫 경험 때보다 더 기분이 좋은 느낌이다. 피스톤질만 합쳐도 수백 회가 될텐데 고추 녀석은 껄떡거리면서 보지 중독에 걸린 녀석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아릿아릿하게 사방에서 쪼여대는 질 내벽에 비벼댈 때마다 감각이 점차 활성화되는 기분이랄까. 박으면 박을수록 기분이 좋다. 이제 섹스에 대한 여유가 좀 생기니까 전에 느끼지 못한 걸 느끼게 됐다.
김서아는 한동안 손가락을 빨다가 또 다시 상체를 뒤로 젖히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흐갸앗-!”
“야, 그렇게 큰소리 내지마.”
“미, 미안. 너무 좋아서.”
달콤 쌉싸름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끌어안은 김서아는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하, 나 맨날맨날 올까?”
“크크. 맨날 이거하게?”
“응. 어차피 마사지해야 하는 시간이잖아.”
“그러다 너 정액제 다 쓰고 할부 개월 수 끝나기 전에 다시 재등록해야 될걸? 아껴서 써야지.”
“으응. 얼마나 아끼라고.”
“한 3일에 한 번?”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렇게 좋냐?”
“엉... 진짜 왜 지금까지 이걸 안 했는지 모를 정도로 좋아.”
“...”
내 얼굴을 마주보고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는 김서아를 보며 여러개의 감정이 교차했다.
왜 지금까지 이걸 안 했는지 모르겠다고? 갑자기 이유 없이 화나네? 주는 것 없이 미운 새끼처럼 김서아도 그런 부류에 속하는 걸까.
나는 김서아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배드에 다시 눕혔다.
그리곤 허리를 들어올린 다음에 위에서 때려박듯 박아대기 시작했다.
“앗, 응! 응! 응! 아, 이거도 기분 좋아. 더 해줘, 더, 더!”
“너 원래부터 이렇게 밝혔냐?”
방금까지 김서아가 핥아대던 손가락을 내 입으로 가져가 묽어진 침을 잔뜩 묻혀 클리토리스를 마구 문대줬다.
“꺄응읏읏! 아, 미칠거 같아. 클리 만지면서 박으니까 돌아버릴거 같아.”
“원래 이렇게 밝혔냐고!”
조금씩 폭력적으로 박아대자 흥건하게 젖어있던 김서아의 안쪽이 점차 말라가기 시작했다.
“하읏! 응! 응! 아, 아파! 주, 주녀나... 좀만 살살... 살살..! 앗, 응! 응!”
“왜 대답 안 해?”
“하... 마, 맞아. 나 밝혀... 나 원래 엄청 밝혀!”
근데 지금까지 나 빼고 딴 놈들한테만 다 퍼줬던 거겠지.
오늘부터 너는 나 빼고 다른 어떤 놈한테도 다리를 벌리지 못하게 될 거다.
붕 떠있는 엉덩이를 꽉 잡았다. 마사지 때문에 탱탱해진 엉덩잇살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올 정도로 세게 쥐었다.
“앗, 아... 아파... 근데 기분 좋아... 이상해...”
당연하지. 엉덩이 부근에 있는 핑크빛 점들을 애니팡 콤보 터트리듯이 죄다 터트렸는데. 꽉 잡고 안으로 깊숙하게 쳐넣기를 반복. 사정감이 올라오는대로 바로 안쪽으로 사정없이 정액을 뿌려줬다.
“응캇! 흐그아!”
난생 처음 듣는 소리를 내며 자지러지는 김서아. 잔뜩 비틀린 허리가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실성한 소리를 여러차례 내뱉었다.
“아... 아... 아... 으...”
부들부들떠는 김서아. 나는 그녀에게 친절 따위 베풀지 않고 수건을 한 장 던져주고 VIP실에 딸려있는 샤워실로 들어가 몸을 씻었다.
다 씻고 나올 때까지도 김서아가 정신을 못 차리길래 몸을 흔들어서 깨워줘야 했다.
“씻고 나와. 나는 나가서 담배 한 대 피고 들어올거니까.”
“어... 나 나갈 때 잠깐 볼 수 있어?”
“시간되면 카운터에 서 있을게.”
“으응... 저, 저기... 아, 아니야.”
또 하고 싶은 말을 집어 먹고 샤워하러 들어가는 김서아. 나는 담배 생각이 나는걸 주체하지 못하고 바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 그나저나 기분 진짜 좋네. 잘못하면 나도 김서아의 몸에 중독되 버릴 것 같다. 아니지. 그래선 안 되지. 세상에 얼마나 많은 여자가 있는데 김서아로 만족할 수는 없다.’
카운터로 나가자 신이설이 날 발견하곤 물었다.
“끝났어요?”
“네. 샤워하고 있을 거예요.”
“어떻대요? 잘 받으셨대요?”
“네, 그럼요. 아주 자지러지던데요.”
“하하... 뭘 또 그 정도까지야.”
“진짜라니까요. 저 나가서 흡연 좀 하고 올게요.”
“네, 고생했어요. 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탠 말이 과장이 되는 마법. 그것이 나의 손, 기적의 손이다. 아니, 섹스를 부르는 손이라고 할까.
밖으로 나가자마자 이 값진 손가락 사이로 담배를 꽂고 흡입했다.
‘전에도 이렇게 기분 좋은줄 알았으면 나랑 했을 거라고?’
왜 그 말에 이렇게 집착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기분이 좀 찝찝하다. 그 동안 호구처럼 이용해 먹을 생각만 해놓고 막상 떡치니까 아주 미치겠지. 거기까지는 이해한다. 근데 뭐가 이렇게 날 찝찝하게 만드는 걸까.
담배를 쪼옥 빨고 내뱉는 연기. 생각해보니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이 담배. 김서아와 어쩌다 우연히 맞담배를 핀 적이 있었다. 지금이야 김서아가 담배를 끊은 모양이지만, 그 당시까지만 해도 정말이지 골초였다.
무슨 얘기를 했더라. 아, 자기 남자친구에 대한 얘기였겠지. 나는 들어주기만 했고 그것만으로 황홀했었지.
그래서 그런걸까. 내 찝찝함은 결국 짝사랑에 대한 보상심리인 건가.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 내 무의식은 찌질했던 학창시절의 보상을 받고 싶은 모양이다.
“하...”
그렇게 한숨을 쉬고 있는데 벽 모퉁이 너머에서 누군가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흡연장은 샵이 위치한 건물 옆에 움푹 들어간 형태를 띄고 있었는데 누군가 출입구 쪽에서 통화를 하는 모양이다.
“어, 어. 들어갔어? 자기야. 어. 이연두라는 여자 지명한거 맞지?”
남자의 목소리.
‘응? 근데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린데.’
나는 익숙한 목소리기도 하고 이연두라는 이름이 나와서 호기심이 동했다. 담배를 바닥에 던져 끄고 모퉁이 벽에 달라붙어 통화 내용을 엿들었다.
“나 전에 다니던 마사지샵에서 만난 여잔데 진짜 개같은 년이야. 응, 글쎄. 그렇다니까. 나 완전 호구로 알고 벗겨먹어서 그때의 타격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에이, 자기야. 뭘 이성적으로 좋아해. 내가 뭣도 모르고 별 좆도 없는 실력에 깜빡 속아 넘어간거지.”
말이 좀 과격하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살짝 고개를 틀자 남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버스에서 만난 그 시발놈? 이 새끼, 지 여자친구랑 부딪친 나한테 되도 않는 화를 냈던 그 새끼잖아? 근데 이 새끼가 왜 여길..?’
나는 조금 더 통화내용을 들어보기 위해 다시 벽 쪽에 몸을 숨겼다.
“응, 자기야. 어. 지금 대기중이야? 잘 됐다. 이연두 그년이 마사지 해주면 다짜고짜 화내고 꺼지라고 해. 환불 해달라고 하고. 어. 크큭. 그리고 다른 마사지사한테받는다고 말해봐. 아, 그 표정을 내가 봐야하는건데... 지금 들어왔어? 어, 끊을게. 부탁할게!”
남자는 통화를 끊더니 킬킬거리며 웃었다.
“햐~ 그 시발년 드디어 복수하네. 한 번 따먹어보려고 갖은 수를 써도 안 넘어오더니 내가 고객 추천해준다니까 덥썩 미끼를 물어? 어디 한 번 쪽 좀 당해봐라.”
‘와, 이제보니까 상상을 초월하는 또라이였네.’
“크흠.”
내가 인기척을 내자 남자는 제 발이 저려서 자리를 옮겼다. 나는 그가 사라진걸 확인하고 출입구 쪽으로 들어갔다.
샵에 도착하자 카운터 쪽에서는 난리가 나 있었다. 환불이니 불친절이니 뭐니 하면서 떠들고 있는 여자는 다름 아닌 버스에서 봤던 그 년이다. 그 앞에선 최원재와 김서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손님. 바로 조치 해드리겠습니다.”
“뭘 어떻게 조치를 해준다는 건데요? 이미 마음 상할 데로 상했는데. 빨리 환불해줘요. 그것도 아니면 여기서 제일 잘 하는 마사지사 붙여줘요.”
그 옆에서 이연두는 어쩔줄 몰라 안절부절 못했다.
출근할 때, 오늘 지명 있다고 마냥기분이 좋았던 이연두에게는 날벼락같은 일이다.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런 개호로같은 년이.’
하지만 지금 내가 나서봐야 도움이 안 될게 뻔했다. 저 여자가 내 얼굴을알아보는 순간, 무슨 난리가 벌어질지 뻔한 일이었으니까.
‘생긴건 멀쩡해 갖고 성격은 아주 지랄병이네.’
나는 한 차례 여자를 훑은 후에 멀찍이 그들을 지나서 직원 휴게실에 들어갔다.
아주 조금 후에 최원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하.”
나는 한숨을 쉬는 최원재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듯 물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원장님?”
“컴플레인 세게 들어왔다. 그래도 돈 좀 있는 고객인거 같은데. 아무래도 환불 해줘야 될거 같아.”
“아까 연두쌤 옆에 서 있던데...”
“응. 연두쌤을 지명한 손님이야.”
“흠... 그건 이상하네요. 굳이 지명을 해놓고 컴플레인을 걸다니. 애초에 지목한 이유가 없잖아요, 그럼?”
“그렇긴 하지. 근데 뭐 속사정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속사정을 아는 사람이 있잖아요.”
“뭐? 무슨 소리야?”
“당사자는 알겠죠, 원장님.”
내가 말하자 최원재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서 뭐 어쨌냐는 식의 얼굴이다.
나는 멍청한 최원재의 얼굴을 바라보며 결연하게말했다.
“제가 맡아서 해보겠습니다. 더불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목적까지 알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