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8화 〉28화 (28/173)



〈 28화 〉28화

이것은 하나의 예술이었다.
차 안에 널브러진 콘돔들과 찐하게 흘러내리는 정액들이 낭자했다.  그대로 두 사람이서 육체로서 번잡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낸 것. 이것은 틀림없는 예술이다.
물티슈로 고추 부분을 정성스레 닦아주는 진아영에게 걱정스럽게 말했다.

“차 안이 이렇게 지저분해져도 괜찮아요?”
“히- 괜찮아요. 청소하면 되요. 어차피 뒷좌석에는 누가 탈 일도 없어서.”

나는 한동안 진아영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다가 시계를 봤다.약속했던 시간보다 30분은  지체된 시간이었다. 위에서 신이설이 또 안달복달하고 있을터이니  역시 올라가 봐야했다.

“늦었네요. 가보셔야죠?”
“왜요, 한번 더 하고 싶어요?”

어린아이 달래듯이 머리를 쓰다듬고 볼에 뽀뽀. 아랫도리는 이제 더는 무리라 시큰했지만, 처음 손을 잡았을 때의 설렘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진득하게 키스를 한번하고 작별 인사를 했다.
차량이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뒤에 서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샵으로 돌아가면서 문자를 보내는 걸 잊지 않았다.

 : 조심해서 들어가요. 나 때문에 늦어서 미안해요.

운전 중이라 대답은 듣지 못했다. 근데 답장이 없는 상황이 뭔가 더 여운이 생기고 좋다. 이제 진아영은 내가 하고 싶을 때마다 부를 수 있는 여자가 됐다. 섹스할 때는 자칫 그녀에게 코가 꿰일까봐 두려웠는데 한 3번 정도 사정하고 나니까 이성이 돌아왔다.
허벅지 안쪽이 아릿해서 어기적거리며 샵에 들어가자 신이설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디갔다가 지금 들어와요?”

나는 그녀의 날카로운 질문에 대답 대신 진아영이 준 신용카드를 꺼내보였다.

“결제입니다. 지명 변경에 따른 계약 갱신이에요. 400만원 결제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 크흠. 이리 줘요. 처리해드릴게요. 다, 다음부터는 이렇게 늦으면 원장님한테 보고할 거예요.”

나는 신용카드를 건네면서 그녀가 있는 쪽으로상체를 숙였다. 내가 가까이 다가오자 턱을 뒤로 빼면서 흠칫 놀란다.

“왜, 왜 이래요?”
“원장님한테 이르시는건 상관 없는데, 혹시 질투같은거 하신건 아니죠?”
“뭐, 뭔! 뭔 소리에요? 자꾸 개소리할래요?”
“와, 진심이네. 난 장난한건데 너무 대놓고 찐텐 아니에요?”
“크흠. 뭐, 그런 장난을 하고 그래요? 괜히 잘못 받아쳤다간 오해할만한 그런... 암튼 퇴근 준비나 해요.”
“네~ 네~”

나는 결제가 끝난 신용카드를 받아들고 휴게실로 향했다. 오늘 하루 정말 알찬 하루였다. VIP 고객 두 명을 전부 계약 갱신시키고 찾아오기로 했던 진아영과의 카섹스까지... 이것보다  좆물 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휴게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미 몇몇은 퇴근했는지 유니폼이들어있는 캐비닛이 열려있었다. 10시 이후에는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서 예약이 없으면 바로 퇴근해도 괜찮다. 이연두는 일찌감치 퇴근한 듯. 나는 이제야   있게 돼서 잠시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 확인하지 못한 문자들을 점검해봤다.

김서아 : 준현아. 답장 좀 해줘. 혹시 무슨 일 있는거 아니지? 19
- 신이설 : 어디에요?  전화도 안 받아요? 4
- 이미경 : 이거 제 번호에요. 용무 있으면 이쪽으로 연락드릴게요. 1
- 박유영 :  오늘 사진 찍었는데 표정 훨씬 좋아졌다고 칭찬 받았어요!! (사진 첨부) 3
- 머발에스 단톡방 : 내일 스케줄 다들 한번 더 검토하고 오늘 스케줄 없는 사람은 퇴근해도 좋습니다. 6
- 이연두 : 먼저 퇴근할게요. 덕분에 오늘 실장님이랑 친해진거 같아서 고마워요 1

김서아는 여전히 질척거리고. 신이설은 질투 안한다더니 그새 전화도 하고 문자를 4개나 남겨놨고.
박유영의 사진은 확인해봤는데 신상 옷을 입고 찍은 사진들이다. 존예 주제에 턱 밑으로만 사진을 찍었는데 몸매가 열일해서 예쁘다고 답장해줬다.
퇴근하면서 무심한 듯 김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년은 자칫 잘못하면 내가 행방불명된줄 알았다며 집에 찾아올 년이니까.

- 여보세요, 준현아! 살아있었구나.
“왜.”
왜냐니~ 친구 걱정돼서 그랬지~ 문자에는 왜 답장 안했어.
“바빴어.”
- 준현아~ 아직도 삐졌어? 내가미안하다고 했잖아~
“바빴다니까? 그래서 할 말이 뭔데?”
- 아항. 혹시 이번주 토요일에 시간 되나 해서.
“이번주 토요일?”

이번주 토요일 일을 잊을 수는 없었다. 존예녀 이연두와의 술약속이 있는 날이니까.

“나 선약있어, 근데 그건  물어봤어?”
- 이잉. 만나려고 그랬지! 같이 저녁이나 먹고 방탈출도 하고 싶어서.
“내가 너랑 그걸 왜 해. 황금같은 토요일날.”
- 어휴, 진짜! 말  예쁘게 하네? 누가 부랄친구 아니랄까봐.

부랄친구같은 소리하네... 부랄 부데낀 친구겠지.

“암튼 토요일날 안 되니까, 끊는다?”
- 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잠깐만!
“왜 또.”
- 너 일하는 샵 어딘지  안 알려줘!
“와서 뭐하게.”
- 등록하려고~
“등록?”
- 으응~ 친구 좋다는게 뭐야~ 상부상조 해야지.
“마사지 받으러 오겠다고? 어제 했던 그 마사지?”

내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렸는지 김서아는 잠시 주춤했다. 지난 날의 정사를 떠올리면서 얼굴을 화끈거릴 그녀를 생각하니 마구 괴롭히고 장난치고 싶어졌다.

어, 응. 조, 좋았잖아~
“그치 좋았지. 근데 난 너가 해줬을 때가  좋더라고. 그 가슴으로 젖치기 해줄 때가.”
- ... 흐응...
“근데 샵에서는 나만 너 마사지 해줘야 되잖아? 그니까 싫어.”
- 아잉... 그러지 말고... 하아... 주녀나 나 근데 좀 몸이 뜨거워지려고 해.
“냉수로 등목해.”
- 아, 씨! 그래, 진짜. 나 흥분했단 말이야. 너가 야한 얘기해서.
“그래서 지금 하자고?”
- 응! 그, 그니까 마사지 하자고 친구끼리 하는  마사지.
“내가 뭐 자판기니? 누르면 튀어 나오는 자판기?”
- 에이, 뭘 또 그렇게 얘기해~ 정 그러면 내가 너네 집으로 갈게.
“안 돼.  피곤해.”
- ... 나쁜놈아.
“뭐?”
- 아, 아니야. 그... 알겠어. 잘자.
“잠깐.”
- 응?

내가 잠깐이라고 하자 기대감에 부푼 목소리로 재빨리 대답하는 김서아. 이젠 그녀가 나한테 했던 짓이 조금은 용서가 되면서 약간 귀엽게 보였다. 그러면 그럴수록  심하게 장난치고 싶어지지만.

“너 자위할 거야?”
- ... 몰라. 왜 물어봐.
“자위할거면 영통하게. 자위하는거 보고싶어.”

내 말에 김서아는 한동안 망설이는  조용했다. 입술을 달싹이는게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양이다.

- 지금?
“아니. 나 집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 알겠어. 그때까지 통화 끊지 말까?
“그러고 싶어?”
- 응... 좀 심심하네.
“너 목소리 살짝 얕아지는데 지금 팬티 안에 손 넣었지.”
- 응...조, 조금만 넣었어.
“기다리라니까. 이제  있으면 엘리베이터야.”
아, 으응... 으... 더 말해줘.

이년 봐라? 안 할것처럼  들이더니 멍석 깔아주니까 즐기고 있었다. 목소리만 들으면 폰섹이네. 아, 폰섹 맞나? 폰딸이라고 해야하나?
김서아는 이제 내가 뭐라고 하면 하게 되는 노예처럼 반응했다.
그래서 나는 더 과감하게 말했다.

“내거도 딱딱해졌어. 전에 너가 말했잖아. 나 크다고.”
- 흐응... 응... 그랬지. 주녀니꺼 왕자지...
“너거에 딱 알맞게 들어가던데. 그럼 넌 왕보지야?”
- 히잉... 나 헐렁했어?
“아니. 엄청 쪼였지. 빼려고 해도 죽어도 안 놔주던데? 야, 나 이제 집 들어왔으니까 영통으로 전환해.”
- 아, 창피해...

전화가 끊기고 잠시 후,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나는 티셔츠와 팬티만 입은채 침대에 누워서 관전모드에 들어갔다.
우선 얼굴을 보이는 김서아. 그래, 얼굴은 자신있다 이거지?

“내려봐. 쭉쭉 내려.”
- 히잉... 진짜 창피해...

말은 그렇게 하면서 천천히 앵글을 밑으로 내려 벌거벗은 아랫도리로 향한다. 보슬거리는 털이 자리한 곳까지 내려오자 클리토리스가 빼꼼 모습을 드러냈다. 그 위를 덮은 김서아의 새하얀 두 개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중심으로 비비기를 시전하고 있었다.

- 너, 너도 벗었어?

나는 팬티를 버젓이 입고 있었지만, 대충 얼버무렸다.

“응. 나 벗었지. 거기 젖었어? 젖었으면 내거 넣는거 상상하면서 안쪽에 손가락 넣어봐.”

내 명령에 김서아는 오므리고 있던 다리를 벌렸다, 연꽃잎같이 오므리고 있는 찰진 떡살은 숨을 쉬듯 구멍을 오므라들었다 펴대고 있었다.
그 안으로 가느다란 손가락이 기다랗게 안으로 찌르고 들어간다. 살포시 열리는 입구. 손가락을 머금는 순간 입을  다물면서 꽉 조인다.
안쪽이 많이젖었는지 손가락이 들어갔다 나오면서 찐득한 타액을 토해냈다.

하앙. 너, 너도 자지... 딱딱해졌어?
“난 아까부터 딱딱해졌지.”
- 으큭... 손가락 넣었어. 나 이런거 처음 해봐.
“구라치지마. 손가락이 한번 넣어본 손가락이 아닌데.”
- 으응... 진짜야. 하윽... 네일 때문에 안쪽에 뭐가 걸려, 흐읏! 쪼, 쫌 아픈데..?
“딱딱하고 둥그런 걸 넣고 싶지? 내거 넣고 싶다고 말해봐.”
- 응, 응... 지금 당장 너꺼 넣고 싶어. 미치겠어.
“내 이름 말하면서 넣다 빼고 왕복해봐.”
- 주, 주녀니 자지 너, 넣고 싶어... 흐으앙...
“이제 가슴 보여줘. 서아야. 너 젖꼭지에 혀 닿냐?”
- 으, 응? 이, 이케? 이케? 다, 다아써.
“후아. 존나 꼴릿하네. 가슴 끌어올린거 왤케 섹시하냐.”
- 세시해? 흐웅... 게소 이케 해야해?
“어, 잠깐만 빨아봐. 존나 꼴린다. 나도 자위 좀 하자.”
- 너, 너거도 보, 보여줘.
“안 돼, 그건.”
- 아하앙... 왜애애. 주녀나... 나 지짜 흐부해서 흐응... 하악... 너꺼 보고싶어.
“어, 근데 잠깐만.”

나는 김서아의 몸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포착하곤 말했다.

“앵글  밑으로 내려봐. 어, 좀만 더. 응, 거기. 가까이 좀 대봐.”
- 이렇게?
“응. 손가락 계속 움직이고있어. 넣었다 뺐다 계속.”
- 흐으그... 하아...

찌걱찌걱-
보이지 않는 아랫도리. 이제농밀해진 안쪽 탓에 제법 그럴싸한 소리가 난다.
하지만  귀에는 그깟 떡살 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김서아의 몸에서 아른거리며 빛나는 보라색 점을 봤기 때문이다. 벌려진 다리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엉덩이쪽에 나 있는 보라색 점.
나는  순간 김서아의 벗은 몸을 떠올리며 그녀의 콤플렉스가 뭘지 떠올렸다.
다소 납작한 엉덩이. 가슴 크기에 비해서 골반이 소녀처럼 좁아서 엉덩이가 참 납작했었지. 소위 말하는 애플힙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껌딱지 그 자체였다. 뭐,물론 나름대로 앳되 보여서 맛있게 먹은 기억은 있지만, 그녀 스스로 엉덩이를 콤플렉스로 치부하는 모양이다.

“너, 와라.”
- 으응?
“우리 마사지샵. 와도 좋을거 같아.”

맛있는 음식을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 음식이 더 맛있어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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