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7화 〉27화 (27/173)



〈 27화 〉27화

“저희는 다른 샵이랑 다르게 특이한 점이, VIP 고객 한정해서 계약 커미션을 바로 당일날 지급해줘요.”

이미경의 2천만원짜리 계약을 성사시키고 신이설에게 계약 및 커미션 조건에 대해서 물었더니 이런 대답을 들었다. 당일날 지급한다니 파격, 그 자체다. 하지만 그런 파격적인 조건이 있으면 분명 양날의 검도 존재할 터.

“만약 할부 계산을 했으면 그 달에 샵에서 받는 금액의 20%를 바로 지급해주는 식이죠. 임경 님은 일시불로 2천만원을 계산하셨으니까 해당 사항 없고요. 이 정도면 저희 샵, 복지 엄청 좋은 거예요.”
“그럼 위약금 발생시에는 어떻게 되죠?”
“VIP 고객은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아요. 물론 만약의 경우는 있겠죠.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웬만하면 거액이 들어왔을 때, 바로 쓰지 말라고는 해요.”

애매한 대답이었다. 환불이 아예 나오지 않는 것도 아닌데 위약금에 대해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니까. 그렇다는 얘기는 지금껏 VIP 고객 환불 건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또한, 내가 모르는 VIP에 관련된 또 다른 비밀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손님 입장에서 생각해봐요. 2천만원짜리 거액 계약을 했는데 환불을 한다? 그럼 손님이 지불해야 하는 위약금만 2백만원 돈이에요. 그럴 바에야 지명을 바꾸는 방식으로 하겠죠.”
“... 2천만원 계약이 자주 있는 편인가요?”
“그렇진 않죠. 특히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입이 2천만원짜리 계약을 따낸건 역대급으로 이례적인 일이에요. 그나저나 잡설이 길었네요. 축하해요.”
“고맙습니다.”

신이설의 말에 따르면 오늘 내가 받을  있는 금액은 커미션만 자그마치 540만원. 여기에 오늘 관리 시간까지 포함하면 10만원 정도가 더 추가 된다.
최원재도 어느새 옆으로 와서 내 어깨에 팔을 감쌌다.

“2천이라고? 역시 이미경 그 아줌마 대박 거물이었네. 나랑 할때는 5백도 겨우겨우 풀더니.”
“나가실 때도 엄청 만족하고 가시더라고요.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암튼 박유영 님도 그렇고 이미경 님도 그렇고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질 알 수가 없으니까...”
“박유영? 박유영도 재계약 했어?”
“네! 원장님 그것도 몰랐어요?”
“응. 몰랐는데. 얼마?”
“4백이요.”
“훠~ 오늘 준현쌤 배 터지는 날이네? 소고기 쏴야되는거 아니야?”
“... 대박은 원장님이 났으니까 소고기는 원장님이 사셔야죠.  벌어다 준 사람이 소고기 사는 경우도 있나.”
“크크크. 12시 지나기 전에 정산 바로바로 해줘~ 준현쌤 같이 실력있는 사람들은 그럴 자격있어~”
“끝까지 소고기 사주겠다는 소리는 안 하시네.”

최원재가 카운터를 벗어나자 신이설이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속으로는 엄청 좋아하면서 칭찬을 아끼는 거예요. 원장님은 항상 그런 식이거든요. 그나저나 원장님 말마따나 오늘 통장에 돈 꽤 많이 들어갈거 같은데 그 돈으로 뭐할 거예요?”

하루 사이에 550만원이라는 돈이 통장에 꽂히게 생겼다. 누군가에게는 코 묻은 돈이라고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어마어마하게 큰돈이다. 실제로 내 통장에 그만한 돈이 있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월급을 받으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월급이라기보다는 일당에 가깝지만.

“어머니한테 용돈을 보내드리고 싶어요. 자취하느라 한동안 얼굴을 못 봤거든요.”

내 소박한 대답에 신이설은 턱을 괴고 피식 웃었다.

“효자시네. 그리고요?”

그 질문에는 문득 토요일날 이연두와 만날  떠올리곤 대답했다.

“옷을 좀 사려고요.”

신이설은  말을 듣고 갑자기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리곤 가자미눈을 뜨고 날 노려봤다.

“설마..?”

‘윽. 이연두랑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걸까. 두 사람 친해지더니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다 한건 아니겠지.’
혹시라도 사내 연애를 한다는 의혹을 받게 되면 곤란했다.

“이미경 님이 밖에서 따로 만나자고 제안했다거나.”

차라리 이게  다행일까.

“아, 아뇨. 그런 일은 없었어요. 그냥 출퇴근할 때도 입을 옷이 없어서.”
“그렇더라고요. 어쩐지 왜 저렇게 꾀죄죄하게 입고 다니나 했어요.”
“... 꼭 우리 어머니처럼 말씀하시네요.”
“뭐라고요? 참내.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거라고요.”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
“... 꿈도 꾸지마요. 근데 아까 힐 빌려간거 도움이 된거 맞죠?”
“결정적이진 않지만 어느 정도..?”
“그럼 나한테 어느 정도 지분이 있다는 소리네. 잔말 말고 맛있는거 사요. 믹스커피 같은 소리하면 죽일 거예요.”

신이설은 말을 끝내자마자 손가락으로 커피를 젓는 제스쳐를 해보였다.

“아, 제가 타면 믹스커피가 아니라 TOP인데.”
“우웩. 노잼. 왜 이렇게 능글맞아요, 진짜?”
“해봐요, 그거. ‘강준현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능글맞았어요?’ 그거 하면 대답해줄게요.”
“아잇! 진짜! 저리 가요. 가!”

한참 웃고 떠들고 있는사이,  출입문이 열렸다.
반가운 얼굴이었다. 진아영이 나와 신이설을 번갈아 보더니 샐쭉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신이설은 들어오는 진아영에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진아영 님 맞으시죠? 오늘 예약은 안하셨는데 그냥 찾아오신 거예요?”
“오늘은 옆에 계시는 저분 만나러  거예요.”

신이설은 놀라서  봤다. 대체 VIP를 몇 명이나 알고 있는 거냐는물음이 이마에 딱 써있었다.

“잠깐 시간 괜찮아요?”
“네. 오늘 일정 다 끝났어요. 마사지 받으러  거예요?”

나는 그녀의 허리춤에 살짝 손을 얹고 함께 밖으로 나갔다. 뒤쪽에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진다. 아마도 신이설은 우리 사이에 뭔가 있는게 아닌가 싶을 거다.
하기야 그것도 사실이다. 진아영과 나는 속살도 섞었고 혀도 섞었으니까. 내 첫 섹스와 첫 키스의 주인공.

“그러고싶지만, 얼마 전부터 계속 할로윈 이벤트 중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일찍 가봐야 해요. 직원들 의상이랑메이크업 하나하나 다 봐줘야 하거든요.”
“아, 그렇구나. 그럼 오늘은 잠깐 얼굴만 보고 가게요?”
“히히. 그러면 뭐가  아쉽잖아요.”
“?”
“그냥 찾아왔으면 섭섭해 할까봐 카드 가져왔어요. 지명 변경하면서 계약 갱신하려면 이게 필요할거 같아서.”
“엇. 진짜 안 그래도 되는데...”
“어휴~ 준현 씨는 어쩜 그렇게 거짓말을 못 해요. 지금 속으로 엄청 좋아하는거  느껴졌거든요?”

내가 실실거리며 웃자 그녀는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아서 깍지를 꼈다.
두쿵-
심장이 떨리는 소리와 함께 급속도로 아랫도리가 뜨거워졌다. 와. 손만 잡았을 뿐인데 이렇게 설레도 되는거냐고.

“내 차로 갈래요? 한 30분 정도는 여유 되는데.”

두쿵- 두쿵- 두쿵-
30분이 아니라 5분이어도 감사합니다!!

잠시 후, 나는 진아영의 차에 도착했다. 그녀는 K7을 타고 왔다.
노골적이게도 진아영은 노팬티 차림으로 왔고 내가 허리에 손을 올렸을 때부터 허벅지 안쪽이 흥건해졌다고 고백했다. 따라서 나만 바지 벗으면 바로 삽입이다.
진아영이 나를 뒷좌석에 눕히려고 해서 그녀의 허리를 잡고 돌려서 눕혀 첫경험과는 반대되는 역자세를 잡았다.

“엄마야!”

꺄륵거리면서 내 밑에 깔리는 진아영은 아까와는 사뭇 달라진 눈초리로 날 올려다봤다.

“이번에는 내가 위에서 할게요.”
“그렇게 친절하게 일일이 다 설명할 거예요?”

그녀가 얼굴을 들어올려서 입술에 쪽하고 뽀뽀를 했다. 나는 쑥스럽게 얼굴을 붉혀버렸다. 너무 많은 설명은 오히려 역효과가 있는 걸까 하면서. 그랬더니 그 모습이 또 귀여웠는지 재차 입술을 가져와 부딪치길래 강렬하게 입술을 덥썩 집어삼켰다. 기다렸다는 듯이 밀고 들어오는 혓바늘. 나 역시 이번에는 가만히 있지 않고 들어오는 혓바늘을 제치고 진아영의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넣고 마구 휘저었다.

“흐응...”

진아영은 눈을 스르르 감고 입술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나는 그 동안 바지춤에 손을 댔고 기다랗게 뻗은 고추를 그대로 진아영의 사타구니 쪽으로 삽입하려 했다. 그러자 진아영이 고개를 가로젓고는 주머니에서 콘돔을 꺼내더니  커다래진 고추에 씌워줬다.
그리고 삽입.

“하응으...”

입구에서부터 가득 들어서자 진아영의 입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카섹스라니! 카섹스라니!
장소가 달라서 그런지 맛도 다르다. 배덕감과 더불어 밀려오는 흥분 때문에 사정감이 빠르게 밀려들어왔지만, 예전의 내가 아니다. 딸딸이 할 때 쌓은 노하우가 아니라 실전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 이래봬도 세 여자와 자본 경험이 있다고 밀려오는 사정감을 간신히 억누르며 속도를 조절했다.
내가 추삽질의 속도를 조금 늦추며 안쪽 깊숙이까지 집어넣고 기분을 만끽하자 밑에서 진아영이 속삭이듯 말했다.

“혹시... 전보다 좀 커진거 아니에요?”

내 가슴팍에 손을 얹어놓고 밀어내듯 하는 진아영. 쾌감에 젖어든 얼굴을 해놓곤 손은 밀어내고 있는게 퍽 역설적으로 다가왔다.
하긴 내가 좀 커지긴 했지. 말도  될 정도로 단단해지기도 했으니 안쪽에서 가득 차는 포만감이 예전과 다를 것이다.
나는 입닥치라는 식으로 다시금 진아영의 입술을 잡아먹고 허리춤을 강하게 움직였다. 골반뼈가 부딪치면서 야릇한 소리를 냈다.

두쿵- 두쿵- 두쿵-

차가 삐걱거리며 움직이는게 느껴지자 흠칫 놀랐다. 밖에서 우릴 보면 분명 안에서 섹스한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그래도 멈출 생각은 없었다. 여차하면 직업을 살려서 모면하면 된다. 안에서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다고. 이 놈의 마사지는 어떤 방법으로든 좋은 핑계가 된다.

“아... 기분 엄청 좋아요. 준현 씨... 나 갈거 같아요.”

이렇게 빠른 시간에? 물론 나 역시 사정감이 잔뜩 몰려오긴 했는데 그건 내가 남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여자들도 차에서 하는 섹스가 더 흥분되고 좋은걸까.
다리를 교차해서 내 허리춤을 부여잡더니 역강간하듯 꽉꽉 조여댄다. 덕분에 기다랗고 딱딱한 성기가 유연하게 더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박혔다. 무슨 걸쇠처럼 안쪽으로 들어간 고추는 자궁 바로 앞에서 딱하고 걸려서 나올 생각을 안 했다.
하- 존나 좋다!
조임도 상당했다. 수백개의 쫀쫀한 주름이 쫙 달라붙어서 부벼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쿠퍼액이 조금 나왔지만, 상관없다. 얇은 막이 보호해주고 있으니 마음껏 싸제껴도 2세 걱정은 없다.
나는 천천히 진아영의 스웨터를 벗겨 올려 가슴을 왈칵 잡아챘다.

“하읏- 아앙... 잘해...”

잘한다는 소리가 이렇게 기분 좋은 소리였나? 나는 불알 밑에서부터 우월감에 잠긴 정액이 스멀스멀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허리놀림을 조금 늦추려고 하자 진아영이 다시금 내 허리를 꽉 끌어당기며 추삽질을 유도했다.

“멈추지마요... 싸고 싶으면 싸도 되니까.”
“그래도 되요?  하고 싶거나... 나 일찍 싸면 별로라고 생각할거 같아서...”
“풉. 아, 귀여워... 그거 걱정해서 참은 거예요?”
“네...”
“맘껏 싸도 되요. 나 그런 생각 전혀 안 하니까. 그리고 아쉬우면  무리해서라도 한번 더 해요, 우리.”

하... 진아영은 천사다.
너무도 완벽해서확 콘돔 벗겨놓고 저질러버리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천사.
나는 그 소리를 듣고는 참을 수가 없어져서 진아영의 입술에 격렬하게 키스를 퍼부었다. 그러자 그녀의 손이 내 얼굴을 보듬듯 감싸줬다.
입술과 입술이 부대끼는 가운데, 사정감이 절정에 다했고 나는 입술 틈 사이로 소릴내고 말았다.

“크흐으응...”
“아, 나도 가요... 흐읏!”

콘돔을 낀 상태로 진아영의 허리를 붙잡고 막판 스퍼트에 박차를 가했다.

팡- 팡- 팡- 팡-!

잠시, 숨을 쉬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진아영도 마찬가지. 미친 듯이 아래를 붙여대니까 정신을 잃을 정도로 좋았는지 입술이 격렬하게 움직였다.  다음부터는 물고 빨고 깨물고 쉬지도않고 서로의 모든걸 탐닉했다.
그러다 마침내 푸슛- 하면서 정액이 쏟아져나왔고 나는 꽉 끌어안은채로 허리를 파르르 떨었다.

“후으음...”

입술을 떨어트리며 입맛을 다시는 진아영. 눈매는 둥글게 말려서 황홀감을 여실히 표현했다.
내가 시계를 보면서 다급하게 물었다.

“지금 9시 반인데 얼마나 남았어요?”
“음, 10분 정도?”
“콘돔 또 있어요?”
“크큭. 네. 여기 많아요.”

나는  뒤로도 진아영의 차에서  차례 더 했다. 두쿵 두쿵.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