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9 7. 악의 발화 =========================================================================
로귀하르트.
야울 궁.
새파란 나무를 스치는 바람이 지하 세계를 어루만지는 죽음의 손길처럼 서늘하다. 어쩌면 황도 로귀하르트에서 일어난 두 강력한 마력생물, 즉 마황과 하이너의 싸움에 대지가 바짝 긴장하여 얼어붙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호수 속으로 들어간 검은 드래곤은 승리한 것처럼 보였어도 지금은 워낙 잠잠하다. 그래서 마탑에 남은 마법사들의 궁금증을 일으켰다. 그렇다고 그들이 호수에 가서 검은 드래곤의 생사를 확인해 보지는 않는다. 검은 드래곤이 어찌 나올지 예상하지 못하기에 섣불리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호수에 가지 않으려는 건 마법사들뿐만이 아니다. 다른 이들도 호수 근처에 가려 하지 않는다. 호수 주변의 사람들도 제각각 피신한 상태다.
그 사이 검황 헤세 레 지괴르는 이번 사건을 실질적 주군-황태자-에게 보고하려고 황태자가 이용하는 비밀의 방에 들렀다.
비밀의 방 앞에서는 황가 직속의 마법사 세 명이 지키고 있다. 헤세는 평범한 병사가 아닌 마법사들이 이 방을 지키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지만, 딱히 그 점에 관해선 질문하지 않았다.
“전하께서는?”
마법사들이 대답했다.
“아직 오시지 않았습니다.”
헤세는 먼저 들어가 황태자를 기다리기로 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낯익은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달콤하고도 상큼한 향기. 향기를 표정으로 비유하자면, 지금 이 향기는 다정하고도 개구쟁이 같은 표정을 짓는 어여쁜 아가씨의 표정이리라.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이들이 방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바로 미치광이 아가씨 마리니시네와 그녀보다 조금 작은 소녀 마리아다. 그렇다. 향기는 마리에게서 나오고 있다.
마리가 헤세를 보자마자 용케 그를 알아보고 외쳤다.
“어맛! 이게 누구야! 헤그 아니야? 고집불통 우울증 환자님을 여기서 뵙네요!”
헤세는 순간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마리를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통, 헤그의 얼굴을 기억하는 이들은 헤세 레 지괴르라는 새로운 인물을 보면 하나같이 ‘헤그, 헤세 쌍둥이 형제가 닮긴 닮았다!’고 표현하지, 저 미치광이 아가씨처럼 제대로 알아보진 못한다. 그도 그럴 게 헤세의 외모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지 않았던가. 비록 머리카락 색깔과 눈동자 색깔의 변화뿐이지만, 그래도 변화는 변화. 그리고 대외적으로도 새 검황은 헤그가 아니라 헤그의 쌍둥이 형이라고 알려졌는데, 어째서 저 아가씨는 검황 제복을 입은 자보고 대뜸 헤그라고 확신하는 것처럼 굴까?
헤세가 입이 무겁지 않은 남자라면 아마도 적당히 연기하며 ‘사람을 잘못 보았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마리는 한쪽 구석에서 시체처럼 축 늘어져 앉아있는 마리아를 붙들고 구시렁댔다.
“이봐, 마리아! 저 우울증 환자님, 정말이지 너무하지 않니?”
마리아가 눈을 끔뻑이며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는 듯 마리를 보았다.
마리가 수다를 떨어댔다.
“아니, 마황 제거 작업 말이지! 글쎄 내가 부탁할 땐 귓등으로도 듣지 않더니, 황궁의 고귀하신 분(황태자)께서 부탁하니 또 그건 들어주더란 말이야. 그 일은 아주 유감스러운 일이었어. 내 미모가 통하지 않아 충격이었다고! 세상에 그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니! 헤그 저 남자는 남자도 아니라니까!”
마리는 마리아에게 구시렁대는 듯했으나, 실상 헤세에게 하는 원망이나 다름없었다.
그러자 헤세는 멋쩍은지 괜스레 창밖 먼 곳을 보는 척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무기력한 표정은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처럼 우중충하다.
이제 와 생각건대, 저 아가씨와 드래콘 소녀의 복장, 초췌한 몰골을 보니 저들이 호의적인 방식으로 이 궁에 온 것 같진 않다. 무엇보다 이 비밀의 방은 황태자가 지시해야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던가. 황태자가 저들에게 납치라는 과격한 방식을 택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방 밖의 마법사들 의미를 알 것 같다. 아마도 드래콘 소녀의 마법을 막기 위한 장치일지도.
‘알 수 없군.’
헤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마리는 줄곧 대답이 없는 마리아의 귓가에 대고 헤그를 욕해댔다.
“마침 기분도 좋지 않은데 저 우울한 남자를 보니 더 우울해지지 뭐니. 그나저나 플라미네(미의 여신)도 불공평하시지. 저렇게 배신자에다 무기력한 표정을 하고 있을 거라면 굳이 저 잘생긴 얼굴을 주실 필요는 없잖아? 뭐, 이렇게 잡혀 온 처지고 심심한 우리 여자들에게 그럭저럭 눈요기는 된다만.”
헤세 아니, 헤그는 코웃음을 칠 뻔했다. 배신자 취급하는 것은 둘째 치고, 사람을 동물원 수인족 혹은 박물관 물건처럼 훑어보는 마리의 태도에는 잔망한 구석이 있다.
헤그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며 무거운 입을 열었다.
“네가 시킨 짓인가?”
마리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헤그는 이어지는 잔망스러움에 점점 미워할 수 없는 미묘한 매력을 느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에 곱게 온 것 같진 않은데 걱정이라곤 전혀 없어 보이고, 사람이 무슨 질문을 하는지 빤히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른 척하는 게 은근히 유쾌해 보여서…… 자신 또한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헤그는 생각을 지워버리고 질문을 이어갔다.
“검은 드래곤 말이야. 그 드래곤이 마황을 노렸지. 정확히 말해서는 마황이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친 것이지만. 아무튼, 그 일이 네가 네 기사에게 시킨 짓이냐고 물었다.”
“아하. 나의 기사.”
“그래. 너의 기사. 너의 드래곤 기사 말이지.”
마리는 마리아에게 무릎 담요를 덮어주고 헤그의 앞에 마주 앉아서 불만스럽게 대꾸했다.
“내가 뭘 시켰는지 모르겠네. 우리 기사는 가출한 게 아닐까 싶은데 잘 모르겠어. 그가 가출한 건지 그게 아닌지 확인하기도 전에 그만…… 내가 이렇게 못된 태자 전하에게 잡히고 말았거든.”
“그렇군.”
마리는 테이블 위의 식어버린 물을 잔에 따라 헤그에게 내밀었다. 마치 아주 예전부터 이 비밀의 방 주인인 양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헤그는 그녀에게서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그녀의 자연스러운 행동에 동화되어 자기도 이 방의 오랫동안 머무른 사람처럼 굴게 된다.
마리는 흥미로운 듯 헤그를 찬찬히 살폈다. 전보다 한층 어두워진 머리카락이 그를 더 우울하게 보이긴 하나, 밝은 청색의 군복이 우울감을 조금 덮어 주어서 마음에 든다.
그녀는 점수를 매기듯 중얼거렸다.
“검황 군복이 더 어울리네. 왠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각이 꽉 잡힌 군복을 입는 편이 더 야한 것 같아. 갈색 머리카락도 제법 잘 어울리고 말이야.”
칭찬을 들었지만, 헤그는 딴청을 부렸다.
“이제 더는 내게 격식을 차리지 않는군.”
마리는 그걸 지금 질문이라고 하는가 싶었다.
“내가 당신에게 격식을 차리길 바라? 말도 안 돼. 내 부탁도 들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가 격식 따위 차려 봐야 뭐하겠어? 검황이 됐다고 재는 거야, 뭐야?”
마리는 헤그가 자기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황태자 편에 선 것에 여전히 꿍해 있다.
헤그는 그녀의 말을 무시했고, 그때 문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바로 황태자 비오르틴과 그의 시종관이다.
“제국의 황태자이시자 야울의 수호자이신 비오르틴 뤼크 피나센토 로귀하르트 전하 납십니다.”
검황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황태자에게 예를 표했다.
그러나 마리는 헤세와는 달랐다. 그녀는 ‘어째서 예를 갖춰 황태자를 맞이하지 않느냐!’고 꾸짖는 듯한 시종관의 싸늘한 눈초리를 무시하고 황태자의 앞에 거만한 자세로 섰다.
그리고 대뜸 황태자의 뺨을 쳤다.
“이 비겁한 자식!”
순간, 공기는 얼어붙었다.
헤세는 그녀의 목소리가 그렇게 표독스럽게 들릴 때도 있단 걸 처음 느꼈다.
시종관은 태어나서 황족들이 이런 모욕을 당한 것을 처음 보고 심장이 철렁 내려 앉는 듯했으며, 하늘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것 같았다.
헤세는 그녀의 독한 목소리에 놀라긴 했지만, 역시 미치광이 아가씨다운 행동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시체처럼 축 늘어져 있던 마리아는 마리의 행동에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황태자, 비오르틴은 벌겋게 달아오른 뺨을 스스로 만지면서 시종관에게 잠시 나가 있으라고 전했다. 낮고 엄중하게 지시하는 그의 목소리와 달리 그의 표정은 미묘하다. 그의 뺨이 맞은 것이 아닌 다른 이유로 붉어져 있다는 걸 눈치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종관이 눈치를 살피며 자리에서 나갔고, 황태자는 소파에 자리하며 모두에게 명령했다.
“앉지.”
그러자 헤세가 자리에 앉았고, 마리는 여전히 씩씩거리며 두 손을 허리에 갖다 댔다. 그리고 황태자를 비난하는 말을 던졌다.
“이제 와 날 궁에 데려온다고 해서 너와 결혼하는 일은 없을 거야! 게다가 넌 내 동생과 결혼한 몸이면서 어찌 이런 행동을 하는 거지? 처와 자식이 생겼으면 좀 어른답게 굴어!”
순간, 헤세는 ‘결혼’이라는 말의 사연을 몰라 황태자를 보았다. 마리아 역시 마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눈을 끔뻑거렸다.
그리고 황태자 아니, 비오르틴은 마리의 말을 예상하지도 못했기에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하하…….”
마리가 씩씩거리며 따졌다.
“웃어?”
“그럼 울까?”
“뭐가 웃기지?”
“결혼이라니. 우습잖아. 너는 날 여전히 예전 그 꼬마로 생각하는 것 같군.”
그러자 마리는 황태자의 맞은편에 앉으며 거침없이 말했다.
“오! 당연하지! 대체 그럼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해야 하지? 내가 알기로 잘 자란 비오르틴은 적어도 이렇게 숙녀와 소녀를 멋대로 납치하지 않을 거야! 이런 비겁한 방식을 쓰는 넌 여전히 어린애에 불과할 뿐이지! 날 여기로 데려온 건 아마도 애정결핍에다 충동제어장애에 걸린 환자의 실수라고 보는데, 아닌가?”
비오르틴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헤세에게 사건의 보고를 부탁했다.
“드래곤들 간의 싸움을 알고 싶은데.”
황태자의 말에 마리의 귓가도 솔깃해졌다. 드래곤들 간의 싸움. 무려 하이너가 엮인 소식이라 듣지 않을 수 없다.
헤세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했다. 마황 제거 작업을 시작하는 도중에 한 청년이 마탑에 난입한 이야기, 그 청년이 검은 드래곤으로 변하여 마황의 마력 변신체와 대적한 이야기.
그리고 승리는 검은 드래곤 쪽이 차지한 것으로 추측된다는 이야기.
이야기를 모두 들은 마리는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나 하이너야! 뭐, 여관에 돌아오지 않고 바로 황도에 간 건 괘씸하지만…… 참 잘했어. 내 호위기사답다니까.”
그 말에, 황태자의 웃는 얼굴에 자그마한 균열이 생겼다.
“호위기사?”
“그럼. 그는 내 호위기사야.”
“알지.”
“알아?”
“뭐, 대충 알고 있었어. 그가 잠시 보이지 않길래 널 여기로 데려온 거고.”
말인즉슨 마리가 드래곤의 보호에서 벗어난 틈을 타 납치했단 이야기.
마리는 다시 한 번 신랄하게 황태자를 욕했다.
“역시나 비겁한 자식이군. 찢어 죽이고 싶을 정도야.”
황태자는 황태자비와 똑같이 생긴 여자의 곁에 항상 체격이 건장한 미청년이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개인적인 이유로 그들의 뒤를 캐던 그때부터 줄곧 보고받아왔기에 하이너의 존재를 알긴 했으나, 그 명칭이 호위기사인 것은 오늘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황태자와 마리 사이의 시선이 심상치 않자 헤세는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따로 보고할 게 있으면 검황성을 통해 기다리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그가 떠나고, 마리는 본격적으로 비오르틴에게 물었다.
“대체 날 이런 짜증 나는 방식으로 납치한 이유가 뭐야? 어릴 적 소꿉놀이라도 기억나셨나? 아, 물론 우리는 소꿉놀이 따윈 한 적이 없지만.”
“그래. 소꿉놀이 따윈 한 적이 없지. 단지…….”
비오르틴은 옛일을 떠올렸다. 둘 사이는 가까이 사는 친구들처럼 소꿉놀이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저, 그녀는 산과 들판을 뛰어다니며 놀았고, 자신은 그녀와 함께하며 마음에 돌덩이처럼 안고 있던 두려움을 아주 잠시나마 떨쳐내는 색다른 경험을 했을 뿐이다.
“단지 뭐?”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어째서 날 납치한 거지, 비올?”
비오르틴은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다.
“내 도구가 되어줘야겠어.”
그는 알고 있다. 마리를 언제나 곁에서 지키는 남자의 정체가 드래곤이란 것을. 그 드래곤이 어떤 힘을 가지든 간에 같은 편에 두는 게 좋다. 드래곤은 그런 생물, 아니, 그런 병기다. 그것을 알고 언젠가는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마리니시네라는 인질을 데려온 것인데, 조금 전에 검황에게서 보고를 받고 보니 아주 잘한 일인 듯하다.
마황과 싸워 이긴 드래곤이라니.
그리고 그런 최강의 드래곤을 꼼짝 못 하게 하는 존재, 마리니시네를 인질로 삼다니.
비오르틴은 자신이 뱉은 말을 강조하듯 다시 한 번 읊조렸다.
“마리니시네 네가…… 날 위해 인질이 되어줬으면 해.”
부탁조의 말이지만, 납치 감금이 지속되는 이상 그것은 강요나 다름없다. 아니, 권력에 의한 강제나 마찬가지.
마리는 온몸이 사슬로 죄는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길길이 날뛰며 외쳤다.
“맙소사! 아주 오랜만에 만나서는 하는 말이라곤! 비올! 넌 내가 제일 듣기 싫은 말을 했어! 난 평생 누군가의 도구가 될 생각도 해본 적 없을뿐더러 그러고 싶지도 않은걸! 이런 방식은 너 스스로 불명예를 짊어지는 일이고 너에게 후환을 안길 거야! 그리고 나에게도, 내 피부에도, 내 미모에도, 그다지 좋지 않은 경험이 될 테지! 얼른 그만두는 게 좋다고! 으휴! 불쌍한 내 동생! 가여운 로테! 고작 이런 엉망인 남자의 아내가 되었다니!”
아내의 이름이 나오자 비오르틴의 미간이 심하게 구겨졌다. 눈빛으로 그 어떤 단단한 암석도 부수어버릴 듯한 그런 살기가 뿜어졌다.
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마리가 뭐라고 하든 말든 밖으로 나가면서 문을 쾅! 닫았다.
마리는 문을 바라보며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봤지, 마리아? 황족이란 족속들은 저렇게 지독히도 유치하고 이기적이란다. 그 누구와 깊은 관계를 맺는다 해도 결국에는 도구로 계산하고 멋대로 다룰 뿐이지. 정말이지 아무리 (추억에)정을 붙이려 해도…….”
마리아가 무거운 입을 아주 오랜만에 열었다.
“태생이… 태생이 그런 걸까요.”
마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원래 그런 아이는 아니었어. 저 빌어먹을 황위가 저 애를 저렇게 만든 거겠지.”
마리는 모르고 있었다. 비밀의 방 밖으로 나간 황태자가 한참 동안 자신의 뛰는 가슴을 붙들고 숨을 골라야 했다는 것을.
‘도구야, 도구일 뿐이라고.’
그는 그리운 추억의 상대를 다 커서야 만난 황홀감, 그리고 이 상황이 자아낸 격한 급류에 휘말려 그만 이성을 잃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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