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친 아가씨와 번뇌의 호위기사-97화 (97/122)

00097  7. 악의 발화  =========================================================================

마리는 마리아를 부축하여 아주 오랜 시간 걸어 겨우 여관에 도착했다. 마리아를 침대에 눕히고 보니 보는 사람이 다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지금 마리아는 상당량의 혈액과 마기를 빼앗겨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

“가여운 것.”

마리는 마리아를 정성껏 간호했다. 누군가가 그 모습을 본다면 고작 과거의 종속물일 뿐인 존재에게 지나친 정성을 쏟는다 하겠으나, 마리에겐 그런 건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마리아가 무사히 회복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지금 없다.

“마력 회복에 좋은 게 뭐가 있더라. 이럴 때 루돌프가 없다는 게 참 아쉽네. 하아.”

마리는 여행 가방 속에 있는 책을 뒤적거리다가 포기했다. 마력이고 뭐고, 마리아가 인간의 몸으로 있으니 일단 기력 회복을 우선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숟가락을 꺼내 물과 비상용 영양제를 조금씩 섞어 마리아의 입에 흘려 넣어 주었다. 그리고 마리아의 몸을 찜질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주 오랫동안 호위기사를 기다렸다.

‘우리 호위기사가 아무래도 루앙의 유명인사 아니, 유명용사가 된 것 같은데, 흐음.’

그러나 그는 오지 않았다. 순간이동을 자유자재로 쓰는 자이므로 다시 돌아오는 게 그리 어렵지도 않을 것인데, 어째서인지 올 기미가 없다.

“이상해. 어찌 된 일이지? 마리아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응?”

혼미한 상태의 마리아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보면서 마리는 초조함과 적적함을 달랬다.

어느덧 시간은 늦은 밤.

힘없이 축 늘어졌던 마리아가 조금씩 몸을 뒤틀었다. 깜빡 졸았던 마리는 그 기척에 눈을 떴다. 새카만 어둠 속에서 마리아의 선홍빛 눈동자가 드러났다. 마리는 마리아의 의식이 완전히 돌아온 듯한 분위기에 안도하며 마리아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기쁜 목소리를 냈다.

“정신이 드나 보구나. 목에 상처가 심하던데, 아프지는 않니?”

어둠 속에서도 마리아의 표정은 그녀의 빛나는 눈동자 때문인지 환히 보인다. 어째서인지 마리아는 옛 주인을 봐도 전혀 반가운 표정이 아니다. 마리는 그것에 섭섭하기보다 측은함, 죄책감을 느꼈다.

‘널 그렇게 보내는 게 아니었어. 너와 그렇게 헤어지는 게 아니었다고.’

드래콘의 나이로 마흔 살이 넘었지만, 그 나이를 인간 나이로 치자면 아직 어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어린아이를 세상에 혼자 보낸 것이 뒤늦게나마 후회가 됐다. 보낼 당시에는 마리아가 원체 혼자서 이것저것 잘 해내서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고, 또한, 마리아를 독립시키는 것이 그녀를 성숙하게 하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결정에 후회할 거란 생각은 없었다. 여러모로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선택한 일이었는데, 마리아가 슈테반에게 마기를 빼앗긴 현실을 보니 결과적으로 그 선택이 나빴던 것 같다.

‘사과…해야겠지. 주인으로서. 아니, 동료로서.’

마리가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과의 말을 하려고 입을 떼는 그 순간, 갑자기 마리아가 눈동자를 좌우로 흔들며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불안한 모습에 놀란 마리가 그녀를 부축하며 물었다.

“왜 그래? 혹시 춥니? 이곳은 다른 곳보다 서늘하긴 하다지만.”

마리는 마리아가 슈테반에게 잡히기 전에 어디에 있었는지 모른다. 적어도 루앙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예상만 할 뿐. 더운 여름 공기를 가르며 날아다니던 드래콘 소녀가 루앙의 마법사들이 만든 서늘한 공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렇게 몸을 떠는 것은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다. 게다가 지금 마리아는 몸이 허약한 상태라 서늘한 공기를 더더욱 차갑게 느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마리는 마리아에게 이불을 덮어주려 했다.

하지만 마리아는 그 손길을 세게 쳐냈다.

마리가 서운한 눈초리로 마리아를 보았다.

“마리아?”

마리아는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마리의 예상대로 추위 때문에 몸을 떠는 것은 아니다. 지금 마리아가 시선을 고정한 곳은 바로 출입문. 출입문을 향해 다가오는 강력한 마기, 악의, 그것도 한 사람의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기운에 그녀는 겁을 먹은 것이다.

“으아아!”

마리아가 인간의 성대를 쓰며 공포에 질린 소리를 내는 그때, 갑자기 출입문이 쾅! 소리를 내며 열렸다.

마리는 하이너가 온 줄 알고 기뻐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방문자는 하이너가 아니다. 방문자는 여러 명의 법의를 입은 정체불명의 집단이다. 마리는 그들이 누구인지 금세 눈치챘다. 그들은 고급 법의를 걸쳐 입었는데, 그 법의에 황가의 문양이 수 놓여 있다.

‘마탑의 마법사들?’

그들 가운데 있는 여자가 지휘자, 혹은 우두머리로 보였다. 그 여자는 검고 곧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도전적인 눈빛을 뿜어냈다. 어려 보이지만, 남들을 압도케 하는 분위기가 있는 사람이다. 그 분위기는 그녀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 때문일지도. 마리아는 그 여자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기에 질겁하고 몸서리쳤다. 마기를 잃고 약해진 마리아는 적의를 가진 검은 머리 여자의 마력에 질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검은 머리가 마리와 마리아를 보며 외쳤다.

“뭐해? 얼른 자루에 넣지 않고!”

법의의 마법사들이 그녀의 명령을 따랐다.

“예! 사루아 님!”

마리는 난데없이 들이닥친 그들에게 끌려 어디론가 가야 했다.

불안한 시간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

황도 로귀하르트.

마탑.

새로운 검황의 즉위식은 야울 궁의 주도로 소리 소문도 없이 속결로 해치워졌다.

새 검황은 헤세 레 지괴르라는 이름의 젊은 남성인데, 대외적으로 검성 명문 지괴르 가에서 나온 인재라고 알려졌다. 그는 사형수였다가 행방불명된 헤그의 이란성 쌍둥이 형이라고 한다.

이 사실에 야울 수호 부대 루빈을 포함, 황도의 수많은 군인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검성 명문 지괴르 가를 존경해왔고, 검황이 새로 나온다면 마땅히 그 가문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와중에 헤그의 쌍둥이 형이 갑자기 나타났다고 하니, 그들은 그 형의 정체를 불신하기보다 오히려 헤그가 부활하기라도 한 듯 더욱더 환영하고 응원했다. 재야에 파묻혀있던 헤그와 비슷한 능력을 갖춘 쌍둥이 형이 동생의 불운에 슬퍼하며 동생의 길을 따르겠다고 군에 들어오고, 황태자의 도움으로 검황에 이른 것에 그 누구도 반대하는 이가 없었다.

하지만 새 검황 헤세 레 지괴르의 정체는 사형장에서 실종됐다고 알려졌던 헤그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추측하는 이들도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황태자 최측근과 헤그만의 비밀이 되었다.

새로운 신분과 지위를 얻은 그는 황태자로부터 중대 임무를 받았다. 그것은 마황을 이기고 마황이 가진 마나의 인을 빼앗는 것.

마황은 누구인가.

모든 마법사의 공식적인 주군이자 마탑의 주인, 황제가 소유한 마나의 인이 조종 가능한 유일한 자. 그리고 그 유일성에서 나온 권력의 소유자. 하지만 그는 권력을 소유할 뿐, 휘두르는 데는 관심이 없는 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황권의 입장에서 보면 견제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

황태자는 마황이 지닌 마나의 인을 빼앗아서 절대적인 황권을 구축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고, 그 야망에 검성의 일인자인 헤그와 마탑의 이인자인 후슈킨을 이용하고자 했다. 후슈킨의 딸 사루아를 후궁으로 들이려 하는 것과 사루아에게 이것저것 중대한 업무를 맡기는 것도 그런 의도에서 한 일들이다.

후슈킨은 딸이 궁의 안주인이 될 수도 있단 기대에 더욱 열정적으로 황태자의 계획에 따라주기로 했다.

지금 후슈킨은 마탑의 최상층에서 검황 헤세 레 지괴르를 기다리고 있다. 헤세가 오고 난 후에는 늘 그렇듯 약속 장소에 가장 늦게 나타나곤 하는 권력자, 마황이 올 것이다. 마황은 오늘 이 모임을 새로운 검황과의 사교행사쯤으로 알고 있다.

마황이 오고 형식적인 검황 소개 시간, 식사 시간이 이어지고 그 후엔 거사가 시작되리라.

후슈킨 자신이 마황에게 마력 결박을 걸면, 검황 헤세가 마검을 마황에게 휘두를 것이다. 그가 휘두를 마검은 역대 황제에게만 내려온다는 비기를 가진 물건으로, 그 비기란 게 사실 별거 없다. 바로, 마나의 인에서 자유롭다는 특징. 마나의 인에서 자유로운 검이지만, 그러므로 마황에게 휘두를 수 있는, 즉, 마황을 벨 수 있는 유일한 검이라는 의미.

자신에게 그 검이 휘둘려지는 것을 본 마황은 당연히 마나의 인을 조종하여 헤그에게 반격을 할 것이지만, 이미 이곳 최상층에는 마탑의 수많은 마법사들이 거사를 대비해 마황의 힘을 제압하려고 준비 중이다. 그것은 마탑의 이인자인 후슈킨 자신도 마찬가지.

물론 검황과 자신, 그리고 수많은 마법사의 힘을 모은다고 해도 마황의 힘을 이기긴 어려울지 모른다. 그래서 오늘 검황 헤세의 기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마법사들이 마황을 견제할 수 있는 능력은 한정돼 있으나, 검황의 능력은 한정이란 게 없다. 그가 마검을 휘두르면서 동시에 마검에만 쓸 수 있는 방어, 공격력 강화 스크롤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 오늘의 거사가 판가름이 난다.

오늘 이 계획은 과연 완벽하게 마무리될까?

준비는 다 되었으나 후슈킨은 초조함을 감출 수 없다. 귀에서는 자꾸만 황태자의 말이 맴돌았다.

‘그대들만 믿네. 이 거사를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쳤어.’

모르긴 몰라도 그 말의 의미인즉, 마탑의 마법사들을 매수하려고 황태자 본인의 사유 재산 전부를 다 썼다는 말이리라.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바친 건 후슈킨도 마찬가지다. 한 번 황태자의 사람이 된 이상, 성공이든 몰락이든 황태자와 함께하게 될 터. 그것도 자신의 딸 사루아와 함께 말이다.

후슈킨은 오늘의 마법을 위해 곳곳에 배치해둔 주술의 물건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때 검황 헤세가 도착했다. 후슈킨은 마탑의 이인자로서 검성의 최상위 신분에 있는 헤세에게 예를 갖춘다고 허리를 잠시 숙였다. 그러자 헤세는 고개를 끄덕이며 후슈킨의 옆에 앉았다. 거사를 앞둔 두 사람은 눈짓으로만 인사할 뿐 일절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헤세, 헤세라.’

동생 헤그와 머리 색깔, 눈 색깔만 다를 뿐 그 외엔 외모가 똑같은 헤세를 보고 후슈킨은 늘 그렇듯 미심쩍은 표정을 감출 수 없다. 오늘로써 다섯 번 보는 것인데, 볼 때마다 묘하게 마력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그게 헤세의 기운이 세서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인 것인지, 아니면 헤세의 표정이 끝 모를 허무에 젖어 그에게 자연스럽게 동화하여 느끼는 기분인 건지, 후슈킨 본인도 잘 알지 못했다.

중요한 건 그 미묘한 느낌이 검황의 쌍둥이 동생이던 헤그와 닮았다는 것. 역시 쌍둥이는 그 느낌마저 닮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한다.

후슈킨은 무거운 마음을 털어낼 겸 헤세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식사(거사)가 아주 기대되어 아침도 먹지 않고 나왔습니다. 검황께선 뭐 좀 드시고 나오셨는지요?”

“예.”

“…….”

“…….”

“무엇을 드셨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죽.”

“아.”

“…….”

“맛있었습니까?”

“별로.”

이러한 단답형도 제 동생이 살았을 적의 행동과 닮았다. 후슈킨은 웃으며 농담했다.

“어찌 이리 동생을 쏙 빼닮으셨는지 아니, 동생분이 형을 빼닮으셨나 봅니다.”

그러자 헤세의 미간이 좁혀졌다. 그는 고개를 돌려 후슈킨을 돌아보며 촥 가라앉은 차가운 목소리를 내뱉었다.

“시기적절하지 않은 말이군요.”

“예? 무엇이……?”

“그 아이(헤그)에 관한 언급은 삼가길 바랍니다.”

후슈킨은 뒤늦게야 자신의 잘못을 눈치챘다. 동생이 사형수였다가 행방불명 당한 것은 그 쌍둥이 형에게 퍽 좋은 일은 아니리라. 그런 동생을 언급했다는 것은 역시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다. 하지만…….

예전 같으면 후슈킨은 바로 사과를 했으나, 지금 그는 그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거사가 성공하게 되면 자신은 검황보다 한층 높은 존재, 새로운 마황이자 차기 황제의 장인이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허허…….”

후슈킨이 괜한 웃음으로 사과를 대충 때우려는 그때였다.

식당 출입문에서 여러 사람의 걸음 소리가 나더니 마황이 나타났다. 그런데 법의가 그 조수 마법사들이 입는 것과 똑같다. 황제도 꼼짝 못 한다는 권력을 쥔 자치고는 아주 소담한 복장이다. 그야 그는 보이지 않는 마력 하나로 모두를 제압하는 이기에 의복이나 장신구로 과시할 필요가 없는지도.

그런데 후슈킨은 매일 보는 얼굴이라 잘 느끼지 못하지만, 마황을 많이 봐야 일 년에 두세 번만 보는 검황으로서는 마황의 표정이 자신의 표정보다 더 무기력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마황이 마나의 인을 자유롭게 조종한 지 어느덧 백 년, 권력의 정점에도 올라봤고 제국을 좌지우지해봤지만, 더 높은 차원의 마력을 움직이는 것보다 더 큰 희열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마황은 정신이 몹시 건조하고 무기력해진 상태다. 헤세는 마황의 표정을 보며 한 가지 간파했다.

‘당장 죽여도 아쉬울 게 없을 얼굴이군.’

생각 그대로, 마황은 당장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해도 별로 분노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 정도로 기운이 없는 표정이다.

어차피 죽어도 영혼이 환생하면 그만 아닌가. 어쩌면 이 늙은이는 지고의 마력에 오른 육신을 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원할지도 모른다.

마황의 등장에 시중을 드는 이들을 포함, 후슈킨, 헤세 모두가 예를 표시했다.

그러자 마황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곤 자리했다. 곧 형식적인 인사가 오갈 테고, 식사가 시작될 테고, 식사 후에는 진짜 일이 시작되겠지…….

후슈킨이 거기까지 생각하는 그때, 갑자기 헤세가 마황에게 손을 내밀었다. 악수하잔 의미였다.

실로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다니. 마황이 마나의 인을 조절하는 게 가능해진 시점부터 그의 권력은 황제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높아졌고, 그 때문에 원래는 동등했던 검황과 마황의 관계도 검황이 마황보다 아래라고 재정의 되었다. 지금 헤세의 행동은 제국 정서에 맞지 않는 행동.

그래서인지 마황은 제게 악수를 청해오는 새로운 검황에게 의아한 시선을 건넸다. 하지만 그의 손을 외면하진 않았다. 검황은 헤세의 손을 맞잡아주며 인사를 건넸다.

“내 몸이 좋지 않아 당신의 등극제엔 참가하지 못했소만, 앞으로 나의 오른팔로 제국을 부탁하오.”

헤세는 검황의 손을 놓아주지 않으며 특유의 무기력한 얼굴로 대답했다.

“몸이 좋지 않다니, 이것 참 유감이군요.”

“음…… 이제 그만 손을 놓는 게.”

마황의 입에서 손을 놓는 게 좋겠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아니, 차라리 돌발 상황이나 다름없다. 후슈킨은 계획에 없던 일이 벌어지자 불안한 눈으로 헤세를 보았고 그 순간, 헤세는 투명 결박을 풀었다. 그러자 그의 손아귀에 잠들어있던 마검이 원래의 기다란 모습을 드러내며 마황의 손바닥을 지나쳐 그의 다리를 깊게 찔렀다. 뼈에 닿는 날카로운 고통이 실로 수십 년 만에 처음 느끼는 고통인지라 마황의 시체 같은 표정에 확연한 변화가 생겼다.

“으……!”

후슈킨은 놀랄 틈도 없었다. 후슈킨은 그저 재빨리 마황에게 마력 결박을 거는 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마황의 호위들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에 대비하여 방어막을 펼쳤다. 그 후엔 헤세를 노려보았다. 후슈킨은 헤세의 섣부른 시작이 몹시 당황스러웠다.

‘검황 이 녀석! 왜 이리 제멋대로 움직이는 거냐! 이래서 새파란 녀석들은 안 된다니까!’

헤세 아니, 헤그는 무덤덤하게 계획을 펼쳐나갈 뿐이다.

마치 할데바인을 돌발적으로 죽이던 그때처럼.

============================ 작품 후기 ============================

감기에 걸려서 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