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2 6. 돋아난 날개, 몰락하는 별 =========================================================================
어쩜 저리 만사를 즐기실 수 있을까? 하이너는 아가씨의 느긋한 마음가짐이 부러웠다.
“지금 그럴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아, 그렇지. 참!”
마리는 얼른 열쇠를 헤그에게 전해주러 가겠다며 외투를 집어 들었다. 하이너가 그녀를 막고 자기가 나갈 준비를 했다. 마리가 의아한 눈초리로 그를 보았다.
“제가 가겠습니다. 아가씨는 마저 주무십시오.”
“어째서?”
“그게 나을 겁니다. 저야 순간 이동이 언제든 가능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나도 따라가면 안….”
하이너는 정색하며 말을 끊었다.
“뭐 하러 번거롭게 그래야 합니까? 좌표나 불러주십시오.”
“흐음. 헤그의 좌표는 대륙 북동서…….”
하이너는 헤그의 위치를 기억해두었다. 마리는 잠시 어깨를 으쓱이다가 마법영상구 링클을 가방 속에 꼼꼼하게 정리해두었다. 황후 간통의 증거물은 아주 값비싼 물건이다.
하이너가 피식 웃었다. 아무리 경황이 없어도 값어치 나가는 물건은 잊지 않고 꼼꼼히 챙기는 그녀의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그는 아가씨를 번쩍 들어 안았다. 마리의 눈이 동그래졌고, 하이너는 그런 그녀의 뺨에다 솜털처럼 가볍게 어르며 살짝 입맞춤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으응.”
“달콤한 꿈이나 꾸고 계세요.”
“그럴게.”
백색의 빛과 함께 호위기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마리는 짧은 한숨을 쉬며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가끔 보면 무서운 구석이 있는 녀석이라니까.”
***
황도 로귀하르트.
황제 궁.
황의회에서 고성이 오갔다. 헤그 레 지괴르가 감옥을 탈출한 사건 때문이었다. 할데바인 잔존 세력은 황태자가 친우 지괴르 대령을 빼낸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고, 탈출한 대령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수선을 피웠다.
그들의 공세에 황태자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대령은 탈출한 것이 아니라 저절로 사라졌다는 것. 그것은 ‘차원의 균열’이라는 실재하기는 하나, 증명하기 힘든 현상을 핑계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말이었다.
할데바인 파는 어이가 없었다.
“제아무리 황태자 전하라 하셔도 황의회 전체를 기만하는 발언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만!”
황태자는 픽 웃었다.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좌중을 한심한 장난감 보듯 하는 그는 이미 승리자의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니까 증거가 없다고 몇 번을 말해야 하오? 감옥 사람들도 대령이 뛰쳐나갔단 걸 목격한 적 없고 궁 밖 경비들도 그를 본 적 없다 하지 않소? 최고위 마법사들도 잡아내지 못하는 이 기묘한 현상이 차원의 균열이 아니면 대관절 뭐란 말이지?”
할데바인 파는 못마땅한 듯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황태자가 그들 하나하나를 쏘아보며 입가를 올렸다.
“내 주장이 정녕 황의회를 기만하는 것으로 들린다면 그대들이 증거를 가지고 오시오. 대령이 도망갔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으면 그때 가서 나를 탓하는 것도 늦지 않지.”
할데바인 파의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증거? 야울 궁 마법사 전체가 황태자의 편인데 설사 증거가 있다 한들 세상에 알려질 수 있을까? 이 싸움은 진실이 무엇이든 결국 황태자의 승리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은 참담한 기분으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황태자는 태연함을 연기하면서 속으로는 누구보다 열심히 기도했다.
부디 자신의 친우가 성황 무리를 깨끗하게 없애주기를.
***
성도 로젠플라드.
로제나 호수.
물안개가 걷히고 태양이 민낯을 드러냈다. 한여름의 것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그것은 호수의 빙판도 끓어오르게 할 것 같았다. 어쩌면 이 봄의 시작은 매우 격렬할지도 모른단 걸 암시하는 것일지도.
호수 옆 광장에서 약 일만 명에 가까운 신성군이 모였다. 마력기갑체, 기갑체를 다루는 정예군을 제외한 병사들이었기에 대부분은 총, 화기를 중점으로 다루었고 개중 몇몇만 신성 마법에 특화된 자들이었다. 성황 참관하에 이들은 잔뜩 긴장하여 시작 명령을 기다렸는데, 화창한 날씨에 푸른 군복을 입고서 오열을 맞춘 모습이 멀리서 보자면 무너뜨리기 쉬운 도미노 조각 같았다.
그런 군을 만족스럽다는 듯 보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성황이다.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자애와 사랑의 상징으로 군림하던 그는 이 순간만큼은 독재자의 표정을 하고 신성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기는 성황 측근의 고위 사제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황제도 짓지 않는 거만한 표정의 그들, 성황 무리를 보며 누군가가 한숨을 쉬었다.
‘너구리가 죽었어도 저 치들은 여전하군.’
그는 바로 루빈의 아만카이트 중령이다. 루빈의 붉은 군복이 아닌 신성군의 푸른 군복을 입는 이 치욕도 오늘이 끝이라고 생각한 그는 어서 빨리 지괴르 대령이 뭔가 일을 저지르면 좋겠다고 생각 중이었다.
“에, 이번 봄 정기 훈련은 성스러운 로젠플라드의 대리인이자 리데바인의 군주인 고 헤슈트 레 할데바인을 추모하며….”
그러는 사이 성황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너구리를 향한 추모만 다를 뿐, 언제나 똑같은 소리다. 생명의 소중함과 피의 고귀함 따위의 그럴듯한 단어로 치장된 말들. 그러나 뜻을 살펴보면 저들의 종교만이 오직 대륙에서 가장 정의롭고, 가장 훌륭한 심판자로서해야 할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저질렀던 타 종족, 타 종교 탄압을 단죄라는 이름으로 꾸며놓은 결론도 마찬가지. 자기들이 생각해도 언제나 빤한 말인지 사제 중 어느 누군가는 하품을 했고, 또 누군가는 옆 사제와 농담을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들의 그런 모습에 아만카이트 중령이 신물이 난 표정을 하는 그때였다.
펑! 퍼퍼퍼퍼펑! 펑펑! 퍼퍼퍼펑!
그리 멀지 않는 곳, 신성군 군수물자 창고에서 고막을 찢는 듯 어마어마한 폭발음이 들리더니 창고 전부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시민들부터 대피시켜!”
“전쟁인 거야?”
“그럴 리가!”
군사훈련장은 순식간에 동요했다. 가장 먼저 몸을 사리는 자들은 역시나 권력자들이었다. 성황 무리는 매처럼 빠르게 신성 마법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공중 방공호로 향했고, 정예 마병사들은 각자의 기갑체를 타고 가 폭발의 원인을 탐지하기 시작했다.
혼란 속에서 아만카이트 중령은 루빈에게 대기 명령을 내렸다. 명령 후 그의 입가가 씩 올라갔다.
성황은 이 상태를 어떻게 볼까?
‘마른하늘에 웬 날벼락이냐 하겠지.’
성력 보호막으로 방어되는 신성군 창고를 폭발시키는 힘은 대륙에 두 가지뿐일 것이다. 하나는 마황의 강력한 힘, 하나는 마력기갑체를 조종하는 누군가가 성력 동화 매개체를 구해서 그것을 기체 엔진에 장착하여 성력 보호막을 무력화한 뒤에 내는 힘. 전자를 살펴보자면 현재로써 마황 세력은 그런 일을 저지를 명분이 없다. 즉, 성황은 마력기갑체를 조종할 줄 아는 누군가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것이다. 그게 감옥을 탈출한 헤그 레 지괴르 대령인 것은 당연한 수순 아닐까?
어쨌거나 이 폭발은 신성군의 힘과 주의를 돌리는 데 충분하다.
아만카이트 중령은 새벽에 만났던 선홍빛 눈동자 소녀의 말을 되새겼다. 아마도 곧 지괴르 대령이 나설 테지. 중령은 지휘관의 지시가 아닌 독자적인 판단으로 명령을 내렸다.
“지금부터 붉은 핏방울을 짓뭉갠다!”
붉은 핏방울. 로젠플라드 상징물 중의 하나. 암호를 알아들은 루빈의 병사들은 모두 ‘아군’인 신성군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아만카이트 중령은 군이라는 집단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행동해주는 자신의 부하들, 아니, 루빈의 용감한 이들에게 마음속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설사 이 거사가 자신의 오판으로 실패하여 전원 사형 처분이 내려진다 해도, 그는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지괴르 대령, 당신만 믿습니다!’
그리고 그사이, 아수라장이 된 지상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저쪽 하늘에서부터 눈 깜짝할 사이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거대 전갈 아니, 전갈 모양의 마력기갑체였다. 눈부신 하늘을 한 바퀴 선회한 그것은 바로 헤그의 기체인 사괴티오르였다. 새까만 플래티르콘으로 무장된 위압적인 모습의 기체를 보고 신성군의 안색은 하나같이 창백해졌다.
“아니, 저건!”
“루빈의 개다!”
“모두 피해! 젠장, 우린 다 죽었어!”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틀렸다. 헤그가 노린 것은 다른 것이었다. 그 거대한 기체의 두 집게발에서 뿜어져 나온 살육의 자색 빛은 성황 무리가 피신한 공중 방공호를 정조준했다. 마리가 헤그에게 준 성력 동화 매개체 덕분일까? 제국 마력 기갑체 중 상위 5위 안에 든다는 그 기체는 성황이 두르고 있는 강력한 ‘신의 보호’를 파괴할 수 있었고, 기체 공격력 상향이라는 동반 상승효과까지 누렸다.
물론, 이 역시 조종사의 능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헤그에겐 더 내려갈 지옥도, 더 올라갈 천국도 없고 그렇기에 두려움도 기대도 없다. 그의 정신력은 순수하게 기갑체 조종에만 특화될 수 있었고, 사괴티오르는 그 어떤 전장서 싸울 때보다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낳았다. 성황의 방공호에서는 끊임없이 반격의 빔, 마나빔 등이 쏟아져 나왔지만, 헤그의 기체는 조금도 상처 입지 않았다.
방공호는 채 5분도 되지 않아 성황 무리와 함께 잿개비가 되어 청명한 하늘을 오염시켰다. 황제의 방공호 다음으로 강하다는 거대 요새가 무너진 것이다. 그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검은 눈물이 흘러내리는 듯했고, 검은 눈물들은 이내 루빈에게 죽임을 당한 신성군의 시체 위에 쌓였다.
하늘에서 검은 눈이 내리면 이런 광경일까?
세상이 지옥이 된 것만 같다.
헤그는 기체를 로제나 호수 위에 세운 채로 한참 동안 미동도 하지 않았다. 회의가 몰아쳤다.
이게 과연 깔끔하게 끝내버린 일일까?
루빈을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하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그들은 독자적으로 신성군을 공격하고야 말았다. 만약에 군사 재판이 시작되면 루빈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헤그는 자신이 어떻게 되는 것이야 상관이 없어도 루빈이 말려드는 것은 원치 않았다.
한참 후에 헤그는 아만카이트 중령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죽고 싶은 건가?’
능글맞고 뻔뻔한 대답이 돌아왔다.
‘죽이시려거든 그 멋진 기체로 죽여주시길 바랍니다.’
‘간이 크군.’
‘뭐가 문제입니까? 저희는 어디까지나 상사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하면 그만이니까요.’
헤그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었다. 상사의 명령에 따라 신성군을 공격했다고 해도 다른 죄목으로 사형당하는 것은 분명할 텐데.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상사를 도운 부하의 천연덕스러움에 지고 말았다.
‘무덤에 갈 친구가 많아서 좋겠군.’
‘마찬가지입니다. 대령. 아직 청소를 좀 더 해야겠군요.’
살아남은 신성군들이 겁을 먹고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일부는 물에 뛰어드는 자도 있었고, 겁 많은 이 중엔 자살하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군사는 구경꾼들이 몰린 쪽으로 도망가는 것을 택했다. 루빈은 죄 없는 사람들을 공격하진 않았고, 신성군들은 사람들 틈에 섞이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상대로 헤그와 루빈은 사람들이 몰린 쪽은 공격하지 않았다. 이미 루빈은 반항하는 신성군만 죽이고 있었고, 나머지는 내버려둔 채였다. 그리고 사괴티오르는 공중을 선회하다가 성황청에서 돌진해오는 증원 부대 기갑체들을 폭격했다. 대낮에 폭죽 잔치가 이어지는 듯 하늘이 시끄러웠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로제나 호수는 폐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겁에 질린 시민들은 하나같이 우르르 도망을 가고 있었으며, 신성군의 몇몇 지휘관들은 항복 의사를 표시해왔다.
그런데 한순간, 누군가가 하늘을 보더니 외쳤다.
“전갈이 사라졌다!”
사괴티오르는 사라진 게 아니었다. 드래곤의 마법을 받아 투명화되었을 뿐. 헤그는 사괴티오르를 로제나 호수 옆 평원까지 몰아 착지시켰다. 아마도 곧 황도에서 마황의 부대가 신성군에 증원을 해올 것이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때가 늦지 않았다고 해도 증원 활동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애당초 마황과 성황은 견제관계에 있으므로 그들의 증원활동이라고 해봐야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물론 그들은 성황파를 공격한 헤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진 않을 게 분명하다. 사괴티오르를 금세 찾아내 헤그도 잡으려 들겠지. 신성군과 반대로 행동한 루빈 또한.
지금까지 헤그의 활약을 지켜본 하이너는 어째서 그가 도망가지 않고 다시 이곳에 내리는지 궁금했다. 하이너는 헤그가 사괴티오르에서 내리자마자 그에게 뛰어가 외쳤다. 아니, 질문했다.
“당신! 목적이 뭡니까?”
“목적?”
헤그는 천천히 내려와 하이너와 마주섰다. 하이너를 보는 그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야울의 군인들만 보다가 오를린 억양을 쓰는 젊은이를 보니 기분이 묘하다. 작전이 시작되기 전에 사괴티오르의 열쇠를 건네줄 때도 그 억양이 낯설게 느껴졌다. 이 자는 자기가 마리니시네의 기사라 하였지? 일개 기사라 하기에는 엄청난 마기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가진 힘답지 않게 생긴 것은 소년과 청년 그사이에 있을 정도로 앳되어 보인다.
물론 고작 스무 살인 자신이 누군가를 보고 앳되다고 할 처지는 아니지만.
헤그의 알 수 없는 미소에 하이너는 그를 노려보았다. 붉은 머리카락을 사신처럼 휘날리고 있지만, 그 자색 눈동자엔 어떤 의지도 없어 보일뿐더러 너무 우울해 보였다.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궁금해서 아가씨 대신 이곳에 왔다고 해도 사실 과언이 아니다.
“어째서 아가씨의 부탁을 들어주지? 그 이유가 뭔지 알고 싶군.”
“욕정을 풀 생각이었지.”
헤그가 바닥에 드러누워 하늘을 보며 대답했다.
욕정을 풀다? 그 말뜻을 금세 알아차린 하이너가 주먹을 꽉 쥐었다.
‘설마 아가씨께선 또 창녀처럼…!’
헤그는 그런 하이너를 아이 보듯 재미있어하며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금세 이유가 바뀌더군.”
“……?”
“단지 놀고 그치기엔 너무 무거운 아가씨야.”
“무거워?”
헤그는 그녀가 가진 야심을 떠올렸다. 대륙 정복. 장난 같은 그 말과 결코 장난 같지 않은 준비들. 그는 마리니시네에게 받은 강렬한 인상을 지우며 농담했다.
“…… 특히나 쇄골 아래 두 살덩이가 무거운 것 같더군.”
“젠장, 이놈이고 저놈이고 왜 그분의 거기만….”
“뭐, 어쨌거나 잠시 도와주려는 것뿐이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으니.”
하이너는 헤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일단, 단 하나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것이 생겼다.
“이미 충분히 도와주었다. 고맙군.”
하이너는 그를 떠날 준비를 했다. 남의 일인데도 괜스레 한숨이 나왔다. 이 사람, 어째서 이곳에 드러누워 하늘만 보고 있지? 도망가야 할 때 아닌가? 이대로라면 아무리 사괴티오르가 투명화된다 해도 마황 증원부대에게 들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 자의 목숨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기껏 감옥에서 구출해주었고 이렇게 도망갈 절호의 기회가 있는데도 그것을 스스로 포기하려는 행동이라니.
뭐, 죽든지 말든지 자기가 상관할 건 아니지만.
“행운을 빌지.”
하이너는 최소한의 인사 후에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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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