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친 아가씨와 번뇌의 호위기사-68화 (68/122)

00068  5. 눈꽃 샹들리에가 그대 침실을 빛낼 때   =========================================================================

그 시각, 하이너도 밤하늘에 뜬 작은 태양을 보았다. 밝은 달을 보니 활짝 웃는 아가씨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긴장으로 굳은 얼굴이 서서히 풀리다 급기야 미소가 나왔다. 단지 그분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입가가 올라가다니…….

그러던 어느 순간이다. 달을 향해 다가오는 한 무리의 구름이 보였다. 갑자기 하이너의 시선이 내리깔렸다.

저 구름처럼 어두운 마리아의 표정이 떠오른 것이다.

감정을 가진 사람인지라 자기에게 반해버린 소녀의 기분을 모른 체하기가 쉽지 않다.

‘임무나 생각하자.’

드래곤이어서 편하다. 오늘 자신이 휘두를 무기가 두 가지나 있으니 말이다. 그 힘이란 바로 투명화 그리고 최면. 협찬으로는 륀체르에게서 받은 황태자비 소궁의 구조가 그려진 지도. 아, 참. 그리고 자신의 연기력도 받쳐줘야겠다.

그 모든 게 조화롭다면야 오늘 임무를 성공이라 할 수 있을 테지.

지금쯤 로젠플라드 성도의 작은 신당에서 자신을 기다리며 잠들어 있을 아가씨에게 다짐해 본다.

“성공해서 돌아가겠습니다.”

그리고 그 일행들에게도.

“꼭 성공해서….”

***

시녀는 온몸을 감싸는 찬바람에 잠을 깼다. 그리고 비명을 지를 뻔했다.

누군가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밤중에 갑자기 나타난 이 침입자는 대체 누구일까? 어둠 속에서, 키 큰 그 침입자가 두 손을 들며 시녀를 진정시키려는 듯 말했다.

“아, 일어나셨군요.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저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궁이 너무 넓고 복잡해서 길을 잃었습니다만. 저쪽 방(로테아르카의 방)은 뭔가 들어가서 길을 묻기가 부담스럽고 무서워서…….”

저음에 상당히 유순한 말투였다. 그리고 시녀 자신의 고향 로샤타르트의 억양이 느껴졌다. 보통 이런 어둠 속에서는 목소리에 담긴 진심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법. 직감으로 판단컨대 적어도 나쁜 이 같지는 않다. 이런 궁에서 고향 로샤타르트의 말을 들으니 괜스레 친근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시녀는 잠시간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사연으로 궁에 들어와 길을 잃었을까? 달빛의 역광 때문에 침입자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서 시녀는 천장의 줄을 끌어당겨 마력 광구 하나를 켰다. 그러자 침입자의 복장이 확실히 보였다. 청회색 바탕에 하얀 장미 하나가 수 놓인 옷, 바로 로젠플라드 하급 사제 지망생 복장이다. 아마도 내일 있을 축성제 때문에 입궁한 사람일 것이다. 앳된 얼굴을 보니 갓 스무 살이 되었을까 말까 한 젊은이다.

자꾸 보니 제법…… 준수하게 생긴 편이다. 아니, 어쩌면 상당히 잘생긴지도.

젊은이의 검은 눈동자가 빤히 바라보는 느낌에 시녀는 시선을 피하며 얇은 겉옷을 하나 걸쳤다. 그리고 물어야 할 것을 물었다.

“그리 넓은 궁도 아닌데 길을 잃다니요. 어느 신당에서 오셨나요?”

“성도 제 43신당에서 왔어요.”

의심이 많은 시녀는 좀 더 확실한 정보를 원했다. 원래부터 의심이 많은 게 아니라 거사를 앞두다 보니 없던 의심도 생기게 된다.

“사제 신분증을 좀 보여주시겠어요?”

그러자 젊은이는 폭이 넓은 소매 안에서 팔찌 하나를 꺼냈다. 팔찌의 금속 장식에는 성도 제 43신당의 사제 지망생이라는 정보가 음각돼 있다.

그것을 확인한 시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신분이 확실하니 걱정할 일은 없을 듯하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일개 종교인이 멋대로 이곳에 오다니. 내궁부에서 황태자비를 홀대하는 것은 알겠지만, 소궁 경비를 이토록 허술하게 세우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자칫 잘못하면 시녀들의 안전도 위험한데 말이다.

시녀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젊은이는 곤란에 처한 사람처럼 쩔쩔매며 부탁했다.

“저, 실례지만 출구를 좀 가르쳐주시면 안 될…….”

그때, 갑자기 침방 저쪽에서 신발장이 덜컹거리더니 옆으로 쓰러졌다. 그 탓에 신발장 문이 반쯤 열리고 말았다.

그 틈으로 토끼 수인이 튀어나왔다. 원래라면 최면에 걸려 멍하니 잠든 듯 있어야 할 생물이 스스로 뛰쳐나오자 시녀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아, 안 돼!’

저 생물이 그 누군가의 눈에 띄기라도 한 순간, 할데바인의 거사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된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그녀와 달리 정작 젊은이는 놀라지 않는다. 놀라기는커녕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것을 본 사람처럼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지으며 토끼 수인에게로 손을 뻗었다.

“어쩜 이곳에 이리도 귀여운 아이가…!”

“만지면 안 돼!”

시녀는 토끼 수인을 들어 안고 감쌌다. 젊은이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놀라고 살짝 미안한 표정이 되어 두어 걸음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두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그녀에게 진정하라는 표시를 했다.

“워워, 해치지 않아요. 빼앗지도 않고요. 저는 단지 너무 귀여워서 그만… 그리고 토끼 수인을 원래 좋아하기도 하고요. 음. 제가 사는 신당에서도 토끼 수인을 세 마리 키우는데, 암컷 두 마리에 새끼 수컷 한 마리요. 하지만 저 아이처럼 귀여운 맛은 없죠. 특히나 가장 큰 암컷은 어찌나 말을 안 듣는지 잔소리를 하면 무시하기 일쑤에다 도리어 사람을 놀리질 않나, 정말이지 말을 괜히 가르쳤다는 생각밖에는…….”

토끼 수인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그의 모습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마치 어제도 그제도 대화를 나눈 친구를 보는 듯하다. 시녀는 토끼 수인의 몸을 잡은 손에 힘을 빼며 차분히 호흡을 골랐다. 조금 전에 젊은이가 토끼 수인을 보고 귀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만 이성을 잃어 만지면 안 된다고 신경질적으로 외쳐버렸다. 그런 행동이 도리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었다.

조심해야겠다. 이 침방에 토끼 수인이 있다는 사실이 퍼지든 퍼지지 않든 일단은 침착함을 유지해야만 한다.

시녀는 머뭇거리다가 젊은이에게 토끼 수인을 건넸다. 토끼 수인을 보며 끔찍하단 표정을 연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뱉었다.

“이게 언제 여기 숨어들었는지… 설마 무슨 병이라도 옮기러 온 거 아니겠지요, 끄, 끔찍하게 생긴 것이…….”

“끔찍하긴요! 이렇게 귀여운 데요!”

시녀에게서 토끼 수인을 받아든 젊은이는 귀여워 참을 수 없다는 듯 입을 벌리고 웃었다. 어미가 재롱부리는 제 아이를 바라볼 때도 저런 표정을 짓진 못할 것이다. 커다란 두 손으로 토끼 수인의 몸통을 안고 우르르 까꿍하고 어르는 모습에서 행복한 분위기가 가득 뿜어져 나왔다. 귀여운 모습에 흠뻑 빠져선 이런 지엄한 장소에서 목소리 크기 하나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이 어찌나 칠칠하지 못한지. 그야말로 저 수려한 용모가 다 아까울 지경이다.

“우리 신당의 모리는 하얀색인데 너는 특이하게도 검은색이구나! 이 용심 많아 보이는 이빨 좀 보라지! 이 심술궂은 주둥이 좀 보라고! 뭘 먹으면 너처럼 이리도 귀여운 앞니를 가지는 거야, 응? 우왓! 눈 떴다! 눈은 또 노란색이네, 우리 모리는 청록색인데. 눈만큼은 우리 모리가 더 귀여운지도?…….”

젊은이는 특히나 토끼 수인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길 좋아했다. 정작 토끼 수인은 천적이라도 마주한 양 겁에 질렸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혼잣말에 시녀는 얼떨떨하다 못해 황당할 지경이다. 흉악하게 생긴 토끼 수인이 대관절 뭐가 그리 귀엽다고 저렇게 유난을 떠는 걸까. 하지만 그 모습이 괜찮은 외모와 다정한 목소리 때문인지 그리 밉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언제까지 저렇게 안고 놀게 내버려둘 수도 없다.

시녀가 두 손을 내밀며 부탁했다.

“아무튼, 무슨 병을 옮길지 모르니까 이리 주세…….”

그런데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젊은이가 토끼 수인의 귀를 쓰다듬더니 원래 있던 장소인 신발장 안에 고이 넣어두는 게 아닌가. 시녀가 그 행동의 의미를 몰라 멍하니 있는데 젊은이가 친절하게 설명했다.

“아마 잘못 들어온 거겠죠. 이렇게 두면 다시 알아서 나갈지도 모르잖아요?”

“그, 그렇긴 하지만….”

“토끼 수인 성격이 좀 그래요. 고슴도치처럼 남몰래 움직이길 좋아하거든요. 그러니 시녀님도 모른 척해줘요. 그게 얘한테는 좋은 거니까요. 그러면 정말로 알아서 나갈 것 같으니까.”

“…….”

“그나저나, 나갈 길 좀 알려주시겠어요? 저희 같은 지망생들에게 내려진 방이 분명 어딘가에 있었는데…….”

시녀는 어쩐지 젊은이에게 마구 휘둘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이 남자, 어떤 말을 해도 자연스럽다. 아마도 사제를 지망하지 않았다면 거리에서 물건을 팔거나 보육원에서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해도 되리라. 시녀는 광구를 꺼버리고 문을 열었다.

“나를 따라오세요. 참…… 이름이 어떻게 되죠?”

젊은이는 말했다. 자신의 이름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알려줄 수 있으니 양해해 달라고. 하지만 성만은 알려줄 수 있다고.

젊은이의 성은, 와트프라우어라고 한다.

시녀는 소궁 침방에서 객들이 머무는 지하 침소 입구까지 젊은이를 안내했다. 입구 안쪽을 보니 젊은이와 같은 사제 지망생 복을 입은 자들이 많이 잠들어 있다.

길을 안내받은 젊은이는 정중하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시녀는 그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며 다시 자기 침방으로 돌아왔다.

선한 젊은이 같다. 토끼 수인을 광적으로 귀여워하는 것 빼면, 용모도 목소리도 웃는 표정도 무엇 하나 눈에 어긋나는 게 없는 바른 젊은이의 표본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토끼 수인을 목격했으니 살려두어선 안 된다. 시녀는 스크롤 하나를 태워 할데바인의 전서조(소식을 알리는 새)를 불렀다. 그리고 젊은이의 외모를 묘사한 종이를 전서조의 발에 묶어 창밖으로 날려 보냈다. 물론 젊은이가 속한 신당과 젊은이가 쓰는 성을 적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마도 전서조는 곧 야울 궁내의 할데바인 측이 심어둔 무인에게 갈 것이다. 그리고 종이를 펼쳐 본 무인은 내일 해가 뜨기도 전에 쥐도 새도 모르게 와트프라우어를 죽여 버리겠지.

‘잠이나 자자.’

시녀는 자꾸만 아른거리는 젊은이의 얼굴을 외면하듯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잠을 이룰 수 없다. 밤중에 일어난 작고도 엄청난 소란도 소란이지만, 자꾸만 젊은이의 달콤한 목소리가 귀에 다시 감겨오는 듯하다.

‘그러게 왜 그리 수다스러워서는 원!’

토끼 수인를 안고 노는 그 해맑은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불현듯 전 남편의 별명이 떠올랐다. 뭐라고? 오슬의 페이르메르(예술의 신이자 가장 완벽한 용모를 지닌 자. 신화에 의하면 미의 남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라고?

틀렸다. 고작 그런 외모로 페이르메르라 불리는 건 옳지 않다. 시 좀 좋아하고 춤 좀 추는 멀쩡하게 생긴 남자라고 다 페이르메르인가?

진짜 페이르메르는 자신의 침방에 잘못 들어온 그 젊은이다. 그의 용모는 정말이지 살아있는 인간 페이르메르라 할 수 있다. 수다스러운 성격도 달리 보면 매력이라 할 수 있을 테고, 그러므로 따르는 여자가 한둘이 아닐 텐데 어째서 사제 같은 따분한 직업을 지망하는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잠이나 자자니까.’

어차피 죽을 사람인데 기억해서 뭐하는가. 자꾸만 떠오르는 젊은이의 얼굴을 지우듯 고개를 흔들며 이불 속 깊이 몸을 파묻었다.

그런데 그때, 신발장에 얌전히 잠들어 있어야 할 토끼 수인이 또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녀가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밀 때쯤, 이미 토끼 수인은 그 흉한 이를 드러내며 시녀의 앞에 있다.

“뭐……지?”

토끼 수인에게 걸린 최면이 엉터리 최면이라 이리도 자주 제멋대로 행동하는가? 시녀가 그런 생각을 할 때, 토끼 수인의 입이 벙끗 열렸다. 마치 괴기스러운 인형과도 같은 표정이다.

「나. 내일. 향. 수. 병. 뚜. 껑. 열릴. 때. 움직이면. 돼?」

절대 목소리를 낼 수 없는데 말을 하다니. 시녀는 할데바인이 고용한 마법사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며 혀를 찼다. 그러곤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전서조가 돌아오면 토끼 수인이 잘못되었다는 소식을 할데바인에게 알려야 했다.

토끼 수인이 또 한 번 중얼거렸다.

「나. 마. 음. 껏. 먹을. 수. 있는. 거야?」

“큰일이군.”

「로. 테. 아. 르. 카. 어. 디. 부. 터. 먹을. 까? 뇌? 내장? 아니면 아이…….」

듣다 못 한 시녀가 짜증스럽게 소리 낮춰 말했다.

“마음대로 해! 이제 좀 자라고! 어째서 말을 하는 거야, 정말…….”

「이. 제. 자. 라. 고? 」

중얼거린 토끼 수인은 다시 신발장에 들어갔다. 바로 누워 두 손을 배에 포개며 눈을 감는 모습이 정말 잠들 것 같다.

그러나 장담할 수 없다. 또 깨어나서 자기가 해야 할 일에 관해 중얼거릴 수도……? 저대로 계속 아무 일 없다는 듯 자다가 내일 무사히 최면 받은 대로 굴어주면 좋으련만……. 하지만 이미 말을 했다는 것부터 틀렸다. 저 토끼 수인도 할데바인에 의해 폐기되어야 하리라.

전서조는 금세 돌아왔고 시녀는 토끼 수인의 최면 실패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 할데바인 측으로 날려 보냈다. 보내면서 별별 생각을 다 했다.

‘설마 그 젊은이가 무슨 수작을 부리려던 건……? 아니야. 그럴 리 없어.’

할데바인이 자부하는 흑마법사들이 건 최면을 풀어 토끼 수인을 멋대로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마력을 가진 젊은이라면 애당초 입궁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야울 궁을 지키는 마법사들의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데 그런 마력자를 잡아내지 못할 리가 없지 않은가.

‘대체 이 사람들은 왜 이리 늦는 거야. 잘못됐단 소식이 오면 즉시 와서 (토끼 수인을) 수거해 가야 하는 거 아니야?’

걱정된 시녀는 한참을 침대 위에서 뒤척였다.

그런데 그녀는 모르고 있다.

그녀가 그러는 동안, 투명화한 ‘와트프라우어’가 로테의 침실에 가서 뭔가를 훔쳐 나왔다는 것을.

그 물건은 바로 내일 암살계획에 이용될 향수병이다.

하이너는 마력을 숨기고 투명화하여 궁 밖을 나서면서 소름이 끼쳐 온몸을 떨었다. 소름이 끼친 이유는 첫 번째로 자신의 뛰어난 연기력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황태자비 암살 방법 때문이다.

‘미친 할데바인 자식들! 아이를 가진 여자를 그런 흉악한 동물로 죽이려 들다니!’

시녀에게 최면을 걸려다가 갑자기 나타난 토끼 수인(아마도 드래곤 기에 반응하여 놀라 신발장 속에서 뛰쳐나온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저도 모르게 수인까지 최면을 걸고 말았는데, 뜻밖에 이런 성과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토끼 수인의 속내까지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러면 굳이 시녀에게 최면을 걸 필요도 없고, 마법사들이 그녀에게서 최면의 흔적을 찾을 수도 없으니 누구의 의심도 사지 않을 수 있다. 일거양득의 성과다.

그의 손에는 마법영상구에 들어갈 링클 하나가 들려 있었다. 링클에는 토끼 수인이 시녀에게 했던 말들이 모조리 담겨있다. 전부 자신이 투명화하여 찍은 영상으로, 앞으로 할데바인을 협박할 수 있는 훌륭한 증거물이 될 것이다.

‘아가씨! 성공했습니다!’

============================ 작품 후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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