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0 5. 눈꽃 샹들리에가 그대 침실을 빛낼 때 =========================================================================
로젠플라드 성도.
드넓은 광장에 하얀 장미들이 싱싱하게 가득 피었다. 이런 겨울에도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성도의 신성 마력덕분이다. 그 아름다운 장미 밭 너머로 붉은 첨탑형 건물 두 개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 높이도 너비도 같은 두 건물 사이엔 역삼각형 모양의 거대 금속 조각품이 우뚝 세워져 있는데, 멀리서 보자면 이 건물들과 조각품이 하나의 저울 모양을 그리는 듯하다.
매우 장엄한 분위기의 이곳은 ‘신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대법원이다. 신의 뜻은 원래 황도 로귀하르트에 있었지만, 로젠플라드 신의회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이곳 성도로 자리를 옮겼다. 그 후로 이곳에서 근무하는 법무자들은 모두 로젠플라드의 신도들로 바뀌었다. 이곳에서 내려진 판결 또한 제국법에 기초하기보다 신법에 기초하여 내려질 때가 많았다. 하여 제국민들에게 신의 뜻이 곧 제국의 법이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 신의 배후가 할데바인 대공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리라.
이른 새벽부터 재판이 열린다. 재판이 열리기엔 이례적인 시각이지만, 그것엔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오늘 열릴 재판이 비공개 황족 재판이라는 것. 법무자들은 황족 전체의 체면 문제로 많은 이목을 집중하지 않기 위해 황실 정무가 시작되기 전인 이 시간에 재판하기로 한 것이다.
오늘 재판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황태자비다.
회장은 그리 넓지 않은 곳이 선택되었다. 그곳엔 지금 다수의 원고와 한 명의 피고가 출석해 착석 중이다.
원고는 할데바인 대공의 딸을 비롯한 각 영지에서 온 예전 황태자비 후보들이고, 피고는 황태자비다.
그리고 이번 재판은 특이하게도 신성 정부에서 파견한 진행자가 참여한다. 표면상으로는 재판 도중 황족의 품위가 떨어질 상황도 일어날 수 있음을 대비해 그때 중재할 사람이 필요하므로 진행자를 내세운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할데바인에 매수당한 신성 정부 측이 황태자비를 벼랑으로 몰고 가기 위한 악수로 진행자를 쓴다고 여겼다.
진행자는 만면에 미소 가득한 채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인사를 받는 이는 오늘 피고인인 황태자비의 남편, 즉 황태자가 되었다.
“야울을 지키는 왕이시자 로젠플라드의 수호자 그리고 제국의 황태자이신 비오르틴 뤼크…….”
황태자는 자리가 자리인 만큼 지루한 인사를 다 들을 생각이 없기에 한 손을 들어 되었다는 손짓을 하였다. 그런데 다른 때 같으면 인사치레가 중단되었을 것이나, 지금 이 진행자는 인사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황태자의 손짓을 봐놓고서도 고집스럽게 인사를 마저 하였다.
“… 뤼크, 피나센토 로귀하르트 전하. 바쁘신데 황도에서 이곳 성도까지 이른 시간에 자리해주신 것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황태자의 손 신호를 무시한 진행자는 마치 ‘이곳에선 황태자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빈정거리는 듯했다.
황태자는 고개를 돌려 진행자를 보았다. 무감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실은 진행자를 노려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진행자는 그 다음으로 황태자비를 향해 인사했다. 황태자비에겐 황태자에게 인사했을 때처럼 무수한 칭호가 따라붙었다.
“야울을 지키는 여왕이시자 로젠플라드의 성녀 그리고 제국의 황태자비 전하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그 먼 황도에서 홑몸도 아닌데 이렇게 몸소 와주신…….”
로젠플라드의 성녀라는 부분을 힘주어 말한 것은 이곳 법원의 심판, 신의 뜻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강압적인 기운이 배어 있다. 진행자의 인사는 할데바인 대공의 딸을 비롯한 전 황태자비 후보들에게도 건네졌다.
그 사이 로테는 몇 번이나 주먹을 쥐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사실 오늘 재판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들으면서 너무 당황한 터라 이곳에 오는 내내 마음의 안정이 되질 않았다.
‘감히 황태자비인 나를 모함하다니….’
하지만…….
로테는 문득 남편을 보았다. 남편은 언제나 그러하듯 음울한 회색 눈으로 모든 이들을 무감하게 바라볼 뿐이다. 맨 처음 황궁에서 저 표정을 보았을 땐 생명력이 없는 조각 같다고 생각했지만, 벌써 그에게 익숙해진 것인지 그의 기분이 느껴졌다. 담담함과 당당함. 그리고 그 당당함은 다르게 보면 호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로테는 그런 남편을 보고 조금은 안심했다.
‘그는 황태자라고. 그가 제국의 미래인데… 그의 아내인 나에게 칼이 들이밀릴 리 없잖아.’
배 속에 든 황손의 존재 때문인지 그녀는 어느샌가 은근한 교만에 물들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자각하지 못했다.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원고 측 변호인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변호인은 할데바인 대공이 직접 고용한 자로,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험상궂게 생긴 여인인데 그녀의 쇠를 갉아먹는 듯한 탁한 목소리가 회장의 고압적인 아치형 천장 아래 가득 울렸다.
“황태자비 로테아르카, 아니 황태자비 마리니시네는…….”
딱 거기까지 말이 나왔을 때 장내가 술렁였다. 황태자비의 이름을 아예 ‘마리니시네’라고 단정 지으면서 시작되는 공격적인 언행. 변호인은 그런 반응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제 할 말을 이어갔다.
“마리니시네 그녀는 동생 로테아르카를 시기하여 자기가 동생인 양 위장하고 황태자비 후보자 자격으로 입궁한 게 사실입니까?”
로테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런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어이가 없을 뿐. 애당초 자기보고 로테가 아니라 언니 마리라고 부르면서 질문을 해버리다니, 그런 질문에 대답하는 것부터 웃긴 일이다.
그때 진행자가 여전히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채로 대답을 재촉했다.
“피고는 대답 부탁합니다.”
진행자가 호칭한 ‘피고’라는 단어에 압받을 받은 로테는 겨우 대답했다.
“당황스럽군요. 저는, 마리니시네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런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원고 측 변호인은 예상한 반응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갑자기 판결을 내리는 자에게 증인을 세우겠다고 요청하였고, 그 요청은 받아들여졌다.
“아마도 지금 이 회장에 있는 황태자비가 마리니시네가 확실하다는 증거를 말해줄 사람이라 할 수 있겠군요, 후후.”
얼마 후, 회장에 한 청년이 나타났다. 소탈하지만 깔끔한 복장에 인상은 말끔한 청년이다. 원고 측 변호인은 반가운 손님이라도 본 듯 청년을 맞이했다.
“안녕하십니까. 자기소개를 해주시죠.”
청년은 오를린 방언으로 신 앞에 자신을 소개했다.
“거룩하신 로젠플라드시여, 저는 오를린에서 온 그라토라고 합니다. 오를린에서 아버지의 제분업을 물려받아 하고 있으며 나이는 스물두 살로 오늘 이렇게 오게 된 이유는…….”
어제까지만 해도 황후의 별장 트리아노네 지하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던 그라토는 할데바인이 고용한 마의사들에게 말끔히 치료받고 안구 또한 회복되어 사지 멀쩡한 모습이다. 소개를 마친 그는 거짓 증언을 시작했다. 트리아노네에서 받은 고문을 다시 받지 않으려고, 그리고 목숨을 건지기 위해.
“마리니시네 그녀는 그녀의 정숙한 동생인 로테아르카를 늘 시기했습니다. 제게 그 못난 마음을 고백한 적도 있지요. 동생만 보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고. 틀어박혀서 꽃꽂이밖에 할 줄 모르는 따분하고 멍청한 아이라고. 그런 식으로 동생을 욕하고 희화화하던 그녀가 어느 순간 달라졌습니다. 예. 오를린 영주에게 황태자비 후보 간택전의 이야기가 들어오면서부터 말입니다. 영주는 당연히 여성으로서 흠잡을 곳 없는 로테아르카를 후보로 들이려 했으나 마리니시네가 반대했지요. 마리니시네는 자기가 무조건 황궁의 안주인이 되어야 한다며 모든 이를 속이고…….”
그라토가 ‘마리니시네’라는 이름을 말할 때마다 그의 눈빛은 로테에게 향했다. 그것은 마치 지금 저 황태자비가 마리니시네라고 이르는 듯했다.
그라토의 발언에 장내가 또 한 번 술렁였고 로테는 부들부들 떨었다. 언니가 고향에서 무수한 남자와 염문을 뿌린 것은 사실이지만, 저 청년은 그 남자들에 속하지 않았다. 언니의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지금은 마치 언니의 과거 애인이라도 된 듯이 모든 이를 기만하는 데 열성이다.
그라토는 황태자비를 보고 손가락질 하며 외쳤다.
“정말이지 마리니시네 ‘저’ 여자는 인두겁을 쓴 악마인 게 분명합니다! 그녀는 나와의 잠자리로도 부족한지 이틀이 멀다고 남자를 갈아치웠고, 때로는 다른 남자와의 잠자리에 나도 함께하자며 불러들이질 않나, 그 남자는 그녀의 호위기사로 이름은…!”
그때 진행자가 손을 들어 발언을 중단시켰고, 판결을 내리는 자 또한 종을 울리며 그라토를 제지했다.
“증인은 묻는 말에만 대답해주길 바랍니다. 그라토. 즉, 당신이 하고자 하는 말은 지금 이 회장에 나와 계신 분이 로테아르카가 아니라 마리니시네란 말입니까?”
“그러합니다!”
듣다 못 한 로테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 했다.
그때, 황태자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의 눈이 말하고 있다. 아직은 일어날 때가 아니라고. 성급하게 굴었다간 본전도 찾지 못할 거라고.
로테는 떨리는 가슴을 겨우 진정하며 시선을 내렸다.
그라토가 판결을 내리는 자에게 주의를 받았는데도 말을 절대 멈추지 않았다.
“여러분은 지금 속고 계십니다! 저 여자는 정숙하고 현명한 로테아르카가 아니라 백치에다 난잡한 성생활을 즐기는 마리니시네입니다! 황궁이란 곳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창녀 같은 여자란 말입니다!”
듣다 못 한 로테 측 변호인이 일어나 외쳤다.
“저런 발언은 황족 모독죄에 해당합니다만!”
그러자 원고 측 변호인이 맞서 외쳤다.
“아직 증인 출석이 더 남았습니다! 황족 모독인지 아닌지는 그때 가서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원고 측 변호인의 쇳소리 같은 목소리에 로테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제부터 나오는 증인도 저 그라토라는 남자처럼 거짓 증언을 퍼부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재판은 재판이 아니다.
‘대체 이게 뭐야! 이상한 언니 때문에 왜 나만……!’
로테는 구원의 손길을 바라듯 남편을 보았지만, 그녀의 남편은 무심한 태도로 방관할 뿐이다.
이윽고 원고 측 변호인이 두 번째로 데려온 증인이 출입문을 통해 들어왔다.
그 증인을 본 로테의 눈이 금방이라도 피를 쏟을 듯 충혈되었다.
“렌!”
그녀가 나지막이 전 시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니, 시녀라고도 할 수 없다. 렌은 정식 시녀가 되기도 전에 궁에서 사라져버리지 않았던가. 그 아이가 지금 증인으로 출석했다. 무엇 때문인지 안색이 창백하고 조금 마른 듯하지만, 입은 복장이 고급스러운 것을 보니 고생하며 지낸 것 같진 않아 로테는 안심했다.
‘소식이 끊겨 불안했는데 잘 지내고 있나 보구나, 렌.’
로테는 최대한 렌과 눈을 마주치려 했으나, 렌은 어째서인지 로테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이따금 눈을 마주쳐도 급하게 회피할 뿐.
황태자비 간택 연회 내내 로테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붙던 렌이 증인으로 출석하자, 할데바인 대공의 딸을 비롯한 많은 후보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어머나… 기르던 개가 주인을 배신하는 꼴이 되려나?”
“그러게 주인이 주인답게 행실을 했어야지.”
“참, 그렇지? 호호호…….”
그들이 로테를 비웃는 사이, 이미 렌의 증언은 이어졌다.
“저는 원래 로테아르카 아가씨의 하녀였습니다. 아가씨는 참되고 멋진 분이셨지요. 어릴 적부터 저를 친자매처럼 대해주셨고 저 또한 아가씨와…….”
그때까지만 해도 로테는 안심했다. 렌이 나타나 자신의 진실을 밝혀주겠거니 기대 했지만, 그것은 이 살벌한 곳을 우습게보고 하는 무른 생각일 뿐이다.
렌은 돌연 초점이 없는 사람처럼 눈을 흐리더니 로테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조금 전 증인으로 나왔던 그라토보다 더욱 큰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 저기 앉은 저 여자는 절대 로테 아가씨가 아닙니다! 저 여자는 간악한 마리니시네입니다! 오를린에서 황태자비 간택전의 요청을 받은 그때부터 저 여자는 로테 아가씨를 눈엣가시로 여겼습니다! 급기야 로테 아가씨를 드래곤에 팔아버리는 만행을 저질렀지요! 그리고 자기가 아가씨인 양 아가씨의 흉내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저 여자의 협박으로 본의 아니게 모두를 속여야 했습니다! 오를린 영주님 내외까지도!”
그 순간, 로테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만 같았다.
“렌, 네가 어떻게 나를…….”
이곳이 재판장만 아니었다면 렌의 어깨를 잡고 흔들면서 묻고 싶다. 대관절 내가 너에게 잘못한 게 무엇이냐고. 그게 무엇이기에 이리도 나를 위기로 모느냐고! 할데바인에 매수당해서 이렇게 거짓 증언을 하는 것이냐고!
지금 이 재판에선 피고와 가까이 지내던 전 하녀의 증언만큼 확실하게 받아들여지는 정보는 없다. 재판장은 렌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렌은 할데바인의 꼭두각시가 되어 철저히 그들이 원하는 대로만 대답해주었다. 백치에다 사고뭉치, 방탕하고 음란한 마리니시네는 그라토와의 잠자리는 물론이요, 다른 남자들과도 동시에 즐기는 것을 좋아하였다고, 때로는 그 하녀인 자신에게도 그런 음란한 행동에 함께하기를 강요했다고, 그 밖에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거짓 내용을 증언이랍시고 내놓았다.
그런 것만으로도 로테의 정신을 조각내놓기엔 충분했는데 렌은 로테와 드래곤까지 연관하여 모함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저 여자는 검은 드래곤과 사통하여 동생을 제물로 바쳤습니다! 다시는 오를린에 돌아오지 못하게 말이죠! 그리고 자기 영지인 오를린이 네히트와 통합된 후에 더욱 욕심이 생겨서 바너까지 오를린에 흡수하려 했습니다! 바너에서 일어난 드래곤 소동 사건이 그 증거입니다!”
원고 측 변호인은 렌을 거들었다.
“비공개 재판이기에 피고 측의 부모를 불러오진 못했지만, 드래곤 제물설은 그녀의 부모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지금 그 증언을 받기 위해 오를린에 사람을 보낸 상태이며 결과는 2차 재판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가 자연스럽게 그 말을 받았다.
“그렇군요. 자. 그럼 원고 측 분들의 의견을 들어볼까요?”
피고 측엔 어떤 항변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재판이 돌아갔다. 할데바인 대공의 딸부터 시작하여 친 할데바인 파 영지에서 온 여인들이 너도나도 황태자비의 진실에 관하여 한소리씩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먹이를 보고 달려드는 짐승들 같았다.
어쩐지 저 여자가 처음부터 이상하더라, 황실 예절도 지킬 줄 모르고 귀족이 가져야 할 품위도 없더라, 남자 시종들에게도 헤픈 웃음을 보이고, 간택전일 때부터 제 침실로 황태자 전하를 끌어들이질 않나, 향수를 자주 바꾸는 사치를 부리고, 일찍 회임한 것도 전부 노린 것 아니었느냐는 등…….
누가 들어도 질투와 시기로 얼룩진 악의적인 평들 일색이다.
로테는 정신이 아뜩하여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아 한동안 눈을 감아야 했다. 귓가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말들이 마치 악마의 노래 같다. 모두가 적이 되고 믿었던 렌마저 자신을 음해한다. 음모와 모략이 끊이질 않는 곳이 황궁이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결국 자신의 각오는 금방이라도 짓뭉개질 무른 과일보다 못한 듯하다.
‘내게, 내게 대체 어찌 이런 일이…….’
그녀에겐 구원의 손길이 필요했다. 그녀는 눈을 천천히 뜨며 남편을 보았다.
야속하게도, 황태자는 여전히 침묵만 지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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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