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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아가씨와 번뇌의 호위기사-42화 (42/122)

00042  4. 가볍게 빛나는 보석은 없다  =========================================================================

마리는 하이너의 거칠한 뺨에 제 보드라운 뺨을 비비며 성가시다는 듯 대답했다.

“흐응, 어차피 이젠 들어올 사람도 없잖아.”

하이너는 아가씨의 말에 장담할 수 있느냐고 따지고 싶었다. 저번처럼 륀체르가 무례하게 들어오면 어쩔 거냐고 따지려다가 따지지 못했다. 조급한 아가씨의 손이 바위 같은 가슴 전체를 매만지다가 이제는 아예 가슴 가운데를 얄궂게 간질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우, 정말이지.”

말은 그렇게 뱉으면서도 기분 좋은 손길에 입가가 올라갔다. 그래. 이 손길이 떨어지는 게 아쉬울 것 같다. 아가씨가 문을 잠그러가는 아주 잠시간, 단 몇 초의 시간도 아쉬워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뭐…… 문을 잠그려면 다른 방법을 써도 좋을 테지.

그는 헤츨링의 열기 조절 마법을 쓰기로 했다. 문이 잠기는 부분의 쇠를 마법으로 녹인 뒤 식혔다. 누군가가 바위로 치지 않는 이상, 저 문을 열지는 못할 것이다. 드래곤이 되어 편하다면 편한 점이랄까!

그는 뒤돌아 아가씨를 안고 입 맞췄다.

“후우, 아가씨.”

언제나 달콤한 이 입술! 아가씨는 입 맞추는 도중에 스스로 등 뒤의 끈을 풀어 드레스를 벗어 내리셨다. 잘 익은 과일 속살처럼 깨물어버리고 싶은 나체가 드러났다. 사괴탄의 몸매가 제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지금 이 몸과는 비교할 수 없으리라. 하이너는 작은 복숭아처럼 동그란 어깨를 한입에 삼켰다. 그의 혀가 붓처럼 어깨를 간질였다. 마리는 간지러워서 어깨를 떨었다.

“히읏, 간지러워!”

입술은 점점 내려와 다시 풍만한 가슴에 머물렀다. 그는 따스하고 폭신한 감촉을 탐닉하며 그녀를 자연스럽게 눕혔다. 그리고 가슴에서 내려와 늘씬한 배에 입 맞추었다.

“아, 간지럽다니깐….”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마리는 호위 기사가 전해주는 감촉이 견딜 수 없이 짜릿했다. 나른하게 열기에 물드는 몸은 어느샌가 두 다리를 서서히 벌리고 있었다. 곧 하이너의 눈에 반짝이는 별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가씨의 금빛 숲을 지키는 연갈색의 별 문신!

“아가씨…….”

이제는 탄성이 되어버린 말을 읊조리며 그곳에 얼굴을 파묻었다. 조심스럽게 혀를 건네어 별부터 어루만졌다. 촉촉한 그곳은 아주 다디달았다. 밤하늘의 별을 먹는단 게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 몇 번을 맛보다가 두 손으로 은밀한 곳을 벌렸다. 붉으면서도 투명한 구슬이 있는 부분을 마치 붓꽃의 꿀을 빨아들이듯이 가볍게 빨아들였다.

“앗!…… 후읏, 응!”

마리는 온몸을 조금씩 비틀면서 두 손으로 호위기사의 머리를 헤집었다. 그 손길에 하이너는 머리가 뱅글뱅글 도는 것 같았다. 아가씨의 맛은 혀를 중독 시키고 아가씨가 조이는 이 손가락은 온몸을 빨아들일 것만 같았다. 지금도 이러한데 한 몸이 되면 얼마나 더 좋을까? 마침 바르작거리던 아가씨가 친히 호위기사의 바지춤을 내려주기 시작했다.

“아아, 미칠 것 같아….”

마리는 단단한 것을 움켜쥐고 얼른 제 안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하이너는 응하지 않았다. 아가씨의 몸 안에 들어가기 전에 몇 번이나 감촉을 느끼고 싶었다. 당장 들어가고 싶어 미칠 것 같은 기분을 꾹 참고 그곳으로 키스하듯 문질렀다. 그의 것이 가장 예민한 구슬을 쿡 찌르자 마리의 허리가 휘면서 튕겨 올랐다.

“흐응, 하이너. 얼른!”

하이너는 따스한 살결을 가르고 안으로 들어섰다. 마리는 그를 더욱 깊이 느끼려고 두 다리를 접고 탄탄한 몸을 죄었다. 그러는 사이 하이너가 그녀의 무릎 하나를 끌어와 입 맞추었다. 그러자 아가씨의 안이 숨 막히도록 수축하는 게 느껴졌다.

“후우, 굉장하군요.”

자신을 향한 뜨겁고도 강한 환호를 한참 동안 느끼기만 하던 하이너는 뒤늦게야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그녀의 종아리가 짓이겨질 듯이 몸을 세게 놀리며 쾌락의 대지를 파내려갔다. 여리디여린 살이 엄청난 압력을 내며 들러붙어선 놔주려고 하지 않았다. 치고 나갈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 아가씨, 흐읏…!”

금방 절정에 이를 것 같았다. 이대론 안 된다는 생각에 잠시 아가씨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거칠어진 숨을 고르면서 아가씨의 작은 머리를 안고 어르듯 만졌다. 눈을 감으면서 몇 번이나 성급해지면 안 된다고 자신에게 주의를 주는 그때, 이 아가씨는 뭐가 그리 급한지 두 다리로 허리를 휘감고서 재촉하고 있었다.

“얼른, 더 깊게, 응?”

안달이 난 사람처럼 말해대신다. 하이너는 자기도 마음이 급하긴 마찬가지라며 웃어주었다. 그렇게 다시 아가씨의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아가씨가 몸을 일으켰다.

“안되겠어! 후우, 이런 자세보다는…!”

“아가씨?”

아가씨는 탄탄한 몸 위에 올라타는 쪽을 택했다. 그녀는 자신의 좁디좁은 곳에 쾌락의 심지를 욱여넣고서 욕망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읏… 으응, 읏!”

스스로 움직이고 있으면서도 보채는 것만 같은 소리를 내신다. 좋아하는 지점을 찾아 빠르게 허리를 놀리면서도 더 쾌감을 달라고 말하시다니, 사악해 보일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토록 야한 욕망의 화신이 또 있을까? 어느 순간 신음이 더 커진 쪽은 아가씨가 아닌 자신이 되고 말았다.

“하아… 흐읏! 읏! 크윽!”

자꾸만 사출하고 싶어 큰일이었다.

“윽, 아, 가씨! 읏!”

아가씨의 무게가 가벼우니 망정이니 살집이 좀 있는 분이었다면 어땠을까? 그 무게감과 압력이 만든 쾌감에 자신은 진즉 절정을 터뜨리고도 남았으리라. 가까스로 절정을 미루며 두 손을 올려 아가씨의 허리를 잡았다. 아가씨의 움직임을 천천히 하게 하려는 의도였는데, 갑자기 아가씨가 이렇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후아, 하읏, 이상해. 머리는 아닌데, 으응… 몸이 자꾸만 조급해져. 하으읏, 나, 널, 다시 못 보면, 아읏, 어쩌는가 하고 걱정… 했나 봐!”

호위기사 역시 같은 말을 하고 싶었다.

“후읏, 그래서, 하아, 그래서 이렇게 널 욕심 부리나 봐, 으응, 그리고, 그리고오…….”

“읏, 아가씨, 제발, 천천히….”

“으응, 그리고 내가 이 시기엔, 아아! 내가 이 시기엔, 좀 많이 민감해서… 하앙! 짐승이 된 기분, 으응, 이야! 앗, 앗! 아!”

하이너는 도무지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는 간질간질한 쾌감에 잔뜩 흐려진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그녀가 흥분에 일그러진 얼굴을 하면서도 생긋이 웃었다.

“후후훗, 으응… 요즘 내가, 앗, 아앙… 하아… 내가 마법에 빠지기 직전이거든.”

마법? 하이너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당장은 허리를 튕겨 올렸다. 안으로 거침없이 치고 올라오는 짜릿함에 마리의 호흡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단단한 게 끊임없이 몸 안에 은하수를 뿜어 올려주는 것만 같았다. 우주에 붕 뜬 이 기분을 어찌하면 좋을까! 이러다 기절하는 건 아닌가? 그녀는 그런 걱정을 하면서 잠시 하이너이 허리를 멈추게 하고 상체를 숙였다. 그리고 그의 반듯한 이마에 키스했다.

“후읏, 으응, 움직이지 마….”

“아가씨의 허리가 아니, 아가씨의 안쪽이 움직이잖습니까…… 읏!”

“아, 앗!”

마리는 다시 한 번 하이너의 허리를 꼼짝달싹 못하게 한 뒤, 천천히 심호흡했다. 그러고는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두 손바닥으로 제 얼굴과 목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후우, 하아… 매일 너와, 매일 이 시기만 즐기면 얼마나 좋을까?”

“예……?”

“마법이 싫다아….”

하이너는 아가씨가 말한 마법이 진짜 마법이 아닌 여성들의 마법이란 것을 뒤늦게야 눈치챘다. 그러고 보니 여자들은 특정 시기를 맞이하기 전에 욕구가 왕성해진다던데……. 숨을 고른 아가씨의 허리 놀림이 다시 빨라졌다. 쿡쿡 치고 올라오는 쾌감을 즐기는 데 조금도 부끄러워하시지 않는다. 두 손으로 풍성한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흔들리는 가슴도 스스로 감싸 안으며 쾌락을 충실히 탐하는 아가씨의 모습이 너무 야해서 하이너는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흐읍, 아, 가씨!”

어쩌면 이대로 가다간 아가씨의 몸에 큰 실수를 저지를지도…. 그는 곤란해질 것 같아서 재빨리 아가씨의 몸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그때 아가씨가 그것을 막았다.

“안 돼! 내 안에 잔뜩…… 응?”

“… 아가씨?”

하이너가 걱정스러운 눈길로 보자 마리가 그를 더욱 안으로 인도하며 대답했다.

“괜찮아. 난 언제나 안심해도 돼! 으앗!”

“하, 하아…….”

그 말에, 하이너의 눈에 초점이 풀리고 말았다. 그는 두 손으로 아가씨의 허리를 받쳐 잡은 뒤 그대로 허리를 세게 짓쳐 올렸다. 아가씨는 몸이 부서질 세라 허덕이면서도 황홀한 얼굴을 하고 계셨다.

절정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뜨겁게 내뿜는 절정을 함께 맞이한 아가씨는 허공을 올려다보며 잠시 몸을 수축하듯이 떨었다.

“아, 너무 좋아… 좋았어.”

“저도, 후우,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숨을 거칠게 쉬며 아가씨의 몸을 끌어당겼다. 온몸이 축 늘어져 안기는 아가씨는 마치 지는 꽃잎과 같았다. 충만한 쾌감의 여운에 다시 입맞춤을 시도했다.

“흐읍, 하이너… 달다.”

호위기사의 열기는 아직 사그라지기엔 멀었다. 그는 입맞춤을 멈추고 아가씨의 몸 위로 올라탔다. 짓무른 꽃잎처럼 녹진해진 몸에 다시 자신을 깊숙이 파묻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번 절정을 맞은 몸은 더 예민해져 있었다. 아가씨가 고양이처럼 가르릉거리며 좋아하는 소리를 흘렸다.

아가씨가 좋아할수록 단단한 것은 더욱 커지고 뜨거워지는 듯했다. 마치 화를 내는 것 같기도 하여 하이너는 제 것을 달래주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는 아예 상체를 일으켜 아가씨의 가느다란 두 다리를 잡고서 오직 진퇴하는 것에만 몰두했다. 아가씨의 향기와 정사의 기운이 잔뜩 퍼졌다. 아가씨의 좋아하시는 소리도 안개처럼 귓가를 간질였다.

그러던 한순간, 아가씨가 부탁해오셨다.

“눈을 보여줘, 하이너.”

“…… 예.”

하이너는 아가씨의 맑은 바다 같은 눈을 내려다보았다. 그 눈 속에 자신이 있었다. 아가씨가 귀엽게 생글생글 웃기 시작했다. 하이너도 따라 웃다가 문득 접합부를 내려다보았다. 남녀가 결합된 부분은 마치 안개꽃이 핀 듯 하얗게 반짝였다. 아가씨의 것과 제 것이 하나가 되어 이런 빛깔을 이루었다. 진정으로 아가씨와 하나가 된다는 느낌에 취하는 순간이었다. 경이로웠다. 다시 몸짓이 빨라졌다.

“읏, 으응!”

***

장인의 도시 바너, 수도 크래파.

영원의 봄.

륀체르는 바너 길드장 모임에서 몹시 불만스러워 고성을 외쳐댔다. 뜻하지 않게(?) 드래곤이 나타나 몹쓸 인간들을 소탕해주었는데, 어째서 그 와중에 길드 협회 가입한 이들이 그런 몹쓸 인간들의 사업을 이어받아 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회의에 참가한 바너의 영주도 륀체르의 뜻에 동의하여 비합법적 사업에 손대는 길드장들에게 엄벌을 내릴 것이라며 경고를 하였다.

그러나 그것으로 각 길드장들의 음지 사업이 멈출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더 큰 힘이 필요해.’

회의를 마친 륀체르는 서둘러 영원의 봄에 돌아와 집사를 불렀다. 집사는 그의 명령에 따라 외출 준비를 했다. 회의에 참가할 때 입었던 무거운 복식과는 다른 산뜻하고 가벼운 복장을 준비하고 달콤한 향수에 꽃 선물도 준비하였다.

륀체르는 집사가 준비한 꽃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붉은 건 별로야. 너무 방정맞지 않은가? 좀 더 연한 계통으로 하도록.”

“예. 마스터.”

요새 륀체르는 며칠 동안 시무룩해 있었다. 분명 집사가 말한 적 있지 않았던가?

‘그분(마리)께서 막 침묵의 장에 도착하셨습니다. 치료가 끝나는 대로 면회를 하겠다고 합니다.’ 라고.

그런데 어째서 만나러 오지 않고 무소식인지?

사실 그 말은 마리가 하이너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하이너를 보러 가겠다고 한 말이었다. 절대 륀체르를 만나 고마움의 인사를 하겠단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륀체르는 마리가 자신을 만나러 오는 줄 알고 오해하고 있었다.

‘은혜를 모르는 아가씨 같으니.’

어째서 안 오는 걸까.

어쩌면 그날 자기가 혼잣말로 ‘필요 없다고 해.’라고 한 것을 집사가 마리에게 일러바친 건가? 그래서 마리가 영원의 봄을 찾지 않은 건지도?

아니. 아니다. 자신의 집사가 눈치가 몇 단인데 그런 것을 사사건건 일러바칠 리는 없다.

……아아. 여자 하나 때문에 작은 것에 연연하는 자신이 싫다.

륀체르는 옷을 갈아입고 차를 마시면서 꽃을 기다렸다. 발 빠른 집사는 금세 새로운 꽃을 들고 나타났다. 상아색 잔꽃 사이에 청록색 커다란 꽃 몇 송이가 포인트로 있는 꽃다발이었다. 이런 겨울에 구하기 어려운 꽃이기에, 분명 받는 이가 기뻐하리라.

“흐음, 마음에 드는군. 아, 참. 그리고 내가 준비하라고 한 물건은?”

“여기 있습니다.”

집사는 작은 보석함을 내밀었다. 은색으로 빛나는 이 안에는 반지가 들어 있다. 마리에게 선물해줄 생각으로 자신의 길드에다가 미리 주문해놓은 것이었다.

“어디 볼까.”

상자를 열어 반지의 모양을 본 륀체르는 흡족한 듯 미소 지었다. 이 반지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랑? 정욕 충족을 위한 기초 작업? 모두 틀렸다. 천문학적 액수의 돈을 쓴 게 억울해서라도 마리니시네의 가슴을 빨고 말겠단 야심을 다졌지만, 지금은 그런 음탕한 야심만 다질 때가 아니었다.

그 아가씨와 친구가 되어야 했다.

그래야만 드래곤이라는 큰 패를 쥘 수 있을 테니까.

고로, 이 반지는 우정의 의미를 담은 반지라 할 수 있겠다.

륀체르는 물건을 챙긴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사가 황태자 결혼식에 관해 뭐라 뭐라 말했지만, 륀체르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는 얼른 침묵의 장으로 가서 그녀를 만날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그 시각, 대 여관 침묵의 장에서 마리는 마리아와 함께 짐 정리를 하고 있었다. 바너를 슬슬 떠나기 위해서였다.

============================ 작품 후기 ============================

이 챕터가 1편 남았습니다! 그렇다고 륀체르 빠이빠이는 아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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