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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아가씨와 번뇌의 호위기사-2화 (2/122)

00002  1. 미친 아가씨의 꿍꿍이  =========================================================================

발기한 물건이 말간 액을 토해내자 마리는 또 다시 하이너를 놀렸다.

“저기, 새벽에 침대보를 갈았거든. 그러니 어젯밤처럼 또 오줌 싸면 안 돼. 알았지?”

맙소사. ‘또’ 오줌 싸면 안 된다고? 그럼 어젯밤에 이 침대에서 실례했단 말인가? 하이너는 이런 장소에서 실수하게 한 아가씨를 진심으로 죽이고 싶었다.

미쳐 날뛰는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리는 면포에 다시 물을 적셔 하이너의 성기를 정성껏 닦아주었다. 면포의 부드러운 촉감, 그것보다 더 부드러운 손가락의 촉감에 하이너가 으으! 하고 소리를 냈다.

“쉬잇, 그런 소리 내면 야하다고 했잖아. 일부러 내는 거야?”

하이너가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따져 물었다.

“아가씨, 진짜 제게 왜 이러십니까. 제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마리는 대답 대신 하이너의 묶인 두 다리를 살짝 들어 배설 부위까지 닦았다. 가장 주름이 많은 부위를 거침없이 닦는 손길이 하이너를 너무나 부끄럽게 만들었다. 하이너는 벼락을 맞은 사람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의 침음은 거의 우는 소리에 가까웠다.

“흐윽… 대체… 제가 왜 이런…….”

긴장한 주름들이 합심하여 꽉꽉 조이는 것만 같다. 아가씨는 정말이지 너무 하신다. 평소에 아름다운 아가씨를 보고 수컷 특유의 음란한 망상을 해대곤 했어도 늘 망상에 그쳤을 뿐 실행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어찌 된 게 그런 자기와 달리, 아가씨는 아가씨와 호위 기사 사이의 선을 지키는 덴 통 관심이 없어 보였다. 아직 자신은 육체적으로 순결한 몸인데! 동정에게 이런 기습 공격은 너무 하지 않은가? 어쨌거나 아가씨는 귀족의 신분이니 마음대로 한다 이건가?

‘난 당신의 호위 기사이지, 성 노리개가 아니라고. 진짜 당신이란 아가씨, 미친 아가씨……!’

하이너는 마리를 노려보았다. 마리는 더러워진 면포를 버리고 새 면포를 물에 적셔 하이너의 허벅지와 다리를 닦기 시작했다.

“네 허벅지와 다리가 아주 튼실하구나. 하이너.”

“왜 이러시냐 물었습니다!”

“흐음, 일종의 테스트랄까?”

하이너가 무슨 테스트냐고 물으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마리가 면포로 하이너의 발가락을 간질이듯 닦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자극받는 건 발가락인데 어찌 된 게 몸에서 가장 주름이 많은 부위가 자극을 받는 듯 꽉꽉 조이기 시작했다. 발가락 사이사이를 오가는 강아지풀 같은 촉감에 하이너는 몹시도 괴로워했다.

“으, 제발! 으, 그만! 아가씨, 이러시면 안 됩니다! 자꾸 이러시면 아가씨를 발로 차버릴 수도 있어요!”

“그걸 막으려고 네 사지를 묶어두었지요!”

마리는 하이너의 머리부터 발끝을 전부 깨끗이 닦았다. 그러고는 중대 임무를 마치기라도 한 듯 이마를 닦았다. 하이너는 그런 몸짓을 상당히 우스꽝스럽다고 보다가 갑자기 아가씨의 눈빛이 이상하여 긴장했다.

마리의 반투명한 청록색 눈동자가 괴기스러운 안광을 내뿜고 있었다.

“우리 귀여운 하이너에게 테스트를 시작해볼까.”

아아, 저런 미소를 뭐라 이름 붙여야 할까. 하이너는 여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가씨의 야릇한 표정을 보았다. 육욕으로 형형하게 빛나는 눈동자는 남자의 중심을 향해 있었고, 복숭앗빛으로 발그레한 두 뺨은 남성의 페로몬을 느끼는 듯 잘게 떨렸으며,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 사이는 금방이라도 뭔가를 삼킬 것만 같았다.

‘그래, 저건… 저건…… 어떤 창녀도 짓지 못할 음탕한 표정이야!’

그 순간, 마리가 고개를 숙였다. 면포를 놔버린 그녀는 하이너의 물건을 한입에 삼켰다.

“허헉……!”

태어나 처음 겪는 행위에 하이너는 경악했다. 아가씨의 따스하고 축축하고 말랑한 입술, 뱀처럼 야릇하게 감겨오는 혀의 느낌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자극적이었다! 그리고 물기 어린 야한 소리마저! 사탕 귀신이 사탕을 백 년 만에 먹어도 지금처럼 질척이는 소리는 내지 못할 것이다. 성적으로 방종한 아가씨의 실체를 이런 식으로 체험할 줄이야!

몸 가운데 성기만 분리되어 공중의 꽃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게 과연 무슨 짓이란 말인가.

쾌락의 풀무질 가운데 고개를 든 이성이 그리 물었다. 하이너의 욕정은 물리적으로는 더욱 크기를 키워갔으나, 심리적으로는 한없이 쪼그라들었다. 그럴수록 마리는 풀무질을 더 해갔다.

“으윽, 아, 가, 씨…… 윽…….”

마리는 하이너의 버섯 갓처럼 생긴 그곳을 쭉 빨아들이다가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이건 일종의 테스트라고.”

어떤 테스트? 마법 테스트? 연금술 테스트? 무엇이든 간에 하이너는 ‘혹시 남자의 체액이란 재료가 필요한 테스트는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그러나 물을 수 없었다. 마리가 이번에는 버섯 기둥과 버섯 갓의 사이를 혀끝으로 살살 긁더니 최대한 목 끝까지 넣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딸기 같은 새빨간 혀에 희롱당한 뒤 입술 속으로 쑥 빨려 들어가 마찰하는 느낌은 하이너를 미치게 했다.

“으, 하아, 앗! 아가씨! 읏!”

마리는 마치 하이너를 사정시킬 것처럼 목구멍과 입술을 사용했다. 다른 남자들보다 큰 성기를 목구멍까지 닿게 한 다음 조이기가 영 쉽지 않았다. 그러나 어려운 만큼 반드시 싸게 하고 말겠다는 오기도 생기는 법이었다. 계획상 지금 사정시킬 생각은 없었지만, 그런 각오로 임해야만 자기가 원하는 모종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기에 마리는 최선을 다했다.

‘윽, 이 녀석은 어째 갈수록 더 커지는 거야…… 힘들어.’

생리적인 구역질이 나와 눈을 감았다. 그러자 하품할 때처럼 진득한 눈물이 나와 눈이 축축해졌다. 남자는 시각적 자극에 약한 동물이라 했던가. 그 표정을 보는 하이너는 그만 절정이 다가옴을 느꼈다.

“으, 아가씨, 이제 더는……!”

하이너의 골반이 튕기려는 그때였다.

마리가 갑자기 레이스 손수건으로 입술을 우아하게 훔치며 행위를 중단했다.

“아!”

성기를 감싸던 야릇한 촉감들이 더는 느껴지지 않아 하이너는 애끓는 소리를 흘렸다. 천국의 문 앞까지 갔다가 지옥에 떨어진 느낌이라면 이런 것일까. 하이너는 그녀에게 원망의 눈초리를 건넸다. 도무지 아가씨는 하던 일을 마저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이너는 목소리 대신 성기로 삿대질하며 ‘아아’하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할 수만 있다면 왜 ‘과자’를 줬다가 빼앗느냐고 묻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렇게 따지지 않고 그저 눈을 지그시 감을 뿐이었다.

결국, 아가씨의 야한 장난에 넘어가 희롱당한 것일 뿐이리라.

장난치곤 너무나 야했지만.

마리는 거듭 팽창하기만 하고 줄어들 줄 모르는 하이너의 물건을 딱한 듯 보다가 그의 귓가에다 대고 속삭였다.

“2부가 기대되지 않아?”

“그전에 아가씨를 죽일지도.”

“으응?”

“다시는 이딴 장난에 휘말리지 않을 거란 말입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아가씨의 머리통을 붙잡고 제 것을 물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수컷이기 때문일까. 하이너는 그런 수컷으로 태어난 것을 심히 유감스러워하며 묶인 사지에 힘을 주었다.

“얼른 풀어주십시오.”

“날 죽이려고?”

“그저 혼자 있고 싶을 뿐입니다.”

“혼자 있으면 자위하려고?”

“글쎄요. 오랜만에 검 날을 좀 손질해야겠습니다만.”

결국엔 아가씨를 죽일 준비를 해야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마리는 하이너의 사지를 자유롭게 풀어주고 그가 입을 새 셔츠와 옷도 주었다. 하이너는 앞으로 다시는 아가씨를 보지 않을 사람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속옷과 셔츠를 입었다. 아가씨를 향한 분노가 얼마나 타오르는지 살이 에이고 척추가 다 시큰거릴 정도였다.

옷을 다 입은 그는 아가씨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그럼 오늘 밤 뒤통수 조심하십시오.”

“앗, 잠깐만! 하이너!”

마리는 방에서 나가려는 하이너의 바지춤을 붙잡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하이너의 바지 앞섶은 아직 죽지 않아 불툭 불거져 있었고, 그 밑에서 아가씨가 청록색 보석 같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입술을 달싹이고 있었다.

“뭡니까?”

“으응, 그게.”

마리는 조금 전 야릇한 장난에서 미련이 남은 듯 바지 앞섶에다 제 뺨을 비볐다. 하이너는 그런 그녀가 가소로워 냉정하게 뒤돌아섰다.

물론 머릿속에서만.

현실에서 하이너는 분노한 시늉을 하면서 바지 앞섶을 아가씨에게 더욱 들이밀고 있었다.

“그렇게 장난하지 마시고 얼른 본론이나 이야기하십시오!”

마리는 이제 뺨 대신 손으로 하이너의 바지춤을 훑었다. 그녀의 부탁은 하이너에게 너무나 뜬금없었다.

“소용돌이 산에 가서 드래콘 한 마리를 잡아다 줄래? 아, 물론 흰색이면 좋고.”

소용돌이 산은 오를린 영지 일대에서 괴물들이 득시글거려 가장 위험한 곳이었다. 게다가 드래콘을 잡아 달라니. 승천하지 못한 드래곤과 유니콘 사이에서 태어난 그 동물은 잘만 길들이면 탈 것으로서 최상이라 할 수 있었으나, 일개 인간이 잡겠다고 덤비기엔 너무나 위험했다. 실력이 뛰어난 마법사와 힘 좋은 사람이 팀을 이뤄 덤벼야만 하는 동물이었다.

하이너는 호위 기사가 소용돌이 산에 가서 드래콘을 잡는 그 일이 아가씨가 말하는 ‘테스트’인가 싶어서 코웃음이 나왔다.

“아아, 흰색 드래콘 말씀입니까. 그랬죠. 예전부터 아가씨는 흰색을 좋아하셨죠. 하지만 제가 왜 그런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군요. 저는 아가씨의 호위 기사이지 애완 동물 배달부가 아닙니다만.”

“어머, 우리 사이에 그런 것도 못 해줘?”

“해준다 못 해준다는 문제가 아니라 그런 테스트를 이해할 수 없단 말입니다. 무슨 목적의 테스트입니까?”

“그건 말해줄 수 없어.”

“어째서요?”

“말해주면 재미없거든. 아무튼…… 하이너.”

마리는 섭섭한 얼굴로 하이너의 바지춤을 잡았다. 자극을 주어 어떻게든 제 명령을 따르게 하려는 술수임에 분명하다. 하이너는 절대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진짜 장난하나. 자기가 왜 그 위험한 짓을 해야 하는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이런 음탕한 장난을 치는 것이 창녀와 다를 게 뭔가. 원래부터 아가씨에게 정숙함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소용돌이 산에 가서 드래콘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면 조금이나마 진지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이너는 차갑고 딱딱한 자세로 그녀를 떼어냈다.

“왜 이러십니까, 이제 그만 떨어져 주시죠?”

“2부가 기대되지 않는 거야?”

“흥, 전혀요.”

“가는 거야?”

하이너는 대답도 하지 않고 감히 무례하기 짝이 없게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얼른 방으로 가서 칼 날을 갈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 그런데 방으로 향해야 할 걸음이 어째서인지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

‘젠장! 2부라니!’

하이너의 몸과 마음은 따로 놀고 있었고, 그의 눈앞에선 아가씨의 분홍빛 입술, 붉은 혀가 아른거렸다.

‘소용돌이 산이 북쪽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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