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능 귀족 여체 하렘-188화 (188/199)

 완결 후 - 외전 A(4)

여왕들 대신 에키시의 노리개가 된 스노. 그 기간이 너무 길어 무표정한 가면 아래에서 많은 게 망가져 있었음을 이제 알아버렸다. 덕분에 그녀는 이제 완전한 오나홀이 되겠지만 그건 조금 뒤의 이야기.

“여기가 서방 대륙…”

“무엇이냐, 이건…”

“허어어어…”

바로 전날, 스노가 그런 행동을 취하고 그 다음날 동방에서 온 사절단이 대륙에 도착했다. 본래라면 스노가 뺨을 때린 그날 도착했어야 할 사람들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하루 늦게 도착한 것이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지만 에키시나 동방 사절단에겐 딱 맞은 타이밍이었으며 그들은 이 나라의 문물과 생태에 놀람을 금치 않았다.

특히 대륙의 크기를 알려주기 위해서 비공정을 썼던 것이 문제다. 커다란 갓을 쓰고, 천 옷으로 몸을 가린, 말 그대로 옛 선비와도 같은 보수적인 사람들이었으나, 처음에는 그렇게나 시큰둥했던 동방의 어르신들이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 본 순간 공포를 알아버리고 말았다.

“이렇게나 큰 땅에, 땅을 달리는 철 마차, 거기에 하늘을 날아 이동하는 방법까지…”

“이 넓은 땅을 대체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건지 물어봐도 되겠는가?”

“레즈우, 호모우, 수가르의 세 나라를 대표로, 페티시 왕국과 그 왕을 정점 삼아 나머지 소국의 왕들을 제후 취급하고 있습니다. 황제를 칭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론 제왕이나 다름없군요.”

“그런 분을 기다리게 했는데, 정말로 괜찮은 건가…?”

“태평하고 여유로우신 분입니다. 도중에 많은 사건이 있었으니 오히려 경들을 걱정해주시겠죠.”

그런 그들을 안내하고 경호하는 건 다름 아닌 백합 기사단의 여자들. 갑옷으로 몸을 단단히 싸매고 비공정 위에서 그들에게 궁금한 점을 알려주고 있다. 게임 사양인 건지 저쪽과 이쪽의 언어가 똑같았기에 서로 대화를 하는 데 지장은 없다. 다만 사상의 차이가 좀 있는 건지 여자들이 호위하는 모습을 좀체 좋게 보고 있지 않는 정도가 걸림돌이 된다.

“그런 분께서 여자를 보낸 게 이해가 가질 않는군. 혹시 우리는 무시당하고 있는 건가? 이렇게나 큰 땅을 가지신 분이라고는 해도 이 처우는 납득할 수 없다. 국가와 국가 간의 이야기에 사적인 감정을 끼우시는 건 아니겠지?”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오해입니다.”

“그럼 어째서 여자만 보냈단 말인가? 납득이 가는 대답을 해다오.”

“아직 저희 토지를 밟아보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나라는 여자나 남자의 성별에 차이를 두진 않습니다. 게다가 그쪽과 달리 성적에 개방적이라 동방에서 온 귀하신 분들을 대접하란 의미도 담겨 있었기에 우리를 보낸 겁니다.”

“대접이라니?”

“설마…”

“네, 그런 의미죠.”

갑옷을 슬쩍 빗겨벗는 백합 기사단. 공주 기사 같은 가벼운 갑옷 차림이기에 조금만 벗어도 가슴이나 유륜이 그대로 보인다. 동방에서 온 사절단 대부분은 중년층이었기에 그 대부분이 놀라 했고 흥분감은 거의 없었다.

“크흠…”

“이 무슨 천박한…”

“페티시 왕은 우리를 놀리고 있는 건가?!”

“아뇨, 이게 이 대륙의 일상입니다. 길 가다가 눈이 맞아서 그 자리에서 성교하는 일 따위 상식이나 다름없죠. 거기에 성별도 나이도 상관없습니다. 사랑만 있으면 된다가 이 땅의 기본 이념이라서요.”

“심지어 무생물이나 동물과 결혼하는 이도 있으니…”

“그렇죠, 이걸로 놀라시면 곤란할 정도입니다.”

“뭐라고?!”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을 그대로 믿을 것 같은가?!”

“동물과 결혼이라니, 미친 소리!”

“믿기 힘들어도 이게 현실입니다.”

“이 땅에서 섹스는 인사나 마찬가지.”

“저쪽의 상식은 이쪽에서 통하질 않습니다.”

좋든 싫든 비공정에서 내리면 전부 알게 된다고 말을 일축하는 백합 기사단. 그녀들의 야릇한 웃음소리에 중년들의 얼굴이 아주 약간 붉어진다. 거기에 그들의 상식을 부수듯 몇 가지 이야기를 더 꺼내니 그들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으며 그 말을 부정하듯 머리를 흔드는 이도 생겨났다.

“도저히 믿기 힘든 내용이다.”

“납득이 가질 않아.”

“우리나라의 사람들에게 대체 뭐라고 설명을 하면 좋은 건지…”

“게다가 여왕이 셋이나 있는 건가…”

“동방은 남자가 아니면 왕이 되지 못한다고 했죠?”

“그렇다.”

“여왕 따위, 있을 수 없는 일이지.”

그들의 부정에 계속해서 음탕한 웃음소리를 내는 백합 기사단. 그 모습은 마치 서큐버스와도 같았으며 그다음에 내뱉어진 말엔 동방의 사절단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 그러고 보면 사절단 분들은 그것도 모르시겠군요.”

“또 뭘 말하려는 게냐.”

“에키시 님을 지지하는 세 나라의 여왕님들 말인데요. 사실은, 그 전원이 에키시 님의 육변기랍니다.”

“뭐?”

“장난치지 마라.”

“일단은, 대국의 여왕 아닌가?!”

“겉으로는 아내 취급받고 있지만 실은 그 이하의 무언가예요.”

“결혼식 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알몸으로 자지를 빨게 하는 둥 엄청난 짓을 하셨죠.”

“이 대륙의 모든 사람이 아는 일이지만 여러분들은 모르겠다 싶어서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그만… 거짓말은 그만둬라…”

“도저히 믿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니…”

“싫어도 좋아도 알게 될 테니 저흰 상관없지만요.”

“우린 분명히 말했으니 나중에 딴죽 걸 일이 없길 바랄 뿐입니다.”

“크으으음…”

기사단의 말과 동시에 동방 사절단의 얼굴이 하나같이 비틀린다. 본국으로 돌아가 대체 뭘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는 건지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져온 것이다. 보수나 진보를 떠나 이 정도의 이야기가 되면 자기네들의 왕도 우스갯소리를 하냐면서 욕을 퍼부울 내용이 태산이니 곤란하기 그지없었다.

‘저렇게 고민해도 대답은 나오지 않는데 말이야.’

‘그렇지.’

‘어차피 남자잖아. 나이는 좀 있어도.’

‘여타 그렇듯, 단번에 이성이 녹아내릴 거야.’

반면 백합 기사단은 비공정이 점점 지상으로 내려가는 것을 느끼며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것을 주위에 알렸다. 그 사절단 아저씨들이 뭘 어떻게 고민하듯 지상에 발을 붙인 순간 여기가 어떤 나라인지 깨닫게 된다고 다시 설명하면서 그들을 안전하게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며 선착장 앞 열차를 타고 페티시 왕국의 왕도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철컹이며 나아가는 열차 안에서 여전히 고민하던 동방 사절단. 그러나 왕도가 눈에 보이는 거리에 도착할 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진다. 열차 내를 돌아다니는 창녀와 남창의 수가 부쩍 늘어나는 것도 그렇고 승객들의 분위기도 점점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대놓고 웃통을 까고 있는 사람도 생겨나고 사절단 바로 근처에 있던 귀부인은 옷을 벗어던지듯 한지라 그 광경을 본 이들은 경악을 금치 않는다.

“대체 뭐냐, 왜 갑자기 이런 분위기가…?!”

“왜 벗고 있는 거지!”

“말씀드렸다시피, 왕도에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왕도에?”

“네, 페티시 왕이 다스리는 땅은 이 대륙의 중심. 이 대륙에서 제일 욕망이 넘치는 장소. 사랑이 있다면 뭐든 허락하는 곳이기에 저런 광경이 당연한 일입니다.”

마치 두 번 말하게 하지 말라는 것처럼 살짝 귀찮은 티를 내는 백합 기사단의 여자들. 거기에 에키시가 노추르를 처음 알았을 때보다 심한 반응을 하면서 식은땀을 흘리는 중년 남성들. 「우리도 벗어야 하는 거냐?」라는 질문까지 했지만 「꼭 강요하는 건 아니다」라는 대답을 듣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슬슬 역에 도착하겠군요.”

“내리실 준비를 하시죠.”

“으으음… 그래…”

“잘 부탁한다.”

빨리 이야기를 나눈 후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숨기질 않는 사절단. 처음에는 그렇게나 당당했던 남자들이지만 점점 기가 죽어 지금은 어깨마저 좁아 보였다. 게다가 역에서 내려 왕도 정문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이질감을 느꼈을 때는 이미 발을 빼기엔 늦었다는 확신마저 든다.

“여기가 페티시 왕도, 이 대륙의 중심, 이 모든 것을 만든 왕의…”

“즉, 에키시 님을 위한 불야성입니다.”

“정말로 실례되지만 본심을 말해도 해도 되겠나?”

“얼마든지요.”

“여긴, 지옥인가?”

“자주 듣는 말입니다. 쾌락천이 실존한다면 이런 곳이겠죠.”

좋게 받아들이겠다면서 크게 웃는 백합 기사단의 사람들. 그리고 왕도의 뒷문으로 나아가 좀 기다리니 새로운 병사들이 몰려와 그들을 반겼다. 그녀들 또한 백합 기사단의 일원이지만 밖으로 사절단을 맞이하러 간 이들과는 다르게 옷차림이 파격적인 게 문제였다.

“오셨습니까? 왕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여기서부터는 우리가 호위하겠으니 이쪽으로 오시죠.”

“뭐냐, 정말로, 영문을 알 수 없는 곳이로다…”

“흠?”

“동방에서 온 사절단 님들은 여기가 익숙지 않으신 모양이야. 그리고 너희들 차림새도 눈에 두기 힘들어 하셔.”

“아, 그런가. 실례했군요.”

“다 큰 처자들이 어찌 그런…”

투덜투덜 거리면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중년의 늙은이들. 그러나 점점 이 분위기에 익숙해져 가는 건지 그 시선이 여자들의 엉덩이나 가슴으로 향한다. 그들을 맞이하러 온 백합 기사단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유두나 보지가 그대로 드러난 무희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기에 더욱이 눈길을 끌고 만다.

“여기가 익숙지 않으시다면 저희와 함께 왕도를 한 바퀴 도는 게 어떠십니까?”

“그것만으로도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니, 그러나, 왕이 기다리고 있잖은가?”

“우리 왕은 태평하고 여유로우신 분입니다. 조금 늦는다 하더라도 당연하다는 것처럼 기다려주시겠죠.”

“밖에서 만난 처자들과 똑같은 소리를 하는군.”

“그렇습니까? 그렇지만 사실이라서요.”

“그런 말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가? 왕을 모욕하다니, 불경죄에 속한 말이잖은가.”

“에키시 왕은 우리가 철이 들었을 무렵부터 모시던 분이기에 그 성미를 아주 잘 알고 있답니다. 이런 일로 가벼이 처벌을 내리실 분이 아닙니다.”

“그런가…”

“우리들의 상식이나 사상으론 이해할 수 없는 권력 구조로다…”

본국에서 그런 말을 하고 누군가의 귀에 들어갔더라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터. 이 나라의 왕은 사랑받는 건지 무시당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진땀을 빼는 사절단. 그러나 역시 왕을 기다리게는 할 수 없다며 자기네들의 상식에서 어긋나는 짓은 하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사절단이 밖을 돌아다니며 음행에 빠지는 편을 더 좋아할 왕이었지만 그들은 그 점을 전혀 모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쪽으로 오시죠.”

“으음.”

“부디, 유익한 대화가 되길…”

“아무런 일도 없었으면 좋겠군…”

“본국에 설명할 수 있는 범위의 이야기가 되면 좋으련만.”

마치 자기 자신에게 비는 것 같은 모습에 여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그 미소는 떨어질 일이 없고 그들을 데리고 왕성을 향해 계속 걸어나갔으며 그 사이 수많은 창녀와 남창을 지나 왕성 안으로 들어갔음에도 음탕한 광경이 계속 이어져 나왔다.

벽에 걸려있는 초상화는 각 여왕들과 함께 한 추잡한 그림이 대부분, 길목에 서 있는 동상도 카울이 말처럼 조교 당하고 있는 꼴에, 또 어떤 것은 결혼식장에서 벌인 일을 그대로 재현한 것도 있으며, 사람들이 좀 돌아다니고 있는 홀에는 거의 전라나 다름없는 메이드나, 하드 교단에서 만든 것 같은 성 노예가 벽에 장신구처럼 매달려 있기도 했다.

들어가면 갈수록 상식이 깨부숴지는 광경에 중년들의 입에 신음이 머문다. 여자만 이루어진 기사단을 보낸 건 왕이 자기네들을 놀리려고 그런 게 아니었다며 다시 깨달았고 그녀들이 말했던 태평하고 여유로운 왕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며 거짓을 의심한다. 자칫하면 이 자리에서 죽을 수 있지 않냐는 헛 소리마저 떠오를 정도였다.

“이쪽으로 오시죠.”

“여기입니다.”

“불안이 있으시다면 저희도 같이 동행해 드릴 수 있습니다.”

“어쩌시겠어요?”

그런 와중 그녀들의 제안에 당혹해하는 사절단. 거대한 문을 앞에 두고서 갑작스레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싶어 한다.

“동행이라니, 왕의 어전이다.”

“게다가 나라 간의 이야기… 대체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가?”

돌아온 대답에 얼이 빠진 얼굴을 했지만 곧장 그 이유가 나왔다.

“보통은 여자나 좋아하는 것을 옆에 두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성적 접대는 뇌물이 아니라 일상이나 마찬가지라서요.”

“그쪽은 그러시지 않으시나요?”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잖은가.”

“알다가도 모를 나라 군.”

“그런 생각으로 안에 들어가시면 충격 먹으실 텐데요.”

“접대는 우리가 한단 의미가 아니고 지킨다는 의미로 하는 거니까요.”

“무슨 의미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왕의 보좌관은, 인간이 아닙니다.”

“뭐?”

“보시면 알겠죠.”

“일단 그 상식을 깨는 데 도움도 될 테고요.”

“우리 제안을 거부하셨으니 앞으로는 알아서 해주시길 바랍니다.”

일단 그 제안을 거절하는 사절단이지만 곧 그 결정을 후회하게 됐다. 백합 기사단이 서큐버스처럼 웃어대는 것과 동시에 왕좌로 향하는 길이 열리면서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기에 몸이 저절로 숙여졌고…

“우, 우오, 오오오오오오옥?!”

“무어냐?! 이건?!”

“자, 자, 왕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오세요~!”

“모두 기다리다 지쳤답니다아!!!”

“으오, 으으으오오오오?! 떨어, 지, 거?! 크우우우웁!”

“그만, 드, 우어어어어!!!”

그 안에서 등장한 수많은 여자들의 손길에 의해 안쪽으로 끌려들어 가며 육체와 육체 속으로 그들의 몸이 사라져간다. 말 그대로 살과 살 틈에 끼여 억지로 끌려간 거다. 그 모습은 마치 지옥에 떨어지는 죄인과 같았고. 그것을 지켜보는 백합 기사단은 간수장이나 마찬가지였다.

“히히힛.”

“저 꼬락서니를 보니, 어제 개조된 스노 보좌관을 보면 놀라 까무러치겠어.”

“아으, 저런 늙은이들을 타락시키는 게 참 재밌는데…”

“아쉽다아~!”

백합 기사단은 하나같이 사절단을 놓친 걸 아쉬워하면서 등을 돌린다.

문 너머로 들려오는 남자들의 놀란 소리를 위로 삼아.

그들이 얼마나 놀라 할지 자기네들끼리 내기를 걸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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