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능 귀족 여체 하렘-173화 (173/199)

 에피소드 4 - 주인님 루트 〈교단 지배 완료〉

썬이 그의 명령을 받은 후 얼마나 지났을까?

연구소는 일시적으로나마 원래 모습을 되찾는다.

비대해진 가슴은 그대로였고 남자들도 대부분 여자 측으로 돌아가 색욕에 찌들어버렸지만 그래도 손님이 왔을 때 정도는 멀쩡히 응대할 정도가 됐다. 교단 자체가 예전보다 어두컴컴해지고 핑크, 보라, 빨강 같은 음란한 색이 섞인 곳이 됐지만 어떻게 보면 그게 하드 교단의 올바른 모습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젖소로만 개조됐던 그녀들이지만 그것도 점점 변해갔다. 자진해서 자기 개조를 하여 각종 동물 코스프레를 한 이상한 곳으로 변질된 거다. 소, 말, 토끼, 젖소, 개, 고양이, 그것 외에도 기타 등등…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애니멀 코스프레 회장이라고 착각할 장소. 바니걸이 버젓이 돌아다니는 교단이라니 그것참 우습다. 그 꼴을 구경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했고 또 많은 신자가 생겨나기도 했다. 자위용 젤(미약 첨부)을 배포한 게 큰 효과를 발휘한 걸지도 모른다. 남녀노소 가랑이를 부여잡고 교단에 입단하러 왔을 때는 배꼽을 잡고 웃었을 정도다.

그렇게 교단은 점점 성장해나간다.

어디까지나 선은 안 넘는 선에서.

어쨌든, 이 장소는 의외로 안락한 보금자리가 되었다.

적어도 내게 있어선 말이다.

“결국엔 누나나 아이는 오지 않았나. 그날 후 썬과의 연락이 뚝 끊겨버렸고.”

“공주님을 너무 대놓고 이용하셨으니까요. 수상쩍음을 느낀 게 확실합니다.”

“뭐어, 그걸 감안해도 지금의 상황은 나쁘지 않지만요오~?”

교단의 최상층. 본래라면 교황이 있어야 할 방. 거기서 젖소 차림의 파이와 와이를 앞에 두고 술을 마시고 있다. 전 교황인 피스팅은 완전히 암컷이 되어버려서 최근에는 매일 같이 남자 연구원들을 역 레이프 하러 다니고 있고 내가 그 대리를 맡고 있는 꼴이다.

덕분에 나와 두 사람은 이 꼴이다. 썬을 보낸 후 왕성에 틀어박힌 여자들을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보다 왕도 전체가 소란스러워져서 이젠 그럴 겨를이 아니게 된 거다. 왕성 내도 시끄러울 테고 나와 만나서 섹스할 겨를이 아닐 테지. 카울도 저쪽에 보내놨겠다 일이 잘 풀리기만을 바랄 뿐이다.

“국경 부근에서 소란이 일어났습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보다 움직이는 게 빨랐군요.”

“저쪽은 나처럼 무능하지 않단 거겠지. 예측하고 있었다는 것처럼 대응하고 있잖아.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너희 예상대로라면 일이 잘 풀려야 되겠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니…”

“에키시 님은 왕성으로 가보지 않으실 겁니까? 로키시 님과 카울은 이미 왕도를 나섰고 남은 건 공주님들뿐. 지금이라면 예정대로 전쟁이 끝나기 전까진 공주님들의 조교를 끝마칠 수 있고 전쟁을 끝내 돌아온 로키시 님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만.”

“내가 부르러 갈 필요 없잖아.”

“그건 무슨 의미입니까?”

“저쪽에서 찾아올 거란 소리야. 썬이 떠나간 지 또 일주일 지났잖아? 이제 이성으로 참을 수 있을 시기는 아니지. 아무리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녀들의 성욕은 멈추지 않을 테니까.”

“흠.”

“자신 만만하시네요오~?!”

“여자와 관련된 일은 늘 자신 있지.”

난 무능한 남자지만 그럼에도 이런 대사를 너무나 좋아한다. 마치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 같은 말투. 중2병 같지만 너무나 끌리는 행위다.

“자, 봐라, 말하자마자… 하하하하핫~!”

“선견지명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신께서 그런 나를 도왔는지 하드 교단 최상층의 창문 너머로 마차 한 대가 오는 게 보였다. 누가 봐도 왕족이 타고 있을 법한 커다란 마차에 엘피가 호위 삼아 따라오고 있으며 왕도를 뚫고 하드 교단을 향해 쭉 달려오고 있다.

곧 싸움이 일어난다고 하는데도 평화로운 왕도의 대로. 그런 곳을 그렇게나 호들갑을 떨며 달려오는 마차라니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안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티가 난다.

“어떻게 할까요오오~?”

“파이, 네가 먼저 내려가서 응대하고 있어라. 나는 좀 있다가 내려갈 테니까 한 시간 정도만 질질 끌고 있어.”

“후흐, 알겠습니다아~! 있는 힘껏 애태우고 있겠습니다아아~!”

“음, 잘 부탁한다.”

내 명령과 동시에 기쁜듯한 웃음소리를 내며 문밖으로 뛰어나가는 파이.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몇 연구원들을 데리고 「새 희생양이 왔어요오오오~!」라며 날뛰는 것이 그녀들을 곱게 돌려보낼 생각은 없어 보였다. 빠르게 내려가지 않으면 파이의 지시하게 소란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든다.

“왜 파이에게 맡기셨죠? 바로 내려가지 않으면 가랑이를 부여잡고 여기까지 올라올 사람들입니다. 썬에게서 이야기를 다 들었을 테고 그녀와 함께 벌을 주면 되는 게 아닌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애태우게 해서 울고불고 난리를 치게 하는 편이 재밌을 거 아냐?”

“이렇게 오래 참게 했으니, 질릴 정도로 반성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데 이 정도로 끝내서야 쓰나? 더 해야지. 아무렴, 질릴 때까지 해야 해.”

“으으음…”

나야 지금 웃고 있지만 지금 전장에 나간 사람들은 그런 것도 아니겠지. 그렇게 말하니 와이도 웃어넘길 순 없는 건지 표정이 쌔해졌고 빨리 내려가자는 부탁도 안 해오게 됐다. 웃고 있는 내 얼굴 아래에 무슨 감정이 도사리고 있는 건지 그 후각으로 눈치챈 모양이다.

“그보다, 이번 싸움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

“네? 아, 어떤 이야기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나는 이런 대규모 싸움에 자신이 없어서 너희들이 레즈우 왕국을 이길 수 있다고 자만하는 요인을 정확히 알고 싶거든.”

그런 어정쩡한 분위기로 한 시간이나 기다릴 수는 없었기에 말을 돌렸고 내 질문과 그녀의 표정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은 양국의 국경. 우리의 주요 전력은 퀴어 왕이 이끄는 사병에 누나와 카울. 그리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봉기한 각 소국의 군대. 즉, 반 레즈우 왕국 연합. 그걸로 틀림없나?”

“차오가 미리 준비하고 있던 노예병도 있습니다. 본래라면 레즈우 왕국의 갑옷을 입은 노예 병사로 국내를 혼잡하게 만들어 양국의 관계를 악화시킬 예정이었다고 합니다만. 그 차오가 카울의 뒤통수를 쳐서…”

“아, 그랬지.”

스노가 카울의 뒤통수를, 차오가 카울의 뒤통수를, 저 녀석들 정말로 동료가 맞았나 싶다. 게다가 그 노예들이 탄 배를 우리 아버지가 침몰시킨 모양이고. 최악의 경우 학교에 있던 귀족 자녀들을 노예병들로 납치해 야만인들의 나라로 끌고 가려는 것까지 생각했었다는데…

“노예선이 레즈우를 들려 호모우까지 오면서 여러 대 파괴됐지만. 당초의 국내 소란 작전을 개시하진 못해도 이번 전투에 내보낼 정도의 수는 된다고 합니다.”

“이야기만 들어봐도 우리가 질 요소가 안 보여. 호모우 왕국의 주요 병력은 왕도에서 움직이지 않았지만 필요한 상황이 되면 뒤늦게라도 참여할 테고. 숫자만 봐도 지금의 연합군만으로도 레즈우 왕국을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아. 당초의 예정대로라면 차오가 레즈우 국내를 소란스럽게 만들었을 테지만 그건 실패했다 쳐도. 그걸 감안해도 정말로 질 요소가 없지 않나 싶을 정도인데…”

“네, 그렇죠. 질 요소가 없습니다. 보통이라면 간단히 이기겠죠.”

“보통이라면?”

“우리 쪽에는 그 로키시 님과 카울이라고 하는 비밀 무기가 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질 요소가 없긴 합니다만 저쪽도 대국. 그런 괴물들을 상대하는데 적합한 방법을 알고 있죠.”

“무슨 의미냐.”

“에키시 님, 잊고 계십니까? 레즈우 왕국이 하늘에 뭘 기르고 있는지.”

“음… 아아, 아아아아, 그랬지…”

눈을 감고 예전에 학교에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구름 사이로 날아올라 시원하게 바람을 맞으면서 내 육체의 성능에 감탄했을 무렵. 그 거무칙칙한 구름 사이로 보였던 커다란 비늘과 이빨이 인상적인 그것. 나도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잠깐이나마 머릿속에서 지우고 있었다. 두 눈으로 보고 내가 쓰는 무기도 그것의 비늘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전쟁에 참여한다는 발상을 못해서 잊고 만 거다.

즉, 드래곤이 이번 전쟁에 참여한다…

레즈우 왕국을 지키는 신성한 괴물…

그 나라의 절대 방어선…

“우리 누나, 검만 들면 항문을 꽉 조이게 됐는데. 그거 때려잡을 수 있을까?”

“그렇게 걱정되면 직접 가보심이?”

“미쳤냐.”

그런 걸 상대할 용기가 없다고 하는데도 놀리지도 않고 그렇겠죠라며 당연한 반응을 해온다. 싸움에 나가기 전 카울에게 내 칼을 맡겨놨으니 그쪽에서 어떻게 해줄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이쪽은 이쪽대로 아직 비밀이 있는 건지…

“그걸 제외해도 이기긴 이길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기왕 우리 교단을 먹은 거 끝까지 잘 이끌 생각만 해주시죠.”

“아직 숨기고 있는 게 있어?”

“네, 이기기 위한 싸움이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에키시 님을 왕으로 만들 수 없으니까 할 수 있는 건 전부 했습니다.”

“믿음직스러워.”

마치 책사라도 된 것처럼 싱긋 웃으면서 기대하라고 말하는 와이. 나는 그 미소에 「그런 비밀이라면 억지로 캐물어보지 않겠어」라고 답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그런 거라면 즐거움을 남겨두는 느낌으로 참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쯤 되면 드래곤이 불쌍해지는군.’

와이의 말에 마음을 놓는다. 그리고는 술을 한잔 더 마신 후 한숨을 내뱉고 귀를 기울였다.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무심코 미소를 짓고 만다.

“슬슬 갈까?”

“한 시간은 있다 간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지금 안 가면 연구실 바닥에서 자위라도 하겠다 싶어서.”

“아… 역시… 그건 좀 그렇죠…”

아무리 그래도 공주님들이다.

체통은 지켜줘야지.

그리고 다시는 나쁜 짓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착한 공주님으로 만들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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