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능 귀족 여체 하렘-167화 (167/199)

 에피소드 3 - 애마 공주 루트 〈상하 관계 주입 완료〉

벌벌 떠는 파이와 첫 만남 때처럼 어색하게 굳은 와이. 그녀들의 그런 모습은 아주 오래간만에 보는 것이었다. 내가 등을 돌린 순간 보지를 만지며 자위를 하고 열락에 가득 찬 목소리를 내는 걸 봐서는 그 명령이 아예 싫진 않았던 모양이지만. 내가 한마디 하는 것으로 그렇게 벌벌 떠는 걸 보니 내가 완전히 무시당하고 사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오히려 여자들에게 떠받들어지는 경향이 있다. 나를 너무 잘 따라서 내가 해야 할 행동을 내 허락도 없이 알아서 처리하려고 드니까 일을 벌이는 것 같은 느낌. 마치 하나의 종교를 만들어 신처럼 떠받들어지는 기분. 그러니까 우리 쪽 여자들을 싫어할 수 없고 함부로 고삐조차 잡을 수 없었던 거다.

그러니, 이 에키시 숭배 파티의 요충을 조진다.

내 말이라면 뭐든 따라준다면 그걸 이용해주지.

나도 독하게 나서준다 그거야.

솔직히 말해서 그 몸을 개조하라고 말했을 때 거절당하는 것까지 생각해뒀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떠나가는 내 등 뒤에서 자위 쇼를 벌일 정도로 기뻐해댔을 정도다. 다음날 저녁 부근에 연구실을 다시 들리니 카울은 이미 목의 수술이 끝나 있는 상태였고 허리도 팔도 멀쩡해져서는 나를 반기기까지 했다.

그러나 마조히스트 속성과 나를 태우면 즐거워지는 건 그대로인지 여전히 달리기를 요망해왔다. 「주인, 에키시 주인, 어서, 어서, 어서~!」라며 어린애처럼 들뜬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남자 연구원들이 슬쩍 다가와 내게 아첨을 하려고 하니 「꺼져라」라며 예전 기질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짐승 공주, 그 이명 그대로 상하 관계가 설립되니 나를 잘 따르는 말이 됐다. 동물이란 원래 그런 거지만 여기까지 되면 차오도 무서워지는 건지 잘 다가오지 않았다. 개조당하기 전까지 내게 편애 받던 차오였기에 그녀를 보자마자 「원숭이는 저리 꺼져」라며 내 아랫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애완동물끼리의 영역 다툼은 예상 외였기에 좀 벙찌긴 했지만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 선에선 방치하기로 마음먹고 다음날을 맞이했다.

철컹이는 유사 기계들이 정겹다. 현대의 물품은 아니면서도 공학 느낌이 물씬 나는 장소다. 공장식으로 돌아가던 개조실은 아주 잠깐 멈춰서 지금만큼은 나를 위한 개인 연구실이 됐다.

개인 연구실… 이라고는 해도…

‘나 혼자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의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차오와 카울. 그리고 나를 둘러싼 남자 연구원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말한 지 이틀 밖에 안 지났다. 근데 벌써 준비됐다고?”

“네, 이렇게 보여도 이쪽 일은 우리들이 전문이라서요.”

“하루면 충분한 일이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동료 과학자에게 이런 개조를 하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지만요.”

“그것도 우리 교단의 핵심 두 명을…”

“그래서 불만이라도 있는 건가? 만약 동료를 개조하는 건 좀 아니다 싶다면 지금 당장 말해. 그럼 그만두는 쪽으로 생각할 테니까.”

“우리 교단의 모토가 쾌락으로 세상에 평화를 가져온다 아닙니까?”

“그런 부분에 관한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몇 여성 동료들이 대놓고 부러워하고 있어서요.”

“이걸 부러워한다고?”

“네, 그렇습니다. 여기에 들어오는 여자들 대부분이 쾌락에 빠져 행복한 삶을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만. 교단의 근거지인 이 나라 자체가 근육투성이인 남자들 뿐이니 좀처럼 주인 될 남자를 못 구해서……”

“덕분에 대부분 미혼이죠. 결혼 상대는 고사하고 자신의 성벽을 알아줄 남자 하나 못 잡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사, 좀처럼 없으니 부러워할 수밖에요.”

“너희 눈에는 이게 결혼식으로 보이는 건가?”

“한 남자를 평생 섬긴다는 점에선 결혼이나 마찬가지겠죠.”

“맞습니다.”

“겉으로만 사랑한다고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한쪽을 완전히 속박하는 게 좀 더 로맨틱하다고 생각하는 파라서요.”

“너희들 어디 가서 미쳤다는 소리 안 들어?”

“최근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예전엔 꽤 들었지만요.”

“요즘 신도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고. 우리 교단도 메이저 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게 됐습니다.”

“애초에 근본을 따지면 인간 전부가 짐승입니다. 쾌락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걸 바라는 것에 무슨 이상함이 있는 걸까요?”

“배부르게 먹고, 따뜻한 곳에 자며, 아이를 낳는다…”

“말 그대로 번영의 극치.”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것…”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 한 마리의 짐승이 될 그 두 사람에겐 축복을 보내고 싶은 기분뿐입니다.”

“그런 철학 비스름한 것을 물어보고 싶었던 게 아니지만……”

눈을 돌려 등 뒤를 바라본다. 파이나 와이의 통상 차림. 즉, 연구복을 똑같이 입고 커다란 가슴을 마구 만져대는 여자 연구원들이 한가득 줄 서 있다. 지상(왕도)에는 게이들이 한가득, 지하(연구실)에는 변태들이 한가득…

왕녀가 약물 가지고 레즈 보빔하고 다니는 레즈우 왕국도 한 미침 한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랑 비할 바가 아니었다. 아무리 이 나라가 게이 비율이 높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성욕에 찌든 여자들이 넘칠 줄은 몰랐다.

‘이 나라는 이미 끝장이군.’

이 교단이 여기서 흥행하는 이유는 100% 호모우 교단 때문이리라. 이상하게 여자 연구원 비율이 높다 생각했는데 남자들이 저쪽으로 빠지는 만큼 이쪽으로 혈기 넘치는 여자가 오는 게 확실했다. 남자만큼은 아니겠지만 여자도 성욕이 있고 나이를 먹을수록 그게 극대화되는 데다가 미용까지 챙길 수 있는 이곳이라면 여자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다.

‘그걸 감안해도 대부분의 연구원이 저 꼴이라니.’

다루고 있는 약이 저 모양이니 여자 연구원들의 그 꼬락서니도 이해할 수 있다. 내 얼굴을 보면서 발정하다니 여러모로 신선한 체험이다. 내가 이번 생은 좀 잘생기게 태어났지 싶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딸감으로 사용되는 건 처음이었고. 이 나라 자체가 하도 마초 계열 남성이 많으니 나 같은 슬림한 남자는 오래간만에 본다고 칭찬 아닌 칭찬까지 해온다.

물론, 그렇다고 남자 연구원들이 멀쩡한 건 아니다. 여자 연구원들이 저 모양 저 꼬락서니인 만큼 남자들도 좀 이상한 부분이 많다. 바지 위로 우뚝 선 자지라던가, 여장을 한 남자라던가, 이미 사정해버린 것 같은 이도 있었으나 아무도 지적하지 않아서 그냥 방치하고 있다.

“갖가지 패턴을 준비해놨으니 우리가 준 예시 안에서 마음에 드는 개조를 고르시면 됩니다. 그것 이외에도 전문 개조가 필요하다면 그에 맞는 연구원을 불러 적극적으로 개조를 실행하겠습니다.”

“그런 상태로 개조가 가능하긴 한 거냐? 정액이랑 애액 냄새가 섞여서 코가 비뚤어질 거 같은데.”

“아, 우리는 익숙해서요.”

“냄새는 어쩔 수 없으니 환풍을 하도록 하죠.”

“우리는 모이면 늘 이런 느낌이라.”

“남자 쪽도 여자 쪽도 서로 만나면 발정만 해대서…”

“비즈니스 겸 섹스 파트너 같은 거냐?”

“네, 서로 일에 빠져있다가 좀 쌓였다 싶으면 휴게실에서 허슬 하다 나올 정도의 관계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임신까지는 시키지 않는 선에서 절제는 하고 있지만요.”

“전원 비처녀에 탈 동정이라는 거냐?”

“그건 아닙니다.”

“언젠가 맞이할 운명의 주인(사람)을 위해 처녀성을 지키고 있는 자도 있고. 남자 쪽에는 호모우 교단에 빠진 이가 있는지라 상대 남성을 위해 엉덩이 구멍을 지키는 사람도 있죠.”

“이쪽도 그쪽 계열이 있냐?”

“양 교단끼리 사이가 나쁘진 않아서요.”

“가끔은 저쪽 취향에 맞춰서 남성을 개조하는 일도 있습니다.”

“덕분에 애액은 물론 정액 냄새도 익숙해져 있죠.”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뿐이군.”

“곧 익숙해지실 겁니다.”

연구실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일이 끝난 후 한번 이야기를 나누자며 나를 권유해오는 연구원들. 그러나 나는 그런 권유를 뿌리치고 다시 고개를 돌려 기계에 대고 턱짓을 했다. 일단 일부터 끝낸 후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고 그쪽도 내 의도를 알아차린 건지 금방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파이랑 와이는 어딨지?”

“저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말만 해주시면 금방이라도 1차 가공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미약도 끓여놨고, 분명 좋은 비명을 질러줄 테죠.”

“흠.”

남자를 여자로 개조하는 공장 기계에 발목이 잡혀 거꾸로 매달려 있는 두 여자가 보인다. 얼굴에는 가면 대신 헝겊이 씌워져 있어 마치 효수형을 당하는 죄수와 같은 꼬락서니였다. 게다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알몸으로 거꾸로 매달린 꼴. 그 커다란 가슴이 중력에 못 이겨 얼굴 쪽으로 축 내려와 있는 것이 아주 추잡스럽고 야해 보였다.

“좋아, 좋아, 곧장 시작하자.”

“개조는 어떻게 진행할까요?”

“대강이라도 말씀해주시면 우리도 일하기 편해집니다만.”

“저 커다란 젖탱이가 잘 어울리는, 음란한 젖소로 만들 생각이다.”

“오호, 무난한 선택이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럼, 기계를 움직이겠습니다.”

“손이 빈 여자들은 날 따라서 미약의 품질을 체크하러 간다~!”

“네!”

단번에 시끌시끌해지는 개인 연구실(공장).

거꾸로 매달린 채 몸을 벌벌 떠는 파이와 와이.

그것을 바라보며 눈물을 훌쩍이는 차오까지.

“주인, 주인, 에키시 주인.”

“왜?”

“끝나면 산책 가자.”

“그래, 그럴까…?”

이런 상황 속에서 마이페이스로 산책을 조르는 카울은 여러모로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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