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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 귀족 여체 하렘-159화 (159/199)

 무능 귀족 - 호모우 왕국에서 휴가를(5)

귀로 들어간 촉수를 떼어놓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말은 난폭하게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지만 보이는 것과는 별개로 강도는 얼마 되지 않았고 혀 대신 난 촉수는 차오를 덮치듯 움직이려 했지만 손바닥을 치는 것으로 튕겨나갈 정도로 접착성도 적었다.

즉, 아주 간단히 떼진 거다.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차오의 손에 의해서.

“크핫, 아, 하윽, 아아아아, 크하~!”

‘어라? 뭔가 이상하지 않느냐? 뭔가, 뭔가, 뭔가아, 엄청, 잘못된 느낌이…’

“고맙, 고, 고맙다앗… 덕분에… 살았어…!!! 흐큭, 으윽, 으으으윽…”

자기도 모르는 사이 팔과 다리의 구속을 풀어주면서 말이 갇혀 있는 곳에서 빠져나오게 도와줬지만 그 순간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분명히 전 동료에게 연민을 느낀 건 사실이지만 정작 또 구하고 보니 기분이 나빠진 것이다. 보통이라면 그 시점에서 다시 발로 차는 둥 그녀에게 화풀이를 했을 터지만 오늘의 카울은 드물게도 솔직하게 차오에게 감사까지 해서 뭐라 말하지도 못하게 됐다.

“별로, 그런 말 하지 않아도 된다. 평소처럼 틱틱 거리는 게 더 잘 어울리니라. 그 둘을 말리지 못해 여기 갇히게 한 건 내 부덕이기도 하니 오히려 화내는 편이 마음이 놓인다만.”

“그렇지만, 이번은, 정말로 감사하니까… 저대로 내버려 뒀으면 정말로…”

“흥, 말의 아내냐? 아무리 그래도 저대로 내버려 두고 떠나는 건 꿈자리가 뒤숭숭해져서 말이다. 아무리 배신했다 하더라도 전 동료가 말의 자지를 빨아대면서 남편 남편 남편 거리는 꼴을 보고 싶진 않은 게다.”

“셋이서 행동할 때도 느꼈지만, 너어, 은근히 정이 떨어지질 않더라…”

“그건 너도 마찬가지니라. 배신할 생각 만만인 주제에 뭘 그리 달라붙는 겐지.”

참 미묘한 관계였다. 한쪽이 나머지 한쪽을 발로 차면서 자기만 살길 바랐지만 이렇게 되니 또 서로 협력하고 만다. 한쪽은 감정 변화가 격렬한 타입이기도 하며, 또 한쪽도 박쥐 스타일인지라, 정이 왔다 갔다 해서 이런 꼴이 된다.

이런 관계가 오래 지속되면 안 되는 걸 알고 있다. 차오는 입술을 씹으면서 「이거, 아무리 봐도 유도당했지?」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안에서, 안으로, 또 안으로, 그렇게 깊숙이 들어가도록 유도당한 느낌이 너무나 강했던 것이다.

자신은 미끼(카울)를 물어버린 게 아닐까?

어디선가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 게 아닐까?

이대로라면 나도 벌을 받는 게 아닐까?

차오의 머릿속은 그런 의심과 불안으로 가득했다.

“콜록콜록! 차, 차오? 왜 그런 표정을 하는 거, 냐? 혹시 또 무슨, 일이라도? 그보다 너 어떻게 여기까지…?”

“으음, 아무래도 유도당한 것 같으니라.”

“유, 도오? 너를?”

“자고 일어나니 아무도 없어서 복도를 걸었더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게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연은 아닐 터. 어디선가 우릴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니라. 난 아마 실수했을 지도 모른다. 너를 구하면 안 됐다는 생각이 드니라.”

“그 성격 나쁜 놈들이라면 충분히 있을 법 하군… 크으윽…?!”

“아, 그쪽 구멍은 괜찮은 게냐? 억지로 뽑아낸 감이 있다만.”

“봐, 봐, 완전히, 망가져서는, 이젠 닫히지도 않게 됐다고… 덕분에 배에 들어간 미약을 전부 빼냈지만…”

“보지에선 탄내가 나고, 항문은 괄약근이 끊어졌나, 구멍이란 구멍은 전부 망가진 심한 꼬락서니로다…”

카울은 쇠약해진 얼굴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리는 수복제로 치료됐고 항문에 박혀 있던 플러그도 억지로 뽑아내서 힘도 어느 정도는 되찾았다. 그러나 뒤쪽 구멍이 망가진 듯 크게 열려버려서 이젠 평생 닫히지 않을 것 같은 꼴이 된 건 물론이요 보지도 그쪽만 선탠을 한 것처럼 진한 갈색이 되어 탄내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보지도, 항문도, 이젠 닫히지 않게 됐다. 이미 여자를 넘어, 걸레를 넘어, 변기를 넘어, 그 이하의 무언가가 되어버린 상황. 그건 아무리 카울이라도 버티기 힘들었는지 얼굴에 울상이 드러나 있다. 복수하겠다는 마음가짐은 마음속 깊숙한 곳에 남아있지만 그마저도 아주 작은 불씨나 다름없다. 크게 벌려진 항문과 보지 탓으로 똑바로 걷기도 힘든데 무슨 복수인가 싶을 정도였다.

“하, 하아, 후아아, 제길, 그래, 내가 구해진 것도 하나의 스토리라 그건가. 난 틀림없이 단순한 고문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어. 이 미친 장소는 대체 뭐냔 말이야? 내 뇌를 어떻게 한 거지? 난, 난, 아직도 저 말을, 남편이라, 주인님이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제기랄…”

“고문에 버티고 녀석들을 죽이겠다며, 그런 자신감을 보여준 너처럼 저쪽도 너를 완전히 망가뜨릴 자신감이 있었던 게지. 아, 복도를 지나치면서 본 광경을 너에게도 보여주면 정말 까무러치겠구나. 지금 네가 여기서 당하고 있던 건 큰 행운이다 싶을 정도였느니라. 그래, 정말, 말에게 조교 당하는 정도는 정말로 인도적인 축에 들었으니 말이다…”

“거짓말이지? 여기에 잡힌 여자들은 그렇게 심한 꼴을 당하고 있었던 거냐?”

“똥통 안에 들어가, 파글파글 끓여져, 그런 똥 튀김 상태에서 보지나 항문이 쑤셔지며 헤엄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잠깐만, 듣고 싶지 않아졌어.”

“잘하면 그게 너의 최후가 될지도 모른다. 약의 탓으로 똥독이 오르지 않게 된 건지 멀쩡히 살아있는 상태로 유리 벽 밖의 나를 바라보며 쾌락에 전 표정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마, 평생 거기에서 사육당한 모양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죽여라…”

차오가 든 예시에 마음이 푹 꺾인 카울의 마음이 또 흔들린다. 말로 대충 예시를 들어도 무서웠고 최악의 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게 수많은 예시 중 하나라고 생각해보면 자존심이 아무리 강한 카울이라도 상황 파악을 하고 만다. 자존심을 넘어 사람의로서의 존속이 달린 문제가 돼버렸다.

“어떻게 할 게냐? 나를 여기까지 유인한 건 거의 틀림없어 보이고. 지금은 잠시 조용하더라도 언제 사람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게다. 여기서 난동을 부려 도망 쳐보겠느냐?”

“도망… 인가…”

카울이 자신의 다리를 본다. 뻐끔 벌려진 항문과 보지를 손으로 어루만져 억지로 닫아보려고 애쓰기까지 했다. 그러나 몸은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고 다리도 후들거려 도저히 누군가와 싸울 상태는 아니다.

이런 상황에 탈출이라니, 도저히 불가능.

아무리 자신감 넘치는 카울이라도 이번만큼은 내심 울상이었다.

‘굴하고 싶지 않아, 그 변태 년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숙이지 않으면 차오가 말한 꼬락서니가 되는 건가…’

있는 힘을 다해 저력을 쥐어짜보지만 주먹 하나 쥐는 게 고작이다. 조금 더 약기운이 빠진다면 구멍이 열려있든 말든 도망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무리였으며. 만에 하나 실패했을 경우를 생각해보니 자연스럽게 눈물이 샘솟아온다.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그렇게 울먹거린 게 몇 년 만인지 카울 본인도 모른다. 겉으로는 티가 안 나지만 여기까지 당하면 공포심을 느끼지 않는 쪽이 이상하다. 애초에 자기 능력만 믿고 여태까지 승승장구했던 여자가 이렇게까지 심하게 당한 적이 있을 리 없고 이런 일에 내성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약으로 쾌락에 찌들어지기도 했고 이른바 여자의 얼굴이 드디어 드러나고 만다. 혼자서 자위하거나, 개를 상대로는 느낄 수 없는,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쾌락 지옥. 몸이 움찔거리면서 「말에게 대주자」이라고 물어보듯 계속해서 쾌락 물질을 분비해댔다.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한 판만 더 쳐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마는 것이다.

“내가 여기까지 몰리다니… 이대로 조금만 더 당하면 그때 본 그 여자들처럼 되는 건가… 기계에 거꾸로 매달려져… 로키시의 남동생 놈의 취향에 맞춘 여자가 되는… 그런 마지막이…”

“공장에 걸려있던 년들 말하는 게냐? 네가 자존심을 부리지 않는다면야 그 정도로 끝나겠지. 그 정도면 아주 행복한 마지막일 게다.”

“그 정도?”

“이곳에 남아서 그런 고문을 당할 바에야 누군가의 성 노예가 되어 평생을 보내는 편이 훨씬 행복하겠지. 적어도 나는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방금 복도에서 본 광경은 너무나 충격적이었고 지금 내 상황이 얼마나 큰 기적으로 만들어져 있는지 다시 깨달아 버린 게다. 성 노예? 원숭이? 좋다 그거야. 저런 인간 박스(상자)가 될 바에야 노예라 하더라도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 쪽이 행복한 편이다.”

“상자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너 대체 뭘 본 거냐고?!”

“네 눈으로 직접 봐야 할 게다.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하지. 난 널 두둔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마음을 고치는 것 정도는 도와줄 생각이다.”

“보라고 해도, 여기 문은 닫혀 있……?!”

“음?”

덜컹! 끼기기긱!

차오가 카울을 설득하려는 순간 무언가가 움직였다. 여기에 들어온 것으로 닫혀버린 격폐구가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무인임에도 열려버리고 만다.

“봐라, 역시 다 듣고 있었던 게다. 방 어딘가에 숨어있는 건지, 마도 골렘을 사용해 지켜보고 있는 건지, 어쨌든, 녀석들도 그 복도를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구나.”

“어디까지 날 바보 취급 할 생각이냐…”

“글쎄, 바보 취급은 아니라고 본다만? 녀석들은 지금 너에게 자비를 주는 게다. 마음을 뜯어고칠 기회를 주다니, 난 아주 자비롭다고 본다.”

“내 마음을 꺾겠다는 건가…”

“합법적으로 머리를 숙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니. 이 기회를 놓치면 넌 네 자존심 때문에 평생 여기에 갇히게 되겠지.”

읏차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다리를 움직이는 차오. 일단 한 번 왔던 길이니 마음은 다잡을 수 있었던 건지 카울의 팔을 이끌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이대로 가만히 있느면 자기까지 연대 책임으로 말에게 강간당할 수 있는 처지였으니 싫어도 카울을 데리고 그 마음을 고쳐먹게 해야 했다. 바보이지만 머리는 돌아간다. 그 머리가 어중간하게 돌아가서 여기에 와버렸지만 그 정도 눈치는 있다.

‘이러려고 일부로! 날 혼자 내버려 둔 게 틀림없느니라. 내가 카울을 이끌어, 자진해서 복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휴게실에서 여기까지 통로가 하나뿐이었으니 누가 봐도 일부로 노린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머지 목적도 자연스레 깨닫고 말았다. 이대로 카울을 데리고 다시 휴게실까지 돌아가는 게 자신의 사명이라는 것. 그게 끝나면 이번에야말로 이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카울에게는 미안하지만 억지로라도 머리를 숙여 받아야겠느니라…’

살기 위해서 다리를 움직이는 차오. 이번에는 아까와 반대로 카울이 잔뜩 겁에 질려 그 뒤를 따른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평소와 전혀 다를 바 없는 건방진 표정이었으니 차오의 불안은 커져만 갔다.

설마, 이 미친년이 또 버티면 어쩌지?

이대로 계속 자존심을 세우면 어쩌지?

그 광경을 보고도 멀쩡하면 어쩌지?

불안이 맴돌고 맴돌고 또 맴돌면서 격폐구가 몇 개나 있는 커다란 방을 지나 복도로 통하는 입구에 선다. 복도는 일직선으로 쭉 이어져 있으니 하나의 통로나 다름없었는데 거기서 끝없이 여자들의 비명과 신음소리가 밖으로 빠져나오고 있다.

그곳은 마치 지옥으로 향하는 통로나 다름없다. 지하철처럼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 복도는 첫 번째 문을 열자마자 수많은 유리벽이 두 사람을 반겼고. 그 안에 갇힌 수많은 인간 덩어리들은 늪에 빠져버린 사슴처럼 끼엑 끼엑 비명을 질러대며 두 사람을 부르짖는다.

“저기, 차오…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뭐냐?”

“이 통로,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 거야? 그리고…”

카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오의 입이 열렸다. 그 얼굴은 아주 피곤해 보였고 카울의 입에서 튀어나올 질문이 뭔지 다 아는 것 같은 말투였다.

“내가 전력 질주로 달리고, 숨이 끊어져 한 번 쉬고, 다시 전력질주하는 짓을 열 번 넘게 했을 정도로 기니라. 그리고 벽에 붙은 녀석들에게 가까이 가지 마라. 특히 구멍이 뚫린 곳에선 뭐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복도 전부가 이 꼬락서니라고?”

“이쪽은 아직 나은 편인 게야… 그래, 아직 이쪽은… 사람의 원형이 남아 있잖느냐…”

차오의 설명이 끊어지는 것과 동시에 그 두 사람이 동시에 유리벽을 바라보았다. 부서지지 않는 그 유리벽을 쿵쿵쿵 두드리면서 뺨을 들이밀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을 닮았으면서도, 나무를 닮은, 마치 사람을 나무로 조각한 것 같은 무언가였다.

“나는 네가 저 꼴이 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 내 마음을 좀 알아줬으면 하니라.”

“벌써부터 가기 싫어졌어. 네가 왜 그렇게 경고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그게 나무로 사람을 조각한 게 아닌, 사람이 나무가 되어버렸다는 걸 알기까지 수초도 걸리지 않았으니, 두 사람의 기분이 어떨지 쉽게 짐작이 되리라. 촉수처럼 꿈틀거리는 다른 나무들에게 보지 부근이 찔려져 실시간으로 나무로 변해가는 여자도 있었고 두 사람은 그걸 바라보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빨리, 가자.”

“그… 래…”

이게 시작이라는 말과 함께 빠르게 다리를 움직이는 두 사람. 복도의 끝에 도착할 무렵 카울의 마음이 어떻게 변했을지 말하지 않아도 알 터. 모두가 예측한 그대로 일이 움직였다.

특히, 젖소 자매의 계획대로.

카울의 복종 선언을 듣기까지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음을 여기에 명시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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