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귀족 - 노출 접대(8)
공주님의 보지라니, 뭘 비교하는 뭐냐?!
에키시 공을 귀축 취급하지 마!
너희들 왜 그렇게 천박한 거냐?!
사실은 날 보며 이상한 생각했지?! 이 바보들!
라며, 자기 전 동료들을 쫓아간 썬…
기사들은 당황해하면서도 가끔은 성욕을 풀고 싶은 날도 있다며 그녀를 피하듯 연회장 쪽으로 달렸다. 정체가 들킨 후에도 사이가 서먹할까 봐 걱정했지만 의외로 괜찮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썬에게 말했던 범해 지니 안 범해지니 운운은 의외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괜찮은 관계였다.
그렇게 자연스레 썬이 사라지기도 했고 그대로 장지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마자 뒤로 굵직하게 땋은 긴 갈색 머리와 검은 눈, 칙칙한 금발에 파란 눈, 어느 쪽이든 이쪽 세계에선 좀 평범하면서도, 전생이었으면 평범하게 미녀 취급당했을 소녀 둘이 말없이 나를 지켜보았다.
내가 하는 일을 방해할 생각은 없고 어디까지나 자기가 맡은 임무를 완수할 생각인 소녀들. 엘피나 네 치아 어느 쪽이든 내게 충직한 아이들이라 포상을 주고 싶기까지 했지만 지금은 그 망할 년을 괴롭히는 게 먼저였다.
“어이, 저 걸레를 일으켜라.”
“네.”
“들었지? 도련님의 앞이야. 어서 일어나.”
“구흣?! 아, 아랏, 노라아악…”
어깨를 잡아 강제로 일으키는 네티아와 달리 바로 발을 차서 그녀를 고무하는 엘피. 밖에서 듣자 하니 이 녀석은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것 같았고 그 수단으로 사죄를 고른 것 같았다. 실제로 나를 보자마자 빛을 찾아낸 것처럼 눈이 번쩍 뜨였다. 다리를 벌벌 떨면서도 고통을 이겨내 겨우 일어서서 날 바라보았다.
주먹 도장이 남아 빨갛게 부운 배, 정액 범벅과 피범벅이 된 얼굴, 유두와 클리는 너무 당겨져서 약간 비대해졌기에 바람만 불어도 아플 것 같이 됐으며, 그 성격 탓인지 벌벌 떨면서도 그 눈에는 약간의 분노가 남아 있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에키시 도련님.”
“네가 왜 사과하지?”
“그렇게나 훈육(폭력) 했는데 말투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입으로는 사과를 하는데 보다시피 아직까지 눈에 힘이 남아있고 조교가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괜찮아, 겨우 하루 만에 사람의 마음이 꺾일 리 있나. 하물며 나를 이런 곳에 초대해서 농락하려고 한 녀석이다. 그 행동력도 그렇고 심지가 굳은 여자인 게 확실해. 저런 가벼운 능욕 만으로는 완전히 꺾을 수 없는 꽃이란 거겠지.”
“가, 벼운, 능… 요옥…? 저게, 엣…?”
“당연하지.”
내 말에 얼굴을 파랗게 하면서 팔과 다리를 벌벌 떠는 차오. 네티아의 말대로 아직 마음이 완전히 꺾인 게 아니다. 오히려 아직까지는 제정신이며 사죄를 하는 것도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마음이 강한 건지, 믿는 구석이 있는 건지, 그녀의 시선은 하루 종일 아이에게 향해 있다.
“하룻밤 내내 내게 범해졌다가 잠깐 휴식을 한 기분이 어떠냐? 아이네 기사들은 아직까지 신사적인 편인 거 같고. 그 덕에 나름 편안하게 쉬었을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럴 리이, 없잖, 느냐앗~?! 어째서 말이 그렇게… 되는… 게야아앗~?!”
“그야 팔도 다리도 붙어있으니까. 정말 큰 피가 나올 정도로 유혈 고문한 것도 아니고. 질도, 항문도, 이빨도, 일단 섹스를 하기 위한 부위는 전부 깨끗이 남아있잖냐? 본래라면 이것보다 더욱 심한 짓을 할 예정이었지만 우리도 좀 피곤해서 잠깐 쉬게 내버려 뒀을 뿐이야.”
“히으윽?!”
돈은 있고, 살인에도 손대본 적 있겠고, 남자도 잔뜩 먹어치워 봤지만, 그럼에도 근본적인 경험이 부족한 여자였다. 정말로 피 튀기는 고문을 본 적 없고 남자에 관해서도 어떤 게 위험한 부류인지 정확히 모른다. 겨우 이런 인간성으로 나나 공주들에게 비비려 하다니 웃긴 일이다.
“그러면,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마지막 경고를 하마. 너, 어제 내게 말했었지? 나를 농락해서 우리 가문의 권력을 얻어보자 했다고. 다른 귀족들도 많을 텐데 하필이면 이 나를 농락하려 했다고. 그렇지만 식사를 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이해가 안 가더라? 내 옆에 공주들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날 타깃으로 정한 이유가 뭘까? 정말로 자기 자신에게 거기까지의 자신이 있었던 거냐? 아니면… 다른 흑막이라도…?”
“그, 그거, 허언~?!”
“솔직하게 말하면 이 이상 심한 짓은 하지 않으마. 벌은 받겠지만 네 목숨도 권력도 지위도 빼앗지 않겠다. 그렇지만 만약 거짓말을 하는 낌새가 있다고 한다면 네 모든 걸 빼앗아 주겠어. 먼저 이 땅부터 네 체면까지 전부 말이다.”
“우으으으으윽~?!”
자존심이 높은 건지, 권력욕이 많은 건지, 고문보다는 그런 부류의 이야기가 뼈아팠던 것처럼 얼굴이 크게 일그러지고 입이 열렸다 말았다 반복했다. 게다가 시선은 여전히 아이에게 집중돼 있으니 그 부분이 너무나 수상쩍었다.
“이, 런거, 이상, 하노라… 이런 거 계약에 없었을… 터… 어째서 이 내가 이런 짓을 당해야 하는 게냐…”
아니나 다를까 흘러나오는 수상스러운 단어. 그 말투에 아이의 눈썹이 아주 작게 움찔거렸다.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고 큰 의미도 없는 수준인지라 갑작스러운 헛소리에 아이가 놀란 것 같았다.
“계약이라뇨?”
“아이 공주… 시치미 떼지 말아다오옷… 나는 그날 밤… 너희들을 초대했노라아… 그 대가로… 큿… 약간의 놀이 정도는… 괜찮다고오옷… 허락받았을 터엇…?!”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요. 궁지에 몰리더니 헛소리를 하는 건가요?”
“네 녀어어어어어언~?! 이런, 이런, 이런 상황에서… 시치미를 떼버리며언~?!”
“저는 이 건에 관해 아는 게 없으니 저와 에키시의 관계를 헤집는 말투는 그만해줬으면 좋겠어요. 아, 혹시 모르니까 다시 말할게요? 계약도, 장난도,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겠답니다. 그 장난이라는 건 대체 무슨 의미인가요? 만약 허락했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의 식사에 약을 타는 건 비정상적인 행위. 그건 어린애도 알고 있는 사실이죠?”
“이 거짓말쟁이 년이이이이익?!”
“년이라니, 불쾌해요. 절 그런 식으로 불러도 되는 건 한 사람뿐이니까 입을 조심해주시겠어요?”
“크으으으으윽~!”
절대로 용서 못 한다면서 힘없는 팔과 다리를 흔드려고하는 차오. 그러나 네티아와 엘피의 손에 의해 어깨가 잡혀 땅바닥에 처박히는 꼬락서니. 아이는 뒤로 주춤 물러서서 약간의 식은땀을 흘리며 내게 변명해왔다.
“에키시? 정말로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이번 일은 정말로 저도 모르는 거였거든요? 정말로 호의를 가지고 초대한 줄 알았는데… 그게… 저희가 평소에 그런 짓을 해도 이번만큼은…”
“네가 바란 게 아니다 그거지?”
“네, 정말로 아니에요.”
‘그럼에도 좀 숨기고 있는 부분이 있는 거 같긴 한데…’
갑작스럽게 여기에 날아온 건이나, 밤에 만났다는 둥의 이야기, 어느 정도는 진실이 섞여있는 것 같지만 차오 저 계집이 나와 아이를 농락하려고 한 건 정말로 예상외의 사태다 그거겠지. 혹시 그 이외의 진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이 자리에서 알아낸 건 그것뿐이다.
만약 차오가 정말로 아이의 편이거나 했다면 아이 또한 그녀를 구하려고 했을 거다. 그렇지만 지금 저 꼬락서니를 봐라. 차오는 저런 꼴이 됐음에도 아이를 탓하는 데다가 우리 변태 공주님도 그런 차오를 구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온천에서 내게 한 이야기도 있고 정말로 차오를 끝장낼 생각 만만이었다.
즉, 차오는 적.
아이의 진심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건 사실이다.
“그럼 굳이 캐물어보진 않을게. 적어도 이 년이 나를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한 건 사실이고. 지금 난 그 사실에만 화가 나 있으니까.”
“예…”
뭔가 있긴 있는 건지 헤아리는 말투를 하자 아이의 시선이 요동쳤다. 의외로 뭔가를 감추질 못하는 타입이구나.
“도련님이 그렇게 결론 내렸다면야 이 여자의 처분은 확실해졌군요.”
“어떻게 할까요?”
“유혈 사태 터지는 일은 대부분 누나에게 맡기고 살았으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직접 괴롭히는 건 취향이 아니고…”
“그럼 제가 완성해서 에키시에게 보여드릴게요. 다행히 이런 일은 조금 익숙하기도 하고요.”
“이런 게 익숙하다니…”
“그런 마굴에서 산 거잖아요? 이 정도야 누구든 할 줄 알아요. 아마 레인도 시키면 잘 할걸요?”
“깊게 캐묻진 않을게…”
이상한 이야기를 꺼내서 우리 관계를 망가뜨리려는 악녀. 적어도 아이는 그렇게 판단한 건지 직접 그녀를 망가뜨려 내 취향으로 맞춰주겠다고 했다. 우리 가녀린 공주님께서 대체 어디까지 가능하나 싶기도 한 부분이지만 마녀처럼 웃는 것도 그렇고 그 행위를 직접 보고 싶진 않았다.
기껏 휴가를 왔는데 사람 조지는 것을, 그것도 피가 튀기는 걸 봐야 한다니, 난 그쪽 취향은 조금 밖에 없다. 만약 본다면 변태 계열의 체벌이 취향이니 그쪽을 고르도록 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사양이다.
“기사들이 식사를 하러 가기도 했고. 그 녀석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그 여자랑 아이를 잘 지켜보고 있어라. 혹시라도 무슨 일 안 터지게.”
““네.””
“뒤를 잘 부탁해.”
“후훗, 맡겨주세요. 하반신 건강하게 세우고 즐겁게 기다려주시면 돼요. 에키시 취향으로 재밌는 쇼를 보여드릴 테니까요.”
“그래, 기대하고 있을게.”
혹시 흑막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이런 일에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고 한 번의 찬스를 줬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상대는 그 찬스를 찼으니 내가 여기에 있을 이유는 이제 없다. 자주 말을 걸어대면 바로 꼬투리를 잡아오는 타입이니까 발을 옮기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렇기에, 그대로 퇴실.
등 뒤에서 들리는 아이와 엘피의 웃음소리가 유령처럼 음산했지만.
내 정신 건강을 위해 못 들은 것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