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능 귀족 여체 하렘-132화 (132/199)

 프롤로그 - 노출의 나라로 휴가를 떠나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시종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이상함을 느끼는 에키시. 잠옷 차림 그대로 밖으로 나와 모두가 왜 그리 분주하게 움직이나 확인하고 한 번 더 당황해하는 꼴이 됐다.

어젯밤 에키시를 내버려 두고 잠깐 외출을 했던 그녀들은 전부 기상해 있었고 에키시 홀로 침대에 누워있었으니 묘한 쓸쓸함이 남아 있다. 평소라면 누군가 옆에 붙어있었을 텐데 아무도 없는 데다가 시종들까지 바빴으니 뭔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상함에 빠져버렸던 거다.

“아이, 너 혹시 호모우로 돌아가는 거냐? 아직 학교에 체류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네? 아뇨, 갑자기 왜 그런 소리를 하시나요?”

“평소랑 달리 옷가지를 챙기는 것도 그렇고 호위들도 바빠 보여서. 우리들이 거의 전라로 돌아다니는 통에 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사람들이 오늘은 유난히 자주 보이더라고.”

“아아…”

그래서 그 차림 그대로 식당으로 뛰어가 티타임을 즐기고 있던 아이에게 현 상황을 질문할 정도였지만 그녀는 여유로웠다. 에키시가 당황해할 이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그의 질문에 의아해하는 모습마저 보였고.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본 에키시는 안도한 표정으로 자연스레 옆자리에 앉았다.

다들 정장이나 드레스 차림이나 연구복 등 제대로 껴입고 식당에 앉아 있지만 에키시 홀로 잠옷 차림. 그러나 그런 광경도 익숙한 것인지라 에키시가 당황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오늘따라 안절부절한 느낌이 지워지질 않고 있었다.

“시종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거야 이상한 일도 아니잖아요? 일이야 늘 생기는 거니 그렇게 놀랄 필요 없으실 텐데…”

“자고 일어나니 근처에 아무도 없는 데다가 시종들이 급히 움직이는 걸 보면 보통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런, 건가요?”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타입이라…”

고민에 빠지는 아이. 그래도 에키시가 그렇게 당황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그 꼴이 이상했는지 조용히 앉아 있던 다른 이들도 조금 의아해하는 모습이었으며 로키시는 불쌍한 것을 바라보는 표정을 짓고 동생이 안절부절해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 뭐냐, 아침부터 말하기 껄끄러운데… 예전에 레아 어머님께서 돌아가실 때 이렇게 분주한 느낌이었으니 그럴걸. 당시, 어린 에키시에겐 버티기 힘든 모습이었어. 내가 보기에도 충격적인 장면이었고 그게 뇌리에 남았을 거야. 그 이후 시종들이 분주하게 다니면 가끔 저래서…”

“저번에는 안 그랬잖아요?”

“가끔 있는 발작 같은 거야. 시종들이 좀 돌아다닌다고 늘 저렇게 구석에 몰린 얼굴을 할 리 없잖아? 오늘은 자고 일어났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거 때문에 놀라서 더 저런 거야. 평상시 혼자 잘 때는 저러지 않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잠이 덜 깼을 뿐이니까 굳이 설명하지 마… 기분 나쁜 게 떠오르니까…”

로키시의 말에 하품을 하고 제정신을 차리는 에키시. 그리고는 자기가 말한 대로 정말 기분 나쁜 걸 떠올린 듯한 표정을 짓고는 차를 주문하면서 굳이 입을 열었다. 늘 섹스만 하는 남자라도 불행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는 건지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그때 그 광경을 설명하려 했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런 에키시의 모습이 의아했는지 아이나 썬이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파이나 와이는 말하지 않겠다면 굳이 물어보지 않고 가만히 있어주겠다는 생각으로 시선을 돌렸고. 남의 안 좋은 기억을 파고들 생각은 없다는 것처럼 선을 긋는 것이 이 부분만큼은 호모우 자매와 약간 다른 성향을 띠고 있다.

“누나, 그때 그건 뭐였을까? 정말로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걸까?”

“글쎄? 이야기 꺼낸 건 나지만 기분 나쁜 건 기억해두지 말고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란 말 밖에 못하겠어. 아침부터 떠올릴 게 아니기도 하고 말이야.”

“흠… 그건 그렇지…”

두 사람의 대화에 알맹이가 없다. 두 사람만이 아는 키워드로 대화가 오고 간 후 에키시의 표정이 부드럽게 변했다.

“그래, 누나 말대로 아침부터 이런 이야기할 필요 없어. 굳이 불행 이야기를 주절주절 거리는 건 내 성미에 안 맞아.”

“그렇지?”

“그럼, 하던 질문마저 하겠는데. 오늘따라 왜 저리 바빠 보이는 거야? 혹시 축제라도 하나? 호위들도 분주한 게 영 불안한데.”

그 질문에 공기가 이완된 것을 느끼고 파이가 빙그레 웃는다. 평소처럼 그 커다란 가슴을 출렁이고 의자 아래에 둔 다리를 흔들거리면서 팔을 크게 든 거다.

“여행 준비에요오~! 여해애앵~!”

“여행?”

“네, 맞아요오오~! 바다를 건너어~! 배를 타고오~! 휴양지를 거쳐서 호모우 왕국도 들리고오~! 이히히히히~!”

“갑자기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의 의미예요.”

파이의 바보 같은 설명에 와이가 침착하게 끼어든다.

“갑작스러울지 모르겠지만 여행을 가게 됐다는 거예요. 물론 에키시 님을 포함해 모두가 따라가는 여행이에요.”

“그러니까~! 갑자기 왜~?!”

에키시, 또 당황.

이번에는 아이가 침착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바다 건너편에 휴양의 나라가 있는 건 아시죠? 각국을 상대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그 중립국이요. 이번에 그 휴양지에 초대받았거든요. 왕족과 대형 귀족을 상대로 한 특급 시설에 초대받은지라 거절하기가 영 그래서 급히 떠나기로 했어요.”

“초대라니, 대체 누가? 저쪽 관리자? 아니면 임금님?”

“아뇨, 저쪽 나라와 큰 연줄을 가진 상인이 에키시에게 초대를 보낸 거예요. 상인이 저 나라에, 저 나라에서 에키시에게, 그렇게 빙글빙글 돌아서 연락이 온 모양이네요.”

“나한테? 상인이?”

“예전에 자신을 구해준 답례라고 들었는데요?”

‘그런 거 모르는데~?! 완전히 처음 듣는 소리인데에에엣~!’

애초에 아는 상인이 거의 없는 에키시. 여자와 관련된 상인은 몇 알고 있지만 그렇게 밀접한 관계도 아니었기에 수상함만 느꼈다. 애초에 구해준 답례라고 해도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 적어도 누군가에게 답례를 받을만한 짓을 한 기억이 없으니까.

“누구지? 구해준 답례? 진짜로 모르겠는데… 아무리 고민해봐도 여자랑 섹스한 기억밖에 없어…”

“어머나, 정말로 기억하지 못하시는 건가요? 엘피는 알고 있던데요.”

“엉? 엘피가 알고 있다고?”

“네.”

“???”

그 말에 고개를 돌려 엘피를 바라보는 에키시. 그 거대한 식탁 제일 구석진 자리에 앉아 홀로 차를 홀짝이고 있던 그녀는 온몸을 가리는 망토를 펄럭이면서 그때 일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꺼냈다.

“도련님도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그 돼지가 이 거리에 처음 왔을 때 일을.”

“돼지라니, 혹시 세스트를 말하는 거냐?”

“네.”

“그 녀석이 이 거리에 처음 왔을 때라고?”

“저와 같이 길을 걷던 도중에 만났잖습니까.”

“아, 그러고 보면… 그랬던 것 같기도…?”

“그 돼지가 이 거리에 와서 소란을 일으킨 걸 도련님께서 무마시킨 걸로 기억합니다만.”

“응? 으음~? 으으으으으음…”

그 말에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때 일을 떠올린다. 로키시를 조교한 후 그녀를 아이에게 맡겼을 때의 일. 그때는 아직 블랙우드 기숙사에 지내고 있었기에 아이를 만나기 위해 기숙사를 왔다리 갔다리 했어야 했다.

그날도 그랬다. 아이를 만나기 위해 엘피를 끼우고 거리를 걷다가 거기서 들려온 소란에 시선이 갔을 터. 아침부터 왜 이리 소란스럽나 해서 봤더니 서브 히로인과 닮은 여자가 세스트에게 얽혔던 게 뒤늦게서야 기억났다.

“혹시, 그 검은 머리 여자애?”

“네. 그 여자애입니다.”

“잘도 기억하고 있었네? 넌 그때 먼저 보내지 않았던가?”

“그때 이후 몇 번 만났었거든요. 에키시 님에게 사례를 하고 싶다는 명목으로 접촉해왔었죠. 그렇지만 그 이후 말을 걸지 않아서 완전히 잊어버린 거라 생각했는데…”

“그걸 이제 와서 사례했다고…?”

“네.”

“흐으음…”

성욕으로 질척질척한 이 시대에 의도치 않게 의기를 보인 여자. 자칫하면 그 돼지의 성 노예가 될 뻔했다고 생각하면 타당한 사례였지만 그럼에도 에키시의 의혹은 걷히질 않았다.

“정말로 괜찮은 거 맞지? 바다 건너에 휴양의 나라가 있다니 완전히 처음 듣는 소리라서 혹시 무슨 일 생각지 않을까 걱정되는데. 애초에 휴양만을 목적으로 한 나라라니 뭐 그리 편의주의적 전개인 나라야?”

“어머나, 엄청 유명한데요? 에키시가 그걸 모르고 있었다는 쪽이 더 의아할 정도로요.”

“내가 모르는 게 이상할 정도로 유명하단 거야?”

“아뇨, 그게 아니라………”

그 말에 로키시가 반응했다.

“에키시, 스노가 태어난 나라가 바로 거기야. 그 여자는 거기서 여기까지 온 거라고. 너야 그 사람이랑 친하지 않아서 신경 쓰지 않았을 수 있겠지만 비교적 유명한 곳이야.”

“어떤 부분이?”

“일단 군이 없어. 각 나라에서 파병된 병사들이 각자 할당된 구역을 지키면서 공존하고 있지. 나라라고는 해도 싸울 수도 없고 통치하고 있는 왕도 권력이 없어. 왕이라는 이름은 허물이고 그곳의 관리자일 뿐이야. 그곳으로 파병 간 병사들도 휴가 분위기를 낼 정도로 평화로운 곳. 어떤 느낌인지 대강 감이 오지 않니?”

“뭐야, 식민지야?”

“거기까진 아니에요. 치안 유지 부대 정도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각 나라가 탐내고 있어서 함부로 손아귀에 못 넣는다는 상황이지. 굳이 쳐들어가서 각 나라에 시비를 걸 이유도 없고. 저쪽은 저쪽대로 그 상황이 마음에 들었는지 군비에 전혀 신경을 안 쓰고 돈만 모으고 있는 실정이야. 그 돈으로 대외에 영향을 주면서 휴양지의 나라로 자리 잡아버린 거지. 그쪽 나라에서 건너온 상인들이 대부분 대부호인 걸 생각하면 상인의 나라이기도 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중립지대…?”

“맞아, 그거야.”

“안전은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 거야? 왕족이나 귀족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곳인지 궁금한데?”

“각 나라에 할당된 땅… 즉, 휴양 시설이 있어. 각 나라에서 파병된 병사들은 그 땅을 지키는 거야. 우리들은 자기 소속에 맞는 곳에 들어가서 몸을 쉬면 될 뿐이지. 반대로 치안 유지 부대가 지키는 곳은 네가 말했던 대로 중립 지대야. 휴양 시설 바깥을 그들이 지키고 있어. 상점가, 선박장, 거리, 그 외 기타 등등 말이야.”

“소속이 다른 귀족끼리 분쟁이 일어나면 귀찮을 거 같은데…”

“보통 자기네들의 땅에서 나오진 않으니 그럴 일 없지. 중립 지대는 대부분 상점가니까 거기서 싸움이 일어난다고 해. 물론 그 순간 즉시 추방이니 기억해둬.”

“간결하지만 납득이 가는 방식인가.”

“힘이 없는 나라잖아. 처벌 권한도 없으니 밖에서 싸우라 그거야.”

“그런 곳을 왜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걸까…”

그쯤 되면 알만도 했을 거라면서 의아해하는 에키시. 너무 여자들과 놀아대서 바깥 일에 서먹해진 게 아닐지 생각하고는 자기 자신을 나무랐다. 반면 다른 여자들은 그곳에서 어떻게 놀지 생각하면서 들뜨고 있었기에 그에 관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럼, 거기 이름은 뭔데? 나라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거든.”

“노추르라는 곳이에요.”

“노추르?”

“네.”

“……………”

과연, 그런 거냐면서 감탄하는 에키시.

호모, 레즈, 하드, 그리고 이제는 아예 노출까지.

미쳤냐면서 내심 욕을 토하지만 겉으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그러고 보면 야만인의 나라도 원래라면 수간 내지는 수가르로 만들려 했지만 윤리상의 문제로 수간 장면이 폐지되고 저렇게 불리게 됐던가… 아무리 야겜 원작이라지만 각 나라의 이름이 미쳐 돌아가는 건에 관해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여…’

거기까지 생각하니 에키시의 예감이 또 삐콩하고 빛났다.

하드 교단도 그렇고 나라 이름이 그곳의 성향을 뜻한다면…

설마…

“혹시, 거기 누디스트 비치도 있나?”

“네, 그렇다기보다 나라 전체가 알몸이 기본이라나 봐요. 그 나라의 모토가 아예 알몸으로 숨기는 것 없이 살아보자이니까요. 거기서는 각 나라가 말하는 불경죄가 거의 통용되지 않는 모양이네요. 노추르 왕도 거의 전라 생활인 모양이고요.”

“아, 그럼, 아예 금지냐? 옷이나 수영복 같은 거…”

“그럴 리가요. 휴양 온 사람들은 평범하게 입어요. 아예 벗고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그 대부분이 노추르 나라 사람들뿐. 우리야 밖에서 지냈으니 평범하게 수치심이 있잖아요? 타국에서 온 귀족이나 왕들에게 알몸을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러니 입고 다니면 밖에서 온 사람, 벗고 다니면 그 지역 토박이, 그렇게 구분한대요.”

“호오…”

“그 개방감이 나름 괜찮아서 그쪽 문화에 익숙해지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에키시는 어떠려나요…”

“알몸 이전에 발기하는 걸 참을 수 있을까가 문제겠지… 알몸으로 자지를 덜렁거리면서 다닐 수도 없고…”

“후후, 에키시 다운 고민이네요.”

겉으로는 기대하는 척하면서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는 에키시. 듣기만 해도 괴기한 나라였기에 그 휴양지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끊이질 않았다. 그런 에키시와 정반대로 여자들은 수영복에 관해 이야기하며 음탕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발기는 무슨, 쥐어짜지겠지.’

그 덕에 전립선이 남아나질 않을 걸 쉽사리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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