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귀족 - 두 명의 음란 공주(1)
에키시의 감은 잘 맞는다. 자기 누나인 로키시가 전장에서 미래 예지나 다름없는 직감을 펼치는 것처럼 그의 직감도 그에 준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쓸모없는 것이지만 이렇게 가끔 그게 발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이야기를 여럿 한 것 같으니 이 이상 지껄일 필요 없겠지. 어쨌든 그런 것을 에키시와 로키시가 가지고 있음을 기억해두면 된다.
점심을 먹고 나서 젖소 자매에게 권유받은 대로 두 사람을 따라 연구실 겸 기숙사로 향하는 에키시. 거절할 이유도 없었던 데다가 그가 자랑하는 직감도 빠릿빠릿 일하고 있으니 가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해야만 했다. 복도를 걷는 도중 우연찮게 엘피를 만나 세 사람의 꼬락서니에 혹시 난교라도 했는지 의심받았지만 그것 외에는 큰 문제 없이 연구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연구실에 도착한 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안에 있는 물건들을 확인. 새벽에 아이와 로키시가 왔을 때처럼 환기를 해놓지 않은 건지 방 안이 미약의 잔재로 가득 차서 음란하기 그지없는 공간이 되어 있었다. 그 로키시도 그렇고 에키시마저 머리가 아찔해지는 공기에 얼굴이 빨갛게 되고 그 약을 만든 젖소 자매도 다시 흥분한 것처럼 보지에 습기를 채웠다.
이런 세계관인 것치고는 현대적인 문물이 많은데 이 연구실은 딱 그 표본이었다. 방에 퍼져있는 미약도 그렇고 그것을 만드는 도구도 그렇고. 에키시의 흥미를 끄는 현대적인 것들이 여기저기에 있었고 그중 제일 눈에 띈 것은 햇빛 내리쬐는 창문 앞에 설치된 아이언 메이든이었다.
“고호오오옥?! 고후웁! 프학! 그호프하! 오하아아아아아아악!”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퍼져 나오던 여성의 교성. 그 정체가 바로 이것이었다. 어디서 들은 것 같으면서도 익숙치 않은 목소리에 에키시가 당황한다. 아이언 메이든은 끝없이 덜커덩거리면서 자리를 벗어나려 있는 힘껏 떨려댔지만 결국 그 자리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었다.
에키시는 모르지만 이것을 가져온 두 사람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훤히 알고 있다. 내부에 설치한 괴식물이 햇빛을 받아 꿈틀거리고 그에 따라 쿠션이 일렁이는 것을. 쿠션에 설치한 미세한 바늘은 레인의 전신을 찌르고 약 기운 때문에 온몸이 민감해진 마조히스트 레인은 그 고통의 쾌락에 점점 빠져든다.
아침에 해가 밝았을 때부터 점심까지 이어진 조교 겸 고문 행위.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못 움직이는 공간에서 구멍 전체로 미약을 맛보고 발정 난 몸이 찔려지다니 얼마나 기분 좋을지 쉽사리 상상되리라. 보지 안에 들어간 바이브는 적절히 G 스폿을 찌르고 있으니 조금만 발버둥 쳐도 보지 안에서 제일 기분 좋은 곳이 눌려져서 끝없이 쾌락을 만들 수 있다.
“이건 뭐냐?”
“보면 알겠죠오~? 조교 도구예요오~! 이 안에 범죄자를 넣어서 교화시키고 있는 거예요오~! 아까도 말했지만 얼마 걸리지 않을 거예요오~! 여태까지 만든 약을 실험하면서 여러모로 괴롭히고 있으니까요오~! 에헤헤…”
“허어…”
과연 이건 놀랐는지 에키시의 이마에 땀방울이 하나 맺힌다. 방안에 자욱이 찬 미약도 버티기 힘든데 아이언 메이든의 입이나 아래쪽 구멍에 호스가 연결돼 있어서 그 위로 약물이 한두 방울씩 계속 뚝뚝뚝 떨어지는 형태가 돼 있었다. 현대로 치자면 사람이 링거를 맞는 것과 똑같은 모습이리라.
“이쪽에 아이언 메이든의 엉덩이 부분 보이죠? 여기를 꾹 누르면 안에 넣은 바이브가 위로 솟구쳐서……”
“고흑! 고흑! 고하각! 아하아아악! 으후구하악?! 고호오보옵! 오오오오오오오옥!”
“보다시피 이런 반응이 나와요.”
“심하다 심해… 뭐 이런 걸 사용한다냐… 좀 온건하게 가도 될 텐데…”
“이게 효과가 좋거든요. 이번 사건에 밀접한 사람이기도 하고. 빨리 조교해서 입을 열게 하면 좋겠다 싶어서 강행하고 있어요.”
“아, 그래?”
“그래서 에키시 님이 좀 도와주셨으면 해서 데려왔어요.”
「그런 사정이 있었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설명하라」며 투덜 거려대는 에키시. 반면 파이는 이 아이언 메이든의 성능을 그때 그 두 사람에게 이야기해준 것처럼 똑같이 설명해댔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에키시의 얼굴 표정이 안 좋아지고 자지가 점차 발기해대지만 파이는 그 점에 눈치챈 것 같지 않았다.
반면 와이는 그 점을 눈치챈 듯 입맛을 다신다. 사실은 음란한 걸 아주 좋아하는 여자니까 에키시의 그것에도 흥미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인내를 할 뿐. 에키시의 성욕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아이언 메이든의 몸통 부분만 열어서 그 내용물을 보여줬다.
“끄호옵! 끄흑?! 끄하오오오오오오윽?!?!”
프쉬이이잇! 하고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안이 보여진다. 아이언 메이든 안은 미약을 피운 찜통이나 다름없었던 건지 거기로 드러난 레인의 몸은 빨갛게 부어있었다. 게다가 유두는 퉁퉁 불었고 클리토리스도 마찬가지다.
“끄흑?! 끄흑! 끄흐으으윽! 꼬호옵!”
“아, 역시 날뛴다아~! 날뛰어어어~!”
“못 빠져나올 거 뻔히 알면서 저러기는.”
얼굴 부분은 그대로지만 몸통 부분이 열렸기에 필사적으로 빠져나오려고 하는 레인. 그러나 몸에 딱 맞는 아이언 메이든의 크기에 보지, 항문, 요도가 바이브로 꼬챙이가 돼 있어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미약으로 찜통 구이가 된 보지는 움직일 때마다 퓻퓻 소리를 내면서 물총을 뿌려댈 정도로 민감해졌기에 몸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는 것이다.
“저러다 죽는 거 아냐? 몸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아뇨, 물은 계속 섭취시키고 있으니까 그럴 일 없어요. 온도 조절도 제대로 하고 있고. 그나저나 참 맛있게 요리됐네요. 미약으로 찜통 구이를 해버리다니 정말로 사람을 요리해버린 것 같아요. 어쨌든 지금 저 상태라면 뭘 해도 기쁘게 받아들이겠죠. 온몸을 미약으로 달아오르게 한 다음에 바늘로 계속 찔러댔으니 지금이라면 주먹으로 맞아도 기뻐하지 않을까요?”
“끄호오옵?! 끄오~?! 끄오오~! 구후으으으~!”
와이의 말에 깜짝 놀란 듯 그러지 말라면서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을 흐느적거리는 레인. 에키시는 이 와중에도 레인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한 건지 빨갛게 달아오른 몸을 바라보면서 입맛을 다신다. 그래도 왕족이라고 몸매가 예쁘게 만들어져 있으니 에키시의 마음에도 쏙 든 것이다.
“그래서? 이걸 나보고 뭐 어쩌라고? 식인이라도 해?”
“그럴 리가요. 몸이랑 성감은 개조 끝났으니 한동안 오나홀로 써줬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 주위에 이런 거 부탁할 사람이 에키시 님 밖에 없어서요.”
“다른 기사들은? 한창 성욕 넘칠 사람들인데. 그쪽에 던져주는 편이 더 좋지 않나?”
“신용 없는 사람들에게 맡길 정도로 어리석진 않아요.”
“그리고오~! 에키시도 마음에 들어 한 것 같고요오~? 으힛힛…”
“흠…”
에키시는 예의상 고민하는 척만 하다가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봐도 밥상이 너무나 맛있게 차려져 있었기에 거절할 수 없었다. 썬에게는 아무 여자나 안 안는다고 거짓말한 주제에 지금은 일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핑계를 늘어놓고는 얼굴도 모르는 여자를 오나홀 취급하려고 했다.
그의 반응에 젖소 자매의 입술이 쭉 늘어난다. 피곤에 찌들어 욕망에 약해진 것도 있고 지금 상황에 흥분한 것도 있다. 이대로 레인을 빌미 삼아 에키시와 관계를 가져볼까? 같은 웃기지도 않는 생각마저 했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 아주 아슬아슬한 부근에서 제정신을 유지한 채 먼저 해야 할 일을 끝마칠 생각부터 했다.
“그럼, 저쪽 방에서 잠깐 기다려 주시겠나요? 모종의 사정으로 얼굴은 보여드리고 싶지 않고. 저항할지도 모르니까 사지도 구속해야 해서요.”
“아, 그래?”
“저희 침실에서 잠깐 기다려주세요오오~? 금방 포장해서 가져다 드릴 테니까요오~!”
‘먹을 것도 아닌데 무슨 말을 저렇게 한 대…’
그렇지만 재밌는 것처럼 에키시의 얼굴이 나쁘게 물든다. 본래 몸뚱어리의 주인이 악역 예정(사망)이었던 소년이기도 하고. 애초에 지금은 그 소년 본인인 상태인지라 그 천성이 어디로 가질 않는다. 보지가 맛있어 보이는 여자가 둘(젖소 자매)을 넘어 이 자리에 셋(레인)으로 늘어났으니 흥분이 멈추질 않는 것 같았다.
노골적으로 흥분하는 그를 바라보고는 젖소 자매의 손놀림도 빨라진다. 에키시가 자기네들의 침실에 들어간 사이 레인을 아이언 메이든에서 질질 꺼내어 그때 로키시가 했던 사지 구속을 그대로 되돌려놨다. 게다가 이번에는 귀까지 막아서 마스크를 씌웠기에 앞도 안 보이는 데다가 소리도 안 들리는 상태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우웁! 우우욱! 욱?!”
“자, 귀도 마개로 막았고오~? 입도 막았고오~! 얼굴도 마스크로 막았고오~! 자물쇠도 걸었고오~!”
“이거라면 안 들키겠지?”
“에키시는 눈치 없는 편이고오~! 웬만하면 안 들킬 걸요오~? 들킨다 해도 오늘 안에 한두 번 정도 쑤셔 박으실 테고오~! 그 후에 들키는 거라면 에키시도 공범이 되는 거니까아~! 어쩔 수 없이 우리 조교에 동참하게 돼요오~!”
“그래, 그렇지. 그럼 안심해도 되겠어…”
크크크 웃는 젖소 자매. 이번 일로 한껏 발정이 난 건지 약간 정신이 나가 있는 모습이었다. 천장을 돌아다니며 이 기숙사 내부를 돌아다니다 아이와 에키시의 정사를 여러 번 목격하기도 했고 욕구가 꽤 쌓여있기도 했다.
안 그래도 성욕이 쌓인 두 사람. 오늘 식당에서 있었던 그 노출 행위는 약간의 도발 같은 것이었지만 잘 먹혔다고 생각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자기네들도 재미를 볼 생각이었는데 에키시가 생각 이상으로 노골적으로 반응해줬기에 파이와 와이도 나쁜 기분이 들진 않았다.
“그럼, 예쁘게 포장하기도 했겠다……”
“당신네들이 돌아간 후우~! 우리는 잠깐 군것질 좀 해볼까요오~? 이히히히~!”
“구으으, 구으, 으으, 으읏~?”
파이와 와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도 모르고 벌벌 떠는 레인. 사지가 묶여 애완동물 같은 상태가 됐지만 귀마저 들리질 않으니 누군가가 살짝 만지는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해버리고 만다. 이대로 만져버리면 절정 해버릴 것 같아 목에 사슬을 걸고 개처럼 이끌어 그대로 에키시가 기다리고 있는 방까지 기어가야만 했다.
이번에는 정체가 들키지 않도록 마스크 밖으로 머리카락조차 삐져나오지 않았다. 볼개그로 막힌 입으로 내는 신음소리. 그것만으로는 정체를 특정하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고 실제로 에키시는 방 안에 들어온 레인의 울음소리를 들어도 그녀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 채질 못했다. 그의 스펙이라면 그 소리를 듣고 눈치채도 이상할 일은 아닐 텐데 단순히 눈치가 없는 것이 컸다.
“이게 그 여자냐? 또 마스크네? 게다가 디자인도 똑같고… 혹시 저번에… 나 잘 때 덮쳐온 영애들… 그중 한 명 납치해온 건 아니지…?”
“100% 범죄자입니다. 그때 그 사건에 쓴 수면제 우리가 만든 거 알고 있잖아요? 마스크도 우리 쪽에서 준비한 거니까 당연히 똑같죠.”
“아, 그러냐? 그럼 이 녀석 어떻게 하면 되는데? 오나홀로 쓰라고 해도 뭘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던데.”
“로키시 님을 덮치게 했을 때. 그녀를 협박하신 문구들 기억나죠? 그때처럼 그녀를 사람 취급 안 하시면 돼요. 지금의 로키시 님은 에키시 님께 순종적이니까 예전과 별다를 바 없이 자유로우시지만 이쪽은 다르니까요.”
“끝까지 간다 그거냐?”
“네.”
와이는 이번 일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다. 점심부터 빌러 줄 테니 다음날까지 마음대로 쓴 후 아침에는 다시 돌려달라고. 그리고 점심 부근에 다시 에키시에게 돌려줄 거란 식으로 계속해서 레인의 몸을 망가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구흐, 구흐, 응, 으으으, 으윽?”
물론 이 모든 이야기는 레인에게 들리지 않는다. 목덜미가 무언가에 끌려가고 있음을 알고 눈앞에 에키시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저항하나 못하고 소리조차 듣지 못하고 있다. 온몸이 민감해서 함부로 날뛸 수도 없는 상태다. 에키시에게 범해지는 건 정말로 끔찍하게 싫지만 지금만큼은 이 쾌락을 해소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끄으후으으, 으으으, 으으으으으~!”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귀에 막힌 것만이라도 풀어달라 소리치지만 그게 목소리로 나올 리 없다. 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되니 답답해서 죽을 것 같은 상태가 된 거다. 게다가 보지와 항문은 발정이 나 죽는 상태. 지금만큼은 에키시라도 좋으니 자신을 마음껏 범해주길 바라고 있는데 손조차 대질 않으니 이빨조차 갈리는 심정을 하고 있었다.
“보다시피 이렇게 발정이 난 상태니까 노예로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을 겁니다. 최종적으로 에키시 님의 성 노예가 되면 그걸로 됐네요. 미약으로 온몸을 찜구이 해버렸으니까 몸 전체를 때려주는 것 잊지 마세요. 간지러워 죽을 지도 모르니까요.”
“듣자 하니, 너희식으로 말하자면 엄청 잘 요리된 년이라는 건데. 그럼 너희가 하면 안 되는 거냐? 꼭 내가 노예로 만들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이런 건 최종적으로 남성기가 달려있냐 없냐의 차이가 크니까요오~! 역시 이런 건 남성분에게 맡겨놔야 안심이에요오~! 달려 있는 것으로 열심히 범해 주기만 해도 알아서 쾌락에 의존해 오니까요오~! 에헤헤헤헤~! 그럼 결국 마지막에는 도망칠 생각도 안 하고 자진해서 노예 선언하고 말아요오~!”
“그렇죠. 이런 건 결국 그 가랑이에 달린 게 전부니까요. 가짜로 범해도 결국 가짜고. 남녀 차이가 있으니까 이렇게 억지로 범했다 하더라도 마음이 망가진 순간 그 상대분에게 「진심으로 반하는」일도 자주 있어요.”
“그건 너희 경험을 바탕으로 지껄이는 거냐…?”
“네.”
“자주 봤죠오~! 그런 케이스으~! 이힛~!”
“그런가… 너희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에키시는 미심쩍은 표정을 하면서도 와이가 건넨 사슬 목줄을 받았다. 그것이 에키시의 손에 건네진 순간 레인의 어깨가 부르르 떨리고 지금 누구 손에 목줄이 쥐어진 건지 눈치챈 듯 무서워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제부터 일어날 일을 그녀는 여렴풋 이해하고 있었다.
한때는 여자만 밝히던 공주님이 이젠 자지만 밝히는 변태가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말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결과는 뻔히 보인다. 앞으로의 일은 당연한 수순을 서술할 뿐.
에키시와 레인, 귀족과 왕족, 그들의 관계는 지금 여기서 역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