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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 귀족 여체 하렘-93화 (93/199)

 에피소드 2 - 노예 루트

아침을 넘어 점심 부근에 일어나 잠옷 차림으로 맨 먼저 본 것은 싱글벙글 기분 좋아 보이는 세 사람의 모습이었다. 네글리제, 네글리제, 정장, 썬 이외에는 거의 전라. 옷을 입을 생각이 없는 걸까 싶을 정도로 프리한 모습. 게다가 늘상 모이는 식당에서 저러고 있으니 위화감이 장난 없다.

그러나 그런 모습도 이제는 익숙한 풍경 중 하나였다. 아이는 내 예상대로 점점 음란해졌고 우리 누나는 원래부터 성욕 마인이었으니 조금 조신해진 걸 빼면 예전과 다를 바 없었기에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 잘 어울려서 노골적으로 인중을 늘릴 정도다.

나는 그 노출에 만족했다. 그래도 남자잖나? 저런 모습 보기 싫을 리 없다. 식당 구석에 앉아 블랙우드 기숙사에서 데려온 여시종에게 커피를 부탁하고 그 모습을 만끽하며 두 사람에게 물었다.

“내가 자는 사이에 무슨 일 있었나 봐? 뭐가 그리 기분이 좋으실까?”

“아니, 별로 그런 건… 아냐…”

“그냥 날씨가 좋아서요.”

예상대로 단번에 어색하게 눈을 돌렸지만.

아마도 내가 안 보는 곳에서 딴짓을 하고 있는 거겠구나 싶었다.

‘또 이상한 약 만들어서 나한테 먹이려 그러나.’

화내면서 억지로 물어볼까 했지만 금방 그만두기로 했다. 뭔가, 누나의 상태가 평소보다 안 좋았다.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건 맞는데 들키면 혼날까 봐 안절부절하면서 벌벌 떠는 것이 옛날(전생)에 길렀던 개가 생각나서 마음이 뜨끔했다.

또 내가 안 보는 사이에서 뭔가 하는 건지 물어보니 동시에 아니라고 했으니 속아줄 수밖에. 플레이용으로 만든 약이라면 어느 정도 당해주는 것도 좋겠지. 늘 같은 섹스만 반복하면 질리기도 할 테고 이번에는 조심해줄 거라 믿는다. 수면제를 사용했을 때처럼 양 조절에 실패하진 않을 거다.

“후아아암… 안녕하세요… 에키시 님…”

“아, 안녕하세요오~! 에키시이~?”

“두 사람 다 엄청난 꼬락서니네. 그렇게 나돌아다녀도 되는 거냐? 나 그래도 남자인데?”

“방금 막 일이 끝나서요오~! 피곤해서어~! 으헤에…”

“가끔은… 칠칠맞은 것도 괜찮겠죠… 공주님이나 로키시 님도 저런 모습이고…”

그렇게 약물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그 약을 만든 것이라 생각되는 장본인들도 식당에 얼굴을 비췄다. 이쪽은 아이나 로키시보다 심하다. 수치심이 없는 건지 피곤에 찌든 얼굴로 알몸에 백의만 걸치고 나타났다. 그 커다란 가슴을 생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 오늘 이렇게 대뜸 보게 될 줄은 몰랐기에 조금 흥분했다.

핑크색으로 두껍게 선 유두, 유륜은 넓은 것 같지도 작은 것 같지도 않은 그 폭유에 딱 맞는 넓이, 백의 사이로 드러난 보지는 뭘 한 건지 뻐끔뻐끔 열린 상태에, 자위가 취미라 그런지 클리토리스가 대놓고 밖으로 삐져나온 형태의 음란한 구멍, 저런 계통의 여자는 클리를 조금만 괴롭혀줘도 쉽게 구멍을 적셔주니까 섹스하기 편하다는 걸 경험상 알고 있다.

명백히 섹스 특화.

에로 게임 세계관에 어울리는 여자들.

보기만 해도 침이 고여버리네…

“아무리 그래도 가릴 건 가려줬으면 하는데요… 저희도 발가벗고 있지만 가릴 곳은 가리고 있고… 에키시가 흥분하면 당신네들이 덮쳐지는 일도 있을 수 있는데…”

“아이도 참~! 가슴도 털도 다 보이면서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지이~!”

“저희는 육체관계가 있는 사이잖아요?”

“에키시 님이야 두 분이 있으니 우릴 덮치진 않겠죠. 여자 알몸이야 익숙하실 테니 너그러이 봐주세요. 오늘은 정말로 지쳐서 뭘 갈아입을 생각도 없으니까요. 이대로 식사만 끝마치고 바로 돌아갈게요.”

“터무니없는 변명이네요…”

그런 내 시선을 눈치챈 건지 아이가 뺨을 부풀리며 두 사람을 나무란다. 자기네들이야 나와 육체관계를 맺고 있으니 날 유혹하는 겸 그런 차림을 하고 있다지만 두 사람은 아니니까 조금 꼴 보기 싫었던 거겠지.

그 아이가 질투인가?

신선해서 괜찮은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커피를 다시 호로록 마시며 눈을 두 젖소 자매에게 고정했다. 정말로 지친 건지 상식을 내다 버린 행동을 하는 두 사람. 아무리 그래도 와이는 파이의 스토퍼 같은 포지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늘은 그녀마저 저렇게 나른하게 아이의 말을 무시하고 있다.

나야 보기 좋으니까 상관없지만 썬은 어떠려나? 지금도 이 자리에 있잖은가. 정장 차림으로 아이 옆에 서 있었던 걸로 기억하기에 그쪽으로 시선을 보내니 의외로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 방금까지 영문도 모른 채 싱글벙글하고 있던 주제에 여자 몸에는 흥미가 없는 반응을 보이는 건가.

흠, 과연.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그럼 나도 벗으면 되나? 읏차…”

“?!”

나도 그녀들을 따라서 잠옷을 벗었다. 가벼운 천 옷인지라 벗기도 쉬웠고 일단 상의만 가볍게 탈의했다. 그러자 다른 여자들의 시선이 모이면서 썬의 얼굴도 붉게 변했다. 본인은 부정했지만 역시 호모가 확실했구나 싶다.

“에키시이~?!”

“왜? 이제 와서 좀 벗는다고 해서 닳는 것도 아니잖아.”

“내 이성이 닳아요! 그렇죠?! 그렇죠?!”

“맞아. 너무 자극적이야. 그런 모습은 밤에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우리 마누라 예정인 공주님과 노예 누나는 상시 발정기라도 되는 건지 내 상의 탈의 차림도 곤란하다고 한다. 보통 남자가 여자를 보며 할 반응을 두 사람이 하다니 내 쪽이 다 부끄러워진다.

아니, 그렇게 성욕이 강하면서 다른 여자들에게 나를 소개하다니.

조금 모순되지 않나 싶은데…

‘얼굴도 모르는 영애들에게 봉사 받으면서 자게 하다니. 게다가 수면제까지 썼고. 아이와 로키시 누나의 성벽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과시욕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서 조용히 납득해주고 있다. 지나간 이야기를 꺼내서 화를 낼 생각은 없다. 수면제를 떨치고 일어나 두 사람에게 사과받기도 했고 그걸로 됐다 싶었다. 지금은 그저 세 사람이서 뭘 그리 싱글벙글한 건지 궁금할 뿐. 왠지 파이나 와이도 끼여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오래간만에 직감이 삐릿삐릿 일하는 느낌인데. 싸움터도 아닌데 이렇게 삐릿 오는 건 옛날에 누님이 헛짓거리 했을 때 정도 아니었나?’

마치 게임의 선택지를 누른 것처럼 갑자기 두 사람의 연구실이 궁금해졌다. 도적이 숨은 곳을 알아챌 때도 그렇고 이런 예감은 아주 잘 맞는다. 나중에 두 사람의 연구실에 들리자고 조용히 마음먹으면서 지금은 이 상황을 즐겼다.

“썬, 너는 어떠냐? 남자끼리 상의 정도야 탈의해도 괜찮지 않겠나 싶은데.”

“저, 저요?! 아뇨, 저는 좀……”

“남자끼리 섭섭하게시리.”

여전히 상의만 탈의한 채 여시종에게 차를 부탁한다. 자만이나 자폭이 아니라 나는 외형이 좋다. 그래서 그런지 그 여시종이 얼굴을 새빨갛게 하면서 도망치는 모습이 묘하게 재밌었다. 가끔은 이렇게 자아도취에 빠져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을 정도. 만약 내가 세스트 같은 외형이라면 이런 것도 불가능했겠지.

“능글능글 웃기는. 썬이나 시종들을 괴롭히는 게 그리 재밌나요?”

“성격 나빠라아~!”

“너희가 할 소린 아니지? 특히 아이. 니네 때문에 남자 시종들이 식당 근처를 돌아다니질 않잖아?”

“저희야 뭐… 크흠…”

아이와 파이가 나를 장난스레 비난했기에 나도 그것을 코로 웃으며 넘겼다. 백의를 걸쳤다지만 거의 알몸으로 있는 두 사람도 그렇고 분위기가 점점 이상해진다. 마치 저택 전체가 무언가에 감싸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나, 아이, 로키시 누나의 탓에 모두의 윤리관이 좀 느슨해졌다고 할까. 원래라면 파이나 와이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벗고 다니지 않아야 정상일 텐데. 오늘은 무슨 생각인지 피곤하다는 걸 빌미로 저런 꼬락서니나 하고 있으니…

‘뭐지, 유혹하는 건가?’

두 사람의 호감을 산 일은 한 적 없다만…

반했나? 같은 우스운 착각이 들 정도다.

“정신 차려보면 다들 대놓고 벗고 있고… 어쩌다 이렇게 됐으려나…”

그래서 차를 마시며 대놓고 그런 말을 내뱉으니 여자들의 시선이 한결같이 나로 모인다. 마치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라고 물어보는 듯한 눈동자다. 이상한 소리를 한 자각이 없어서 왜 저런 눈동자인가 싶었는데 다음에 내뱉어진 말로 납득해버렸다.

“에키시의 탓이죠오~? 그렇게 밤새 헉헉 퍽퍽 거리고 있고오~! 아이는 아이대로 에키시에게 쓸 약을 우리에게 부탁하고 있구요오~? 게다가 최근에는 식당에 들어올 때마다 대부분이 네글리제 차리임~? 우리도 한꺼풀 벗고 다녀도 되지 않나 싶어지는데요오~?”

“남자들은 몰라도 여시종들은 익숙해진 모양이고. 우리도 좀 편한 차림으로 돌아다니고 싶었거든요. 안 그래도 최근엔 미약류를 연구하는지라 몸도 후끈해지고 마침 잘 됐다 싶었어요.”

아이와 로키시 누나는 나를 유혹하는 게 목적이라면 이 젖소 자매는 단순히 편하게 있고 싶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미약 연구라니, 미약을 뿌리는 놈들을 잡으러 와서 왜 그런 걸 하고 있는 건지 싶지만 납득 못할 내용은 아니었다. 미약에 당한 피해자도 많이 있는 것 같고 해독제라도 만들고 있는 거겠지.

“에키시 님은 우리 몸을 눈으로 즐길 수 있고. 우리는 돌아다니기 편해지고. 서로 불편한 점 없으시잖아요?”

“불편한 점이야 없지… 그런 이유가 있다면야 납득 못할 것도 없고…”

“에키시, 뭘 납득하는 건가요?”

“화내지마세요오~! 에키시를 유혹하는 건 아니니까요오~! 에헤헤…”

“정말 당신이란 여자는… 믿고 있던 와이마저 칠칠맞게 그러다니…”

옆에서 아이의 군소리가 들어오지만 젖소 자매는 그것을 웃으면서 받아넘겼다. 나를 유혹한다는 것도 아니고 일 때문에 몸이 후끈해져서 그렇다는데 어쩌겠나. 그 살집 넘치는 몸을 눈으로 즐길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

“이번에 쓴 수면제도 너희가 준비한 거였겠네? 지금은 뭘 연구하고 있어? 미약 연구라고 했으니 역시 해독제인가?”

“네에, 네에, 이번에 좋은 실험체가 들어와서요오~! 그걸로 새벽부터 지금 점심까지 계속 연구하다 나온 거예요오~!”

“실험체라니, 그건 또 뭔데?”

“이번에 기숙사 내로 범죄자 하나를 수용해 왔거든요. 그걸로 인체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발정했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가를 여러 번 반복시키면서 그 반응을 보고 있어요.”

“범죄자라니, 위험한 건 아니지?”

“거의 교화가 끝났으니까요오~? 100% 안전해요오~! 물론 저기 세 사람도 알고 있어요오~! 안전에는 신경을 쓰고 있으니 안심해도 좋아요오~!”

생각보다 다크한 이야기에 쓴웃음을 지었지만 일이 잘 풀리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안심했다. 아이와 로키시 누나에게 약만 줄창 만들어주는 줄 알았더니 이 두 사람도 자기네들 나름대로 일을 정리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었던 거였구나. 세 사람이 알고 있다고 하는 걸 보면 그들과 연관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아, 나중에 보러 오시겠어요? 공주님과 로키시 님은 이미 보여드렸으니까요. 사정이 있어서 얼굴은 못 보여드리지만 남성분에게는 재밌는 쇼가 될 거라 생각해요.”

“재밌는 쇼라니, 와이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저도 하드 교단이니까요. 자기 실험을 자랑하고 싶은 욕구 정도는 있습니다.”

“호오.”

그 말에 흥미가 생겨버렸다. 내 직감이 아까부터 저 두 사람의 연구실을 가리키기도 했고 이 이야기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혹시나 위험할까 싶어 그것과 관련됐다고 하는 아이와 로키시 누나에게 「정말로 괜찮은 거냐?」라고 물어보니 위험하진 않을 거란 답변이 휙 돌아왔다.

‘대체 뭐가 있길래 내 감이 이렇게까지 서는 건지 궁금해지는데…’

어쩐지 재밌는 것을 「받을 수」 있는 거란 확정적 직감.

나는 그녀들의 연구실에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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