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귀족 - 광기의 여자들(8)
에키시와 썬은 밤새 산책을 하고 돌아왔지만 누나와 아이는 찾지 못했다. 그 한밤중에 뭐가 그리 성이 났는지 쓰레기장까지 찾아갔지만 그런 곳에 있을 리도 없고 밤거리를 걷는 내내 즐겁게 노래를 흥얼거리는 썬만이 그의 옆에 있었다.
혹시라도 에키시가 레인이 지내는 곳까지 갈까 봐 감시를 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럴 일은 없었다. 누나와 아이는 에키시가 그러고 있을 동안 기숙사에 돌아왔고. 한밤중에 어디 다녀왔냐는 말을 들었지만 열도 식었겠다 화를 내진 않았다. 저쪽은 잠깐 밤 산책을 나갔다 왔다고 변명했으니 에키시는 그것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였다.
사람에게 약 먹여놓고 잘도 나갔며 나무라니 진심으로 사과해와서 에키시는 그걸로 퉁쳤다. 약 효과가 그렇게 강할 줄 본인들도 몰랐다며 머리를 몇 번이고 문질러댔으니 그 이상 화낼 필요가 없었던 거다. 밤 산책이 화를 식히는 효과를 냈고 운동도 됐기에 에키시는 그대로 방으로 돌아가 두 번 잠에 빠졌다.
반면 우리 세 명의 여인들은 일이 너무 잘 풀린 것 때문에 기분이 좋은 상태. 잠에 빠진 에키시를 내버려 두고 파이와 와이가 쓰는 커다란 방으로 향하면서 키득키득 웃고 있다. 아이와 로키시는 백과 흑으로 나누어진 네글리제 차림인 것이 이젠 기숙사 내에서 전라로 돌아다니는 것도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이런 시간 바깥을 돌아다녔기에 정장 차림이었던 썬과는 큰 차이다.
“예상은 했지만 진짜 빨리 일어났네. 일반인이라면 일주일은 더 잤을 약이라더니. 내 동생이지만 약에 점점 내성이 생기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약기운이 남아있으셔서 그런 걸까요? 다시 주무시러 갔네요?”
“두 분 쪽은 어떠셨습니까?”
“아, 레인은 확실히 잡아왔어. 지금은 파이와 와이의 곁에 보내놨거든.”
“헤에… 일이 잘 풀렸나 봐요…?”
“너무 간단해서 하품이 나왔을 정도야.”
처음에는 실패할 경우를 상정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던 로키시지만 여기까지 간단히 걸려주니 맥이 빠질 정도였다. 실제로 어깨에 힘이 쭉 빠진 듯 노곤한 표정이었고 걷고 있는 다리에도 힘이 없다. 나머지는 어떻게든 되겠지 같은 느슨한 생각까지 할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당연하지만 그것은 썬과 아이도 마찬가지. 그 자리에 없던 썬은 몰라도 레인을 납치할 때 그 자리에 있던 아이는 웃음이 멈추질 않고 있었다. 다른 시종들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허락을 맡고 데리고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역시 로키시를 포섭하길 잘했다며 자화자찬 상태로 썬을 뒤에서 껴안은 자세로 뒤뚱뒤뚱 걷고 있다.
셋이서 그렇게 바보처럼 걷다 보면 어느새 파이와 와이의 개인실 앞까지 도착. 연구하는 겸 커다란 방을 빌려줬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문 앞에서부터 흉흉한 냄새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약물을 연구하는 그녀들이기에 그런 악취가 퍼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도 했지만 다른 시종들에게는 악평인 냄새. 그러나 지금 이 세 사람에게는 그 악취가 달콤한 꿀이나 다름없이 느껴졌다.
‘과연, 에키시의 손에 저런 꼴을 당할 날이 오련지.’
‘의외로 얼마 안 남을지도 모르겠네요. 에키시 공도 그런 기질이 계시니.’
특히나 이 자매들만 필요 이상으로 망상을 진전시키면서 문을 두드렸다.
파이, 안에 있어요?
들어와아~!
같은, 간단히 오고 가는 대화. 그렇게 허락을 얻고 안으로 들어가는 세 사람. 문을 열자마자 새로운 악취가 뿜어져 나왔지만 그와 동시에 로키시까지 휩쓸릴 정도로 강렬한 약효에 몸이 크게 움찔거려댔다.
“우윽?!”
“이건 심해요… 그 두 사람 정말로 이 안에서 살고 있는 건가요…?”
“전 무리니 두 분만 들어가시죠.”
“으… 으응… 썬은 여기에 있어요…”
너무나 심한 미약의 효과. 본래라면 이것을 버틸 수 있도록 따로 약이 있기에 그것을 먹고 방에 들어가는 둥 나름의 조치가 필요하지만 두 사람은 썬을 내버려 두고 그대로 맨몸으로 들어갔다. 아직까지 그 두 사람에게 썬의 정체를 알려주진 않은 건지 나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렇지만 본인들의 안전에는 신경을 쓰지 않은 건지 방 안을 들어갈 때마다 몸의 감도가 올라간다. 다행히 발정 후 다른 증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지금의 두 사람에겐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크게 선 유두와 클리토리스가 입고 있던 흑백의 네글리제 차림 위로 드러났을 정도다.
“으, 그렇지만 진짜 심하다. 그 두 사람 늘 이런 거 그대로 맡고 산다며.”
“이러니까 자위 중독 같은 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 커다란 가슴도 이런 거 때문일까?”
그나마 약효가 덜 먹히는 로키시는 식은땀을 흘리며 좀 참아냈지만 아이는 당장이라도 유두나 클리에 손을 대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야 했다. 이런 곳에서 정신줄을 놓고 자위할 수는 없으니 방의 더욱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거기에 있는 젖소 자매를 만났다.
“우리 가슴으으음~? 선천적인 거랑 약효 둘 다예요오~? 에헤헤…”
“두 분의 말씀이 틀린 말도 아니죠. 사실, 우리도 중독이 된 거나 마찬가지라… 후으음…”
두 사람의 말을 들었던 건지 전라에 백의만 걸치고 발딱 선 커다란 유두를 자랑하는 젖소 자매. 이쪽은 약효를 오래 받아 즐길 수 있는 레벨까지 도달한 건지 얼굴을 빨갛게 해서 술에 취한 듯 약간 몽롱한 눈빛을 하고 있다. 대놓고 보짓물을 질질 흘리고 있는 것이 역시 하드 교단은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성욕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익숙해지면 꽤 괜찮은 곳이죠? 상시로 발정해 있다는 건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체험이기도 하고. 저랑 파이는 좋아해요. 덕분에 좋은 발명도 나오고. 밖에서 공과 사만 구분할 줄 안다면야 이런 삶도 괜찮잖아요?”
“와이… 당신도… 상당히… 음란한 사람이었네요…?”
“하드 교단이니까요. 우리 교단이 좀 이상한 건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두 분도 즐기고 계시잖아요?”
“후훗…”
“그건, 그렇지.”
“둘 다 부정하지 않네요오~! 에헤헤~!”
로키시와 아이는 그것을 나무라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긍정하는 모습이다. 본인들도 이 공간이 좋아지기 시작한 건지 무표정하게 발정한 와이를 바라보면서 「당신 그런 캐릭터였구나」라면서 웃기까지 했다. 파이는 처음부터 와이의 그런 얼굴을 알고 있었으니까 별다른 반응 없었지만.
딱딱하게 굳은 얼굴과 반대로 음란하게 자란 소젖은 힘껏 발정 중. 크고 두꺼운 허벅지 사이로는 보지물이 줄줄 흐르면서 얼굴은 최대한 무표정을 유지. 백발에 백안이라고 하는 요소 탓에 아이는 자기나 썬을 연상한 건지 그녀에게 친근감마저 느끼고 있다.
“우후후, 와이와는 언제 한 번 느긋이 둘이서만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저도요. 그렇지만 지금은 일 이야기가 우선이죠?”
“네, 레인은 어떻게 됐어요? 저희가 씻고 있던 그 잠깐 동안 뭔가 크게 변하진 않았을 텐데요.”
“여기에 감금해 놨습니다.”
아이의 질문에 고개를 돌리는 와이. 그리고는 원래 옷장으로 쓰던 곳을 열어 그 안을 보였는데 그것을 본 아이와 로키시의 표정이 놀람으로 물든다. 설마 옷장 같은 곳에서 그런 게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거겠지.
“이건?”
“어쩐지 아무런 소리가 안 들린다 했더니… 설마…”
“그 설마입니다. 에키시 님께서 로키시 님을 조교한다고 선언한 날. 혹시나 싶어서 하드 교단에 편지를 보내 범죄자 교화용 조교 용품을 몇 개 부탁했습니다만 그중 하나가 이겁니다. 아, 결국 로키시 님께는 못 썼지만요.”
“뭣?!”
철로 만들어진 음란한 형태의 여신상이 옷장 안에서 드러났다. 그 옷장 안에서 튀어나온 그것은 다름 아닌 아이언 메이든. 본래라면 조교랑은 동떨어진 고문 기구. 그러나 현대의 에로 피겨를 모방이라도 한 듯 외형이 에로 한 것도 그렇고 내용물이 어떻게 개조가 돼 있을지 쉽사리 예상이 되는 물건이었다.
아이는 감탄했지만 로키시는 얼굴이 새파랗게 변한 조교 도구. 뭘 어떻게 개조했든 저것은 원래 고문 기구. 일단 새빨간 피가 연상되는 그것을 보고는 저기에 자기가 들어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공포에 떨었다.
“이런 걸… 나한테 쓰려 했다고…?”
“네. 보다시피 옷장 안에 여섯 개 정도 들어가 있고. 혹시나 싶어서 좀 가져왔습니다만. 시험 삼아 한 번 써보시겠습니까?”
“히이… 거, 거절할게~! 에키시의 명령이라면 몰라도 자발적으로 저런 건 좀~?!”
“본래의 용도처럼 무서운 것은 아닌데요.”
“그래도 연상되는 이미지란 게 있잖아?!”
무리라는 말을 열 번 정도 연타한 후 뒤로 주춤 물러서는 로키시. 반대로 아이는 한껏 발정이 나 있어서 그런지 흥미로운 얼굴로 그 앞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헤에… 아이언 메이든을… 조교용으로…?”
“에헤헤~! 공주님은 흥미인 모양이네요오~? 이거, 가끔 저도 사용하고 있어요~!”
엄청나게 꽉 조이고, 구속 당해서, 숨도 쉬기 힘들어서, 엄청나게 힘들다면서 기쁜 소리를 줄줄 내뱉는 파이. 그녀의 성인 용품 자랑은 한 번 시작되면 에키시가 질릴 때까지 계속되지만 아이는 그런 말을 뚝 끊어버렸다.
“그런 건 됐으니 내용물을 볼 수 있을까요? 듣는 것보다 직접 보는 편이 빠르잖아요?”
“맞아요~! 맞는 소리예요~! 그럼 보여드릴게요오~?!”
여성의 모습을 본 딴 철의 소녀. 그 목에는 사용 중이라는 단어나 비었음이란 단어가 걸린 푯말이 걸려 있었는데. 파이는 당연히 사용 중인 것의 바로 옆을 열어서 조교용 아이언 메이든의 내용물을 보여줬다. 그녀들이 온 것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기절한 건지 사용 중인 아이언 메이든은 조용했지만 그녀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내용물은 본래의 그것과 크게 차이가 없네요… 그렇지만… 여러모로…”
“에헤… 무섭죠오~? 한 번이라도 갇히면 끝장이라구요오~?”
“하아…”
“아무리 봐도… 나 때보다 심해…”
아이와 로키시의 침이 동시에 넘어갔다. 명백한 군침. 그렇고 노골적인 반응을 보일 정도로 아이언 메이든의 내용물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일단 들어가면 완전 구속. 닫힌 순간 안에 있는 전신 쿠션에 압착돼서 몸이 못 움직이게 돼요. 그전에 여기에 아래에 있는 바이브 세트로 항문과 보지 요도 전부를 막지만 그건 로키시 님을 조교할 때 쓴 정조대랑 비슷하죠? 이쪽은 거기에 더해서 클리토리스까지 괴롭히지만요.”
“그건 보면 알지만… 가슴 부위에 이건 뭐야… 왜 이쪽만 바늘이 크게 나 있어…?”
“약물을 흘러 넣기 위한 거예요오~! 가슴을 우리처럼 비대화 시키거나, 줄이거나, 감도를 올리거나, 줄이거나, 물론 바이브에도 구멍이 뚫려 있으니 구속시킨 상태로 안전히 약물을 넣을 수 있어요오~!”
“얼굴 부분이 열리네요? 게다가 호스 같은 것도 있고…”
“얼굴 부분을 열고 닫는 것만으로도 안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가면 안에 들어가 있는 호스는 목이랑 코에 넣는 겁니다. 영양을 보충해도 좋고 고문하기에도 좋으니까요. 숨도 편하게 쉴 수 있으니 저 안에서 그나마 살만하게 만들어주는 겁니다.”
“이거, 빠지지 않을 거 같아…”
“그야 조교 도구니까요.”
다시 침을 꿀꺽 삼키면서 아이언 메이든의 얼굴 뒤에 부착된 호스를 바라보는 두 사람. 명백히 바이브 형태인 호스. 목 안에 들어간 순간 부푸는 형태를 하고 있다. 이 정도면 질식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노골적인 물건. 언젠가 파이가 그들의 섹스를 천장 위에서 바라보며 지껄였던 것과 비슷한 용품이었다.
“전신을 감싸고 있는 쿠션에도 미세한 바늘이 나 있으니까아~! 아픔이 쾌락으로 변하는 과정을 느긋이 즐길 수 있어요오~! 어차피 약물 때문에 전신이 민감해지고 발정할 테니까 싫어도 음란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요오~! 아이언 메이든에 나올 무렵엔 대다수가 맞는 걸로 흥분해버리는 변태가 돼버리니~! 죄수를 사회에 내보내기엔 딱인 조교법이었어요오~!”
“나 때랑 달리… 코도, 입도, 가슴도, 전부 망가뜨리는 건가…”
“만약 지금의 로키시 님이 에키시 님께 순종적이지 않았으면 이 방법을 제안했을 테죠. 지금은 그럴 필요 없어 보이지만…”
와이가 약품 향기가 가득 찬 이곳에서 숨을 한껏 들이켠 다음 로키시를 바라보며 제안했다.
“그래도 실험 정도는 해보실래요? 적당히 조절해서 기분 좋아지는 마사지 정도로만 해둘 테니…”
“내가 왜 그런 짓을 해?! 다시 말하지만 안해! 에키시의 명령이 아니라면!”
“즉, 에키시 님의 허락을 맡아오면 된다 그거죠?”
“그, 그야 그렇지! 그럼 어쩔 수 없지만! 그 이전엔 절대 NO야!”
“로키시도 참, 기대하고 있으면서 에키시의 명령까지 바라다니. 정말 욕심쟁이라니까요.”
“흥…”
얼굴을 붉히며 본심을 숨기는 로키시. 에키시의 명령이라면 그런 것도 즐길 수 있음을 알았기에 지금은 거절했다. 당연하지만 아이도 언젠가 에키시가 이런 걸 강요하기를 바라면서 뒤로 주춤 물러선다.
“아쉽네요. 슬슬 아침해가 떠오르니까 재밌는 걸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아침은 또 왜?”
“이거, 쿠션 안에 괴식물 만드라를 넣어 놨거든요오~? 아침해가 떠오르면 거기에 반응해서 식물이나 촉수가 꿈틀꿈틀~! 그럼 미세한 바늘이 달린 쿠션도 꿈틀꿈틀~! 밤이 되면 잠잠히 가라앉았다가~! 아침해를 받으면 다시 꿈틀꿈틀~! 약물 때문에 민감해진 몸은 그대로 절정에~! 에헤헤헷~!”
“저희가 꺼내줄 때까지 못 나오는 구조니까 한 번 들어가면 절망감이 장난 없어요. 성격 교정을 위해 죄수들을 넣어놨을 때 그 대부분이 교화란 이름 하에 자진해서 성 노예가 됐으니까요.”
“아, 악취미스러웟…?!”
그 말에 보지를 적시면서도 다시 뒤로 물러서는 로키시. 그때 정조대가 달렸을 때의 절망감을 떠올리며 저 아이언 메이든의 무서움을 눈치챘다. 만약 에키시가 또 나쁜 마음을 먹고 자신을 저기에 넣으면 어떻게 될지도 잘 알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끝장.
조교 당한 연기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하드 교단에 잡혀 조교 당하는 엔딩이 있는 건 아이뿐만이 아니다. 그것은 로키시나 레인도 마찬가지. 운명에 이끌리듯 그녀들을 완전히 망가뜨릴 조교 도구가 눈앞에 늘어섰지만 두 사람은 도망치지도 않고 그것을 멍하니 바라본다. 이 흉흉한 도구를 언젠가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직감하고 있다.
‘아, 아쉬워라. 이거 썬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요. 분명 그 아이도 한껏 흥분해서는 여자의 얼굴을 해버리겠죠.’
뒤로 주춤 물러선 로키시와 달리 아이는 아쉬운 티를 팍팍 내면서 입맛을 다신다. 에키시의 명령 하에 자기 여동생과 같이 여기 갇혔을 때를 생각하면서 한껏 발정하고 있다.
‘나중에 파이와 와이가 없을 때 몰래 데려와서 보여주도록 할까요.’
그러나 지금은 인내한다. 언젠가 올 즐거울 때를 위하여. 얼굴에 드러난 음란함을 최대한 억누르고 지금 해야 할 일을 입에 담았다.
“어떤 물건인지는 알았으니 지금은 두 사람에게 맡겨 둘게요. 아침이나 점심 부근에 재밌는 걸 볼 수 있을 것 같으니 지금은 눈 좀 붙이고 그때 다시 오도록 하죠.”
“네, 그럼 그때까지 놀아주고 있겠습니다.”
“레인을 잘 부탁해요? 우후후훗…”
부디 망가뜨리지만 말라고 경고 후 등을 돌리는 아이. 그리고 그 등 뒤를 따르듯 로키시가 쫓아갔지만 두 젖소 자매의 시선은 여전히 음란했다. 언젠가 저 두 사람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거라 확신하듯 그 방면의 망상을 하고 있었다.
“나, 너, 로키시 님, 아이 님, 레인, 거기에 엘피라고 한 그 부관, 이렇게 딱 여섯인가… 마침 아이언 메이든도 여섯 개 왔고…”
“아니이~? 썬까지 합치면 일곱이잖아아~?”
“그래, 그랬지. 하나 더 주문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
가늘게 뜬 두 눈동자. 이미 썬의 정체를 꿰뚫어본 건지 아이언 메이든의 숫자를 늘리자고 제안하는 와이. 당연히 그것을 수긍하는 파이도 그렇고 두 사람은 썬의 정체나 이 저택에서 지내고 있는 여자들의 음란함을 부정할 생각도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에키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치정극을 천장 위에 있는 그것으로 이미 다 꿰뚫어본 것이다. 안 그래도 머리가 좋은 두 사람이었기에 이 사건을 외부로 흘릴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재밌는 일에 끼어든 것처럼 부정적인 사고를 지우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로만 한 결과가 이거였다.
“쾌락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어떻게 보면 하드 교단의 이념과 잘 맞는 일이니 거절할 이유가 없지. 이번 일이 잘 풀리면 양국 간의 싸움도 없어지게 될 테고. 조금 무섭기는 해도 노력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야.”
“그렇죠오~? 썬도 차아암~! 저한테 성별까지 숨기고 이런 재밌는 일을 하다니이~! 에헤헤헤~!”
두 사람은 의외로 나쁜 마음을 먹지 않은 건지 이번 일이 잘 풀리기만을 바랐다. 물론 레인의 조교는 확실히 할 것이고 마약을 뿌린 놈들의 뒤도 쫓겠지만 그들의 치정극에 끼어들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어디까지나 그 부분만큼은 방관자로 있을 예정인지 뒤에서 썬을 응원하는 목소리마저 생겨났다.
“그럼, 우리는 이 바보 공주님을 조교하면서 내기나 해볼까?”
“아, 뭔지 알겠어요오~! 썬의 정체가 언제 에키시에게 들키는지 맞죠오~?!”
“나는 학교 안에 있는 동안에는 안 들킨다에 걸게.”
“그럼 저는 학교생활이 끝나기 전에 들킨다에 걸게요오~!”
“좋아, 내기 성립. 진 쪽은 벌칙으로 뭘 할래?”
“아이언 메이든에 일주일 형?”
“나쁘지 않네.”
그걸로 좋다면서 쿠쿡 웃고는 레인이 갇힌 아이언 메이든을 바라보는 두 사람. 알몸에 백의만 입은 채 유두를 발딱 세운 변태 젖소 자매. 방구석에 던져둔 바이브레이터를 조심스럽게 들고 웃는 그 모습에는 평상시와 달리 무서운 면모만 보이고 있었다.
레인이 바라던 여왕님들이 즐비한 이 기숙사…
그녀에게 있어 이곳이 지옥이 될지 천국이 될지…
결과는 뻔히 보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