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귀족 여체 하렘 - 1권 〈마무리〉
다시 말하지만 시간이 꽤 지나있다. 로키시가 타락하고 그에 관한 소식이 아버지인 라키시에게 전해졌을 무렵. 에키시는 자기 아버지의 생각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오늘도 태평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그것도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주마등을 보는 것도 아닌 뭐라 말하기 힘든 상태로 말이다.
‘썬과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데.’
어중간하게 돌아와 있는 정신으로 그날 누님이 누나로 타락한 것을 확신했다. 아이는 물론 썬에게도 완벽하단 보증을 받고 로키시가 에키시 자신에게 굴복했음을 100% 검증 완료. 그 후 썬과의 약속대로 호모 관련 이야기를 하게 됐지만 그때 그 자리에서 파이와 로키시의 이야기를 모조리 부정당했다.
「저는 호모가 아닙니다! 파이의 편지는 본인이 뭔가 오해한 거고! 로키시 공도 잘못된 이야기를 했습니다! 세 명이서 만나 사랑 이야기를 한 건 사실이지만 당연히 아이 공주님과 로키시 공의 싸움이었지 저는 중재자일 뿐이었습니다!」
「맞아… 내가 잘못 말했어…」
「그렇죠?! 그렇죠?! 뜬금없이 호모 의혹이라니! 게다가 파이마저?! 불쾌하기 그지없습니다!」
「아으에, 미, 미안해에에~! 그, 그냥, 장난 친건데에에~!」
정말로 이상한 대화.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있었던 일을 없다고 부정하는 세 사람. 게다가 그때 편지의 내용을 나불거렸던 파이마저 부정했다. 이제 와서 그런 뻔한 연극을 해봤자 에키시가 믿을 리도 없는데 그 세 사람은 호모 의혹을 완전 부정 후 에키시의 말 따위 들어주지도 않았다.
애초에 썬이 말했잖은가?
「큭?! 그, 그만! 알겠습니다! 제가 할게요! 제가 이 여자에게서 사죄를 받겠습니다! 큭, 이, 이 여자?! 감히 남의 비밀을 함부로 지껄이고 다니기는?! 정정당당히 해주겠다고 해놓고!!!」
라고 말이다.
이미 거기까지 소리쳐놓고 속여넘기려 하다니 웃긴 일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에키시가 매를 들게 됐다. 세 사람 중 두 사람은 몰라도 나머지 한 사람은 이미 조교가 끝난 상태. 엉덩이를 몇 번 두드려주면 진실을 말하겠거니 싶어 로키시를 괴롭히려 했지만 다름 아닌 썬의 중재에 의해 그것마저 불가능해졌다.
「조교가 끝난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상태가 이렇잖아요? 로키시 공은 한동안 우리가 맡을 게요! 파이와 와이도 그럴 생각이고! 에키시 공도 불만 없겠죠?!」
「왜 이야기가 그렇게 되냐…」
「다음 타겟은 레인 공주님이잖아요? 로키시 공에게 쓴 미약의 효과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하고! 레인 공주님께 어떻게 복수할지도 정해야 하니까 한동안 아이 공주님과 붙어있게 내버려 두세요! 두 사람이 의견을 나눠 레인 공주님을 공략할 방법을 짜놓은 후 에미시 공께 알려드릴 테니까요!」
「흐으음…」
명백하게 로키시를 감싸는 행동. 에키시는 그 순간 썬과 로키시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고 갔음을 알았지만 그 이상 캐물어보는 건 그만두기로 했다. 그렇게 호모인 게 들키고 싶지 않았나 싶었던 데다가 썬을 상처 주고 싶지도 않았다. 언젠가 자기가 말하겠거니 싶어서 한동안 로키시를 아이 쪽 기숙사에 건네주게 되었다.
‘누나의 몸을 검사하고… 레인 공주에 대해 알아보고… 조교할 준비를 한다… 전부 원래 계획대로 이기는 한데 썬의 행동이 너무 노골적이란 말이지… 굳이 캐물었다가 진심으로 울어버리면 곤란하기도 하고… 그냥 내버려 둬도 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이야기는 거기서 끝났다. 정말로 찜찜한 이야기지만 굳이 캐물어서 뱀을 불러낼 이야기로 만들고 싶진 않았다. 로키시의 건이나 레인의 건처럼 당장 위험한 것도 아닌 데다가 에키시는 썬이 상식인이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레인 공주에 관한 것이 된다. 그녀가 여성 한정 마조히스트라는 사실은 에키시와 로키시 둘 다 알고 있다. 그때 덮쳐진 아이 공주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한 번 조교하는 데 성공하면 뒤탈이 없을 거라고 누구나가 확신하고 있었다.
‘안돼, 잠이 안 온다. 성공하면 그걸로 끝이지만 만에 하나 실패하면 누나를 건드렸을 때보다 심한 꼴이 돼. 제기랄…’
로키시를 조교 해놓고 실감이 없는 에키시. 그녀를 아이 쪽 기숙사에 두고 왔기에 더욱이 그런 감정이 강했다. 이 상태로 자기가 레인 공주님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건가 의심암귀에 빠진다.
‘아, 제기랄, 그만두자, 그만둬. 실패했을 때의 상상을 해서 뭐 해? 썬에 관해서도 쓸데없이 고민해봤자 소용없는 일이고. 일단 누나나 아이를 만나서 기분 전환이라도 하자. 레인 공주님을 조교하는 데 성공하면 웬만한 사건은 다 정리된 거니까. 이 이상 쓸데없는 고민은 하지 말자고.’
다행히 자면서 시간을 보내긴 한 건지 창문 밖에는 햇빛이 떠 있었고 에키시는 이 이상 자지 말고 그녀들이나 만나러 가자는 결론을 내렸다. 쓸데없는 의심암귀에 빠져서 성공할 일을 실패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쪽은 누나가 있다. 듣자 하니 이미 레인이 누나에게 푹 빠졌다고 하잖냐. 실패할 리 없다. 누나를 앞세우면 거의 100% 성공한 일이니까 말이야. 그걸로 모자라면 아이도 동원하면 돼.’
실제로 그렇다. 아이나, 로키시나, 둘 중 하나만 데려가도 뻑가 죽는 게 레인이란 여자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놓이는 건지 에키시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 레인 공주님의 과거사를 떠올리며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아침에 막 일어나서 그런가 좀 마음이 심란했을 뿐. 곧장 제정신을 차린 후 마음을 진정시키고 평소와 똑같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알몸으로 침대 위에 누워 바로 옆에 있는 여자에게 애무를 받으면서 기분 좋은 아침을 만끽한 거다. 제정신이 돌아오기까지 정말 수 초도 걸리지 않았다.
“엘피…”
“우움, 웃, 우으, 아, 일어나셨습니까? 도련님.”
“응.”
물론 바로 옆에 있는 여자는 엘피다. 알몸으로 그 자그마한 몸을 부대끼고 있다. 이젠 자기 주인님인 에키시의 곁에 있는 게 익숙한 건지 자연스럽게 그의 자지를 빨고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 또한 이번 이야기를 들었고 아이 공주님과 다시 대면해서 상세한 이야기도 나눴지만…
“좋은 아침입니다. 슬슬 일어나실 거라 생각해서 목욕물을 준비하도록 했습니다. 자는 동안 선 자지는 제가 입으로 물어서 따뜻하게 했습니다. 씻기 전 불알까지 청소하려 했습니다만…”
“그래, 잘했다. 아주 장하다 우리 엘피.”
“아, 아앙~! 에헤헤헷… 에키시 니이임…”
보다시피 에키시에게 푹 빠져서 그쪽 일은 크게 생각하는 바가 없는 듯했다. 마치 예전에 로키시를 주인으로 대할 때 같았다. 그때 보이던 행복한 표정을 에키시에게 그대로 보이고 있는 거다. 주인을 갈아타놓고 전 주인을 대하듯 행복한 꿈에 빠져 있는 것이 엘피도 망가져 있는 여자 중 하나였지만 에키시는 그 점을 수정할 생각이 없다.
자는 동안 자지를 쪽쪽 빨아 자지 때를 처리해주는 편리한 여자.
대체 어떤 남자가 버리고 싶어 한단 말인가.
미쳤냐.
아무도 안 버린다.
수정하다니 미친 소리지.
“오늘도 나를 위해서 노력해주고 있구나. 진심으로 기쁘다.”
“아아, 아으, 과분하신 말씀이에요… 에헤…”
오히려 그 망가진 상태를 가속시킨다. 로키시가 그녀의 노력을 부정한 게 트라우마가 된 것을 알고 있기에 그 점을 파고든다. 자기 누나와 정 반대로 엘피를 칭찬하는 것으로 그녀의 충성심을 점점 올리고 있었다. 로키시가 암표범 같은 것이라면 엘피는 아기 고양이. 평상시에는 딱딱한 말투를 하면서도 지금은 녹아내렸다.
다친 발목도 거의 다 나았고 별 무리 없이 에키시를 위하고 있는 것이 말 그대로 「쓰기 편한 여자」다. 자기를 배신하고 버린 로키시와 달리 에키시는 그런 남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더욱이 빠져든다. 예전에는 그렇게 싫어했던 주제에 이젠 밤새 자지를 빨아주는 변태년으로 전락했다.
“엘피, 막 일어난 참에 부탁해선 미안한데… 아래쪽이 가렵다… 계속 입에 물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밑동이 간질간질해…”
“아! 네! 빨아서 청소해드리겠습니다!”
“응…”
에키시가 들었던 상체를 다시 눕혔다. 본래라면 로키시와 함께 주종 펠라를 맛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이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어깨에서 짐을 한가득 내려놓은 후 맛보는 펠라다. 굳이 거기까지 욕심을 부릴 필요 없을 터. 마음 중심에는 레인의 건 때문에 중압감이 남았지만 또 한편에서는 편안함이 느껴지고 있었다. 원래라면 로키시라고 하는 폭탄물이 자리 잡아야 할 위치였지만 그게 비었기에 상쾌함 마저 느끼고 있었으니 가능한 밸런스. 평소와 똑같은 풍경인데도 무언가가 달라진 것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아움, 움, 우웁, 으쮸읍…”
“그래, 거기다, 거기, 아주 잘하네.”
“으으웁, 으후후움, 으히음~!”
정액을 뽑기 위해서가 아닌 청소를 위한 펠라. 귀두 아래쪽 움푹 파인 밑동에 혀 끄트머리가 기어들어가 안을 빨아내고 가려움을 해소한다. 간지러우면 손가락으로 긁어도 되는 것을 굳이 여자를 이용해서 청소하다니 사치스러운 행위였다.
“다 청소한 후엔 나갈 준비하자. 씻는 건 여기서 하고 식사는 저쪽에서.”
“아음, 움, 오늘도옷, 츄읍, 저쪽 기숙사로 가시는 겁니까아~?”
“응.”
“알겠습니다. 금방 준비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면서 기쁘게 날름날름 청소하는 엘피. 반면 에키시는 서두를 것 없이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이후 있을 일(레인)을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자신이 바란 해피엔딩까지 앞으로 수 걸음. 골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 있다.
레인만 조교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니.
역시 바보 같은 남자다.
떨어진 혹(로키시)이 새로운 혹(썬)과 들러붙어서 사건을 만들고 있는데 그것을 모른다. 두 사람이 달라붙었다고 예측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문제 없다고 결론 내린 바보. 에키시가 바라는 행복한 엔딩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 또 멀어지고 있었는데 말이다.
에키시·블랙우드.
무능 귀족.
그 별명은 아직도 건재했다.
<-- 프롤로그 - 성욕에 충실한 자들 -->
5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