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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 귀족 여체 하렘-67화 (67/199)

 무능 귀족 - 에키시 전용 씨받이 누나(4)

그런 즐거운 날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을 맞이했다.

정말로 즐거웠지.

나와 착한 누님…

육변기?

암캐?

아니, 뭐라 부르기 힘들군.

누나야라 부를까?

어쨌든 그 로키시 누나랑 함께 길을 걸었다. 난 평소와 똑같은 정장 차림에 누님은 몸 전체를 가린 검은 코트 차림으로 예쁘게 드러난 허벅지에는 내 취향의 망사 스타킹에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겼다. 우리 누나야는 걷는 동안 아무 말이 없다. 평소처럼 늠름한 표정으로 싱긋 미소 지으면서 내 옆을 걷고 있다. 그 모습은 요염하면서도 도도한 고양이 같아서 어제 그런 일이 있었던 여자로는 보이질 않았다.

“이쪽이야.”

“……………”

이젠 익숙해진 거리.

정문을 넘어 정신 병동이 연상되는 기숙사로 향한다.

거리가 짧았기에 도착하기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았고 이젠 익숙해진 복도를 걸어 모두가 늘상 모이는 식당에 도착하기까지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파이와 와이에 썬까지 우리 누나를 바라보면서 눈을 부라리고 있었지만 먼저 폭력을 휘두르는 일은 없었다.

나란 놈은 아주 우습게도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며 딴 생각에 빠져 있다. 「다른 좋은 곳도 많을 텐데 어째선지 여기에 모이게 되는구나」라는 둥의 생각이다. 너무 일이 잘 풀려서 그런지 긴장감이 쭉 빠져서 혼자 다른 공간에 있었다. 날 바라보는 다른 여성들은 이런 내 상태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로키시·블랙우드으으으…”

“저 사람이…”

“큭…”

썬이나 와이는 이해하지만 파이가 저러는 건 예상외. 내가 이 기숙사에서 봤을 땐 늘 멍하니 있었던 주제에. 역시 아이의 친구라는 건가? 우리 누나는 레인 공주님을 조종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여자였으니 그 부분을 경계하는 모양이다.

“어머나, 에키시. 빨랐네요? 적어도 일주일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로키시… 당신까지 동반이라니… 이것 참… 이것 참… 일이 재미없게 돌아가네요…”

식당 중앙에 놓아진 커다란 식탁. 마치 최후의 만찬에나 나올법한 장소의 중심에 아이가 앉아 있다. 정문에서 기숙사로 들어오기까지 텀도 있었고 기사들에게 보고받아 다들 모여있었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생각 이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네.

정말 좋지 않아.

살의가 풀풀 퍼지고 있다.

죽일 생각인가?

화기애애 할 식당에는 무서운 공기만 감돌아서 자칫하면 베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야 그럴 것이 약을 주고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거다. 일이 그렇게 간단히 풀릴 리 없다고 생각한 건지 다들 우리 누나를 바라보며 「실패 했구나」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로키시. 오래간만이에요. 그동안 평안하셨는지?”

“…………………”

“어머나, 대답할 가치도 없다 그건가요? 후후, 무서워라.”

날이 선 아이의 말투. 차갑게 노려보는 눈동자. 무슨 일이 있으면 당장 움직일 수 있게 허리를 살짝 띄운 것 같이도 보인다. 아니, 실제로 허리를 들었구나. 썬도 칼집에 손을 올린 채 경계하고 있고. 파이랑 와이도 언제든 움직일 수 있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와중 나는 여전히 태평했다. 너무 미묘한 공기에 나 또한 미묘한 표정을 지었던 거다. 그게 그녀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준 건지 아이의 분위기가 한층 더 험악해졌다. 내가 이번 일을 실패했기에 어색하게 있는 거로 보였겠지. 연락 없이 갑자기 오기도 했고 충분히 오해할만한 사항이었다.

“…………………………………”

반면 누나는 누나대로 팔짱을 낀 도도한 자세로 아무 말이 없다. 코트가 쓸데없이 잘 어울려서 참 멋져 보인다. 이 상황을 이해 못 한 건지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숨을 내뱉고 있는 데다가 기숙사를 나오기 전 「내가 명령하기 전까지 아무 말도 하지 마라」라고 명령 해놨기에 입을 열 수도 없었다.

설마 이게 이렇게 먹힐 줄이야…

그게 분위기를 조성해서 아이의 심기를 건든 모양이었다……

“끝까지 묵언 수행이신지? 설마 하룻밤만에 작전이 파탄 날 줄이야. 약은 충분했다고 생각하는데 도중에 들킨 걸까요? 아니, 이제 와선 상관없나? 이렇게 당당히 온 거고. 에키시를 옆에 두고 있겠다 그를 두고 협박이라도 할 작정이려나?”

“…………………………”

“뭐라고 말이라도 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아이의 말에 대답이 없자 썬이 화를 낸다. 그러나 누나는 여전히 무표정. 두 눈으로 나를 슬쩍 바라보면서 명령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착하디착한 누나야는 내 심정을 다 이해한 상태다. 내 명령이라면 뭐든 하기로 했기에 고집을 부려서라도 입을 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상황이 재밌게 돌아가는걸.’

내심 후힛힛 웃었다. 우리 착한 누나는 드디어 초조해지기 시작한 건지 팔짱을 낀 손가락을 꼼지락거렸고 나는 이 상황을 즐겨볼까 했다. 우선 떡밥이라도 던져볼 겸 처절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보면 알잖아? 끝장이다 끝장. 약이 안 통했어. 아픈 척 연기를 하고, 의사를 매수하고, 조교용 도구까지 몰래 가져왔는데, 전부 실패라고… 덕분에 나는… 누님의 손에… 크으으윽…”

“뭐, 뭐라고요?!”

“?!”

내 말에 아이가 놀란 건 물론이고 누나의 엉덩이가 아주 조금 움찔거려댔다. 하핫, 이 타이밍에 거짓말을 할 거라고는 예상 못 한 건가? 예상했다면 그게 더 놀라웠겠지만 이건 이것대로 좋다…

‘말을 맞춰라.’

‘!!!’

나는 고개를 돌려 누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입술로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아주 잠깐 숨소리조차 없어지고 희미하게 고민하는 표정이 되었다. 이걸 어떻게 받아낼지 고민하는 것 같지만 누나는 누나. 그 피가 어디 가는 건 아니다. 내 말장난에 맞추듯 금방 표정을 바꿔 「평상시의 누님」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그래, 에키시의 말 대로야. 정말 깜빡하면 속을뻔했다니까? 비 오는 날 터덜터덜 동생이 걸어오질 않나, 상처가 나 있질 않나, 의사까지 매수하다니, 그 단기간에 잘도 거기까지 머리를 굴렸구나 싶어.”

“큭?!”

아이의 표정이 굳어진다. 아이와 파이가 입술을 씹는 건 물론이요 썬이 분노에 찬 얼굴로 나와 누나를 노려봤다. 누나의 고민 시간이 짧은 것도 있고 위화감 없이 곧장 말을 내뱉어서 마치 처음부터 이러려고 온 악당 같았다.

실제론 내가 먼저 말했던 상처와 의사에 연기 부분을 그대로 따라 말했을 뿐인데…

너무 쉬워서 배를 잡고 땅을 구르고 싶어졌다…

“에키시 공에게 무슨 짓을 했습니까!!!”

“흐응~?”

내가 누나에게 무슨 짓을 당했다는 건 이미 확정 사항인가. 아이도 파이도 걱정하는 것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있었을 뿐인데 이런 오해를 받게 될 줄이야. 상황이 점점 더 재밌어져서 포커페이스 유지가 힘들어졌다. 물론 누나도 그런 썬을 비웃듯 콧소리를 내며 이 연극을 즐기는 티를 제대로 내었다.

“별로? 아무것도? 너희가 준비한 약을 역으로 사용해서 조금 괴롭힌 정도? 덕분에 기숙사까지 오는데 편했어. 이렇게 조용한 남동생을 보는 건 오래간만이거든. 그때 그 시절처럼 착한 내 동생을 돌려줘서 고마워.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

“무슨 짓을 했냐고 물었습니다!!! 그 약으로!!! 에키시 공의 몸에 무슨 짓을 했냐고요!!!!”

“응? 듣고 싶어? 듣고 싶어? 에에엥~? 알려줘버릴까나아아아~?! 우후후후후후후!!!”

“크으으윽!!!!”

썬이 입으로 불을 내뿜을 듯했지만 누나의 연기는 여전했다. 몸을 배배 꼬면서 얌전히 있던 내게 들러붙어 날 조교한 티를 냈다. 나는 그 연기에 맞추듯 고개를 푹 숙이고 가랑이를 모아서 부끄러운 모습을 만들었다.

“누, 누님?! 으읏… 으으윽… 아윽…”

“에, 으에, 에, 에키시 고옹~?!”

“우후후후후!!!”

내가 봐도 완벽한 연기. 마치 암컷이 된 남자처럼 부끄러운 상태가 됐다. 예전에 실수라고는 해도 남자 똥구멍을 뚫은 적이 있었지. 그때 그 남자의 표정을 떠올려서 따라 했을 뿐이지만 생각 이상으로 잘 된 것 같았다.

“후후, 후, 후후, 에키시, 그때 좋았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붙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역으로 당해서는 그 추잡한 약을 마음껏 맛보게 됐잖니?”

“그만… 두세… 요…”

“아앙, 발기한 거야?! 부끄러워하기는~! 그때 그렇게 추잡한 꼴을 봤는데 이제 와서 부끄러워 하기야~? 우후후, 그때 일 모두에게 말해버릴까아~?”

“하지 말아 주세요… 누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흐흣, 후흐흣, 어쩔까나아아아~?”

누님은 「후후」거리는 부근에서 잠깐 놀란 티를 냈지만 연기를 그만두진 않았다. 노골적인 놀람도 아니었고 다른 사람들에겐 들키지 않았기에 그만 둘 이유가 없었다. 여전히 누나를 누님 모드라고 착각하고 있는 와중 유독 썬만이 분노에 차 있었으나 나는 여전히 바보 취급당하는 연기를 했다.

“저기, 에키시? 기분 좋았지? 미약에 절어진 손에 그 자그마한 고추 질퍽질퍽 비벼지는 거 너무 기분 좋았지? 에키시도 참, 여자애처럼 힉힉 울고 그러지 뭐야?”

“저는… 모르는 일… 입니다…”

보란 듯 고개를 휙 돌리자 누나의 손이 뻗어져 내 턱과 뺨을 잡고 자신의 얼굴 쪽으로 끌어당겼다. 여전히 힘이 돌아와있지 않은지라 평범한 여성의 힘과 다름없었지만 보는 쪽은 그렇지 않은 건지 숨을 삼키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어머어, 모르긴, 그럴 리 없잖니? 여태까지 수많은 여자를 울려온 그 거근. 이 누님이 완전히 박살 내줬잖아?”

누나가 내 몸에 엉겨온다. 그 이마에서 흐른 식은땀이 아래로 뚝 떨어져 내 뺨에 스며들었지만 나는 그만두라고 하지 않았다. 날 껴안아 그 턱을 내 어깨에 올린 것 같은 자세가 완성되자마자 귓가에 입술을 대고 「계속해」라고 명령했다.

“저기, 우리 동생의 엉덩이 구멍 말인데. 지금 어떻게 돼 있는 줄 알아? 응~?”

날 껴안고 있는 자세기에 다른 사람들에겐 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내 어깨에 턱을 올린 누나의 얼굴만 보일 뿐. 내 엉덩이를 살살 쓰다듬으면서 그녀들을 협박하는 것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예전 성격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었다.

“엉덩이?”

“어떻게… 된…”

“우흐흐, 아, 너희들이 준 약으로 배를 꽉 채워서 막아버렸어.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얌전하게 있는 거야. 아무런 힘도 못쓰는 소년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니까? 그거 거짓말 아냐. 진짜라구.”

“어떻게 그리 심한 짓을…”

“으읏…”

“심하다니? 뭐가? 너희가 내게 하려고 한 일이잖아? 난 그대로 돌려줬을 뿐이야. 원래라면 너희들에게 돌려줘야 했지만 에키시로 참아줬으니 오히려 감사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데.”

“대체 뭐가 그렇단 건지?!”

“우후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전부 반대로 말하고 있을 뿐. 마개와 정조대의 콜라보로 구멍이란 구멍 전부가 막혀있다.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한껏 발정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조교 당하다니 웃긴 소리지. 헛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더 말해줄까? 아직 이걸로 끝난 게 아니거든? 너희 때문에 에키시가 이렇게 된 거니까 이야기 정도는 들어줘야 하지 않겠어?”

“그만둬… 듣고 싶지 않아…”

“이 이상 에키시를 욕보이지 마세요!”

“그렇게 말하니 더 말해버리고 싶어지는걸?”

썬과 아이가 제지하지만 누나는 멈추지 않는다. 어제 있었던 그 수치스러운 일이 기억난 건지 내 엉덩이를 한껏 부여잡고는 음란한 한숨소리를 내었다.

“저기, 저기, 어제 에키시를 수퇘지 취급했어. 그거 엄청 재밌었다? 다시는 나한테 거역하지 않겠다고. 착한 동생이 되겠다고 선언 시켰어. 알몸으로, 엉덩이를 흔들게 해서, 하트를 만들어서, 누님에 대한 사랑을 말하도록 했어. 전부 너희 때문에 에키시가 그 수모를 겪었지.”

“거짓말하지 마!”

썬이 부정하지만 누나는 그것에 반응해서 더 크고 즐겁게 떠들었다.

“게다가, 게다가, 게다가아~! 그날 내에 완전히 조교를 끝내버렸어~! 자기 부하에게 머리를 숙이게 하고! 여태까지 자기가 손 댄 시종들에게 사죄하게 하고! 그 쓸모없는 귀두를 잡아당겨서 빨갛고 커다랗게 만들었지! 물론 철저하게 교배 섹스해서 다시는 기어 못 오르게 했어! 이젠 끝장이지?! 다신 자기 누님에게 못 덤빌 거야! 왜냐면 이 누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거든!”

“그럴 리 없잖아! 에키시 공이 너 따위에게! 그런 짓을 당할 리가!”

“어머어, 또 부정하기야? 나 어제 있었던 일이라면 밤새 말할 수 있는데? 그야 하루 내내 조교한 거니까 어렵지 않잖아?”

“너, 너어, 너어엇, 이, 이, 마녀 같은 여자가?!”

썬이 분노하는 것과 달리 아이의 분위기가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당장이라도 누나를 찢어발겨 죽여버릴 것 같은 기세다. 아무 말도 없지만 분명히 머리끝까지 화가 난 상태. 슬슬 터질 것 같은 분위기고 다음 장난을 마지막으로 본색을 드러내게 할까 싶었다.

‘마무리해라.’

‘?!’

여전히 껴안긴 상태였기에 명령을 내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귓가에 댄 입술을 조금 움직이면 그걸로 됐다. 누나는 내 명령에 반응해줬고 아까처럼 고민하는 듯하면서도 재빠르게 마무리 작업을 시작했다.

“아니, 아니지, 이렇게 말해도 못 믿는 거 같고. 그럼 이 자리에서 그 증거 보여줘버릴까나? 아하하하하하핫!!!”

“즈, 증거라고?!”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죠?”

“말 그대로의 의미야! 에키시가 내게 굴복했다는 증거! 우후후후, 우후후후, 이 정장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아하하… 온몸을 싸그리 가린 정장과 커다란 망토… 이렇게 보면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그 육체에 재미난 짓을 했거든… 여기서 보여버려도… 우후후후후…”

“하지 마세요! 이 이상 에키시를 욕보이지 말라고 했잖아요!”

“어머어, 아이 공주님. 우리 에키시에게 푹 빠져버렸 나봐? 그렇지만 안돼. 당신네들에게 에키시의 꼬락서니를 보여줘야 이 조교가 마무리되거든. 그러니 여기서 벗겨버릴 거야.”

“네녀서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누나가 그렇게 말한 순간 썬은 물론이고 아이도 한계점에 도달했다. 웬만하면 참으려 했다는 표정이었지만 그게 드디어 깨졌다. 누나가 내 옷에 손을 올린 순간 아이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것이다.

“썬! 저 무례한 년을 붙잡으세요! 그리고 에키시를?!”

“거기서 손을 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아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날아오는 썬. 아이와 파이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듯했지만 결국 움직이진 않았다. 썬은 아예 누나를 벨 생각으로 보였지만 누나의 움직임이 더 빨랐고…

“아, 잠까아안~!”

미리 뽑아놨던 흑검을 그대로 공중에 집어던지기까지 했으니…

“에으윽?!”

“엣?”

그것에 반응하여 썬이 멈춘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예상외였겠지. 썬이 연어처럼 뛰어올라 누나를 베려 했지만 놀라서 검을 허투루 휘둘러버렸다. 내 몸에서 천천히 떨어져 양손을 공중에 올리는 것도 그렇고 완전히 항복하는 것 같은 포즈였으니 모두가 얼어버리고 말았다.

“뭐, 뭐예요? 그게 무슨 짓이죠?!”

“아, 왜 이리 성질이 급해? 무슨 짓이긴… 이히히힛…”

물론 아이도 이 상황을 이해하진 못했다. 방금까지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던 여자가 검을 하늘 위로 집어던진 건 물론이요 항복 포즈를 취했으니 그 이유를 물어봐야만 했다. 물론 우리 착한 누나는 아이의 반응을 놓치지 않고 완벽하게 그 타이밍을 잡았다.

“그래… 나를 베기 전에 보여줘야 할 게 있으니까… 아하하하하핫… 아하하핫…”

누나는 자신을 베려고 했던 썬의 바로 앞에 가서 가랑이를 쩍 벌렸다. 높은 하이힐 때문인지 쓸데없이 다리가 길어 보였고 그 행동이 음탕했기에 여기 있는 모두가 지금 이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질 못했다.

“무슨?!”

“자, 여길 봐! 어서엇!”

그리고 개봉 박두!

누님의 코트가 활짝 열리고!

알몸 위에 코트를 입은 변태 년이 이 자리에서 나타났다!

“아하핫! 아핫! 서프라이즈으~?! 개보오오옹! 우리 동생의 몸 같은 거보다! 이쪽을 먼저 보는 게 좋을거어어어얼~?! 꿀꿀~! 꾸우우울~! 부히~!”

“히엑?!”

“으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힛!!!! 놀랐어?! 놀랐어?! 놀랐어어어어어어엇?!”

썬이 그 모습을 보고 뒷걸음치다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야 그럴 것이 누님의 코트 안에는 내가 입혀놓은 정조대 시리즈는 물론이고 온몸에 낙서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인간을 그만둔 변태의 낙서였다.

암퇘지, 육변기, 암캐, 좆물받이, 에키시 전용, 임신 환영, 콘돔 금지, 똥꼬 보지, 확장 완료, 마조히스트, 젖통, 패배견, 개보지, 똥구멍 전용 청소 도구, 노출광, 그런 단어 외에도 외설스러운 그림이 몇 개나 그려져 있는 건 물론이요. 자궁 위에는 과녁판 같은 낙서가 돼 있어서 거기에 내 주먹 자국이 남아 있다.

“므, 므, 므앗?! 뭐예요? 대체 뭐예요?! 그 꼴은 대체 뭐냐고요!!!”

“뭐, 냐, 고옷~? 으히히힛! 으힛?! 으히히히히히히힉!!!”

이건 썬도 그렇지만 아이도 놀랐겠지. 파이와 와이도 숨을 삼키고 있고. 누나는 보란 듯 식탁 위로 올라가 아이의 앞에 게 다리를 펼치고 정조대를 찬 보지를 들이민 채 멋지게 경례하면서 군인 같은 딱딱한 목소리를 내었다.

“죄송합니돠아아아앗!!! 아이 교과아아아안니이이이임!!! 이 로키시·블랙우드느으으으은!!!! 사실! 사실! 사시이이일?! 동생의 자지 님께 완전히 패배해버려씁니다아아아앗!!! 완전 패배애애애애앳!!! 저항 불느으으응!!! 인간 이하의 육변기에요오오오오오오오옷!!!! 부히!!! 부히!!! 부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무어요?!”

장난이 성공한 건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자존심이 박박 깎여나가서 그런가 완전히 돌아버린 상태였다. 나에게 변태 댄스를 췄을 때도 그렇지만 누나는 자존심이 깎여나갈 때가 제일 심하게 망가지는 것 같았다.

“이게 무슨…”

“으에에… 교단에서 범죄자들 교화할 때처럼… 완전히 훅 갔네요오…”

“그, 에에, 에키시이?! 이게 무슨 일이에요!!!”

와이는 그나마 침착하게 있고. 파이는 교단에 있었던 일을 회상. 아이는 이런 게 익숙하지 않은 건지 내게 소리치면서 이 사태에 관한 해설을 요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하하하하학!!!! 으학?! 으헥! 으하하하하하!!! 진짜!! 진짜로!! 으하하하하!!! 진짜로 했어!!! 저 미친년!!! 진짜!!!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나 나는 웃을 뿐이다.

웃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 없었다.

방금까지 한 연기를 전부 벗어던지고 땅바닥에 누워서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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