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귀족 - 조교 전 짧은 이야기(4)
로키시에게 그런 일이 있든 말든 소란스러운 쁘띠 왕성의 최상층. 핑크 네글리제 차림으로 금발을 휘휘 휘두르면서 난동을 피우는 금발 말괄량이와 그런 그녀를 말리는 한 소녀가 있다.
“으히이이이이이이! 짜증 나! 짜증 나! 짜-증-나-아!!!”
아이 공주님을 덮쳤던 그 커다란 침대 위에서 팔과 다리를 흔드는 레인 공주님. 그녀의 눈앞에 있는 소녀는 전신 노란 타이즈 차림으로 닌자 같은 복장을 하고 있다. 포니테일로 묶은 금발과 그 금안도 그렇고 이 또한 에키시는 모르는 캐릭터였다.
가슴은 로키시 정도로 적당히 있는 편이나 키가 커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호리호리해 보이는 여성. 등에 매고 있는 자그마한 칼 하나가 그녀의 역할을 알려주고 있다만 옷차림과 달리 싸늘한 분위기는 없었다. 머리카락이나 눈이 화려해서 그런지 잠입 임무에 어울릴 것 같진 않은 여성이다.
게다가 목소리 톤도 높다. 어리광쟁이 공주 레인과 비슷한 목소리. 그러나 파이와 와이처럼 자매는 아닌 듯 묘한 이질감이 섞여 나오는 목소리다.
“레인도 참. 뭐가 그리 마음에 안 들어서 또 심술이야?”
“날 대하는 여왕도, 내가 사랑한 기사도, 그 눈꽃 공주도, 전부! 전부! 전부! 전부우우우우우우우!!! 전부 마음에 안 든다고요오오오오오오오오!!!”
“여왕이라니, 로키시?”
“그래요오오오오~! 또 속였어~! 금방이라도 불러서 놀아줄 것처럼 말해놓고 또 방치하고 계셔어어어어~! 게다가 또 아무런 설명도 없이! 제길! 제길! 제기이이이일~?!”
그 첩자와는 친한 사이인지 레인은 거리낌 없이 어리광을 부려댔다. 로키시를 대놓고 여왕님이라 부르면서 자기 성벽까지 말했으나 첩자는 「또 이러시네」같은 얼굴을 할 뿐 이렇다 할 대응은 하지 않았다.
이쪽도 금발에 금안, 저쪽도 금발에 금안, 무언가 큰 연관이 있는 관계처럼 보이지만 두 사람은 그에 관해 말하지 않는다. 그야 그럴 것이 서로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 첩자도 이렇게 태연하게 이런 광경을 보고 있을 수 있다.
“또 이렇게 방을 더럽히고 말이지…”
팔짱을 낀 자세로 침실 앞에서 멍하니 서서 근처를 둘러보는 첩자. 땅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여자들과 약물 덩어리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지만 표정에 변화는 없다. 다들 하나같이 얼이 빠진 상태로 숨을 헐떡이고 있고 그 대부분이 시종이나 몰락 영애였지만 전원이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기에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기억했다고는 보기 힘들었다.
그 금발의 첩자는 두 눈을 깜빡이면서 마치 그녀들을 「먹다 남은 쓰레기 찌꺼기」를 바라보듯 한다. 레인에게 먹혀진 후 땅바닥에 휙 버려졌다는 점에선 실제로 그런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여성들. 레인의 눈에 들지 못한 건지 하나같이 엉덩이에 「탈락」이라는 단어와 「불량품」이란 말이 적혀 있었다.
“치우는 쪽의 사람도 생각해줬으면 하는데…”
그러나 역시 표정에 변화는 없다. 암컷 냄새가 풀풀 나는 방을 환기했을 뿐. 그 금발 첩자가 창문을 열면서 아주 약간 화를 냈지만 그건 분노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방 안에서 나고 있는 냄새 때문에 불쾌해졌을 뿐. 쓰러진 여자들이 뭘 어떻게 뒹굴고 있던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 레인과 살짝 닮은 것 같았다.
“끄이이이이잉~! 내가 왜요! 내가 더럽힌 것도 아니거든요?! 저 바보 녀석들이 마음대로 물을 뿜어냈을 뿐이야! 혀로 핥게도 했지만 제대로 빨지도 못하고! 약에 빠져서 바보같이 시시덕 거리는 꼴이라니! 아이 때를 참고해서 적당히 발랐다고 생각했는데 즉 폐인행이라니 웃기지도 않아!”
‘그건 아이 공주님 쪽의 정신력이 강했을 뿐이겠지만…’
“재미없어! 재미없어! 재미 없어어어엇! 뭐가 가문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야?! 바보 같은 여자들이! 아이를 기준으로 잡아서! 좀 더 적게 발랐는데! 쉽사리 기절하고 말이야! 보지로 물을 내뿜으면서 혼자만 즐기다니! 바보들! 바보들! 바보들! 바보드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을!!!”
물론 이쪽도 이쪽대로 심했다.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여자들을 아예 신경 쓰지 않는 첩자와 달리 그녀는 피해자들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또 로키시에게 사랑받지 못했다는 분노와 열등감에 머리에 피가 올라 늘어진 엉덩이에 발길질을 했다.
“이! 이이! 이이잇! 이! 이! 이 쓸모없는! 이! 쓸모! 쓸모! 쓸모없는 것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오호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 쓰레기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으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그 발길질과 함께 물이 뿜어져 나왔다. 약에 찌든 여자 하나가 레인을 향해 엉덩이를 치켜들어 있었고 그것을 찼을 뿐인데 곧장 절정 한 거다. 그 꼴을 본 레인은 자기는 못 즐겼는데 자기네들만 절정 하는 여자들을 바라보며 한층 더 분노를 불태웠다.
따각따각, 따각따각, 따각따각…
레인이 침대 바로 아래에 놓아둔 구두에 발을 뻗었다. 네글리제 차림으로 하이힐을 신고 다시 엉덩이를 발로 차는 자세를 잡았고. 크게 벌려진 항문에 그 굽을 처박으면서 신나게 엉덩이를 찔러댔다. 그리고 곧 일어난 참상에 무표정하게 있던 그 첩자마저 고개를 돌리고 숨을 멈춰댔다.
“뭐가! 뭐가! 뭐가아?! 뭐가 좋다고 오호 거리고 있어엇?! 그건! 그건! 다름 아닌 내가! 내가아아! 내가 하고 싶단 말이야아아아아! 그 자리에 내가 있고 싶단 말이야! 내가! 이 내가! 이 레인·레즈우가! 암퇘지 역할을 맡고 싶다고 하잖아! 내겐 약에도 멀쩡하게 버티는 여왕님이 필요해! 내겐 그런 여왕님이 필요하단 말이야! 이 돼지 새끼들아! 그 자리에는 내가 있어야 한다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
“오흐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제길! 제기이이이일! 더러운 년들! 더러운 년들! 몰락해가는 가문을 위해 몸을 판 쓰레기 년들! 그래도 기개가 있어 보이는 드센 년들만 골라왔는데! 약기운에 끝까지 버티는 사람은 없고! 모조리 마조 돼지들뿐! 뭔데 너희만 약에 빠져서 즐겁게 꿀꿀 거리는 건데?! 이 망할! 망할! 망할! 나도 좀 즐겨보자고! 이 쓰레기 걸레 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힉?! 오혹! 오호오오오오오오오옥! 으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그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오호, 오홋, 오호오옥, 으힉?!”
질퍽질퍽!!! 질퍽질퍽!!!
“그만 꿀꿀 거려! 어서 일어서! 어서 일어나라고! 자, 지금이라면 할 수 있어! 어서 일어나서 내 머리채를 끄집어 당겨! 당겨보라고! 어서! 어서! 어서! 왜 당기질 못해애애애애애애애애?! 당겨보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끄헤, 끄헤엥, 끄헤에에에에에에~! 꾸히이이익~?!”
질퍽질퍽질퍽!! 찌걱!!! 질퍽질퍽질퍽!!!!
“해보라고! 할 수 있다고 했잖아?! 가문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했잖아! 다른 년들도 그래! 시종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그래서 귀족이 될 찬스를 줬잖아! 어서 날 쓰러트려 봐! 나를 돼지 취급하라고! 겨우 그 정도만 할 수 있어도 장밋빛 인생이 펼쳐지는 데 왜 여기서 똥구멍이나 벌리고 있는 건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
“끄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끄힉?! 끄히이이이익?! 으헥! 우헤에에에엑!!! 으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찌걱! 찌걱! 찌걱! 질퍽질퍽질퍽!!! 찌거어억!
엉덩이에서 나오는 더러운 소리가 구멍과 힐 사이로 빠져나오지만 레인의 분노는 풀리지 않는다. 하이힐의 굽으로 똥구멍을 찔러댄지라 거기서 피가 흐르고 있지만 약에 찌든 그 불쌍한 여성은 그 고통마저 행복하게 느끼고 있었다. 오히려 클리도 잘근잘근 밟아달라며 부탁하고 있는 꼴이다.
“악이 강하다며! 악물고 살 거라며! 가문이 몰락하더라도 이 악물고 버티려고 한 영애들이라며?! 근데 이게 뭐야! 이는 무슨?! 악은 무슨?! 똥구멍도 그렇고! 보지도 그렇고! 자기 구멍으로 지팡이 하나 못 물고 있는 년들이 대체 뭘 물고 있겠단 소리야?! 웃기지 마라! 웃기지 말라고! 겨우 그런 정신 상태로 내 머리 위에 있으려고 하다니! 겨우 그 정도로! 겨우 그 정도로! 마조히스트를 무시하기느으으으으으은?!”
“우히이이이익!!! 끄힛?! 끄힛?! 꾸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끄흐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설마! 나랑 조금 놀아주면 가문이 부활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나란 여자가 맞기만 해도 행복할 거라 생각한 거야?! 판단이 안일하잖아! 너희 같은 가짜 여왕으로는 아무것도 못 느낀다고! 좀 더 감정을 담아서 행동하란 말이야! 약 기운 정도는 탈탈 털고 일어나서 내 뺨을 때릴 정도가 아니면! 나도 인정 못한다고! 자, 자, 어서 일어나! 여기까지 들었으면 일어나줘야지! 아무나 일어서어어어어어어!!!!”
“흐으으으으윽! 우흑! 으흐으으으으?!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윽!!!”
방안에 자욱히 퍼지는 소변과 애액의 향에 첩자의 얼굴이 한층 더 일그러진다. 이 이상 이 방에 있기 싫은 건지 창문 밖에 매달려서 그녀가 하는 일을 지켜보기만 했다.
“뭐야! 뭔데?! 엉덩이는 왜 드는 건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이햐아, 이거 참 끔찍하네… 전원 마조냐…?’
“지랄하지이이이이이!!! 말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방에 퍼진 약물 냄새 때문인가… 안 그래도 레인도 제정신이 아닌데… 이런 광경까지 보여줘버리면 쟤도 못 참겠지…’
레인이 미쳐 날뛰며 아무나 일어나라고 소리치지만 명령에 따르는 이는 없었다. 그저 엉덩이를 치켜들고 다음 차례를 기다릴 뿐이었다. 땅바닥에 쓰러져 있던 여성들 전원이 엉덩이를 들고 살랑살랑 흔드는 것이 마치 레인을 비웃는 것 같기도 하다.
“여, 여기까지 비웃음을 들었는데도! 엉덩이를 든다고?! 엉덩이를?! 지금 나를 비웃는 거야?! 여기에는 당신이 원하는 여왕 같은 거 없다고! 지금 나한테 그렇게 말하는 거야?!”
“으헷, 으헤엣, 으읏, 으흐으윽…”
“끄히이이이이… 끄흣…”
“오하아아악, 하학, 아하악, 하아아악…”
“이 망할, 망할, 망할망할망할, 이 망할, 썩을, 개 같은 년들이이이잇~?!”
또각!
굽이 항문 안에서 부러질 정도로 다리를 크게 들어 하이힐을 뽑아냈다. 굽이 없어진지라 한쪽으로 기운 레인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폭주는 멈추지 않는다. 엉덩이를 치켜든 다른 여자들을 전부 때려패야만 속이 시원했는지 그녀들에게 다가갔지만…
“그, 그흐, 엑…”
“그래! 너도 있었지! 이 망할 것!”
그 순간 발이 멈추고 방구석에 눈이 갔다. 거기에는 다른 사람과 달리 「달려있는」사람이 알몸으로 엉덩이를 들고 있었다.
“너, 너, 너마저, 너마저, 너마저어! 이 썩을 수캐! 이 망할 수캐가! 약을 가져왔다길래! 찬스를 달라길래! 그래서 남자인 너에게도 찬스를 줬는데! 결국 이 꼴이야?! 네가 제일 쓰레기야! 이 쓰레기 놈! 수퇘지! 정액을 생산할 뿐인! 이 구더기 녀석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꾸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남자, 이 자리에서 제일 어울리지 않는, 확실한 남자였다.
갈색 머리에 덩치가 큰 사람.
그리고 그 남자의 이름은…
“보리스으으으으!!! 보리스·돌프!!!! 이 떨거지 놈! 쓸모없는 남자 새끼! 죽엇! 죽엇! 죽엇!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엇!!!!”
“끄호아아아아아악!! 끄하아아악?! 끄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돌프 가문의 삼남. 보리스·돌프. 언젠가 에키시에게 크게 당했고 이야기의 막을 열었던 남자. 본래라면 이야기 초반이나 중반에 다시 나타나서 주인공인 썬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지만 지금은 그저 똥구멍 뚫리고 좋아하는 숫퇘지일 뿐이었다.
“뭘 흑막 분위기를 내면서 약을 가져온 거야?! 겨우 그 녀석들의 전령일 뿐이었던 주제에! 평범한 약팔이인 주제에! 에키시·블랙우드에게 처참히 당한 주제에! 생각해보면 네가 제일 문제였어! 네가 그 소동을 일으키지만 않았어도! 그 기사님께서 에키시 녀석과 얽힐 일도 없었을 텐데에에에에에에에에!!!!”
“꾸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뭐?! 약을 줄 테니 찬스를 달라고?! 그래! 칭찬해주겠어! 잘도 내 성벽을 눈치챘구나?! 아니, 아니지?! 내 성벽은 영애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니까! 너 여자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고! 누군가가 귀띔해준 거니?! 약팔이에 호스트 짓거리까지! 아주 쓸모없는 놈이었어! 그런 주제에 내게 감히 찬스를 달라고오오오오오오오?!”
“끄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레인의 발길질을 맞고 복종의 자세로 누워버린 보리스. 그의 자지를 힐로 밟아대는 레인. 보리스의 얼굴에 고통과 기쁨이 섞여 가랑이에서 정액이 흘러나왔지만 레인은 전혀 기쁘지 않은 얼굴로 그를 나무랐다.
“내게 약에 대해서 알려준 건 고마워! 그래, 이 영지에, 내 땅에, 이런 약이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는 건 네 덕에 알았지! 그렇지만 사람 잘못 골랐어! 내게 약을 팔았으면 다음에는 조용히 은혜를 바라면 되는데! 주제도 모르고 여왕님의 자리를 넘봤어! 약에 쩔어서! 똥구멍으로 절정하는 변태 수퇘지 주제에! 주제를 알아 이 쓰레기야아앗!”
“그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끅, 끄, 끄으으윽, 끄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끄흐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윽!!!!”
레인은 엄지에 힘을 줬다. 구두에서 제일 날카로운 끄트머리 부분이 보리스의 항문으로 쑤셔들어간다. 과연 그건 고통스러운 건지 보리스가 미친 듯 날뛰었지만 레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불알을 차서 기절시킨 후 크게 숨을 토해냈다.
“이 녀석으론 안돼! 아니, 애초에 남자가 내 여왕님 역할을 할 수 있을 리 없었어! 약에 대해 귀띔한 대가로 찬스를 줬지만! 역시 남자는 수퇘지일 뿐이네?! 제길! 시간 낭비를 시키다니! 쓸모없기는! 이래서 남자는 싫어!”
“그렇지만 그 많은 여자들 사이에서도 여왕님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잖아?”
“단순히 수가 부족했을 뿐! 애초에 몰락해가는 쓰레기들이나 시종들 사이에서 내 여왕님을 찾으려고 한 게 문제야! 역시 프라이드 높고 고귀한 혈통이 아니면 안 된다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아이는 소질이 충분했는데에에에에엣~!”
“이미 도망 쳐버린 물고기야. 억지로 잡으려 하면 목이 깨물리고 말 걸.”
“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마음에 안 든다면서 다시 발길질. 바로 근처에 엉덩이를 치켜들고 있던 여성의 보지를 발로 까버리고 침을 뱉는다. 아무리 봐도 공주님스러운 행위는 아니었지만 약에 빠진 여자들은 그런 것마저 신경 쓰이지 않는 건지 해맑게 웃으며 물을 싸지르고만 있었다.
“됐어, 됐다고, 이 쓰레기들은 필요 없어!”
“근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학교에 있는 동안 집안이 몰락해 떠나갈 예정인 몰락 영애, 트집이 잡혀 목숨이 위태로워진 시종, 야만족에게서 비밀리에 구입한 노예, 어느 쪽도 살처분 해도 문제없는 년들이야. 애초에 이 부지에는 내 입김이 닿는 사람들뿐. 부모님이나 형제들이 계신 왕성도 아닌데 왜 눈치를 봐?”
“그래서 당당히 살처분하겠다니… 레인 너도 참…”
첩자가 질린다는 말투를 했지만 그럼에도 레인의 적은 아니었다. 그녀의 대답을 예상했다는 듯 다른 답변을 준비해왔다.
“아니, 됐어. 그렇게 살처분 하겠다면야 내가 처리할게. 마침 약물을 팔아온 녀석들과 접촉했고. 그쪽도 여자들을 요구하고 있으니까…”
“여자?”
“보리스 같은 녀석이 판매원으로 활동하는 곳이야. 위쪽 세 녀석들은 몰라도 아래쪽 말단은 비렁뱅이 학생들이거든. 네 취향의 여자들이었잖아? 망가졌다고 해도 얼굴은 반반하고. 저쪽도 좋다고 데려갈 테니 그걸로 약을 바꿔오면 되겠지.”
“어머, 머리 좋다? 어서 처리해줘! 나는 다음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하니까! 빨리 약으로 바꿔와!”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나원…”
머리를 저으면서 손뼉을 두 번 치는 금발 첩자. 그러자 천장에서 문이 열리고 거기서 그녀와 똑같은 차림새를 한 여성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약을 교환하는 겸 정보도 모아올 테니까. 손절할 준비도 해둘게.”
“응, 좋을 대로 해~!”
그리고는 한 둘씩 천천히 사라지는 사람들. 조용해진 방에 레인의 분노 어린 웃음소리만 남지만 그것을 커버할 사람은 없다. 이득고 남은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질 뿐. 학교의 어둠은 점점 깊어지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