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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 귀족 여체 하렘-46화 (46/199)

 무능 귀족 - 의심암귀와 목줄(5)

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머리는 왜 이렇게 아픈 거고?

아얏!

내 다리이이잇?!

“하… 흐아하…?!”

눈을 뜨자마자 에키시 도련님의 자는 모습이 보여. 나 엘피는 몽롱한 머리를 껴안으면서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고 한탄을 내뱉었으나 그의 몸에서 떨어지는 일은 할 수 없었어. 마치 접착제처럼 도련님의 몸에 붙어 숨을 들이켜고 있는데…

‘머리 아파…’

이게 대체 뭘까.

무슨 상황이야?

알고는 있지만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어.

‘아, 그래. 약 기운에 도련님을 상대로 그런 짓을 해버렸지. 돼지 흉내나 내면서 추태를 부리고 교성을 내면서 아양을 떨었어. 나 대체 왜 그랬을까. 그렇게 무시하던 사람을 상대로 이러고 있다니…’

여전히 이해가 가질 않아. 로키시 님께 고문 받고 조교 당하고 명령까지 심어졌어. 내가 해야 할 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만 여기까지 할 생각은 없었어. 뭘 마음대로 도련님께 공략당하고 있는 거야? 바보냐. 어디까지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섹스할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빠져버리다니.

“나면서도 소름이 돋네… 약기운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멍청한 건지… 이번에 벌인 일을 생각하면 후자겠지만…”

“응?”

내가 내뱉은 한마디에 반응한 건지 도련님의 눈이 열렸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냐며 물어보는 것 같은 눈동자. 평상시라면 뭐 저리 멍하니 눈을 뜨냐며 무시했을 장면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그럴 마음이 들질 않았어.

그런 짓을 했기 때문이겠지.

철저하게 범해졌어.

착하다고 칭찬까지 받았고.

‘약 때문이라고 해도 너무 쉬웠잖아~?!’

나 자신이면서도 부끄러워!

쉬운 년 같으니라고!

“일어났냐? 몸은 어때? 어제랑 비교해서 나빠진 곳은 있냐?”

“어제보단 괜찮은 거 같네요. 여전히 다리가 아프고 가랑이가 쑤시는 걸 빼면요. 아래쪽이 아픈 건 도련님 탓이 확실해요.”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어느 정도 정신이 들었다 봐도 되겠지. 아이 공주님은 조금 발라진 걸로 하룻밤을 새야 했는데. 넌 정신력이 좋은 건지 약이 안 받는 건지 잘 모르겠네.”

“온실 속 화분과 비교하시다니. 기분 나빠요.”

거짓말이야. 아직도 머리에 안개가 끼었고 도련님만 보면 가랑이가 젖어. 그럼에도 말투는 여전했고 도련님은 그것을 기분 좋게 받아주셔. 이러면 안 되는 알면서도 저질러리는 내 만행에 치가 떨려.

“기가 꺾일 줄 알았는데, 여전한걸?”

“그렇게 보여요?”

“아냐?”

“아뇨, 죄송합니다. 조금 고집부렸을 뿐이에요…”

“흠…”

그렇기에 빠르게 사과해서 나 자신의 기를 꺾어놨어. 이 이상 입을 놀리면 평소처럼 도련님을 무시하는 언행이 되니까. 그렇게 크게 혼난 직후에 평소와 똑같은 언행을 할 생각은 없어.

도련님은 그런 나를 아쉽게 바라보고 계시지만 뭐 어쩌겠어. 지금 나 자신이 이렇게 말하는 것도 불편한걸. 어제 도련님께 치태를 보였다고 생각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나 자신이 한 말을 아예 부정할 생각은 없어.

“중증이구만.”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습관이란 게 그렇게 쉽사리 사라지진 않나 보네요…”

“그걸 말한 게 아니지만. 어쨌든, 다시 물어본다. 다리는 어때? 몸은?”

“등이랑 어깨가 아파요. 다리는 어제보다 나은 거 같은데 약효는 그대로 남아 있어요. 여전히 가랑이가 간지럽고 머리가 어질해요. 조금이라도 건들면 다시 그 꼴이 될지도 몰라요.”

“씻을 수는 있겠냐?”

“혼자서는 무리겠죠. 몸에 힘이 안 들어가는걸요.”

“그럼 시종을 불러줄까?”

“지금 이 타이밍에 시종들과 만나고 싶진 않네요. 등의 상처나 다리를 보고 이상한 소문을 퍼트릴테고. 안 그래도 지하실에서 질러댄 비명소리가 밖으로 나왔을 테니까요.”

“그러냐…”

게다가 방의 위치도 있어. 우리 쪽 시종들은 내 눈앞에 있는 에키시 도련님과는 달라. 내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눈치 좋게 캐치할 거야. 그리고는 참새처럼 삐익삐익 거리고 다니겠지. 그런 걸 생각하면 그들에게 도움을 받고 싶진 않아.

“누가 뭐라 해도 씻는 건 필수다. 어제 그렇게 해댄 것도 있고 이대로 내버려 둔단 선택지가 없으니 내가 널 씻기겠다만.”

“로키시 님께 들키면 이번에야말로 죽을걸요. 전부 말씀해드릴 수는 없지만 절반 이상이 도련님 관련으로 혼난 거니까요.”

내 말에 눈썹을 세우는 도련님. 로키시 님의 탓으로 그날 저지른 내 죄목과 조교 내용을 밝힐 순 없었어. 그건 도련님도 알고 계시는 건지 이 이상 물어볼 생각도 없어 보여. 억지로 밀어붙이면 어쩌나 했는데 의외로 쉽게 꺾여주셔서 다행이야.

“그래, 알아. 네가 로키시 누님께 입막음 당했을 거란 것도. 그렇지만 아무리 누님이라도 거기까지 하진 않겠지. 널 혼낸 후 나를 흔쾌히 보내줬을 정도다. 이 정도는 예상하고 계실 거야.”

“그러나…”

“뒷일은 내가 책임질 테니 일단 씻자. 걷기 힘들 테니 내가 들어주마.”

“으으, 네…”

하지만 이런 부분은 단호하셨어. 분명히 거절해야 하는 일인데 마지못해 꺾여주고 말아. 어제 그런 일이 있어서 그런지 에키시 님의 말을 거절하기 힘들기도 했고 내 안에서 눈뜨면 안 되는 부분이 눈을 떠서 내 마음을 계속 간지럽혔어. 그러니까 에키시 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만 말아.

결국 에키시 님의 손에 안겨 욕실까지 향했어. 시종들이 날 볼 수 없도록 천으로 몸을 감싸서 말이야. 약간 불편하기는 했지만 워낙 발이 빠르신 분이라 그런가 욕실에 도착하기까지 수초도 걸리지 않으셨어. 눈을 감았다가 떴을 뿐인데 방에서 욕실로 순간이동했다는 착각마저 들어.

꽤 황급히 날아오신 것 같은데.

나, 그렇게 더러웠나?

많이 미안해지는데…

‘아아아! 나 진짜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오기로라도 직접 씻는다고 할 걸 그랬나! 뭘 멍하니 얼굴 숙이고 도련님 품에 안겨서 욕실까지 따라오는 거야?! 바보냐! 바보냐! 바보냐고오~?!’

여전히 머리가 안 돌아가는 상황에 도련님이 분주히 움직여. 전 평민인 나 같은 사람에겐 맞지 않는 것 같은 화려한 욕조에 샤워용 기구를 준비하고 나를 욕실 의자에 상냥히 앉혀서는 등 뒤에 서셨어.

“차가운 물? 뜨거운 물?”

“미지근한 쪽으로… 부탁드려요… 상처 때문에 쓰려서요…”

“아, 살갗이 찢어졌으니…”

“쓰라려서요… 이렇게 보여도 몸이 튼튼하니 오래가진 않겠지만요…”

“그래, 상냥히 해주마.”

역시 도련님이라고 해야 할까? 여자 취급에는 익숙해 보였다. 상처를 만지는 건 물론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것까지 무엇 하나 걸리지 않아서 놀라버리고 말아.

‘아, 생각보다 아프지 않아. 너무 능숙해서 화가 날 정도야.’

상냥히 해준다는 말에 이상한 의미를 담은 것도 아닌데 가랑이가 찡하고 울려왔고. 미지근한 물이 몸을 감싸는 것과 함께 어디서 많이 본 젤도 손등에 발라져 있었지. 「저번에 누님께 받은 건데 의외로 괜찮아서」라는데. 난 그것이 섹스용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좀 놀랐어.

“아, 으으, 으으응~?! 으으으읏…”

“걱정하지 마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니까.”

“그으, 렇, 습니까아~?”

“그쪽 효과만 빠진, 평범한 젤이다.”

다행히 최음 효과만 빠진, 진짜 약용 젤이었던 모양이야. 그 말 그대로 몸이 달아오르는 일은 없었지만 도련님의 손길이 내 몸을 타고 흐를 때마다 유두나 보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말아.

“히윽, 으흐윽, 흐으으으으~?!”

“녀석, 야한 신음소리 내기는.”

“죄, 죄송합니다앗… 아직… 약효가 빠지질 않았던지라아앗…”

“괜찮아. 몸 상태야 알고 있는 거고. 그렇게 계속 느끼고 있어라. 그쪽이 안쪽을 긁어내기 편해.”

“아하아, 하아아아, 흐힛, 흐윽, 으으으읏~!”

어제 도련님의 손가락으로 보지에 스며든 정액을 뽑아냈을 때가 떠올랐어. 분명히 손가락으로 그 점성 짙은 정액을 뽑아냈지만 그걸론 모자라셨던 모양이야. 안쪽까지 깨끗이 청소해주겠다면서 젤을 한가득 바른 손가락이 내 자그마한 보지에 푸욱푸욱 들어오고 있어.

‘아아아, 으으, 으하아아?! 또, 또, 또, 또! 그때처럼… 도련님을 볼 때마다 이상한 기분 들게 하는 원인이… 계속해서 몰려와아아아… 흐익, 흐익, 흐이이익, 흐으으으으으으!!!’

역시 약기운이 다 빠지질 않았던 거야.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발정 난 채 남자인 도련님의 품에 안겨있는 거라고. 몸이 아파서 손 하나 움직이기도 힘든 주제에 내 뒤에 있는 도련님의 자지를 만지다니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역시 남아있을 리 없나… 하룻밤이나 지났으니…”

“오하, 아하아, 아흐으으, 으하아아아악…”

그러나 도련님의 반응은 담담했어. 아무리 자지를 조몰락거려도 별 감흥 없는 것처럼 내 보지를 손가락으로 쑤셔 절정을 유도한 거야. 그리고 나는 바보처럼 허리를 떨어대면서 바닥을 샛노랗게 만들었고 수치심에 몸을 떨어댔어.

“도려, 도련, 니히이임… 그마한, 그마하아안~! 히끄으윽… 끄흑…”

“괜찮으니까 계속 그러고 있어라. 어차피 욕실이고 손에 오줌 좀 묻는 거야 신경도 안 쓰니까. 계속 싸면서 질 좀 움직여봐.”

“으그흐으으으으으으?! 으으으으으으으으윽!!!”

도련님의 중지가 내 질 제일 안쪽으로 들어가 정액이 고였던 곳을 눌렀어. 나는 보지 입구에 있는 스폿보다 안쪽을 좋아하는 특이한 체질. 그곳에 도련님의 손가락이 닿았다고 깨닫자마자 다시 애액과 오줌이 분출해버렸어…

기분 좋아서, 기분 좋아서, 절정을 참을 수 없어…

머리가 새하얗게 됐다가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끝없이 반복해…

도련님은 자기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내 애액이나 오줌으로 더럽히지고 있는데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내 안쪽을 쑤시고 계셔. 마치 질 안에 다이아몬드라도 숨겨놓은 것처럼 집요하게 헤집고 다니시는 거야.

어제 느꼈던 그 사랑스러운 감정이 몰려와. 도련님을 볼 때마다 가져선 안되는 감정을 가지기 시작해. 분명 그렇게 무시하고 귀찮아했던 남성분인데 지금은 사랑스러움 밖에 남질 않아. 사랑보다는 성욕이나 예속욕 같은 거겠지. 로키시 님께 혼나서 에키시 님께 의존한 결과가 이걸까.

나 참, 나지만 부끄러운 여자야. 남자 맛을 보면 여자가 바뀐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았어. 네티아나 다른 기사들이 내게 속삭인 말이 맞았던 거야. 나는 결국 도련님께 몸을 맡겼고 그 쾌락에 따라 도련님의 자지를 기분 좋게 해주기 위해서 손가락이 자연스레 움직이기 시작했어.

“음?”

“하아, 하아아, 흐으, 흐아아…”

손가락을 쑤시면서 약간 놀라 하는 목소리를 내뱉는 우리 에키시 도련님. 그 놀람을 증명하듯 자지가 아주 약간 커졌다. 그러나 할 생각은 없으신 거겠지. 금방 수그러들면서 내 몸을 만지는데 집중하셨어.

“어제 박아댄 반동인가? 아이 공주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배우는 게 너무 빠른데.”

“저도 모르게에… 손이이이잇…”

“욕심 많기는. 그래도 안된다. 씻고 나서 식사 후 누님을 만나야 하니까.”

“으으으으으…”

나도 모르게 애교 떨린 소리를 내며 등을 에키시 님의 가슴에 비볐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행위였지만 마음은 편안해졌지. 나 정말 미친 건가? 돌아버린 건가? 이래도 되는 건가? 그런 의문이 계속됐지만 에키시 님은 웃을 뿐이야.

그러나 그 안도도 잠시. 로키시 님을 만난다는 말에 머리가 차가워져. 그런 일이 있었던 직후인데 아가씨가 나를 어떻게 볼지 생각해보면 이 상황이 썩 달갑게 느껴지진 않아. 그렇게 혼난지 얼마 안 지났는데 도련님을 시종 쓰듯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만둬야 하는데… 에키시 님을 떨어뜨려서… 지금부터라도 혼자 씻을 수 있다고 말해야 하는데…’

마음대로 안돼. 이러면 안 되는데 도련님의 손길에 몸을 맡기고 말아. 그 굵직한 손가락으로 내 머리카락을 비단 만지듯 쓰다듬고 거품을 내는 것도 전부 좋았어. 입으로 「아아아」소리를 낼 정도로 말이야.

“우으으응…”

“어떠냐, 기분 좋냐? 너무 뜨겁거나 차갑진 않고?”

“네…”

뭘 솔직하게 대답하고 있는 걸까. 도련님 품에 안긴 채 머리카락이 씻기는 것도 모자라 젤로 온몸을 구석구석 씻기기까지 하다니. 최음 효과가 없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극진히 대접받으면 몸 전체가 따뜻해지는 건 예전과 마찬가지잖아.

발정하다가 말았다가…

도련님께 빠졌다가 말았다가…

이런 감정을 진심으로 사랑이라 생각할 리 없잖아…

‘역시 머리가 이상해. 로키시 님께서 대체 무슨 약을 썼는지는 몰라도 이 정도로 사랑 같은 거에 빠질 리 없어. 만약 빠진다고 한다면 그건 엄청난 바보던가 처음부터 에키시 도련님께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 정도겠지…’

혹시 내가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게 정욕이 아니라 사랑이 아닐까. 그러자 내 총명한 머리가 「그럴 리 없다」고 말하는 것과 동시에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해왔다. 나 자신의 일이지만 지금 이 감정에 대해 확신을 못 내리겠단 거겠지.

“으, 으후으…”

“어디 가려운 데는 없냐?”

‘이 상황에 보지 안이 가렵다고는 말 못 해! 안이 간지러워서 당장이라도 도련님 위에 올라타고 싶다는 말 따위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어제 한껏 들이켰던 정액의 맛이 기억나. 보지로 가득 삼켰던 따뜻한 액체들. 그걸 생각하니 어제 한껏 당겨졌던 유두가 크게 서서 자기주장을 해댔어. 왜 내 몸이 이렇게 됐을까 생각하니 어제 일이 계속 떠올라서 얼굴이 빨개져.

“없어요…”

“진짜로?”

“네… 없고 말고요…”

그런 내 상태를 눈치채신 건지 에키시 님의 손가락이 내 유두에 다가왔어. 의외로 굳은살이 잔뜩 박힌 남자의 손. 까칠까칠한 그 손이 내 유두를 살짝 건들기만 했을 뿐인데 돌에 가슴을 비빈 것처럼 무언가가 시원하게 긁혀나가버려…

“하아, 하아, 하으응~?!”

“섹스는 안되지만 애무 정도는 해주마.”

“그러지 마세요… 그러시면 저 또… 흐으으으~?!”

유두를 만져 살짝 당겨지는 것만으로 절정. 어깨를 흔들고 머리를 뒤로 젖혀 에키시 님의 어깨에 댔을 정도로 기분 좋았어. 겨우 유두를 만졌을 뿐인데 내 몸은 이제 에키시 님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어…

“우리 엘피, 약기운이 심하다고 해도 유두로 쌀 수 있게 된 거냐? 응?”

“네, 네으에에, 부끄러워요오…”

“이런 꼬락서니라니, 이젠 옷도 제대로 못 입겠네. 이렇게 민감해서야 걸을 때마다 흠칫거리지 않겠냐. 나중에 밴드라도 준비해서 유두와 클리에 붙여주마.”

“흐으, 흐으으, 흐으윽…”

상상만 해도 가랑이가 싸늘해지는 치욕. 늘 입던 원피스 아래에 밴드를 붙이고 다녀야 한다는 수치 플레이. 그러나 그런 상상력이 감미가 된 건지 유두가 또 크게 서버리고 말았다. 이 자그마한 가슴에 어울리지 않는 빨갛고 커다란 유두. 너무 만져서 색까지 변해버릴 것만 같아…

‘역시 로키시 님고 똑같은 핏줄… 여자 놀음이 격하신 것도 그분과 똑같아…’

로키시 님의 신용을 잃었다고 에키시 님께 달라붙어서 이런 망상이나 하는 꼴이라니. 그러나 도련님도 나빴어. 상심한 여자의 곁에 와서는 그렇게 격하게 다루시고 오늘은 이렇게 상냥히 대하시잖아.

여자 놀음이 나빠…

선의로 하는 행위라 해도 착각하게 돼…

“로키시 님… 후으… 흐으으…”

일부로 들으라는 듯 로키시 님의 이름을 말하지만 에키시 님의 표정은 변함없었어. 손가락 움직임도 여전했고 유두를 기분 좋게 만져주면서 내 어깨에 턱을 올리고 나쁜 미소를 짓고 계실 뿐이야.

“누님한테 미련이 질척질척 남아 있구만.”

“하으응… 그야… 제 잘못이라도 이런 일 바라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몸도 마음도 심한 꼴이 됐어요… 흐으… 지금도 로키시 님께 달려가서 머리를 숙이고 싶은 걸 꾸욱 참고 있을 뿐이라고요… 아으…”

“너도 알다시피 완전히 눈 돌아버리면 머리부터 날리는 분이잖냐. 네가 아직 살아있을 걸 보면 누님도 뭔가 생각이 있으시겠지. 분명 금방 용서해줄 테니 걱정 말고 정신부터 찾아라.”

“네… 네으에엣… 햐응?! 으흐윽, 읏…”

집안에 계실 때도 그랬지만 뭘 해도 로키시 님과 대립하지 않으시는 분. 지금 이렇게 애무해주고 있는 여자가 다른 사람 이름을 꺼내도 불만하나 털어놓지 않으셔. 바보인 건지 아니면 진짜로 가족에게 무르신 건지. 이렇게 나 같은 애를 아껴주시는 걸 보면 둘 다겠지.

다른 건 몰라도 역시 반성해야 했어. 로키시 님의 말처럼 진짜로 에키시 님을 무시해서는 안 됐어. 내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건지 정욕에 빠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에키시 님은 내가 모시기 합당한 분이라는 건 확실해.

“일단 섹스는 안 한다고 하길 했다만… 영 안되겠으면 식당으로 가기 전에 좀 쑤셔줄 수는 있는데…”

“아니요… 하아… 이, 이 정도면 됐어요… 이 이상 도련님께 폐 끼쳐드리고 싶지 않아요… 후우, 후우, 윽, 죄송합니다…”

“나중이라도 좋으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 억지로 물어보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아예 흥미를 끊은 것도 아니니까. 언제든 네 말을 기다리고 있으마.”

“죄송해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후우… 쪼옵… 쪼오옵…”

건방졌던 나 자신의 언행을 사죄하듯 에키시 도련님의 손가락을 빨았어. 아까까지 내 보지를 만져줬던, 내 애액과 오줌이 묻은, 그 더러운 손을 필사적으로 빨아서 내 잘못을 사죄했어.

그럼에도 혐오감은 없어. 그저 로키시 님의 얼굴이 떠올라 무섭기만 했을 뿐. 그 공포도 에키시 님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있으니 완전히 사라져서 평소처럼 틱틱 거릴 수 있을 것만 같아졌어.

‘으, 으으, 난 이제 끝났어… 로키시 님은 이런 걸 노렸던 걸까… 흐으으윽…’

에키시 도련님께 의존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이제 와서 깨달았지…

난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구나…

‘이 천성적인 여자 킬러… 여태까지 얼마나 많은 여자를 가지고 노셨을까…’

대체 얼마나 많은 폭탄(히로인)을 달고 계실지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파…

‘아아, 로키시 님…’

왜 이렇게 힘든 일을 맡기셨냐고 내심 원망했어. 난 이제 그 여자들과 관련돼야 했으니까. 그게 로키시 님과 나의 비밀 약속. 에키시 도련님은 모르는 나와 로키시 님과의 언약.

그런 내 마음고생도 모르고 빙그레 웃고 계시는 도련님…

그런 도련님이 밉살스럽게 보이지 않다니…

“좀 더 느긋이 있다가 나가자. 알겠지?”

“네… 네에…”

사랑은 아니라지만 정욕에 의존성까지…

나도 참 중증이구나…

하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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