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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 귀족 여체 하렘-5화 (5/199)

 무능 귀족 - 지뢰와 착각이 크로스!(4)

그런 일도 있었고 동생의 일을 뒤로 미뤄두고 블랙우드 개인 사병인 백합 기사단을 찾아가는 로키시·블랙우드. 한 손에 검은 검을 들고 그것을 우산처럼 빙글빙글 즐겁게 휘두르며 걷는 것이 딱 봐도 기분 좋아 보이는 모습. 그녀를 따라가는 시종들도 조용히 입꼬리를 올리고 있으며 로키시는 그것을 묵인해주고 있다.

복장은 아까와 같은 타이즈 느낌의 바지에 노출도 높은 상의. 어깨에 걸린 셔츠를 쿨하게 흔들며 성인지 저택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구조물을 빠져나오면 입구에서부터 마차가 늘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일국의 성주를 자랑할 수 있는 레벨로 넓은 장소지만 그렇기에 로키시는 이 가문을 집어삼킬 마음이 든 것이었다.

“아, 로키시 님. 오늘도 평안하신지요?”

“응.”

마부의 인사를 말없이 손바닥만 흔들어 받아주고는 쿨하게 갈 길을 가는 로키시. 별 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납득하는 얼굴을 하는 늙은 노인은 다시 고개를 돌려 마차 안을 점검했다. 오늘은 멀리 나갈 예정이 없으니까 하던 일이나 계속하라는 의미였고 늙은 노인은 그 뜻을 왜곡 없이 잘 받아들였던 것이다.

쓸데없이 넓은 부지, 쓸데없이 넓은 정원, 여태까지 얼마나 많은 부를 쌓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넓은 땅. 그것을 전부 빠져나가 블랙우드 가문을 감싸고 있는 작은 성벽을 따라 나아가면 기사단이 상주하는 초소와 훈련용 연병장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여기서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저택에 닿을 수 없는 거리. 초소라 불리기에도 뭣한 거대한 건물과 기사라 부르기 힘들 정도로 외형을 고르고 고른 소녀들. 아무리 봐도 이 또한 로키시의 입김이 닿은 장소였고 그것을 증명하듯 소녀들은 로키시를 기쁘게 맞이했다.

“아가씨가 오셨다. 전원 훈련을 멈추고 분대장을 기준으로 정렬.”

“정려어어얼!!!”

“그대로 열을 맞춰 자유롭게 쉬도록.”

“네!”

검은 나무 자수가 박혀 있는 망토를 휘날리며 집결하는 여기사들. 그러나 갑옷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얇은 공주 기사 스타일. 블랙우드 가문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그녀들은 이 나라 특유의 갈색 머리와 검은 눈 이외에도 다른 나라에서 온 것 같은 알록달록한 색을 자랑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노예, 또 누군가는 포로, 야만인, 고아, 그런 소녀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 재능 있는 자들을 모아 하렘을 만든 것 같은 상태. 로키시는 그녀들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건지 뺨을 늘리면서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녀들을 다독였다.

“아, 로키시 님~! 이렇게 갑작스럽게 오시면 곤란한데요오~!”

그리고 그 사이 제일 눈에 띄는 여자가 하나. 방금 여기사들을 통솔한 작은 소녀가 로키시에게 엉겨 붙었다. 다른 기사들과 달리 얇은 갑옷 차림이 아니고 커다란 망토로 몸 전체를 가린 소녀였다.

완전한 금이라 부르기에는 좀 거무칙칙하고 꼬불꼬불한 금발. 눈도 파랗지만 먹구름이 낀 것처럼 어딘가 어두운 소녀. 기사들을 통솔할 때는 목소리가 낮아져 있었지만 로키시에게 달라붙어 있을 때는 그 작은 체구에 맞는 아양 떨린 목소리로 변해 있었다.

“엘피.”

그녀의 이름은 엘피. 에키시·블랙우드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로키시의 부관. 고아원 출신인 것을 로키시에게 거둬져 기사직에 발탁된 서브 캐릭터 겸 히로인. 이 미치광이 게임의 히로인답게 로키시에게 푹 빠져있는 진성 레즈비언이다.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셨나요~? 아, 혹시 또 왕도에서 편지라도 오셨나요~?! 혹시 야만인의 건이라면 제가 알아서 처리하고 올까요~?!”

“그런 게 아냐.”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 부관. 아무리 로키시와 친하다 하더라도 저택 안을 허락 없이 들어올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가끔 용무가 있을 때 응접실까지 들어갈 수 있는 위치다. 덕분에 만나자마자 로키시에게 엉겨 붙을 정도로 애가 탄 소녀. 로키시에게서 연락이 없으면 초소라 쓰고 기숙사라 읽는 이 거대한 저택에서 여기사들을 달래며 지내고 있다.

“이번 휴일이 끝나면 나와 같이 학교로 돌아갈 예정인 건 알고 있지?”

“네, 저는 이번 년도에도 로키시 님의 시중 겸 호위로 왕도의 기숙사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1학년 때, 2학년 때, 그리고 이번 3학년 무렵도 잘 부탁드려요!”

“그런 확인을 하러 온 건 아니지만. 그래, 이번 년도에도 잘 부탁해.”

“아앙~! 그런 고마우신 말씀 안 하셔도~! 이 엘피는 언제라도 로키시 님을 따라갈텐데에~!”

그 자그마한 손으로 자신의 뺨을 부여잡고 숨을 헐떡거리는 엘피. 그 뒤에서 아쉬운 목소리를 내는 여기사가 있지만 이 자그마한 변태는 동료들의 야유를 신경도 안 쓰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가 아니라면 뭐 때문에 여기까지 발길을 옮기셨나요? 이 엘피를 만나와주러 와셨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만…”

“미안하지만 그 예상은 틀렸어. 에키시의 일 때문에 왔으니까.”

“아.”

그러나 그렇게 들뜬 모습도 잠시. 로키시의 기쁜 미소와 함께 엘피의 얼굴이 굳어진다. 훈련 도중에 자리에 앉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된 여기사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무능이라 불리는 에키시의 이야기임에도 엘피 이외에는 대부분이 기뻐하고 있었던 거다.

“도련… 님… 말씀이시네요…?”

“그래.”

“아…”

아무리 그래도 에키시를 대놓고 비방할 용기는 없었던 건지 사리분별은 하고 있었다. 그를 도련님이라 부르면서 정중하게 부르고 있다.

“혹시 실례됩니다만… 도련님께서 왕도의 학교로 같이 간다던가…”

“어? 그런 이야기했던가? 어떻게 알았어?”

“저번에 도련님을 만났을 때 잠깐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만. 그때 로키시 님의 일정과 함께 왕도의 이야기를 해드렸던지라…”

“아, 그래, 그랬지. 너 에키시한테 또 못된 장난했더라? 저번에도 그거랑 비슷한 짓 했잖아. 그때도 경고를 줬을 텐데?”

“으… 죄송합니다…”

로키시는 진심으로 화를 낸 건 아니었다. 그냥 장난삼아 목소리를 살짝 내리깔았을 뿐이지만 엘피는 자신의 머리를 양손으로 가리고 그 작은 몸을 움츠렸다.

“음, 아니, 그렇게 심한 장난도 아니었고… 어쨌든…”

그런 엘피의 모습이 귀여웠던 건지 싱글벙글 웃어버리는 로키시. 엘피도 그 말에 맞춰 고개를 들었고 기사단도 귀를 쫑긋였다.

“본론을 말하자면 네 말처럼 동생과 함께 왕도의 학교를 다니기로 했어. 오늘 여기까지 발을 옮긴 건 동생의 호위를 해줄 기사를 구하기 위해서야. 마침 신병도 많이 들어왔겠다 그 확인도 하는 겸 말이야.”

“역시 그렇게 됐습니까아…”

“불만이라도 있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로키시 님과의 즐거운 학창 생활을 망상해 왔으니까요…”

“후후, 솔직해서 좋아. 하지만 아쉽게 됐네? 올해부터는 동생이랑 즐거운 바캉스거든?”

“으으으읏… 으으으으읏…”

너무하시다면서 어디선가 꺼낸 손수건 끄트머리를 물어뜯는 엘피. 어디까지나 어릿광대 같은 행동이었기에 로키시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기사단도 그 행동을 재밌게 받아들였다. 이 대화는 블랙우드 가문의 관례 같은 것이기도 했고 그녀의 불성실한 반응을 지적하는 이는 없었다.

“엘피라면 내 동생의 몸을 지켜 줄 솜씨 좋은 기사를 골라주리라 믿고 있어.”

“그렇게 말씀하시면 노력할 수밖에 없잖아요오~! 흐아아아앙~!”

“아하하핫!”

기쁘게 웃는 로키시와 다르게 자신이 물어뜯고 있던 손수건을 바닥에 집어던지고 어깨를 떨어대는 엘피. 그리고는 등 뒤를 돌아 자신이 관리하고 있던 기사단을 바라보았다.

“끄으, 그러나…”

“응?”

“이렇게 말하기도 뭣합니다만… 저택 내의 시종들과 다르게 이 기사단은 로키시 님의 바람만 들어간 게 아니잖아요…”

“맞아, 동생도 한몫 거들었지. 사이좋게 화해한 날을 기점으로 우리들의 이상적인 기사단을 망상했고 그걸 실행으로 옮긴 게 백합 기사단이니까.”

그 말에 기쁜 웃음을 짓는 기사들이 몇 있었다. 밑바닥에서 살다가 두 사람에게 구원받은 케이스도 있고 그런 부류의 충성도는 낮게 잡아도 엘피 수준이었다. 무능이라 불리는 에키시라 해도 기쁘게 따를 기사가 있고 오로지 로키시만 바라보는 기사들도 에키시에게 불쾌한 얼굴을 하진 않는다.

“흐음…”

“왜? 그렇게 인재가 없어? 그럴 리 없을 텐데… 나름 엄선하고 또 엄선한 사람들이니…”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로키시 파벌의 엘피. 그렇기에 이 일을 자기가 함부로 건들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울상을 지워내고 목소리를 낮게 깔아 진지하게 말했다.

“외람되오나 이 일은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로키시 님의 총애를 구걸하는 자택 내의 시종들과 달리 이쪽은 에키시 님의 파벌도 섞여 있습니다. 제가 눈 여겨본 기사를 골라 도련님에게 붙여도 그 기사가 로키시 님의 파벌이라면 갈등이 생겨나는 건 필연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일단 이 자리에서 사람을 추려내도록 하죠. 파벌끼리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게 사이좋은 남매다. 서로가 권력으로 싸우지도 않고 선을 딱 그어놓은 관계. 기사들의 파벌이 나뉘어 있어도 그들이 물 밑에서 싸울 이유가 없다. 그래서인지 이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여기사들이 빙그레 웃은 상태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로키시 파벌의 동료들은 자리에 앉은 채 그들을 박수로 맞이했다.

“저 파레! 실례되오나 그 역할을 맡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단 창설 무렵 딸과 함께 주워진 마리라고 합니다. 저 또한 그 자리에 입후보하고 싶다 생각합니다.”

“저도!”

“아니, 호위라면 저에게!”

“도련님께 은혜를 돌려줄 기회를!”

그러나 파벌이 나뉘어 해도 주류는 로키시다. 이 자리에 있는 기사들 중 3할이 일어섰으나 에키시의 평판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정말 많은 것이었다. 게다가 주워지거나 길바닥을 헤매던 인간들이라고 해도 재능이 있는 이들.

이 재능이라 함은 이 세계에서 웃어넘길 수 없는 힘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그 대표격인 블랙우드와 비교하기는 우습지만 그럼에도 뛰어난 사람들. 그런 이들이 진심으로 에키시에게 시중들길 바라고 있으니 누님인 로키시의 얼굴에 햇빛 같은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의외로 숫자가 되네?”

“외부의 평판은 어쨌든 가문 내에서는 우수하신 분이니…”

“그렇게 생각해주고 있었어?”

“저 도련님을 미워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조금 질투를 할 뿐이니까요…”

엘피 치고는 드물게 에키시를 칭찬했다. 그 모습에 에키시의 누님인 로키시가 기쁘면서도 놀란 얼굴을 했다만 그 순간 이 좋은 분위기를 망치는 무언가가 등장했다.

「풋」하고…

아주 짧고 작은 웃음소리…

본래라면 누군가에게 들렸다 하더라도 웃으며 넘어가 줄 수 있는 아주 작은…

그런 소리였다만…

“………”

그 순간 로키시의 햇빛 같은 미소가 싹 사라졌다. 한쪽 파벌이 다른 한쪽 파벌의 행동을 칭찬하면서 손뼉 치는 이 자리에 누군가가 비웃음 소리를 흘려냈다. 그 불쾌함은 이 자리 사람들에게 전파됐고 그것은 에키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엘피에게도 닿았다.

“방금 누구야? 불쾌한 웃음소리였는데. 혹시 내가 잘못 들었어?”

“아뇨, 우리도 그렇게 들었습니다만.”

엘피의 말과 함께 짜기라도 한 듯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정렬해서 앉은 사람들끼리 고개를 저으며 범인 색출에 들어갔다.

“좌측에서 들렸습니다.”

“좌측 끄트머리?”

“신병 라인이네요.”

“저는 아닙니다.”

“이쪽에서 들렸습니다!”

“이놈 인가?”

고참으로 보이는 여기사의 손에 의해 한 신병이 갑옷째로 멱살이 잡혀 들어올려졌다. 거르고 거른 사람들 중 정식으로 백합 기사단에 편입되기 직전인 신병들. 초창기 기사단과 다르게 에키시나 로키시가 뽑지 않고 엘피가 만든 기준에 따라 편입될 인물들이었던지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89번인가.”

“평소 행실이 안 좋았던 녀석이지.”

“한 건 터트릴 거라 생각했지만 하필 이 타이밍에…”

모두가 수군거린다만 로키시의 표정은 변함이 없다. 차가운 표정으로 멍하니 그 소녀를 바라보고 있다. 머리카락이나 눈은 레즈우 왕국 기본 인종의 것에 얼굴도 적당히 반반했지만 그 얼굴에는 반골심이 살아 있었다.

“문제아야? 왜 저런 게 들어왔어?”

“로키시 님이나 도련님께서 원하는 재능이 발치에 널려 있을 리 없잖아요. 말 그대로 천부의 재가 필요하기도 하고 인성이 조금 그래도 실력을 우선시했어요. 그게 이렇게 될 거라고는 몰랐지만요.”

“인적 사항은?”

“평소대로 밑바닥이든 뭐든 완전 재능 우선으로 뽑았습니다만 그 밑바닥에서 자기 재능을 믿고 날뛰는 녀석이 들어온 케이스네요. 라키시·블랙우드 님께서 이끄는 흑수대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만 자격 미달로 이쪽에 편입된 이후 줄곧 저런 상태에요.”

“그 아버님의 눈에 한 번 걸러진 놈이란 거네…”

로키시가 엘피에게 인적 사항을 물어보는 동안 정식으로 편입된 고참이 왜 웃었냐며 그 신병에게 꾸중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반골녀는 고참의 분노에 당황해하면서도 이유를 숨김없이 말했다.

무능이라 불리는 그 사람의 밑에서 일하는 건데 왜 그렇게 기뻐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렇기에 아주 조금 웃었을 뿐이라며 변명을 한 거다. 갑작스러운 박수와 미소도 그렇고 분위기가 어린애스러워서 그게 마음에 안 든 것도 있는 모양이다.

“그럴 생각으로 웃으려 한 게 아니라고… 그렇게 변명했으면 좋았을 텐데요…”

“아버님의 기사들과 달리 우리 쪽은 소꿉장난 같은 거야. 나와 동생의 취향으로 만든 곳이기도 하고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해는 해.”

로키시의 목에 혈관이 불룩 튀어나왔다. 엘피도 로키시나 에키시에게 구원받은 불쌍한 아이 중 하나. 눈앞에 있는 사리분별할 줄 모르는 녀석처럼 되고 싶진 않다며 눈을 감았다.

“그렇지만… 남매끼리 한 장난치고는 나름 괜찮은 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엘피 넌 어떻게 생각하니…?”

“두 분의 장난에 구원받은 저희가 뭐라 말할까요? 저런 케이스는 정말로 드문 거니까 그 노기를 감춰주시길 바라는데요.”

“나와 동생의 장난에 사리분별 못하는 쓰레기를 끼울 이유는 없지?”

“제명할까요?”

“아니, 자기가 쓴 장난감은 직접 치우라고 배웠거든.”

고참이 화내자 이런 곳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다며 받아치는 반골녀. 자신의 재능이라면 분명 흑수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화내는 것이 사리분별 못하는 밑바닥 그 자체였다. 좀 더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예절 정도는 지킬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이 상식과 괴리되어 있다.

“밑바닥이라고 한다면 여러 케이스일 텐데…”

“입소 후 신고식 때 옆 영지의 암흑가를 주름잡던 깡패라고 으름 잡은 적이 있습니다. 세금도 못내는 쓰레기니 죽어도 두말할 사람 없는 케이스입니다.”

“OK, OK, 그런 부분까지 세세히 기억하고 있는 우리 엘피! 너무 좋아해! 이 일이 끝나면 상을 줄게?”

“이런 상황이 아니었으면 정말로 기쁜 말이었을 텐데요~! 으으윽~!”

엘피가 귀를 막고 몸을 움츠려 머리를 망토 안으로 집어넣듯 숙였다. 그리고 자기들을 이끄는 사람 중 하나가 그런 상태인 것을 보고 기사단 전체에 경고음이 흘렀다. 반골녀는 여전히 무슨 상황인지 이해 못 하는 상태였고 고참은 이미 그녀 곁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들어주시죠! 저는 이런 곳에 있을 인간이 아닙니다! 이런 바보들과 같이 있을까 봅니까?! 실력도 내 발끝에 못 미치는 놈들이 고참이라고 으스대고 있다니! 예전이었다면 이런 녀석들 따위! 내 부하들에게 말하면 당장이라도?!”

“하고 싶은 말은 그걸로 끝이야?”

“네?”

“그걸로 끝이냐고 묻고 있잖아.”

“이걸로 끝일까 봅니까?! 겨우 한 번 코웃음 친 걸로 여기까지 몰아낼 이유가 도대체 어디 있단 겁니까?! 게다가 그런 무능……!!!”

그 순간 이 자리에 있던 대부분의 인간이 똑같은 생각을 했다.

‘이런.’

저 녀석 죽었군.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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