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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 귀족 여체 하렘-4화 (4/199)

 무능 귀족 - 지뢰와 착각이 크로스!(3)

그런 일이 있었던 후 아침을 맞이한 나와 누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걱정거리 없이 맞이한 아침이었지만…

“엣취이~!”

그러나 약속이라도 한 듯 아침부터 조용할 날이 없었다. 내 가슴팍을 베개 삼아 자고 있던 누님은 어디로 가고 땅바닥에 알몸으로 쓰러져 계셨던 거다. 날씨는 따뜻하지만 밤바람은 차갑고 바닥에 보일러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누님은 아침부터 호쾌히 기침을 하게 되었다.

“누님도 참 잠버릇도 나쁘시지. 서로 껴안고 잔 게 확실한데 어떻게 혼자만 바닥을 뒹구셨습니까?”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어! 악몽 때문에 몸을 뒤척인 거야! 내 잠버릇이 나쁠 리가 없잖냐!”

“우리 자랑스러운 누님께서 악몽을 꾸신 겁니까? 대체 뭘 보셨길래 그렇게 몸을 뒤척였는지 궁금합니다만?”

“말하지 않겠다! 네가 그런 소리를 하니까 그런 꿈을 꿔버린 거야! 흥, 누님을 괴롭히는 못된 동생 같으니라고!”

“……?”

누님은 기분이 나쁘신 건지 좋으신 건지 모를 태도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고개를 돌린다 하더라도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었기에 귀엽게 콧방귀를 뀌는 자세로 밖에 안 보였다. 애교를 떠는 건지는 몰라도 진심으로 화가 난 건 아니었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아침 일과를 시작했다.

“실례하겠습니다.”

우리가 떠드는 사이 방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오는 시종들. 대대로 검은 머리에 적갈색의 눈동자가 자랑인 블랙우드와 달리 갈색 머리에 검은 눈이라고 하는 레즈우 왕국 특유의 인종들이 모여있다. 시종이라고 해도 대부분이 누님의 취향에 맞춰진 여성진들. 나와 몸을 겹치고 있다지만 레즈 퀸 속성은 그대로였기에 외모 좋은 여자들을 선발해서 집사복을 입히는 만행을 저질러버린 결과가 이거다.

“로키시 님, 에키시 님, 아침 일과를 시작하겠습니다만 평소대로 해도 되겠습니까?”

“그래, 평소대로 해줘.”

“그럼 오늘도 노폐물을 물로 흘려내드리겠습니다. 불편하신 점이 있다면 곧장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응.”

시종들을 이끄는 것 같은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과 동시에 커다란 물받이 두 개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알몸인데도 부끄러움 하나 못 느끼는 나와 누님이 그녀들의 지시에 따라 물받이 위로 올라가고 몸 전체가 따뜻한 물이 스며든 타월로 닦여나갔다.

나는 머리와 얼굴을 시작으로 목과 가슴을 타고 자지까지 닦였다. 어젯밤 그렇게 해댔기에 귀두 안쪽이 더러워져 있었지만 그 부분도 남김없이 깨끗이 말이다. 물론 내 앞에서 그녀들의 시중을 받는 누님도 마찬가지다. 질 안쪽에 스며든 내 정액이 그녀들의 가느다란 손가락에 의해 뽑혀 물로 흘려져 나갔다.

“머리카락 끝이 갈라져 있네요. 식사가 끝난 후 바로 탕에 들어갈 예정이시고 미용사를 부르겠습니다만.”

“저번 미용사는 별로였어. 다른 사람을 데려와.”

“목욕이 끝난 후 마사지와 에스테틱은 어떠신가요?”

“오늘은 집에서 동생이랑 뒹굴 예정이니까 쓰잘데기 없는 일은 끌고 오지 마.”

“네, 알겠습니다.”

역시 누님이라고 해야 할지 정액을 뽑아내고 있는데도 태연한 표정이다. 누님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는 시종들은 대놓고 색욕을 드러내 있으며 누님에 대해 충성을 넘어 연모하는 감정을 보이고 있다.

과연 레즈 퀸.

그 카리스마 어디 안 간다.

결국 항문 부근까지 깨끗이 씻겨지고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청결히 된 후에야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 누님은 이 시대에 맞지 않는 타이트한 검은 바지와 상의에 코트를 걸치고 나는 블랙우드를 상징하는 망토와 함께 정장을 맞춰 입었다. 이 망토는 본래라면 누님이 걸칠 물건이지만 어째선지 내게 양보해주셨다.

‘자기가 걸고 다니기엔 불편하다고 하셨던가.’

그러면서 여전히 가문을 탐내고 계시니 영문모를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하다면 자기 몸에 맞게 개조하면 될 텐데. 그러나 굳이 그 의문을 입 밖으로 내지 않고 누님과 함께 나란히 줄 서 식당으로 걸어 들어갔다. 우리가 씻고 있는 동안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게 일과 중 하나다. 당연하다는 듯 줄 선 음식과 가족의 모습에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 애깅~! 잘 잤더냐아~?!”

“네, 아버지.”

“켁.”

미소 짓고 있는 날 향해 달려오는 짧은 흑발의 미남이 하나. 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얼굴과 옷차림이었지만 팔이나 목 부근에 프릴이 많은 것이 약간 광대와도 같았다. 그 잘생긴 얼굴과 낮은 음성 덕에 그런 우스운 말투에도 근면함이나 중압감이 느껴졌다.

그의 이름은 라키시·블랙우드.

나와 누님의 아버지다.

“켁이라니, 아버지한테 켁이 뭐냐!”

“아버님의 그 태도는 여전히 익숙해지질 않네요.”

“친밀의 표시잖냐~! 애깅은 언제라도 우리 애깅이니까~!”

“아, 예.”

누님은 그런 아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철이 들기 전에는 저런 아버지를 매우 좋아하셨던 걸로 기억하지만 어느 날부터 싫은 표정을 짓게 되셨다. 내가 보기에도 한 가문을 짊어지고 있는 가주 치고는 우스운 모습이지만 이건 가족이기에 그런 것이다. 바깥에서는 확실한 대응을 해주시니 따로 걱정할 게 있으신 분은 아니다.

‘그 얼굴과 목소리로 애깅이라 부르니 웃기긴 하지.’

나로서는 친근함을 느낀다. 아침을 활기차게 만드는 요소기도 하고 싫진 않았다. 누님 때문에 언제 죽을지 모를 우울했던 어린 시절 나를 웃음 짓게 만드는 것도 저 행동이었다.

“식사는 하셨습니까?”

“우리 애깅들 기다리고 있었지~!”

“하, 먼저 드시면 될 텐데…”

그렇게 말하지 말라면서 누님께 달라붙는 아버지. 누님도 완전히 매정하게 대할 수는 없었던 건지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 아침부터 치즈와 고기라니 꽤 칼로리가 나가겠구나 싶었지만 어제 나와 누님이 허슬 했던 것을 떠올리며 이 정도는 먹어둬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생각해보면 누님이 돌아온 날은 대부분 무거운 음식이었던가?

명백히 배려 받고 있구나.

“어젯밤도 허슬 해버린 거냐?”

“식사 도중에 할 이야기는 아니네요.”

“애깅끼리 사이가 깊어지니 이 아버지는 기쁠 따름이지. 옛날 일을 생각하면 어떻게 이리 친해졌나 싶을 정도니까.”

“우리 못된 남동생도 그렇고 아버님도 그렇고 툭하면 그 이야기하는 거 그만두지 않을래요?!”

“그치만 사실이잖냐! 아하하하학!”

웃을 때는 의외로 남자다운 소리를 내시는 아버지. 보면 알겠지만 우리들이 저지르고 있는 근친상간에 관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다. 그보다 호모우 왕국과 레즈우 왕국의 성 관련 지식 자체가 좀 많이 비틀려져 있다.

미소녀 에로 게임의 세계 답다고 해야 할지 내 상식을 가지고 보자면 두 나라의 종교가 이상하다. 호모우 왕국은 야오이 교단, 레즈우 왕국은 시저링(가위치기)교단, 그런 병신 같은 이름이면서도 가르침 자체는 폭넓은 성 지식과 사랑이었으니 보는 내가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그렇기에 두 왕국은 동성애에 관대하며 근친상간은 물론 모자지간이나 부녀지간의 섹스도 용인하고 있다. 교단이 폭넓게 알리고 있는 규칙에 따라 성에 관해서 자유로우며 그 모든 걸 사랑으로 감싸는 나라다. 그 관련으로 문제야 터지고 있지만 이런 세계니 대개 용인하는 처지다.

“옛날이야기는 됐어요! 흥!”

“후흐, 흐하하, 음, 그래, 너도 참 사람답게 됐구나. 정말 옛날이랑 비교하면…”

“그러니까 옛날이랑 비교하는 건 그만두래도요?!”

“흐하하하하하하!!!”

‘누님이 대놓고 반말을 하지는 않을 정도로 경의를 표하고는 있지만…’

누님의 성격이 이런지라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사람이다. 가족끼리 피가 튀기는 건 싫으니 나도 같이 웃으면서 말을 끊어줬다.

“아버지?”

“흐, 흐흠, 왜 그러냐 울 애깅?”

“아침부터 기운 넘치시니 다행입니다만 누님을 놀리는 건 좋지만 적당히 하는 게 좋죠. 누님도 성질이 있으신 분이니까요. 이렇게 식사를 할 때마다 놀리면 누님도 감정이 상할 겁니다.”

“크흠, 그래, 알았다. 나원, 이젠 애깅들을 가지고 웃지도 못하게 됐군. 시간이라는 게 이렇게 잔인할 줄이야.”

옛날에는 그렇게 귀여웠는데 지금은 이렇게 무뚝뚝해졌다며 입술을 삐쭉여 대셨다. 그렇기에 무능이라고 불리는 나를 이렇게 좋아해 주시는 거겠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이는 좀 바보 같은 쪽이 귀엽다는 소리다.

“몇 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지쳤어.”

“운동이 부족한 거 아니냐?”

“아버님한테는 죽어도 듣고 싶지 않은 말이네요?!”

한 번 숨을 삼키는 걸로 산을 완주할 수 있는 괴물에게 운동 부족이냐니 우스운 말이다. 아버지도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겠지만 우리 근처를 둘러싸고 있는 시종들이 큭 하고 웃어버렸다.

“너희들…”

“후하하하하!”

“에키시 너까지?!”

배신감을 느낀 건지 누님의 얼굴이 빨갛게 됐지만 나도 웃고 있었기에 시종들을 나무랄 수는 없었다. 내가 웃어도 괜찮다는 의미로 손을 흔들자 시종들도 금방 안정된 얼굴을 했다. 나와 함께 끝까지 웃는 눈치 없는 사람은 없었던 모양이다.

“후후, 에키시. 내 아들아.”

“?”

그런 가벼운 분위기가 끝난 후에는 아버지의 얼굴이 변했다. 즐거워하던 표정에서 일을 하는 사람의 표정이 됐다. 목이나 팔에 달린 빳빳한 프릴이 스르륵 내려가 광대 같은 모습에서 귀족스러운 체인지 됐고 누님도 긴장하는 표정이 된다.

“네 누님이 이 꼴인지라 아무리 납득해보려 해도 걱정이라는 게 느껴지는구나. 네가 우리 영지를 나가 왕도의 학교로 전입한다니. 솔직히 말해서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이대로 집에 눌러앉아 아내를 찾아주길 바라고 있다. 무능이라 불리는 네 소문을 듣고도 우리 집안의 문을 두드릴 귀족이야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다.”

“이미 결정된 이야기 아닙니까? 누님과도 의논을 끝마쳤고 이제 와서 아버지가 막아설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우리 공작가의 이름은 높다. 그렇기에 본래 덤벼들어야 할 적은 자세를 굽히고 꼭 덤벼들어야 하지 않을 멍청이들이 덤벼들어 온다. 무능이라 불리는 너를 해코지하려 드는 분수 모르는 멍청이들이 있을 거란 소리지.”

“아버님? 제가 우리 순둥이를 지키지 못할 거라고 하시는 건가요?”

“핫, 예쁜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멍청한 누이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지. 본인의 어리석음에 관해 알고 있다면 그 행태를 고치는 게 도리일 터인데 본인은 그럴 생각이 없어. 에키시가 뿌린 소문이 아니었다면 너에게 이 자리를 넘겨줄 생각은 하지 않았을 거다.”

“느윽…”

아까와 달리 말투가 신랄해지셨다. 예쁜 여자만 보면 눈이 돌아간다는 소리가 정곡이기도 했고 누님의 얼굴이 예쁘게 비틀렸다. 저렇게 말씀하셔도 누님에게 자신의 자리를 넘겨줄 생각이니 좀 더 정진하라는 의미기도 했다. 완전히 화를 내시는 건 아니었구나.

“보면 알겠지만 네 누이는 도움이 되질 않는다. 홀로 가면 몸이나 마음이 위험해질 거다. 그럼에도 왕도에 가는 이유가 뭔지 이 무능한 아비에게 말해주지 않으련?”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버지에게 말씀 못드겠습니다. 완전히 개인적인 용무인데다 허무맹랭한 소리니까요.”

“남자로서 의기를 보여야 하는 이야기더냐? 그것도 이 아비를 상대로?”

“그런 셈입니다.”

“흐음…”

“물론 저 혼자 전부 떠맡을 생각은 없습니다. 힘들다 싶으면 아버지께 속내를 털어놓겠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을 뿐이죠.”

아버지의 얼굴이 누님이 사납게 웃을 때처럼 변했다. 눈이 가늘게 늘어나 그 적갈색 안구 안에서 무언가가 꿀렁이고 있다. 이중인격자 같아서 살짝 기분 나빴지만 그럼에도 우리 아버지였기에 참을 수 있었다.

“네가 누님을 위해 자기가 무능하단 소문을 뿌려댈 때도 그랬지. 한다면 하는 아들인지라 그 점을 높게 사서 다음 가주는 너겠구나 싶었다.”

“그렇지만 이젠 무리죠. 전 국토에 울리는 바보를 다음 당주로 삼겠다니.”

“그래, 넌 날 놀라게 했지.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무슨 원리인지는 몰라도 아버지의 얼굴이 풀려나가고 프릴이 다시 빳빳하게 섰다. 다시 광대 같은 옷차림이 됐지만 아버지는 별 신경 쓰지 않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이셨다.

“로키시.”

“네, 아버님.”

“울 애깅의 몸이 위험하지 않게 로키시의 기사단에서 호위로 삼을 사람을 추려둬라. 썩어도 왕도의 학교고 귀족 사병들을 위한 건물도 있으니 몇 사람 데려간다고 해도 문제는 없으니까.”

“저와 동생의 바캉스를 허락해주시는 거네요?”

“학교를 바캉스 취급인가. 뇌내가 꽃밭이구만.”

다시 크게 웃는 라키시 아버지. 기분 나쁘지는 않았는지 시종에게 부탁하여 와인을 가져오라 하셨다. 아침부터 술인가 싶었지만 나도 기분 좋았고 거기에 어울리기로 했다.

원작 개입까지 앞으로 수 일.

아직은 여유가 있는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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