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383화 (383/383)

고금에 있어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 가장 당연한 진리 중에는, '사람은 먹어야만 살 수 있다' 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어떤 비범한 사람도 피해가지 못할 것이어서, 가령 그가 엄청난 무공의 고수라고 하여도 좀 더 섭식의 시기가 자유로울 뿐 굶으면 죽는다는 결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마교의 무사들이 바짝 긴장한 채 식사 따위를 나르고 있을리는 없었을테니까.

'젠장...'

그들 가운데 서열이 막내인 죄로 두 손에 밥을 이고 있던 마교 무사는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밥이나 나르고 있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바짝 긴장한 채 전투 준비를 하고 있는 선배들에 비해 두 손으로 밥을 들고 있어 상대가 날뛰기 시작하면 그대로 세상을 하직할지도 모르는 이 상황이 긴장된 탓이 컸다.

지금 그들이 억류해두고 있는 세 명의 여고수는 상당한 실력자들이었고 그 무위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내력에도 금제가 가해지지 않은 상태. 거기다 이미 한 차례 탈출을 시도한 전적이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탄지공으로 가장 흉험하게 그들을 위협했던 아미의 여승이 있는 문 앞에 선 마교 무사는 천천히 걸쇠를 풀고 빗장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끼이익

"흡?!"

"아니!"

느릿하게 열리기 시작한 철문 너머 바로 앞에 여승이 서있는 모습을 본 마교 무사들은 발작적으로 검을 틀어쥐었다. 몇몇은 아예 한 뼘쯤 검을 뽑아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여승은 아무짓도 하지 않고 그들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거, 거기서 무얼 하고 있는 거요!"

지금까지는 굳이 얼굴을 마주칠 필요도 없었다. 그저 식사를 넣어주고 빈그릇을 가지고 가면 그것으로 끝. 우연히 얼굴을 마주치는 일이 없지야 않았지만 이렇게 대놓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그녀 스스로가 말한대로 여승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내력을 끌어올리는 기세조차도 없이, 그저 그들에게서 식사가 올려진 쟁반을 직접 받아들겠다는 듯이 손을 살짝 내밀고 있을 뿐.

'무슨 꿍꿍이지?'

마교 고수들은 머뭇대면서도 그녀가 내민 손에 쟁반을 넘겨주었다. 소박한 찬으로 구성된 식사가 넘어가고, 막내가 다시 빈그릇이 얹어진 쟁반을 챙길 때까지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자 그들 가운데에서 가장 서열이 높던 자는 기묘한 굴욕감을 느꼈다.

마치 놀림감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음식을 받아들고 그대로 몸을 돌리는 여승에게 입을 열었다.

"수상한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요."

"...무슨 말이지?"

여승, 몽아는 슬쩍 고개만 돌려 그를 바라보고는 시치미를 뗐지만 무사는 으르렁대며 말했다.

"귀하가 지금 이렇게 몸 성히 있을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소교주의 호의 덕이오. 그것을 일부러 거둬낼만한 짓은 하지 말라는 말이지."

"호의를 베풀 셈이라면 이렇게 잡아둘게 아니라 아예 풀어주는게 옳지 않나?"

"뭐라? 애초에 네년들이 먼저 우리의 뒤를 밟지 않았느냐!"

여승이 아무렇지도 않게 돌려주는 말에 무사는 화가 치밀었는지 실랑이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막내는 점점 길어지는 대화에 짜증이 났다.

의미도 없이 늘어지는 대화에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그저 스스로의 자존심을 채우기 위해 으름장을 놓는 모습이 한심스러워 시선을 살짝 돌린 막내는, 문득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땀...?'

얼핏 보았을 때는 몰랐는데, 여승의 목덜미가 살짝 땀으로 젖어있는 것이 보였다.

날씨는 겨울이라 아직 싸늘했기에 아무리 실내라고는 해도 땀이 날 일은 없을텐데 이상하다고 생각한 막내의 눈에 서서히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냉막한 표정과는 달리 희미하게 달아오른 뺨이라거나, 목덜미와 마찬가지로 살짝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한 이마, 그리고...

'미친 놈!'

소박한 승복에 가려진 육감적인 몸매에 눈이 가기 시작한 막내 무사는 얼른 시선을 돌려버렸다. 하지만 이미 한 번 망상에 들어가기 시작한 머리는 멈출줄은 몰랐다.

최근 일에 쫓기느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하물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무림고수 주제에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아랫도리에 피가 몰리자 막내 무사는 얼른 쟁반을 내려 가렸다.

자신이 대체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미색이 제법이라고는 하지만 지금껏 종종 얼굴을 마주쳤을 때도 이런 경험은 없었지 않은가.

하지만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도 그의 눈은 몰래 움직이며 묘하게 옷이 몸에 착 달라붙어 선명하게 드러나는 곡선을 쫓기에 바빴다.

작은 움직임에도 흔들거리는 유방이 실로 유혹적이었다. 반쯤 몸을 돌리고 있어 허벅지 위로 풍만하게 솟아오른 둔부 역시도 어렵잖게 그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여승의 옷을 걷어내고 그 안에 있는 새하얀 살결은 대체 어떤 느낌일 것인가. 이 두 손으로 힘껏 틀어쥐면...

"...대답 안 하느냐? 귀가 먹었느냐?"

"예, 예?"

어느새 흐리멍덩해진 눈에 조금씩 기쁨이 배어나올 무렵, 막내 무사는 어깨에 툭 얹어지는 손과 명백하게 심기가 틀어진 목소리에 강제로 현실로 되돌아왔다.

잠시 넋이 나가있던 사이 두 사람 사이의 실랑이가 끝이 난 모양이었는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시선들 앞에서 막내 무사는 얼른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긴장하고 있으라고 그렇게나 일렀는데도... 넌 나중에 두고보자."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가슴이 떨리고, 막내 무사는 시무룩하게 선임들의 뒤를 따라 걸었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이미 여승은 안쪽으로 들어가고 없었다.

'대체 왜 그랬던 거지?'

평소와는 뭔가가 분명히 달랐다. 몇 번이나 보았던 모습과 전혀 다를 것이 없는데도, 자신의 남성이 미친듯이 반응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터였다.

하지만 알 수가 없었다. 하다못해 작은 동작 하나조차도 이상한 것이 짚이질 않았던 것이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던 막내 무사는 일단 한 가지는 결정할 수 있었다.

'끝나는대로 빨리 수음이나 해야겠다.'

차마 남들에게 말할 수는 없었지만, 족히 스무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날 아줌마를 보고 반응해버린 하물은 얼른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마 그동안 쌓인 탓일테니, 처소든 어디든 적당한 곳에 숨어서 스스로를 위로해주면 그나마 가라앉지 않을까 싶었다.

'젠장, 어디 가서 떠들었다간 놀림거리가 되겠군.'

하지만 막내 무사가 솔직하게 사실을 밝혔더라면 아마 그는 많은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터였다. 단지 그가 정신을 차린 것이 가장 늦었을 뿐, 그 자리에 있던 제법 많은 숫자의 마교도들은 제 하물이 반응하는 것에 당황했기 때문이었다.

그저 그로서는 그 사실을 짐작하지 못했기에, 그들 모두는 눈치껏 어딘가에 숨어서 그동안 해소하지 못했던 욕구를 털어내고는 입을 다물게 되겠지만.

"다, 다녀왔어요..."

바로 코앞이나 다름없는 위치, 두 사람의 실랑이가 뻔히 들려오는 위치에 있던 나는 조금 전까지 냉기를 풀풀 피워올리던 몽아가 갑자기 움츠러드는 것을 보고 피식 웃었다.

탁자 위에 쟁반을 얹어놓는 모습도 묘하게 엉거주춤했는데, 그 원인을 잘 알고 있던 나는 기척을 죽이고 그 뒤로 가까이 다가가서 굴곡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엉덩이 사이에 손을 가져갔다.

"꺄악?! 뭐, 뭐하는 짓이에요!"

"뭐하긴요, 속곳도 안 입고 돌아다니는 음란한 엉덩이 만지는 거지."

"무, 무슨...! 아읏♥ 손가락 너, 넣지마앗...!"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검지와 중지를 세워 둔덕 사이로 밀어넣자, 유연하게 벌어진 뒷보지가 옷감째로 손가락을 먹어치우더니 그대로 꼬옥 조여왔다.

나는 반대쪽 손에 쥐어져있던 그녀의 고의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실망이네요. 이런 음탕한 몸뚱이를 주체하지 못하는 건 이해하지만 정도는 지켜야되지 않겠어요?"

"당신이 시킨 거잖아요... 나는 싫다고, 흐아앙♥"

몽아는 탁자에 두 손을 짚은 채 엉덩이를 높이 세우며 바들거렸다. 땀에 젖은 몸에 입혀진 옷은 그녀가 그런 자세를 취하자 더욱 달라붙어 옷을 입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는 꼴이 되었다.

"음? 내가 시켰다구요? 정말? 난 기억이 안 나는데?"

"거짓말, 아응♥"

뒷보지를 관통당한채 몽아는 내가 손가락을 살짝 위쪽을 향해 꺾자 이젠 뒤꿈치까지 들어올리면서 허리를 높이 올렸다.

물론 내가 시킨 것은 사실이었다. 정신없이 떡을 쳐대는 와중에 두 사람 다 밥이 올 시간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몽아가 속옷을 급하게 걸치려는 순간 내가 그것을 빼앗아버리고는 그대로 직접 받아오라고 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보통 그런걸 시킨다고 하지는 않을텐데...?'

그런데 몽아는 어쩔 줄 몰라하다가 적당한 말을 몇 마디 곁들여주자 어쩔 수 없다는듯 내 말에 따라주었던 것이다.

덤으로 한창 아기만들기를 하던 와중이라 땀투성이였던 몸에 자꾸 옷이 달라붙는 것을 티나지 않게 떼어내느라 곤욕을 치르기까지 한 모양인데, 과연 그걸 알아본 놈이 저들 중에 있었을까? 모를 일이다.

나는 만족할 때까지 항문보지를 괴롭히고 나서 몽아의 허리끈을 풀고 상의부터 벗겨내리기 시작했다. 두터운 겉옷에 가려져있던 꼿꼿한 젖꼭지가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옷 안에 감춰져있던 열기가 일시에 밀려나오며 피부에서 김이 올라왔다.

그 김에 잘 익은 것처럼 상기된 얼굴의 몽아가 나를 흘겼다.

"앙♥ 밥은, 먼저 먹고..."

"한 번은 싸서 가라앉혀야 밥을 먹죠. 금방 끝낼 거니까 이리 와요."

내가 보란듯이 발기자지를 들이밀자, 몽아는 눈가가 슬그머니 풀어지며 몸을 배배 꼬았다.

그리고 뒤이어 커다란 엉덩이를 내 손에 붙잡힌 그녀가 침상의 벽에 두 손을 짚고 허리를 앞으로 쭉 뻗자, 지난 사흘간 거의 언제든지 내 자지를 받아들인 음란한 구멍이 벌렁대는 모습이 선명히 들어왔다.

"넣는다...!"

"흐아아앙♥"

쑤우우욱♥

걸쭉하게 새어나오는 정액을 도로 밀어넣으며 들어간 자지에 고기 주름이 얽혀들어오기 시작하고, 나는 고삐 풀린 것처럼 허리를 세차게 흔들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고기방망이 맛을 보지 못한 보지가 요란하게 찔꺽대며 자지를 삼켜대는 모습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다. 음란한 교성이 귓가에 박혀들 때마다 귀두 끝이 짜릿거리는 것이, 몇 번을 쑤셔대도 질리지가 않았다.

지난 3일간 틈만 나면 붙어먹었다. 아니, 할 일이 그것말고는 없는데 어쩌겠는가.

나는 말할 것도 없고 몽아 역시 살을 맞대는 쾌감에 익숙해지고부터는 형식적인 저항조차 취하지 않았다. 아니, 때로는 그녀 쪽에서 들이미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여기가 감방인지 신방인지 모를 지경으로 떡을 쳐대면서 쉼없이 정액을 싸질러대는 천국 같은 이 생활.

"흐윽♥ 그, 그런데, 정말, 아응♥ 이대로 시간만 보내도, 괜찮을까요?"

하지만 이 생활도 언제까지고 이어질 수는 없다. 나는 몽아의 말에 대답하지 않으면서 허리를 계속 움직였지만, 몽아는 가슴을 출렁대고 앙앙대면서도 기어코 말은 끝까지 했다.

"지금은, 호옷♥ 별 일 없지만 나중에느흔♥ 어떻게 나올지 모르잖아요... 히야아앙♥"

"당장은 뭘 해보기도 어려워요. 아까도 봤잖아요? 잔뜩 경계하고 있는거."

"알았, 으니까, 배는, 하앙♥ 배는 그만 만져요...!"

"왜요? 귀엽기만 한데."

말랑말랑한 뱃살을 손끝으로 살살 누르면서 밀어내자, 몽아가 도리질을 치는 것과는 달리 속살은 요동치면서 쪼옵쪼옵 조여들어왔다. 단순히 군살을 만지는게 싫어서가 아니라, 성감이 더욱 자극되기 때문인듯 했다.

"하지, 마앗♥ 민감해지니까... 흐으응♥"

"어허."

팡팡팡팡♥

내 손을 떼어내려던 몽아는 그 민감해졌다는 속살에 마구잡이로 피스톤질되는 쾌감을 이길 수가 없었는지 탁자에 몸을 엎드렸다.

"그런 말 하면 더 만져주고 싶어지는거 몰라요? 일부러 그러는 거죠?"

"으흣♥ 아니야...! 안 돼엣♥ 이상해질 것 같아...!"

"벌써 며칠째 좋다고 보지 대주고 있으면서 이제 와서...! 이 자지에 환장한 색골보지 같으니, 엄마로 만들어줄테니까 자지구멍 더 조여...!"

"아아아앙♥"

뽑혀나온 자지에 속살이 마치 접착제라도 바른 것처럼 끌려나오려고 했다. 애처로울 정도로 달라붙어오는 보짓살을 자지로 문질러주면 뜨거운 교성이 터져나오면서 아양을 떨듯 자지에 봉사해오는데, 가히 독보적일 정도로 탐욕스러운 보지였다.

굵은 자지 앞에서 통제가 안 되는 음란한 육체라니, 씨뿌리기 섹스를 참을 수 없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

"이제, 이제 안 돼요, 아흑♥ 정말 안 돼...! 빨리, 끝내줘요...!"

"그럼 '엄마로 만들어주세요', 라고 해요!"

"아읏♥ 엄마로, 엄마로 만들어주세요오...♥"

"임신해라!"

망설임없이 말하면서 어떻게든 자지를 쥐어짜내려고 허리를 움직여 호응하는 보지에, 나는 정액을 왕창 쏟아넣기 위해 자지를 있는 힘껏 때려넣었다.

'배란일 보지에 싼다...!'

몽아 스스로가 알려준대로, 아이를 가지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의 몸에 정액을 있는대로 쏟아넣는다. 뒤로 내밀어진 엉덩이에 그 생각 하나만으로 쑤셔박힌 자지는, 귀두 끝까지 그득그득 차오른 상태로 마지막 한 방을 자궁구에 처박았다.

"엄마로, 만들어줄게...!"

"흐아앙♥"

뷰루루루루루루루룩

아무리 싸도 회복되는 미친 고환에서 치밀어오른 정액이 다시 한 번 자궁에 쏟아진다. 며칠간이나 정액을 받아들였으면서도 아직도 부족하다는듯 계속해서 받아들이는 자궁은 이렇게 싸질러도 결국 새어나갈 거라는 사실을 모르는지 욕심을 부려댔다.

"흐윽♥ 아직도, 이렇게 많이...♥"

"마음에 들죠?"

"...네에...♥"

굳이 말로 긍정해주길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몽아가 얼굴을 붉히면서도 꼬박꼬박 대답을 해주는 것이 마음에 쏙 들어서 나는 그녀의 뺨에 입술을 맞춰주었다.

그건 그렇고 다른 여자들이라면 기겁할 요구를 제법 순순히 받아들이는 건 변태적인 성향이 그녀에게도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일까?

아마 후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 것은, 잠시 후 몸을 추스르고 약간 식어버린 밥을 먹을 때의 이야기를 듣고나서의 일이었다.

"뭔가 생각이 있는 거죠?

"네?"

맥락도 없이 갑자기 튀어나온 말에 나는 순간적으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쾌락이 가시고 총기가 돌아온 그 눈은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뒤늦게야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적진인데, 너무 느긋하잖아요. 뭔가 다른 생각이 있는 거죠?"

뭔가 저 말 뒤에 '아직 나에게는 말하지 못할 생각이 있는 거잖아요?' 라는 문장이 생략된 것 같아서 속이 불편해졌다.

그녀를 처음 건드렸을 때는 얼어죽을까말까하는 상황이었으니 그리 신경쓰지 않을줄 알았는데, 몽아는 다 지켜보고 있던 것이었다.

말문이 막힌 내게, 몽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말했다.

"딱히, 설령 마교와 손을 잡는다고 해도 나는 상관없어요. 강호의 도의니, 협의지심이니 하는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네...?"

몽아가 조금 마이웨이 기질이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말할줄은 몰랐기에 나는 어지러움마저 느껴졌다. 그나마 허울에 가깝던 여승이라는 위치마저 내던진 탓인지 조금 더 날것스러운 태도로 그녀는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약속해요. 절대, 절대 나보다 먼저 죽으면 안 돼요. 무인의 자부심 같은게 혹시 있다면 버려요. 내가 당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하지 말아요."

"..."

"당신이 죽었다는 이야길 들으면 나도 콱, 죽어버릴 거니까."

아, 이제야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이미 한 번 남편을 불행하게 잃은 과거가 있는 몽아였다. 그녀가 좆방망이 맛에 환장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아랫입이 맛이 만족했는가만 따진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게 생존이라...'

내 아이를 낳아주기로 하고 실컷 자지 받아들인 주제에 마음 속으로는 아직도 죽은 남편에게 얽매여있는 것이 썩 기껍지는 않았지만, 그보다는 안쓰러움이 좀 더 컸다.

난 손에 쥐고 있던 수저를 내려놓고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당겨 안았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무슨 짓이냐는 의아한 눈이던 그녀가 품 속에서 조금씩 몸의 긴장을 푸는 것이 느껴진다.

"위험할 것 같으면 도망갈게요. 그럼 되는 거죠?"

"네에..."

내가 육체관계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깨닫자 몽아 역시도 내 몸을 마주 안아주고는 편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지금까지가 여자들이 얽힌 문제 투성이라서 도망친다는 선택을 선뜻 하지 못했을뿐, 나 혼자라면 즉시 도망쳤을 상황이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남편을 잃었던 과거에 얽매이는 것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최대한 빠르게 그녀에게 내 흔적이 덧칠될테니.

'이젠 노희방만 끌어들이면, 조만간 대놓고 환속시킬 수도 있을거고.'

나는 여기서 지난 사흘간 몽아와 몸이 녹아내릴듯이 교미만 반복했지만, 노희방에게는 영호경이 어느 정도 밑밥을 뿌려놨을 것이었다.

이제 사흘이 지났으니 이번에는 노희방을 끌어들이는 작업에 들어가면 이번 소동은 대강 마무리가 되겠지.

하지만 그 날 저녁 무렵, 노희방이 의외로 허무하게 마교에게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나는 머리를 싸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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