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377화 (377/383)

내 손은 어둠 속에서 섬세하고 천천히 움직이며 조금씩 몽아의 옷을 느슨하게 벗겨나가고 있었다.

마치 우유를 머금은 것 같은 말랑말랑한 살결이 손끝을 스치고 소박한 옷감으로 만들어진 승복을 점점 크게 벌리는 와중에도 그녀는 눈을 뜨지 않았다.

'왜 안 뜨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차려준 밥상을 거절할 수는 없지.'

필사적으로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 몽아는 내게 자는 척을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애초에 절정고수가, 그것도 한 번 자길 범했던 남자를 바로 곁에 눕히면서도 금세 잠이 들어버린 것부터가 수상쩍기 짝이 없었다.

설령 정말 잠이 들었다고 해도 이렇게나 몸을 더듬고 있는데도 일어나지 않았을리 없지만, 아무튼 내가 그녀를 계속 건드리기 위해서 해야할 일은 명확했다.

"이대로 안 일어나면, 정말 큰일나요..."

"..."

자는 척을 하고 싶다면, 정말로 자는 사람으로 대해줘야지.

내 손은 정말로 그녀를 깨우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은밀하게 움직였고, 매듭이 풀린 젖가리개를 슬금슬금 내려 탐스러운 가슴이 그 형태를 드러내는 것을 손끝으로 느꼈다.

이불 아래,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녀의 몸에서 벗겨져나간 천쪼가리가 가리고 있던 가슴.

'부드럽다...'

큼직하면서도 말랑거리는 것이, 사람의 몸의 일부라기보다 마치 젤리로 만들어진 것 같은 촉감이 손 안을 가득 채웠다.

그러고보면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나는 아직 이 가슴을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없었다. 그저 끝없이 만지고 탐하기만 했을 뿐.

지금까지 봐왔던 여자들의 가슴을 생각하면서, 대체 어떻게 생겼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 나는 가슴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젖꼭지는, 조금 작은가? 그 주변의 유난히 보드라운 감촉은 아마 유륜이겠지. 누워있는 탓에 넓게 펴진 가슴을 살살 모아올리며 손 안에 틀어쥔 나는, 머리를 이불 속으로 밀어넣었다.

흠칫

뾰족하게 세운 혀끝이 젖꼭지를 어루만지기 시작하자 몽아는 참지 못했는지 순간적으로 팔을 흠칫거렸지만 나는 모른체하고 젖꼭지를 계속 공략했다.

반응이 느렸지만 역시 자극에 완전히 무감각할 수는 없었는지 조금씩 젖꼭지가 단단하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희미하게 숨도 거칠어졌다.

"자고 있는데도 이렇게 반응할 수 있는건가...?"

젖꼭지를 검지손가락 끝으로 굴리며 일부러 그렇게 속삭여주자 몽아는 절대 안 들키겠다는 듯이 더욱 자는 척에 기합이 들어갔다.

대체 언제쯤 눈을 뜰까? 아니, 어디까지 건드려도 용인해줄까?

나는 그녀가 참지 못하고 눈을 뜨고 날 막아서는 순간이 언제일까 기다리면서 신중하게, 하지만 꾸준히 몽아에게서 옷을 벗겨나가는 것이었다.

몽아는 사내의 손이 육체를 서서히 달궈나가는 것을 느끼며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특히 완전히 앞섶이 열리고 젖가리개가 벗겨져 풍염하게 드러난 젖가슴은 끊임없이 주물러짐에 따라 열기가 올라오고, 그에 따라 예민해진 피부의 감각은 그녀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혀, 혀는, 안 돼...'

혀가 둥글게 움직여 오똑 일어선 유두를 좌우로 밀어내다가, 입술로 가볍게 젖가슴을 물어주면서 입 안에서 혀로 유두를 튕기는 감촉은 찌릿거리는 감각으로 변화해 그녀의 목을 자극했다.

목소리를 냈다가는 그녀가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사내는 지금까지 몽아가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지금껏 여인의 육체를 희롱했던 것을 그녀가 암묵적으로 허락했다고 여길 것이 틀림없었다.

"하아... 몽아, 당신 너무 예뻐요..."

그랬다가는 안 그래도 발정한 것 같은 이 사내는 환희하며 자신을 범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차라리 지금 잠에서 깨어나는 시늉을 하는 편이 사내를 제지하는데는 더 유리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몽아는 여전히 사내를 제지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유두에서 올라오는 짜릿한 감촉이 더욱 커지는 동안에도, 사내의 오른손이 그녀의 바짓속에서 허벅지를 더듬으며 다리 사이를 점차 파고들고 있을 때까지도.

그 사실은 몽아에게 한 가지 깨달음을 주었다.

'아, 결국 나는 이러는게 싫지 않구나.'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몽아가 설령 여인이 아니라 사내였더라도, 이성이 옷을 벗기고 몸을 더듬는데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내버려두었다는 것은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지금껏 그녀가 그 사실에서 억지로 눈을 돌려왔던 것은, 오랜 세월 남편을 잃어 절망했던 마음이 고작 방사 한 번에 새로운 사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

굳이 따지자면 방사가 이유의 전부는 당연히 아니었지만, 몽아는 스스로에게 형편 좋은 핑곗거리를 일부러 쥐어줄 생각은 없었다.

'하악...!'

그 때, 몽아의 허리가 저도 모르게 들썩였다. 여인의 비부, 절대 쉽게 타인에게 허락해서는 안 될 균열 위를 손가락이 슬쩍 스치고 지나간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사내의 손이 우뚝 멈추었다. 아마도 몽아의 반응을 살피는 듯했다.

"으음...?"

잠시 고민하는 듯했지만 몽아가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는지 사내의 손은 이번에는 그녀의 바지춤을 잡았다.

그리고 슬금슬금 그것을 벗겨내리는데, 맨살이 드러난 둔부에 이불의 감촉이 느껴지면서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안 돼... 거긴...!'

바지를 완전히 내려버린 남자는 그녀의 허벅지를 벌리고 고간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유두를 건드리던 혀가 음문을 가르고 들어왔다.

이미 살짝 애액을 머금고 있던 속살을 혀가 가르고 들어왔다. 탱글탱글한 질벽의 주름을 길다란 혀가 들어가 꼼꼼하게 핥는 그 느낌은 그녀가 애를 쓴다고 해도 어떻게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상 홀딱 벗겨진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젊은 사내에게 고간을 허락한 여인. 몽아는 차마 신음이 새어나올새라 남자가 보지 않는 틈을 타서 손으로 제 입을 막았다.

'앞은... 안 건드린다고 해놓고서...'

몽아는 아무리 자신이 잠들어있다고 믿은채 꺼낸 말이라고 해도, 엄연히 스스로 꺼낸 말인데 그것을 지키지 않는 사내의 태도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여인이요, 쾌감을 느끼는 것은 남들과 다를바 없으니 몽아 자신의 불만과는 상관없이 사내의 입술과 끝없이 입맞춤하는 아랫입은 움찔움찔 애액을 토해내며 꾸준히 숙성되어가고 있는 신세.

비구니 생활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 쭉 거미줄만 치고 있던 음부가 불이 붙은 것처럼 반응하는 것만은 그녀도 막을 방도가 없었다.

'응...?'

그 때, 끝없이 음부를 자극하던 사내가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몽아는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이것보다 더...?'

이렇게 홀딱 벗겨진 몸이라고 해도, 조심하기만 하면 잠에서 깨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그녀 정도의 고수라면 처음에 사내가 자고 있느냐고 속삭이는 것만으로 잠에서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내가고수라고 하여도 육신의 피로는 느끼는 법이니 종종 잠에서 쉽게 깨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도 한데, 사내는 지금 몽아가 그런 상태라고 추측하고 있을 터.

몽아는 사내가 몸을 일으키는 그 짧은 시간 동안 혹시나 그가 음부에 남근을 넣을 작정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넣는 건 안 되는데...!'

때로 필요할 때는 얼마든지 계율을 어길 수 있는 그녀였지만 이것만은 전혀 그 사안의 중함이 다른 문제였다.

하다못해 뒷구멍이라면 몰라도, 불자로서 어찌 사내와 교접을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몽아는 곧 자신의 걱정이 기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조금만 돌릴게요..."

사내는 조용히 속삭이고는 바로누운 그녀의 몸을 살짝 밀어 옆으로 누운 자세로 바꾸었다.

아무래도 자세를 바꾸는 것뿐이었다고 안심한 몽아였지만, 곧 사내의 손이 뱀처럼 그녀의 육신을 다시 희롱하기 시작하자 다시 입에서 새어나오는 소리를 필사적으로 막아야만 했다.

그녀의 등 뒤에 달라붙은 사내는 왼손으로 젖가슴을 주물거리는 한편 둔부 사이로 오른손을 밀어넣어 찔꺽이는 소리와 함꼐 음부를 쑤셔댔다.

'안 돼, 거기, 안 돼에...'

혀에 비하면 투박하지만 훨씬 길다란 손가락이 질벽을 간지럽히면서 구멍을 넓히자 몽아는 숨결이 서서히 거칠어져만 갔다.

배꼽에서부터 올라오는 손이 젖가슴을 부드럽게 틀어쥔채 유두를 감질나게 돌려대면 몸이 흠칫거렸다.

그리고 마지막, 사내는 또다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하악...!"

검지와 중지가 음부를 희롱하는 사이, 오른손 엄지가 예상치 못하게 그녀의 항문을 파고들자 몽아는 무심코 목소리를 참지 못했다.

이젠 더는 숨길 수 없다, 그렇게 판단한 몽아가 고개를 돌렸을 때 사내와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눈이 커졌다.

"아, 이제 깼어요?"

지금껏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고 있느라 보지 못했던 사내의 얼굴에서는 여유가 흘러넘쳤다.

잠든 여체를 몰래 희롱하다 들킨 자의 얼굴이 아니라, 이건 마치...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자, 자네... 흐응♥"

무심결에 열린 입은 가랑이에서 치민 쾌감에 틀어막혔고, 사내는 그녀와 눈을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체를 쉼없이 주물거렸다.

그 와중에, 그녀의 둔부를 쿡쿡 찌르는 단단한 물체.

사내의 바지 속에서 불끈 일어난 남근이, 이젠 노골적으로 그녀의 둔부에 닿고 있었다.

"계속해도 되는 거죠...? 그래서 그냥 그대로 뒀던 거죠?"

"안 돼... 하지마..."

정말?

가까스로 거부의 말을 꺼냈지만, 사내의 눈이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지금껏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었으면서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진심이냐고.

그리고 몽아 역시도 자신의 목소리가 그리 힘이 실린 것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안 돼, 하앙♥ 안 된다니까..."

"그런데 왜 지금껏 마음대로 하게 뒀어요?"

지금껏 억지로 신음을 참았던 것의 반동이라도 오는지, 몽아는 앙앙대면서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정말 자지라도 박으면 기분좋아서 눈이 뒤집히진 않을까 걱정될 지경이네.

"내가 계속 말했잖아요. 그런데 계속 자는척 하고 있던 건... 기대하고 있던 것 아니에요?"

"그, 그건..."

그녀가 어물대는 사이 나는 귀찮은 이불 따위는 걷어차 구석으로 밀어넣고, 좁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비치는 몽아의 알몸을 처음으로 구경하기 시작했다.

수련이 깊은 무림인인만큼 아름다운 몸이었다. 하지만 묘하게 곳곳에 살집이 있는 것이, 말랑말랑한 살결이 납득이 가는 몸매.

'꼴린다...'

부드러운 가슴은 조금도 처진 느낌이 없는 원추형에, 끄트머리에는 조막만한 예쁜 젖꼭지가 딱딱하게 일어서 자기주장을 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육덕지다는 단어를 최상의 형태로 구현해낸 것 같은 몸. 상상 이상으로 아름다운 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야한 몸매를 앞에 두고서 물러나? 미쳤어?

"하아... 이게 마지막 기회예요. 정말 안 되는 것 맞아요?"

"그, 그러니까 아까부터 안 된다고..."

"날 밀어내려고는 한 번도 안 한 주제에? 이렇게 보지 질척하게 젖게 해놓고, 정말 안 되는 것 맞느냐구요."

몽아가 나약한 보통 여자라면 모를까, 그녀는 생사가 오가는 싸움 속에서조차도 자신의 위험을 감수해가면서 날 구해줄만큼 강단있는 여자였다.

하지만 그런 몽아가, 보지가 푹 익고 항문이 벌렁거릴 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눈을 뜬 지금도 내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 한 번 쓰지 않는다는게 무슨 뜻이겠는가?

"싫으면 밀어내요. 말로만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이제 더는 못 참으니까."

나는 앞섶이 다 벌어진채 팔만 꿰고 있는 저고리를 살짝 내리면서 목덜미를 핥았다. 파르르 떨리면서 붉게 달아오른 귀에 시선이 끌리는 사이, 몽아는 기어가는 목소리를 쥐어짜냈다.

"아, 앞쪽은, 절대 넣으면... 안 되네... 야, 약속... 흐으으응♥"

쑤우우욱♥

나는 어물대는 그녀의 목소리가 끝을 맺는 것을 더 기다리지 못한채, 엉덩이 사이로 작게 벌름거리는 구멍에 허리를 밀어넣었다.

"항문보지, 기분좋아...!"

"천박한... 아아앙♥"

충분히 풀어진 뒷구멍에서 자지를 뽑아내자 꼬옥 조이는 항문보지.

이제 실컷 이 구멍을 쑤셔댈 생각을 하니, 나는 벌써부터 밤이 지나가는 것이 아깝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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