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371화 (371/383)

[대체 왜 나온 거예요?]

나는 허공에 둥둥 뜬 검에 목이 겨누어진채 영호경에게 물었다.

당연하지만 이 탈출 계획은 어제 저녁을 가져다주러 왔을 때 이미 영호경에게 다 전해준 상태였다.

아예 적대를 하지 않는 이상 내가 조금 트롤링한다고 순순히 잡힐 정도로 만만한 여자들이 아니거든.

하지만 나는 분명히 영호경에게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했는데도 그녀는 굳이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그대에게 전부 맡기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아. 여기의 책임자는 나란 말일세.]

그야 나와 그녀 사이에 상하관계는 없고, 계획을 바꾼다고 해도 나에게 전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내 계획을 일부 변경해서 나타날 수야 있겠지.

하지만 임신한 몸으로 굳이 모습을 드러냈어야했나, 하는 생각은 머릴 떠나지 않았다.

"당신이 마검후... 명교의 소교주로군요."

이거 보라니까.

내가 붙잡혀있는 탓에 도망치지도 못하고 주춤대고 있던 노희방이 간단히 정답을 짚어냈다.

영호경은 뱃속의 아이 때문에 사용했겠지만, 아무튼 이기어검 같은 절기를 손쉽게 쓰는 여고수에 마기를 풀풀 내뿜는 수하들을 데리고 있으면 빼도박도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마검후? 어느새 별호가 붙었지?

"그래, 내가 영호경이다."

영호경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고, 세 여자는 새삼 긴장한 표정이 되었다.

팽가 사건의 전모를 너무 동네방네 퍼뜨렸다가는 무림맹의 체면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그녀의 존재 자체를 극소수만이 알고 있었지만, 그녀들은 영호경이 얼마나 강한 고수인지 알고 있는 것이다.

황보효선은 조금 미묘한 표정... 아, 그러고보니 그녀에겐 이 상황이 괴상하게 비칠게 분명했다.

'이런 빡대가리.'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잘 먹여주고 좋은 침상에서 재워주는데 설마 노희방이 바로 다음날 탈출을 시도할줄은 나도 몰랐기 때문에 미처 정보공유를 하지 못했다.

일단 쓸데없는 소리는 안 한 눈치였으니 나중에 말해주기로 하고, 그 다음 노희방은 고민스러운 표정, 그리고 몽아...

"어?"

"조용히 해라."

영호경은 퉁명스럽게 말하며 검을 더욱 바짝 들이밀었다. 내가 무엇에 주목했는지 알아차렸나 싶었지만 그럴리는 없지.

나는 몽아의 머리 위를 보았다. 반질반질하던 머리가, 그 머리가...

'머리... 길렀네?'

목덜미 정도까지 내려온 단발로 자라나서 살랑거리고 있었다.

그에 비해서 옷차림은 여전히 소박한 승복이었는데, 아미파랑은 사이가 불편하다더니 정말 파계라도 했나 싶던 생각은 그것 때문에 혼란스러워졌다.

마음 같아서는 잘 어울린다고 칭찬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럴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소교주를 중원에서 뵙게 될 줄은 몰랐군요."

"요즘 조금 열중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

영호경은 노희방의 말에 냉담하게 대답했다. 여기에서 바로 이야기할 생각인가?

"보아하니 개인적인 일은 아닌 것 같군요. 혹여 무슨 일인지 들어볼 기회가 제게 있겠습니까?"

"내 눈에는 그 기회가 필요하지 않아서 지금 이 사달이 난 것으로 보이는데... 아닌가?"

"그야 여기에 소교주가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노희방은 태연하게 그녀의 말을 받았다.

사실 영호경이 나와버리면 그냥 이 탈출계획은 끝이 난다.

우리도 어느 정도 쪽수가 되어야 사방팔방으로 도망쳐서 살아남지, 머릿수에서도 밀려, 고수의 수준에서도 밀려버리면 답이 없다.

즉 영호경이 나온 시점에서 진작에 노희방은 도주를 포기한 것이다. 생살여탈권이 영호경의 손에 쥐어진 셈인데 대수롭지않게 말을 이어나가는걸 보면 그녀도 보통 배짱은 아니었다.

"귀교의 의향을 정확히 알려주신다면 본방이나 무림맹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중원은 저희에게 더욱 익숙한 땅이니까요."

남의 땅에 기어들어와서 허튼 수작을 부렸다간 절대 정파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돌려말하는 재주도 그렇고.

"본교는 그대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네. 하지만 쓸데없는 훼방을 놓는 것도 그리 반갑지는 않아서 말이야..."

앗, 따가.

"소, 소교주!"

"나는 정파무림과 굳이 대립하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그대들 정파에는 본교가 하는 일이라면 덮어놓고 방해하고 싶어하는 자들이 있지. 그게 지금 그대들을 놓아줄 수 없는 이유야."

"..."

"얌전히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주면 좋겠군. 그러지 못하겠다면 난 그대들을 베어야하네."

정말 검끝과 내 목의 간격은 종이 한 장 차이. 둥실둥실 떠있는 이기어검에서 희미하게 뿜어져나온 검기가 내 호신지기에 맞부딪히며 얼얼한 느낌을 주었다.

"자, 어쩔텐가?"

"우선, 강 소협부터 놓아줘요. 어차피 당신 무공이라면 그렇게 위협할 필요조차 없는 것 아닌가요?"

몽아가 뾰족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그녀의 말이 맞았다. 어차피 나를 포함한 네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더라도 영호경의 검을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이렇게 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본래 나를 제압할 예정이었던 마교 고수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었다.

그야 그 사람은 여유를 부렸다간 빈틈을 찔려서 바로 인질을 뺏길테니까.

"그건 어렵겠군. 그대들이 허튼짓을 한다면 당장 이 자의 목을 잘라버릴테니까 말이야."

"무슨...!"

황보효선은 경악하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이 발언이 허세라는 것을 직감한듯 옆의 여자들을 힐끔거리며 입을 다물었다.

'감은 참 기막히게 좋단 말이야.'

"일단 얌전히 있도록 하게. 그리고 진정으로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이 든다면 내 수하에게 말하도록."

음, 이것도 원래 내가 말하려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영호경이 이렇게 해결하겠다면 나로서는 따라가는 수밖에.

아무튼 최소한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었으니, 이것만으로 만족하도록 하자.

나는 여전히 목에 검이 겨누어진채, 세 여자가 마교도들의 손에 이끌려 다시 갇히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자, 일단 영호경이 원하는대로 따라주기는 했지만 기왕 바깥에 나온 김에 의견을 맞출 필요가 있었다.

메신저가 내가 아닌 영호경으로 바뀌는 이상,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필수였으니까.

하지만 대화를 나누는데 굳이 점잖게 마주 앉아 있어야한다는 법은 없다.

"하아아악♥ 거기, 거기잇♥"

나는 영호경의 처소에 들어오자마자 그녀의 치마를 걷어올렸다. 잘 단련된 건강한 다리의 살결을 손끝으로 쓸어올리고, 속곳 사이로 손이 들어가자 금세 질척해진다.

냉담하게 정파의 여고수들을 감금을 명령하던 소교주는 어디 가고, 뜨거운 한숨을 토해내며 내 어깨에 손을 얹는 암컷이 나타나 기분좋게 가르릉거렸다.

"여기? 아니면... 여기?"

"흐윽...! 다, 좋아아..."

클리토리스를 간지럽히다 검지와 중지를 펴서 질벽을 부드럽게 긁어주자 영호경은 달달한 목소리로 신음하며 내 허리끈을 다급하게 풀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그녀의 옷자락을 풀어헤치고 젖가리개와 속곳을 끌어내리고 있었기에 남말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넓은 유륜이 임신해서 색소가 진해진 모습을 드러내고, 그 아래로 내 아기를 배고 있는 불룩한 배까지 나타나자 나도 허리가 찌릿거리는 것이, 아직 점심 때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발정이 나버린 것 같았다.

"우리, 일 얘기도 해야되는데..."

"으응♥ 먼저 만진 건 그대 아닌가..."

내가 먼저 만진 건 사실이지만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야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아 영호경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 못참겠다.'

나는 영호경이 내 바지를 벗겨내 훤히 드러난 자지를 질척하게 젖은 보지에 겨누며 그녀를 침상에 눕혀버렸다.

"일 얘기는... 조금만 놀다가 하기로 해요. 알았죠?"

"알겠... 흐으음...♥"

쑤우우욱♥

대답을 기다릴 틈도 없이 영호경의 야들야들한 암컷구멍에 자지를 밀어넣자, 미칠듯이 치밀어오르는 쾌감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노희방을 옆에서 재우면서도 안 건드린 탓에 욕구가 오히려 뻥튀기된걸까?

어차피 지금 답을 알 도리는 없었으니, 나는 일단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아이를 임신한 보지가 음탕하게 조여드는 이 쾌감을, 조금이라도 각별하게 느끼는 것이 지금은 훨씬 중요한 것이다.

"흐윽♥ 거기, 안쪼옥♥ 좋아...!"

"우리 아이가 들어있는데, 안을 막 찌르면 좋아요? 나쁜 엄마네...?"

쑤컹쑤컹쑤컹쑤컹♥

"아이는, 그대가 지켜주고 있으니까아...♥ 더, 푹푹해줘어...!"

"밝히기는..."

영호경이 이렇게 음탕한 건 내 책임이 아니었다. 범했던 첫날부터 내 자지에 열심히 한그릇더를 외치던 음란한 포텐셜을 가진 여자가 영호경이었단 말이지.

과연 영호경은 내 말에 전혀 기죽지않고 자신만만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래서... 싫은가? 아응♥"

"아뇨, 전혀! 오히려 좋아요!"

내 앞에서 이러고 있는 것을 교주가 알면 땅을 칠지 모르지만 나는 너무 좋았다.

오밀조밀하고 섬세한 고기주름이 가득한 구멍에 실컷 자지를 처박으면 음탕하게 교성을 울리며 더 해달라고 엉덩이를 살랑대는 암컷이 싫을리가.

특히 인정사정없이 내 기분대로 자지를 박아대도 쩔쩔매지 않고 더 박아달라고 하는 여자는 아직까지 영호경 뿐이었다.

오히려 그녀보다도 무공은 한 수 위인 팽연화는 자지에 속수무책인 것을 보면 무공 경지와는 상관없이, 자지를 좋아하는 재능을 타고난 것이 분명했다.

"엉덩이 조금만 더 들어요, 그렇지..."

찌걱찌걱찌걱찌걱♥

"흐아아앙♥"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들어올려 실컷 허리를 내리찍어댔다. 아기를 밴 배 때문에 조금 자세가 불안하기는 했지만, 살짝만 올려서 그 밑에 베개를 받쳤으니 괜찮겠지.

영호경은 자기 허릿심으로 버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 여유가 생겼는지 두 손을 주춤주춤 뻗어왔다.

"손, 손 잡아줘... 아읏♥"

나는 굳은살 하나 박히지 않은 부드러운 두 손을 마주 잡고는, 영호경의 허리가 조금씩 비틀어지는 것에 따라 그녀가 피하는 곳을 쫓으며 귀두로 마구 눌러주었다.

이미 아이를 가져 무의미한 번식활동임에도, 미칠듯이 치밀어오르는 욕구가 내 허리를 이끌었다.

"안에, 싼다...!"

쪼오오옵♥

그리고 내 선언에 호응하듯, 영호경의 고기구멍 역시도 자지를 빨아올려 조여왔다.

그녀의 번들거리는 눈에서 엿보이는 질내사정에 대한 기대감이, 내 허리를 더욱 빠르게 움직이도록 채찍질을 하는 듯했다.

영호경은 정말, 수컷의 정액을 쥐어짜내는 법을 본능적으로 아는 음란한 요부였다.

팡팡팡팡♥

"싼다...!"

"하응♥ 싸줘, 잔뜨윽...♥"

나는 영호경의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들으며 허리를 있는대로 깊이 처박고는 아랫배에 잔뜩 넣은 힘을 빼면서 정액을 마음껏 싸질렀다.

뷰루루루루루룩

"흐아아아아아앙♥"

꿀렁대는 진한 정액이 힘차게 요도를 지났고, 그녀의 뱃속에 한껏 쏟아지자 영호경은 내 손에 낀 깍지를 꽉 조이며 보지도 조여댔다.

순간적으로 낙지 흡반 같다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나는 꿈틀꿈틀 정액을 빨아올리는 보지에 호응해 아랫도리에서 술렁대는 정액을 마음껏 뽑아냈다.

겨우 하루 전에 했을 뿐이었는데, 그 하루의 공백은 딱 좋은 조미료가 되어 만족스러운 섹스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 그럼...'

쪼오오옥♥

"...응?"

급한대로 해소는 되었겠다, 자지를 뽑으려고 하는데 영호경의 보지가 꼬옥 조여왔다.

"이거, 설마..."

"이, 이제 일 이야기를 해야겠군. 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응♥"

영호경은 아닌척 딴청을 부리며 대화의 물꼬를 틀어버리려고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아무래도 이 음탕한 밀프는 아직 만족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여전히 발갛게 물든 얼굴이 부족하다는 듯이 눈치를 보고 있는데 모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로서 그것을 그대로 방치해버리는 것도 도리가 아니지.

"일단 한 번 더 해요. 아직 시간도 많으니까, 만족할 때까지 하는게 더 좋겠죠?"

"구, 굳이 그러지 않아도... 흐으윽♥"

나는 말로만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는 영호경의 몸을 뒤집어 바닥에 엎드리게 만든 다음 둥근 엉덩이를 내밀도록 시켰다.

그 이후 우리는 계속해서 땀투성이가 되어가면서 몸을 섞었고, 결국 낌새를 알아챈 채수란이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나타나 배신감을 호소할 때까지 그 시간은 계속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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