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놓고 가게."
"예, 그럼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도제가 자리를 비우고 나서, 당혜원은 본래 화운영에게 갔어야할 전갈이 벌써 두번째 자신을 찾아오는 것을 알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대략 사정은 짐작이 갔다. 아마도 화운영에게 들이밀던 제 남편이 기어코 그 여인을 자빠뜨리는데 성공한 것이리라.
어차피 열이나 되던 여인이 열하나가 된다고 해서 뭐가 다르겠느냐만은, 당혜원으로서는 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좋지...?'
사실 그녀가 생각하는 문제의 결정권은 그녀에게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정권을 가진 사람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오, 무슨 일인가, 아가씨?"
"엄마!"
"우리 딸, 잘 놀고 있었어?"
"엄마아!"
이젠 걸음마도 하고 짧지만 말도 몇 마디 하는 그녀의 딸을 안아올리며 당혜원은 팽연화에게 고개를 꾸벅여 인사를 건넸다.
"네... 소율이 때문에 힘드시죠?"
유모가 있기는 하지만 여인들은 웬만하면 한두명 정도는 아이들 곁에 붙어있고는 했는데, 오늘은 팽연화의 차례였다.
"괜찮네. 소율이는 그래도 얌전해서... 견이가 조금 힘들지만..."
아이들은 상상도 못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다치고는 했는데, 견이는 그런 면에서 독보적인 편이었다.
"연화 엄마! 이거! 이거!"
"꺄아아악! 도련님! 그거... 벌레, 지지에요! 내려놓으세요!"
"으아아아앙...!"
견이를 지켜보던 시비의 비명에 잘 자던 셋째 융이가 깨고, 넷째 호는 그 와중에도 아랑곳않고 쿨쿨 자고 있는 공간에서는 말을 꺼내기가 참 어려웠기 때문에 두 여인은 잠시 시비 몇몇을 더 붙여놓고 자리를 비웠다.
"정신이 없군. 그래, 무슨 일인가?"
"실은... 영아 때문에, 찾아뵈었는데요..."
"아..."
팽연화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자 당혜원은 미안함을 느꼈지만 이대로 시간을 끌고만 있을 수는 없는 문제였다.
"이제 곧 답을 해야할 때가 되긴 했군..."
"네..."
당혜원은 며칠 전 당영의 방문을 받았고, 그녀에게 혹시나 팽연화의 행방을 알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쉽게 사실대로 답해줄 수는 없었기에 그 까닭을 물었고, 당영은 망설이면서도 결국은 대답을 해주었던 것이다.
"어찌하면 좋겠는가...?"
"..."
팽연화가 잠시 모습을 드러내서 당영과 만나는 것 정도야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혼담이라니...'
당영이 강윤에게 연심을 품고 있다는 것은 팽연화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계속 신경이 쓰이는 문제이기는 했다.
어미가 되어서 딸이 좋아하는 사내를 가로챈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하물며 이젠 어미를 통해서 혼담을 넣을 정도로 그 연심이 커졌을지는 짐작도 못한 일이었다.
"그냥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어떨까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은 있네. 하지만..."
팽연화는 말끝을 흐렸다.
예전이었다면 혹 진실이 밝혀졌을 때 그녀가 비난을 받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대했을 것이 분명했다.
고민의 발단은 엄연히 언소영과 남궁혜 모녀가 사이좋게 한 남편을 모시는 모습을 눈으로 보았다는 점이었다.
'내가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누구도 답을 알 수 있을리 없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진실을 아는 순간 학을 뗄 것이 분명했지만, 당영이 굳이 팽연화를 통해 거부하기 어려운 혼담을 넣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강윤에 대한 깊은 마음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극복할 수 있다면, 의외로 언소영과 남궁혜 모녀처럼 그녀들도 사내의 품에 함께 안길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아..."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깊은 한숨만을 내쉬는 두 사람이었다.
"흐으으음..."
나는 만족스러운 콧소리를 내는 화운영을 품 속에 안은 상태로 그녀의 옆에 누웠다.
그녀의 부드러운 육체가 내 품 속에 쏙 들어온 감촉이 너무 기분 좋았다. 살짝 몸을 움직여 속살을 비비면 자지를 조여오는 보지의 감촉도.
결국 이 여자도 내 여자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나는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그렇게 좋아요?"
"그럼 안 좋을 수가 있겠어요?"
"피이..."
격렬하게 몸을 섞을 때와는 달리 제법 이성이 돌아온 화운영이었지만, 한껏 정액을 받은 탓인지 행동거지가 조금 귀여워졌다.
콧방귀를 뀐 그녀는 곧 내 가슴에 이마를 대고 말했다.
"그런데... 아내분들에게는 뭐라고 말하죠?"
"뭐 대단할 것 있겠어요? 그냥 평범하게,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해야죠."
"하지만... 실은 아내분들도 다 저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는데..."
"아, 사실 그것까지 다 알고 있었으니까 괜찮아요."
"네...?"
내 말의 의미가 얼른 이해가 가질 않는지 고민하던 화운영은 내가 하나하나 설명해주자, 내 가슴에 이마를 쿵 박았다.
"아이고..."
"못된 사람, 다 알고 있으면서 그렇게 저를 살벌하게 위협했던 거에요?"
내가 장난스럽게 엄살을 피워도 화운영은 원망스러운듯 가슴에 계속 이마를 비벼왔다.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정말 강 소협 손에 큰일나는줄 알았단 말이에요."
"잘못했어요... 그래도 이젠 내 마음 아니까 용서해줄 수 있죠?"
"정말, 못됐어... 정말로..."
이미 화씨일문에 갔을 때부터 짐작하고 있었다는 말에 화운영은 다시 한 번 돌진하려고 했지만 내가 먼저 이마에 입술을 대버리자 얼어붙은듯이 멈춰버렸다.
"사랑해요, 운영. 이제 앞으로는 내 여자로 계속 있어줄거죠?"
"...다른 분들한테도 이렇게 한 거죠?"
"어떨까요? 그래도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여자는 당신뿐이에요."
나는 화운영의 턱을 들어올리고 입을 맞추었다. 탈속적인 느낌의 신비로운 외모가 입술이 맞닿자 눈을 질끈 감아 조금 그 인상이 옅어졌지만, 예쁘기는 여전히 예뻤다.
대체 왜 이놈의 무림세상은 아줌마들이 이렇게 예쁘게 생긴걸까?
"츄릅... 할짝..."
혀가 격렬하게 오가자 결합되어있던 아랫도리 역시 서서히 움직이며 서로의 성기를 비비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둥글게 잡아 쓸어올리며 젖가슴을 주물럭대기 시작했고, 그녀는 내 등에 팔을 감으며 바짝 달라붙어왔다.
이번에는 그녀를 그대로 내 위에 앉힌 채 허리를 흔들기 시작할 준비를 하는데, 문득 화운영이 입을 열었다.
"그, 그런데 실은... 지금 아이가 생기는 시기가 아니에요. 게다가..."
"지금은 아이를 갖고 싶지 않고요?"
"...네."
대충 짐작은 했다. 색마 생활도 오래 하다보니 도가 터서, 여자가 진심으로 임신을 원하는지 아닌지 정도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아까의 화운영은 그저 섹스의 쾌감에 잠시 브레이크가 나간 상태라고밖에는 볼 수 없었다.
"뭐, 급할 건 없죠."
사실 당장 임신한 여자만 해도 영호경, 채수란, 매소향, 남궁혜, 주여린 다섯이다.
시기가 조금 차이가 날지는 모르지만 지금이 한 해가 다 끝나가는 시점이니 전부 내년에 태어날텐데, 여기에 화운영까지 가세시키기는 조금 그렇기는 했다.
"그럼, 언제 내 아이 가져줄 거에요?"
"그, 그건..."
하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하자면 그렇다는 거고, 나는 빨리 화운영도 임신시키고 싶었다.
이렇게 야한 몸을 가진 여자를 임신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색마로서 죄악이나 다름없는 일이란 말이다.
"조금만, 생각해보고요... 아읏♥ 안 돼♥"
"운영... 어서요. 난 빨리 당신 닮은 아이를 가지고 싶어요."
꼬오오오옥♥
내가 허리를 슬슬 흔들며 재촉하자 화운영의 보지가 꼬옥 조이며 화답했다. 정말 이렇게 밝히는 보지를 여태껏 방치해왔다는 것이 믿기질 않았다.
"하, 하지만, 아극♥ 아이를 가지면, 의원이... 게다가 오라버니도... 흐읏♥"
"아."
꼼짝없는 자승자박이었다. 물론 의원은 내 입장에서는 위장 겸 주약선이라는 솜씨 좋은 의원을 잡아두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주약선이 화운영이 되어 내 여인이 되어버린 지금, 그녀가 임신했다가는 의원이 멈춰버리게 되고 그것은 그녀를 크게 상심하게 만들 것이었다.
그녀를 애초에 하렘의 일원으로 상정하지 않았던 것이 이런 형태로 돌아온 것이다.
'게다가 주약선이 실은 화운영이었다는 사실을 남들에게 드러나도록 내버려둔 것 역시 문제야.'
다른 사람에게 배가 부른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 '화씨일문주의 여동생이 남편도 없는데 임신했다더라' 하는 소문이 퍼지는 것은 순식간일 것이다.
물론 다른 여인들처럼 정체를 감춘 채 숨어살다가 종종 외출을 하는 형식이면 괜찮겠지만 화운영이 환자가 매일같이 찾아오는 곳에서 그렇게 숨어있다간 힘들어할 것이 분명했고.
"미안해요..."
"아니에요. 운영이 원하는대로 해요."
내가 졌다. 이 풍만한 맘마통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게 되는 날은 좀 더 미래로 미루어져야할 듯싶었다.
"대신 최대한 빨리, 당신이 임신해도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도록 해요."
"그렇게까지..."
화운영은 얼굴을 붉혔지만 내겐 중대한 문제였다.
그녀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안심하고 그 자리를 맡길 수 있는, 실력있고 통솔력있는 의원을 준비하고 화씨일문주에게도 허락을 구하도록 하자.
언소영의 아들인 남궁학도 어떻게든 설득했으니까, 아들보다야 오빠 쪽이 더 설득하기 쉽겠지.
일단 지금은 이 몸을 마저 즐기도록 하자.
"그럼, 아이만 안 생기면 되는 거죠?"
"네,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이제 사정은 바깥에..."
"싫어요."
"네...? 아응♥ 자, 잠깐..."
비록 한 번의 실패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정어법은 여전히 위대한 피임법이었다.
아마 수천번씩은 질내사정을 당했음에도 내가 원할 때를 제외하면 임신하지 않았던 다른 여자들이 이를 증명한다.
찌걱찌걱찌걱찌걱♥
"하악♥ 안 돼, 푹푹, 안 돼엣...♥"
내가 꽉 틀어진 엉덩이를 스스로 씰룩이는 것도 모르는지, 화운영은 내게 안 된다는 말을 반복하며 헐떡였다.
"푹푹해주면 기분 좋으면서, 왜 안 된다는 거에요?"
"좋으니까, 좋으니까 안 돼엣... 흐아앙♥"
간드러지는 목소리는 그 음색만 들으면 도리어 자지를 유혹하는 말로 들릴 지경이었다.
"아응♥ 굵고 단단한 자지가, 명기보지이, 푹푹하면, 안 돼에... 좋으니까, 안 돼엣...♥"
"좋으면 왜 안 되는 건데요?"
"임신, 흐윽♥ 허락하고 싶어지니까... 안 돼...♥"
아, 미치겠네.
나는 허리를 미친듯이 올려쳤고 화운영은 우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흐으으응♥ 너무, 세에... 살살..."
"더 좋게 해주면, 임신해주는 거죠?"
"아니, 아니야아...♥ 임신, 안 돼...!"
"이제 와서 잡아떼도 늦었어요! 반드시 임신 허락하게 만들거니까!"
화운영의 보지는 자지가 세차게 드나드는 와중에도 타이밍 좋게 엉켜왔다.
정작 머리 쪽은 강렬한 쾌감에 휩쓸려 정신이 없어보이는데 아랫도리만큼은 정확히 반응하는 것을 보면 아마 이것은 재능의 영역이 아닐까 싶었다.
"임신, 안 되는데, 임신... 흐아앙♥"
"임신해! 운영, 내 아이 임신해요! 뒷일은 내가 어떻게든 할테니까 임신해!"
점점 쾌락에 얼굴이 물들어가는 화운영은 점점 내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듯했다.
"당신 오빠한테 허락받을게요! 의원은 계속 돌아갈 수 있도록 할게요! 그러니까 임신해!"
"오라버니... 의원... 흐읏♥"
화운영은 내 어깨를 부여잡고 엉덩이를 흔들어대다가, 어느 순간 내 가슴에 이마를 들이대며 말했다.
"정말, 정말이죠...? 아윽♥ 아이 생기면... 책임지는 거죠?"
"당연하죠!"
기본적 의미의 책임보다 좀 더 확장된 느낌이지만 책임은 질 생각이었다.
화운영은 약간 고민이 남는듯 살짝 미간을 모으면서도 입을 열었다.
"할게요, 임신... 하악♥ 당신의 아이, 낳을게요...♥"
팡팡팡팡♥
나는 화운영의 엉덩이를 몇 번이나 내 허벅지를 향해 떨어뜨렸고, 그 때마다 깊이까지 파고들어간 자지의 느낌 때문인지 화운영은 숨막히는 신음소리를 흘렸다.
"임신해요, 내 아이! 당신 닮은 내 아이 낳아줘요!"
"낳을게요, 아앙♥ 싸줘, 당신의 아기씨, 내 뱃속에 가득♥"
작정하고 교태를 부리는 화운영의 모습에서는 평소의 그녀의 모습을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그저 내 씨를 탐하는 착즙보지를 내밀고 거기에 사정을 요구하는 암컷이 거기에 있었다.
"잔뜩, 싸줄테니까... 다 받아들여요...!"
"흐아아아아아앙♥"
나는 화운영의 엉덩이를 꽉 내리누르며 허리를 그녀의 보지를 향해 꾹 누르며 비볐다.
뷰루루루루루루룩
싸는 와중에도 새로운 정액이 생산되는 것 같은 기분으로, 나는 내가 정액을 배출하는 순간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이 야한 밀프의 몸에 정액을 한껏 쏟아넣는 쾌감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큰 쾌감이었다.
한편 그녀의 보지도 내 자지에서 최대한 정액을 쥐어짜내기 위해 안달이었다. 나는 정액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털어넣은 다음에서야,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뽑아냈다.
엉망으로 쑤셔박혀 둥근 구멍이 빠끔히 열린 보지에서 하얀 정액이 꿀럭꿀럭 새어나오는 모습에 나는 만족감을 느꼈고, 그녀는 내 시선이 부끄러운지 나와 눈을 피했다.
"기분 좋았어요?"
"...네에..."
하지만 대답을 피할 수는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대답한 그녀의 표정에는 원망 반, 애정 반이 섞인 복잡미묘한 감정이 어려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표정이 귀여워서 다시 한 번 입을 맞추었고 그녀는 그것을 피하지 않았다.
그렇게 키스가 끝나고 나서야 나는 그녀에게 정어법에 대해서 알려주었고 기껏 결심했던 그녀의 마음을 허사로 만들었다며 그녀는 다시 한 번 이마를 내 가슴에 부딪혀왔지만, 그 이야기는 굳이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