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336화 (336/383)

화운영은 급하게 문을 닫은 다음, 그대로 문에 기댄채 미끄러져내렸다.

바닥에 쪼그려앉은 그녀는 혹시나 안에 들릴까 한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대, 대체...!'

대신 그녀는 마음 속으로만 그녀가 느낀 경악을 표출할 뿐이었다. 그 정도로 사내의 가랑이에 달린 물건은 무시무시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어, 어떻게 그런 것이... 사람의 몸에...'

불끈 솟아오른 양물이 크기는 어찌나 큰지 한 손으로는 다 쥐지도 못할 것 같았다. 또 그 단단함은...

찰싹

화운영은 두 손을 들어 제 뺨을 쳤다. 양물이 풍기는 진한 냄새가 머릿속을 계속 맴도는 것 같았지만, 이런 생각을 길게 해서 좋을 것이 없었다.

다른 생각을 해야했다. 일단 그녀도 심법의 묘리를 깨치면 굳이 지금처럼 고간에 손을 대야하는 망측한 일은 필요없을 것이었다.

'들어가는대로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바로 심법부터...'

거기서 잠깐 화운영은 또다시 생각을 멈추었다.

'그런데 언제 들어가면 되는거지?'

급하게 나오느라 그저 나가있겠다는 말만 남긴채 나와버리고 말았다.

사내가 스스로의 욕구를 해소하는데는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 것인가. 일 각이면 충분할까, 아니면 그보다 훨씬 더 필요할 것인가.

오래 전, 그녀가 훨씬 젊었던 시절의 기억을 뒤져보면 남편과의 관계는 대략 일 각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사내도 같을 것인가?

남편보다 훨씬 크고 단단했던 양물을 생각해보면 꼭 그렇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만!'

머리가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화운영은 자신이 이렇게 음탕한 여자였나 자괴감을 느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는 최종적으로 사내의 고간, 회음부에 손을 얹고 수련을 해야하는 입장이었으니 아무리 애를 써도 사내의 고간 사정에 대해서 생각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빨리 욕구를 해소해서 양물을 가라앉힌 사내가 밖으로 나와 그녀를 데리러 오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늦어진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여기서 서성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그녀는 내력을 끌어모아 청력을 증폭시키자, 사내의 목소리가 잡혔다.

[운영, 운영...!]

'내, 내 이름?'

화운영은 경악한 나머지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면 얼른 들어가서 급한대로 끝내고 해소가 어려울 것 같으면 오늘은 이만하자고 말할 작정이었는데, 자신의 이름이 귀에 들어오고보니 그녀로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굉장히 작은 목소리였기 때문에 아마도 그녀가 내력까지 동원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들리지 않았을 목소리.

억눌린 목소리로 수음(자위)을 하는 것을 알자, 화운영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안 되는데... 대체 왜 이러지?'

여인을 열이나 제 품에 들였다는 것은 여자에 굉장히 익숙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렇게 억눌린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보니 사내가 자신에게 품은 마음이 굉장히 애처롭고 간절하게 느껴졌다.

더럽게 여겨지기는커녕, 가엾은 그를 꼭 안아주고 싶었다.

'어쩜 좋아...!'

안 될 일이었다. 그녀의 신념에도 반하거니와, 다른 여인들에게도 면목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구애조차 하지 못해 홀로 신음하는 저 불쌍한 사내를 어찌 외면한다는 말인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 화운영의 귀에, 사내의 숨소리가 점차 거칠어지는 것이 들려왔다. 아마도 사정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

아까까지 힐끗힐끗 보았던 우람한 양물이 떠오르고, 그것을 스스로 위로하고 있을 사내의 모습까지 불현듯 상상했을 때, 화운영은 제 손이 슬금슬금 문을 향해 뻗어가는 것을 느꼈다.

'미쳤어, 미쳤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녀는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사내는 수음을 하느라 정신이 없을 터, 아마 소리를 내지만 않는다면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조심조심 문을 열자, 사내의 숨소리가 한층 선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운영, 으윽...!"

제 이름을 또다시 듣자 뒷덜미가 뜨거워졌다. 이미 많은 여인들이 있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어찌 저렇게 간절히 부른다는 말인가?

문틈으로 사내가 어디 있는지 찾던 그녀의 눈에, 마침 사내의 손이 격렬하게 남근을 훑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 저런 것을...'

아마 여인이 받아들이더라도 죽지는 않을 것이었다. 멀쩡히 그와 관계하고 있는 여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그 의견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어쩌면 꽤나 만족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당장 성연군주만 하여도 밤일을 너무 열심히 한 나머지 걷기도 힘들 정도였음에도 전혀 불평을 하지 않았다.

"운영... 나온다...!"

그녀가 시선을 보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내는 더욱 손을 열심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화운영은 눈을 크게 뜨고 한껏 발기된 양물을 주시했다.

제 손이 촉촉해진 고간을 어루만지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 채.

'걸렸다.'

화운영이 나를 두고 나가버렸을 때는 어떻게 할까 싶었지만 그녀가 멀리 가지 않고 문 앞에 있다는 것, 그리고 문에 바짝 붙어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순간적으로 결정했다.

그녀가 내게 품은 어느 정도의 호감을 이용해야겠다고.

'어차피 안에서 뭐하는지 다 듣고 있지?'

기본적으로 미디어도 없다시피한 곳에서 거의 주변에 항상 여자가 있다보니 딸쳐본 기억도 아득했지만, 막상 시작하자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2년 가까운 시간동안 마치 걸신들린 것처럼 범해왔던 밀프들의 기억은 촉감부터 체향, 교성까지 내 머릿속에 선명하게 재생되었다.

그리고 지금, 자빠뜨릴 각을 노리고 있는 화운영까지 머릿속에서 상상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그녀의 동향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흐읍...!"

문 틈으로 보이던 시선이 나와 마주치고, 문 너머에서 숨을 훅 들이키는 소리가 난 순간 나는 즉시 몸을 날려 문을 열어젖혔다.

"소, 소협...!"

"뭐하고 있습니까?"

나는 고간을 숨기지도 않고 문을 열어제꼈고, 화운영은 자지러질듯이 놀랐다.

"소협, 그, 그게... 일단 그것부터, 가려주면..."

"어차피 몰래 다 보고 있었지 않습니까."

화운영은 내가 몰아붙이자 뭐라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지만, 나도 내심 조금 놀라고 있었다.

훔쳐보라고 일부러 화운영의 이름을 뇌까리는 식으로 관심을 끌어보기는 했지만, 가랑이를 만지작대고 있을줄은 몰랐거든.

"나가있겠다더니, 몰래 훔쳐보기나 하고... 화 의원이 이런 사람인줄은..."

"소, 소협이 먼저 제 이름을 부르지 않았습니까!"

"...그게 들렸습니까?"

"앗, 그게, 아니고... 자, 잠깐, 놔줘요..."

팔을 잡아당기자 화운영은 속절없이 끌려왔고, 나는 도로 문을 닫아버렸다.

"다 들었다니 어쩔 수 없군요."

"소, 소협, 절대 어디 가서 말하지 않을테니까..."

어울리지 않게 횡설수설하던 화운영은 내가 두 손으로 어깨를 붙잡자, 눈을 크게 뜨며 얼어붙었다.

"저는 확실히 화 의원에게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당신도 제 아내로 하고 싶어요."

"그, 그건 곤란해요... 저, 저는 다시는 혼인 같은 건..."

응? 그 말은, 지금은 남편이 없다는 소리인가?

화운영은 과거사를 잘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여자들도 잘은 모르고 있었다.

'남편이 없으면 없는대로 좋은데... 미망인인가?'

나는 펼쳐지는 생각의 나래를 억지로 접고 말했다.

"그래도 내가 수음하는거 구경했잖아요? 관심이 없지는 않죠?"

"그, 그건..."

화운영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결국 내가 자위하는 걸 몰래 훔쳐본 것은 사실이었으니 뭐라 반박할 여지가 없이 갈팡질팡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다시 한 걸음 물러나주자.

"공평하게 갑시다."

"네?"

"나한테도 보여줘요. 당신이 수음하는거."

"...네에에에에?!"

"쉬잇..."

내 손짓을 보자 다시 한 번 자기 입을 틀어막은 화운영은 천천히 입에서 손을 떼고 속삭였다.

"어, 어째서..."

"그래야 공평하잖아요? 제 말이 틀려요?"

이미 저질러놓은 바가 있던 화운영은 내 말에 결국 반박하지 못했다.

'엄청 보고 있어...'

화운영이 허리끈을 푸는 것을, 사내는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사내의 논리는 엉망이었지만 앞뒤는 맞았다. 아무튼 그녀가 먼저 훔쳐보지 않았던가.

사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만 않았더라도 결코 살펴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조금 억울했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사르륵

하얀 바지가 벗겨지자 펑퍼짐한 둔부와 미끈한 다리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사내는 숨쉬는 것조차 잊은듯 그것을 뚫어져라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간청에 다시 입은 바지 위로도 우람한 양물의 존재감이 드러나보일 정도로 사내는 흥분해있었다.

'이, 이것만 끝나면 바로...'

바로? 바로 무엇을 한다는 말이던가.

당장 사내의 양물이 문제라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던 것인데, 지금 그녀가 수음을 한 차례 하고나면 바로 시작할 수 있을리가 만무했다.

화운영은 혼란 속에서 바지를 완전히 벗어내렸고, 이번에는 속곳에 손을 얹은채 숨을 골랐다.

"후우, 후우..."

그녀는 자신의 음부를 보여주는 것이 부끄러웠다. 물론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그녀의 사정은 한층 더 특별했다.

얄팍한 천쪼가리로 가려진 그 음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사내가 혹시나 징그럽다는 표정을 짓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그녀의 가슴을 꽉 조여왔다.

하지만 서서히 사내의 표정이 묘해지는 것을 본 화운영은 결국 손을 움직여야만 했다.

살금살금 손이 속곳의 끈의 매듭을 풀고, 국부에 자라난 털을 시작으로 서서히 그녀의 음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흐읍...!"

사내가 눈을 화등잔만하게 뜨는 것을 보자마자 화운영은 얼른 속곳을 손에서 놓으면서 그 손으로 국부를 가렸다.

"왜 가려요?"

"이, 이상하니까요..."

"아니에요. 굉장히 예뻐요."

"정말 그런가요? 아, 아니에요...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

화운영은 사내의 말에 다급하게 되물었다가 얼른 정정했다. 그녀로서는 내심 신경쓰고 있던 부분이었는데, 사내가 아니라고 냉큼 부정하니 사실 조금 기쁘기는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외간 사내 앞에서 음부를 내보이는 것도 부끄러운데, 그것이 정말로 예쁜가 되묻는 것은 얼마나 망측한 짓거리인가.

"굉장히 예뻐요. 얼굴이 예쁜만큼이나 거기도..."

"그, 그만! 그만해요!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니까요!"

사내의 말에는 진심이 듬뿍 담겨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주로 그 진심은 '그러니까 그 예쁜 음부가 계속 보고 싶으니 그 손을 치워라' 라는 형태로 드러났지만.

"계속 그러고 있을건 아니죠? 얼른 보여주세요."

"소협..."

화운영은 한숨섞인 목소리로 강윤을 불렀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화운영은 슬금슬금 다리를 벌리며 주저앉아 그에게 수음을 보여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지?'

역용술로 주약선이라는 거짓행세를 하며 마음 편히 의원 생활을 한 것도 상당히 오랜 세월이었다.

특히 이 곳은 그녀는 가장 평온하고 열심히 병자들에게 의술을 베풀 수 있었기에 상당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했다.

그런데 고작 며칠 사이에 역용술이 풀리고 이 사내 앞에서 수음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상황이 되다니, 대체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당연히 눈앞의 색마가 작정하고 밀어붙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녀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지만, 화운영은 부끄러운 와중에도 한 가닥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내심 부끄럽게 여기고 있던 음부의 생김새를, 사내가 망설임없이 예쁘다고 칭찬해준 사실이 기뻤던 것이다.

그것이 그녀가 남정네를 꺼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오오..."

"그, 그렇게 뚫어져라 보지 말아요..."

하지만 손을 치워 제 음부가 드러나는 광경을 보며 저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은, 약간 아쉬웠던 화운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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