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 군주님 보지 개꼴려...!"
"아읏♥ 조금만 살살... 하거라..."
어슴푸레하게 서로의 윤곽만 보이는 어둠 속에서, 주여린은 침상에 누워 단단한 사내의 몸을 더듬어 안으며 교성을 내질렀다.
불에 달군 쇠말뚝 같은 남근이 속살에 화상을 입힐 듯이 뜨겁게 파고들어 온몸에 흩뿌려대는 쾌락은 아무리 겪어도 적응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사내는 가녀린 여체를 조심스럽게, 하지만 단단히 얽어매면서 허리를 흔들었고, 사내의 가슴에 문대어지는 젖가슴은 꾹 짓눌려 이리 밀렸다 저리 밀렸다 했다.
"괜찮아요. 아이는 확실하게 보호하고 있으니까..."
"그, 그게 문제가... 흐아앙♥"
주여린은 안심하라는 듯이 속삭이는 사내가 틀림없이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뜨겁게 달아오른 아랫도리에 실컷 양물을 쑤셔넣으며 여인이 무너지는 꼴을 보고 즐기는 것이 이리도 분명히 느껴지는데, 어찌 모르겠는가.
그러면서도 저리 능청을 떠니 괘씸하기 그지없었지만, 주여린은 호통을 칠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쑤컹쑤컹쑤컹쑤컹♥
"그럼 뭐가 문제죠? 난 잘 모르겠는데."
"정말, 다 알면서... 하앙♥"
마치 구렁이 담 넘어가는 것처럼 그녀의 말을 제 입맛대로 일부 무시하는 사내에게 안겨있을 때, 그녀는 황족 성연군주가 아니라 일개 여인인 주여린이 될 수 있었다.
매력적인 남자에게 여인으로서 요구되어 안기는 행복을 그에게서 처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양물이 박히는 곳, 그보다 더 안쪽에서 자라나고 있을 아이의 존재를 생각했다.
뱃속에서 그와의 아이가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의 행복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얼마나 오랜 세월 갈망해왔던 아이였던가. 사사로이는 그녀의 혈육이요, 크게는 황실의 피를 이을 아이였다.
그런 아이를 임신시켜준 남자라고 생각하니, 그녀의 가슴 속에는 사내에 대한 애정이 화수분처럼 솟아나왔다.
<임신해, 내 아이 임신해!>
언행이 망측스럽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다행히 제 여인 앞에서나 보이는 면모 아니던가.
주여린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내는 눈을 마주치고 싱긋 웃고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입술 내밀어요, 옳지..."
저도 모르게 사내가 시키는대로 입술을 내민 주여린은 잠시 한심스러운 기분을 느꼈지만, 곧 입술이 맞닿으며 한껏 달콤한 기분을 즐겼다.
사내의 거친 입술을 핥고 빠는 입술과 혀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뜨거워지고, 그것은 갈증이 되어 그녀를 덮쳤다.
더욱 힘껏 사내를 당겨 안은 손바닥이 단단한 등근육을 야릇하게 더듬었고, 슬금슬금 다리가 움직여 사내의 허리를 감았다.
주체할 수 없는 정욕이 조금이라도 더, 사내의 육신을 맛보고 싶노라고 외치고 있었다.
"하아... 오늘은 다른 날보다 더 적극적이네요?"
"...싫으냐?"
"어떨 것 같아요?"
입술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가까운 곳에 있던 사내의 얼굴이 히죽 웃는 것을 본 주여린은 마주 웃었다.
"실은 좋아할 것이라고, 아윽♥ 다 알고 있었느니라... 흐아앙♥"
"그래요?"
실은 아주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주여린은 그것을 대답할 정신이 아니었다.
입술을 맞추면서 조금 여유가 생겼던 것을 다시 사내가 몰아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우람한 양물이 끈적한 속살을 세차게 비비기 시작하고, 주여린은 극상의 쾌락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아읏♥ 조금만, 살살, 흐응♥"
"내가 좋아하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안 돼, 안 돼엣...♥"
이 정도만 해도 그녀가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사내가 조절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채, 주여린은 쾌락에 허덕이며 사내의 목덜미에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며 신음했다.
사내의 압도적인 정력에 짓눌리면서도 열심히 둔부를 흔들고 음부를 조여 사내 역시도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애를 쓰는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땀에 젖은 고귀한 여체는, 지금 이 순간 수컷을 위해 봉사하는 암컷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어렴풋이 인식한 주여린이었지만 지금의 그녀에게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 스스로가 진정한 사내라고 인정한 이 남자, 그와 함께 이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는 것만이 그녀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여린... 이제...!"
그렇게 두 남녀가 서로를 향해 허리를 움직이며 쾌락을 만끽하던 시간이 지나간 끝에, 사내의 입에서 처음으로 숨막히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흑♥ 그래... 본녀의 안에...!"
사실 이미 아이를 가졌다는 것이 판명되었으니 굳이 안에 쌀 필요는 없기는 했다.
하지만 주여린이 사내에게 분명하게 안에 싸달라고 말한 것은, 그녀의 음부를 뜨겁고 진한 정액이 채우는 그 감각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질퍽하게 젖은 음부를 쑤시는 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려퍼지며 사내가 허리를 더욱 거칠게 움직였다.
그 아래의 여인이 아파하지는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거칠게 쑤셔박히는 양물에, 주여린은 그저 환희의 교성만을 내지를 따름이었다.
온다. 그녀를 임신시킨 우람한 양물에서 진한 정액이, 그녀의 아랫도리를 가득 채우기 위해서.
몇 번이고 쑤셔박힌 양물이 어느 한 순간, 가장 깊은 곳에서 멈춘 순간 그녀 역시도 다리에 힘을 바짝 주고 사내에게 힘껏 매달렸다.
"싼다...!"
뷰루루루루루루룩
"하아아앙♥"
"전부, 받아들여...! 내 아기 임신한, 음란한 군주보지...!"
이미 아이가 들어섰음에도 사내는 꼼꼼하게 허리를 비틀어넣어 진한 정액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그녀의 속살 가장 깊은 곳에 밀어넣었다.
주여린 역시도 사내의 몸에 한껏 달라붙어 수컷이 제 뱃속에 아기씨를 듬뿍 밀어넣는 그 쾌락을 다시 한 번 곱씹느라 정신이 없었다.
몇 번이고 군주보지, 황족보지 하고 지껄이는데도 그녀에게는 황족모독이라고 할 여유조차 없을 정도였다.
"하아..."
사내가 몸을 일으키자 그제야 정신이 조금 들었는지 한숨을 길게 토해낸 주여린은 여전히 몽롱한 눈으로 사내를 올려다보았다.
"만족했어요?"
끄덕끄덕
주여린은 더 말할 것도 없다는듯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완벽하게 충족되는 느낌이 전신이 충만했다.
아마 그보다 여인을 잘 만족시킬 수 있는 사내는 없으리라는데 그녀가 가장 아끼는 옥패를 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보다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조금 쉬고 싶구나... 괜찮겠느냐?"
내공을 익히고 등선공 덕분에 사정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그녀는 다른 여인들에 비해 내력이 일천했다.
하룻밤 내내 쉬지 않고 사내에게 범해진다면 못 버틸 지경까지는 아니로되, 다음날 온전히 걷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좋을터였다.
"그렇게 하시죠."
"흐으응♥"
사내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의 음부에 깊이 박혀있던 양물이 뽑혀나가자 주여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주여린은 곧 사내의 눈치를 슬쩍슬쩍 살피게 되었는데, 사내의 양물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아파보일 정도로 빳빳하게 일어나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그것 말이다... 많이 아파보이는데, 괜찮겠느냐?"
사내는 괜찮다고 했지만, 여인으로서 양물이 정확히 어떤 감각인지 알지 못하는 주여린으로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검붉고 굵은 살덩이가 괴로워보일 정도로 부풀어올라 꺼덕이고 있으니, 여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꽤나 아파보이는 것이었다.
주여린은 살짝 허리를 움직여보고 고간에 힘을 주어보았다. 양물이 뽑혀나가자 언제 그랬냐는듯이 저릿저릿거리던 몸이 꽤나 제 상태로 돌아와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섣부른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아, 아무래도 내가 괜한 엄살을 부린듯 싶은데... 계속해도 괜찮을 것 같구나."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사내는 기다렸다는듯이 그녀를 향해 눈을 반짝였다. 주여린은 그런 절실한 반응에 약간 미안함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계속... 하겠느냐?"
그녀가 머뭇대며 다리를 살짝 벌려보이자 사내는 야수처럼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순식간에 되살아나는 피로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실수했음을 뒤늦게 후회하게 되었다.
주여린은 뒤늦게야 자신의 만용을 깨달았지만, 한 번 싸서 아주 조금 현자 성분이 늘어난 상태의 나와 보지에 자지를 쑤셔박고 있어 눈이 뒤집힌 상태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결국 주여린은 첫 2연전의 후유증으로, 다음날 아침에 어기적대며 주약선에게 통증에 좋은 약을 처방받으러 가야만 했다.
"으으... 다음에는 조금, 살살하거라..."
"알겠어요."
어딘가에 은신해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조장(아직 수련이 부족해서 은신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자세한 위치는 모르지만)의 시선을 느끼며 나는 주여린을 보내고, 우선 언소영과 무공수련을 했다.
많은 일들이 그렇듯이 무공 역시도 젊은 시절에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된다는 여자들의 뜻에 따라 나는 꾸준히 수련을 하고 있었는데, 주약선에게 등선공의 일부를 가르치는 일은 보통 이 다음이었다.
언소영에게 꽤 혹독하게 당한 다음, 나는 주약선의 의방으로 갔는데... 뭐지?
"강 소협 왔습니까?"
"...예."
주약선의 태도는 평소와 다름이 없었는데, 나는 어쩐지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오늘은 꽤 많이 당한 모양이군요. 혹시 피곤하다면 오늘은 쉬어도 괜찮습니다만."
"아뇨, 괜찮습니다. 원래 이 정도는 늘 당하던 거였으니까요."
"그럼 잠시 차라도 마시면서 쉬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마침 제가 아직 조금 더 정리해야할 일이 남아서..."
"아, 그럼 감사히..."
주약선은 차를 준비해주고는, 다시 자신의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대체 뭐가 다른거지?'
나는 주약선의 뒷모습을 보면서 차를 마셨다. 뭔가가 달라진 것 같은데, 콕 집어서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는 것은, 주약선이 자신의 일을 마친 다음이었다.
"강 소협, 오늘은 제가 적어둔 방안부터 읽어보지 않겠습니까?"
"예? 오늘은 심법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것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까?"
"아, 네... 지금까지 확인은 많이 해봤으니... 아무래도 당분간은, 굳이 실제로 적용해보지 않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하지만 지금까지 확인해본 것과는 또 다른 내용이 적혀있는 것 같습니다만..."
나는 그렇게 말하며 주약선에게 손을 뻗었고, 그녀가 내게서 얼른 물러나는 것을 보고서야 상황을 알았다.
'나한테서, 거리를 두고 있네?'
어제까지는 이렇지 않았다. 요 며칠 사이 운기 작업도 익숙해져서 주약선은 자연스럽게 내게 배를 내밀었던 것이다.
어제와 오늘의 차이점, 아마 그건 주여린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았다.
'임신이 원인인가, 약을 처방해주면서 너무 떡을 쳤다는 것을 들킨 것이 원인인가.'
어느 쪽이 원인인지, 어쩌면 둘 다 원인인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안 될 일이었다.
"주 의원, 저를 경멸하십니까?"
내가 던진 노골적인 질문에 주약선이 눈을 크게 뜨는 것이 보였다.
이판사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