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상공... 살려, 살려주세요옷...♥ 아윽♥"
"안 죽어요."
언소영은 엉망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침을 줄줄 흘리면서 애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본이 예뻐서 그런지 그리 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는 내심 기뻤다.
한편 죄가 없는 남궁혜는 졸지에 옆에서 구경하는 신세가 되었는데, 이미 다리를 벌린 채 그대로 기절한 매소향을 계속 힐끔대는 것이 본의 아니게 겁을 줘버린 모양이었다.
"잘못... 흐응♥ 했어요옷...♥ 그러, 니까, 그마안...!"
"안 돼요."
나도 고작 한 시진 안쪽으로 이 꼴을 만들기 위해 꽤나 무리하게 밀어붙이느라 피로가 쌓였지만 나는 오히려 더욱 몰아쳤다.
이미 희생자가 넷이나 나왔는데 형평성은 지켜야될 것 아닌가.
그리고 사실 이 보드라운 육체를 안는 맛이나 울상이 된 얼굴을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기는 했다.
"이젠, 거짓말, 안 할테니까... 아읏♥"
당위성 반 욕망 반의 내 허리놀림에 언소영은 억지로 쥐어짜내던 말문이 틀어막혔다.
내 손자국이 붉게 남은 젖가슴의 꼭지가 빳빳하게 일어난 상태로 하얀 젖을 조금씩 흘리는데, 나는 무심결에 혀를 내밀어 그 마성의 액체를 남김없이 핥아냈다.
이제 견이도 슬슬 젖을 완전히 떼어가고 있으니 이 맛을 보는 것도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회가 동한 김에 젖가슴을 꽉 틀어쥐었고 가느다란 물줄기를 입 안으로 받아들이면서 매끈거리는 구멍에 자지를 문질렀다.
"이제 한 번만 싸면 끝이에요. 한 번은 참을 수 있죠?"
끄덕끄덕
언소영은 정신없어보이는 와중에도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서 금방 자지러졌다.
한편 쫀쫀하게 휘감겨오는 보지는 머리의 사정은 알 바 아니라는듯 번식의 본연의 목적에 맞게 내 아랫도리에서 씨를 가져가기 위해 애를 쓰는데, 정말 마음 같아서는 정어법을 풀어버리고 싶었다.
'임신시키고 싶다...!'
뒷일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이 쏙 들어간 배가 다시 내 아이를 품도록 만들어주고 싶었다.
아마 말하지 않고 몰래 정어법을 풀어서 정액을 쏟아넣는다면 언소영도 모르겠지.
매소향처럼 너무 흥분해서 실수한 거라고 말한다면 그 이상 수상하게 여기지는 않을 것이었다.
"아, 안 돼...♥ 하지, 말아요...!"
그렇게 검은 속셈이 가슴 속에서 덩치를 부풀리던 와중에 언소영이 나를 당겨안으며 간신히 쥐어짜낸 목소리로 속삭였다.
"상공... 안 돼요... 하앙♥ 아이, 안 돼...!"
부드러운 몸에 부드러운 목소리. 살살 녹아내리는 솜사탕 같은 달달한 감촉에 머릿속이 짜릿해졌다.
"나중에, 나중에 꼭... 낳을테니까... 지금은 안 돼요...!"
"...어떻게 알았어요?"
"배, 보고 있었으니까... 아윽♥"
나는 나름대로 은근히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소영에게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다 보였나보다.
"지금은, 흐앙♥ 안 돼요... 좀 더, 안정되고 나서..."
안 된다고 말하는 언소영의 눈은 눈물로 촉촉하게 젖어서 나를 유혹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유혹으로 해석해버리는 내 머리는 어떻게 된 것이 분명하다. 나는 내 입이 하고 싶은대로 말하도록 내버려두었다.
"...한 번만."
"네?"
그래, 한 번이다. 딱 한 번이라면 괜찮을 거다.
어차피 아이가 안 생겨서 고민인 며느리들이 한둘이던가. 내력만 쓰지 않고, 아이가 생기느냐 마느냐는 오로지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이다.
나는 정어법을 유지하던 내력을 풀었고, 언소영은 허겁지겁 나를 말리기 시작했다.
"안 돼요, 흐응♥ 정말, 안 돼...!"
"괜찮아요. 한 번 정도로 아이가 생기지는 않아요. 혹시나 생기더라도 한 명 정도는 괜찮을 거에요."
"안 된다니까... 하악♥"
쑤걱쑤걱쑤걱쑤걱♥
언소영은 나를 말리면서도 결국 밀어내지 않았다. 내 머리통 정도는 손가락 하나로 박살낼 강대한 힘이 담긴 팔은 나를 힘있게 안고는 있되, 전혀 아프게 만들지 않았다.
결국 언소영도 괜찮다고 하는 것이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은 입을 뻐끔거리면서 거부의 말을 토해내고 있을지언정, 실상은 한 번 정도는 받아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했다.
"안에 쌀게요... 진한 아기씨 가득 담은 정액 자궁에 잔뜩 쌀테니까...!"
"멈춰, 안 돼요...! 흐아아앙♥"
"임신해...!"
언소영의 다리가 내 허리 뒤에서 바둥대는 것이 느껴졌지만 나는 기분좋은 보지 안에 잔뜩 싸는 것에만 집중했다.
"견이 동생, 임신해랏...!"
빠아아악
'어...?'
이제 슬슬 자지에서 정액이 올라올 것 같은 순간에, 나는 갑자기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뭔가에 얻어맞은 것 같은데, 대체 이게 무슨...'
나는 더 사고를 이어나가려고 했지만 점차 시야가 뒤집어지면서 어둠 속으로 잠겨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매소향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물론 그녀 역시 언소영이 거부하는데도 억지로 허리를 움직이는 사내를 막을 생각이긴 했다.
하지만 갑자기 남궁혜가 사용한 극단적인 수단에는 어지간한 사내 이상으로 담대하다고 자부하는 매소향으로서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 어머니, 괜찮으세요?"
"혜, 혜아야..."
언소영 역시 꽤나 당혹한 기색이었는데, 검집을 씌운 검에 야무지게 뒤통수를 얻어맞고 기절한 사내의 뒤통수를 급하게 쓰다듬는 것이 꽤나 걱정이 되는 듯했다.
"어찌, 이런..."
"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머니께서 너무 두려워하시는 것 같아서 안절부절 못하다가 그만..."
남궁혜도 독심을 품고 한 행동은 아니었다. 그저 어머니가 울먹이며 저항하는 목소리를 들으니 저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을 뿐.
두 모녀가 울상이 되어 사내의 뒤통수를 살피고 있을 때, 매소향은 짐짓 당당하게 말했다.
"흐, 흥! 안 그래도 혼이 좀 났어야했어! 오냐오냐 해주니까 제 세상인줄 알고 함부로 하고 말이야! 안 그래요, 소영?"
"..."
하지만 당황한 두 모녀가 보기에도 매소향의 당당함에는 허세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매소향도 풍만한 가슴을 보란듯이 폈다가 걱정이 들었는지 도로 움츠리며 언소영의 가슴에 엎어진 사내의 뒤통수를 힐끔거렸다.
"아, 안 되겠어요. 제가 주 의원님께 보이러 데려갈게요."
남궁혜의 말에 언소영은 자신이 가는게 더 빠르다고 말하려다 말았다.
온몸에 손자국, 입술자국이 남은데다가 전신에서 진한 체액의 냄새를 풍기는 자신이나 매소향보다는 남궁혜가 그나마 나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그럼 부탁하마. 아마 괜찮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무공에 조예가 있는 그들이었으니 괜찮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런 짐작에 모든 것을 맡기기에는 여인들 모두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사내였다.
남궁혜는 급하게 몸을 닦아내고 옷을 걸친 다음, 그 사이 다른 여인들이 대충 옷을 꿰어입힌 사내를 넘겨받아 들쳐업고 달렸다.
달리면서도 혹시나 사내의 몸에 불필요한 충격이 들어갈까, 조심조심 움직이던 남궁혜는 즉시 아까까지 있었던 주약선의 의방에 도착했고 문이 열리자마자 외쳤다.
"주 의원님! 머리를 다쳤을지도 몰라요!"
주약선은 적도의 습격이 있던 것도 아닐진대 대체 무슨 일인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남궁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염려할 것 없습니다. 강한 충격을 받아서 기절하긴 했습니다만 내부까지 그 충격이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무슨 소리지? 나는 몸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귓가에는 뭔가 맥락을 알 수 없는 여자 목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뒤통수에는 뭔가 척척한 느낌이 들었으며, 코에는 뭔가 쓴 냄새가 났다.
[그리고, 강 소협에게는...]
[아, 그건 아직... 네? 알겠습니다.]
대체 누구였지? 그 목소리, 아는 목소리였는데...
"혜매...?"
그제야 나는 내가 지금껏 자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입을 열면서 의식이 돌아오고, 옆으로 돌려 누워진 채 잠들어있던 나는 내 뒤통수가 아려오는 것을 느끼고 그쪽으로 손을 뻗었다.
덥석
"만지지 마세요. 어차피 오늘 저녁이면 뗄 수 있을테니까, 조금만 쉬고 있으십시오."
"주 의원...?"
내 손을 잡아서 멈춰세운 여자는 주약선이었다. 내 손을 당겨서 도로 바른 자세로 돌려놓으며 그녀는 계속 말했다.
"사실 이런 것까지 붙일 필요도 없었습니다만, 남궁 소저가 너무 불안해하는 눈치여서 붙여두었습니다. 사실 소협 정도의 고수면 이런 것 없이도 운기행공만으로도 하루 안에 깨끗하게 나을텐데요."
"그렇습니까...?"
나는 내가 언소영에게 진정한 의미의 질내사정을 하려던 순간 의식이 끊어진 것을 떠올렸다. 아마 누군가가 뒤통수를 제대로 때려서 기절시킨 모양이었다.
'매소향이겠지?'
내가 눈이 돌아가서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렇게 야무지게 때리다니.
언젠가 꼬투리가 생기면 보지 고문 2회를 추가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주약선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주약선은 생각보다 많은 환자를 받지 않았다. 아마 실력이 뛰어나서 위급환자 위주로 받고 있기 때문일까?
'뭐, 화씨일문 직계면 실력도 납득이 가지.'
신수성녀 화운영. 예전에는 꽤나 유명하던 여자 의원이자, 무림고수였다고 한다.
성녀라고 불릴만큼, 정파 사파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해주었다고 하는데, 그 중에는 극악한 인간도 포함되어있다고 들었다.
물론 무작정 살려준 것은 아니고 치료한 다음 무림맹이나 관의 힘을 빌려서 체포하는 식이기는 했지만.
무공실력도 상당하고 미모도 훌륭해서 삼봉에 꼽힐 뻔하기도 했다는데, 어느날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누구는 벽력화인데 자기는 신수성녀네.'
자기 소싯적 별호가 마음에 안 들어서 난리를 치던 언소영의 얼굴을 떠올리자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 웃음소리를 들었는지 주약선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 조금 재미있는 일이 생각났을 뿐입니다. 혹시 방해가 되었다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저도 환자가 편하게 있는 쪽이 더 좋습니다."
내 질문에 고개를 젓고 다시 붓을 들어올리던 주약선은, 붓을 종이에 얹지 않고 도로 내려놓았다.
그리고 내게 몸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강 소협, 아마 환부는 많이 아프지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맞습니까?"
"...? 예, 괜찮습니다."
내게 천천히 다가와서 앉은 주약선이 진중한 표정을 짓자, 나는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주, 주 의원?"
그리고 내게 고개를 숙이자, 나는 당황해서 몸을 일으켰다. 조금 뒷골이 당기기는 했지만 애초에 그렇게 심한 부상도 아니었으니까.
"죄송합니다, 강 소협."
"아니, 일단 고개를 드세요. 대체 무슨 일입니까?"
"강 소협의 무공을, 몰래 캐려고 했던 것에 대해 사죄를 드리고자 합니다."
나는 등골이 싸하게 얼어붙는 것 같았다.
뭐? 내 무공?
혈마의 제자로서 결코 떳떳하다고는 할 수 없었기에 바짝 긴장했던 나는 주약선이 이어서 풀어놓는 말에 말문이 막혔다.
"어... 그러니까, 지금 주 의원은 저한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죠?"
너무 엄청난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 아닌,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강 소협이 아내분들의 내력을 키워내는 방법에 관심을 가졌다가..."
"그냥 혜... 남궁 소저가 어쩌다 흘린 것을 주워들은 것뿐이잖아요?"
주약선은 흉터가 생겼던 언소영의 가슴을 환골탈태로 고치거나, 아주 어린 시절에 먹었던 영약의 잔재에서 내력을 추출해내는 내 기술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어떻게 잘 구슬려서 유용하게 써먹어볼 수 없을까 기대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하지만 사문의 소중한 무공을 탐하려고 했다가 결국 그 일부를 알아버렸으니, 그것이 어찌 잘못이 아니..."
"됐어요, 됐어. 난 또 무공비급이라도 만들어낸줄 알고 깜짝 놀랐네."
무림에서 굴러먹는 낭인무사들이 구파일방 오대세가의 무공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비무에서 검초를 유심히 본다고 해서 추살령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전혀 문제될 건덕지도 없었다.
하지만 주약선은 내가 손사래를 쳤음에도 기어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자칫 가문의 은인께 은혜를 원수로 갚을뻔했으니, 고개를 숙이는 것까지 막지는 말아주십시오."
그렇게 고개를 숙였다가 들어올리는 주약선의 표정은 묵은 것을 털어낸듯 시원해보였다.
그 시원한 얼굴에서, 역용을 하지 않았을 때의 미모가 언뜻 보였을 때, 내 머릿속에서 뭔가가 번뜩였다.
"주 의원. 혹시 말이에요..."
내가 목소리를 낮추자 주약선은 덩달아 긴장한 표정으로 내 말을 경청했다.
"혹시, 가르쳐준다면 배울 생각 있어요?"
"무, 무슨 말입니까?"
내 말을 이미 이해했으면서도 주약선은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물었다.
자신이 뭔가 착각한 것이 아니냐는 주약선의 표정을 앞에 두고, 나는 마지막으로 못을 박듯이 말했다.
"제가 내력을 어떻게 다루는지, 정말 가르쳐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