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푸색마 19 EP.309 싸거라 (3)
광동성.
크고 작은 여러 상단들과 그들의 상권이 복잡하게 얽혀돌아가는 틈바구니에서 누가 가장 큰 부를 거머쥐고 있는가는 주정뱅이들에게 있어 언제나 흥미로운 논란거리였다.
하지만 누가 가장 위험한가에 대해서 말하자면 애초에 논란이 성립될 여지도 존재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광동성의 뒷골목을 누가 지배하고 있는지를 모두가 알기 때문이었다.
마땅한 대문파도 없는 이 곳 광동성에서는, 설령 구파일방의 제자라고 해도 그들에게 잘못 걸리면 다음날 싸늘해진 상태로 쓰레기 더미 틈에서 발견되기 십상이니, 더 말할 것도 없으리라.
그들, 하오문은 살아남기 위해서 본거지라고 할만한 곳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대영루(待永樓)는 그 중에서도 비교적 잘 알려진 하오문의 거점이었다.
그나마도 지극히 적은, 한 줌 밖에 안 되는 일부만이 아는 사실이었지만, 아무튼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사실이었기에 하오문을 찾는 자들의 창구로서 기능할 뿐 중요한 것은 하나도 놓여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요즘은 조금 사정이 달랐는데, 그 원인은 주로 지금 3층의 창가에서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어느 노인에게서 비롯되었다.
"늦은 시간인데 술을 자십니까. 소녀가 대작이라도 하올런지요?"
"되었다. 술이란 자연을 벗하여 그 맛을 음미하며 먹어야하는 것이지, 계집과 분위기에 취해 대충 목에 넘겨서야 바른 주도라고 할 수 없음이야."
그 노인의 곁에 공손한 자세로 다가선 중년 여인의 말에, 노인은 고개를 저었으나 여인은 방긋 웃으며 다시 말했다.
"하오나 홀로 잔을 채우고 있으셔야 되겠습니까? 소녀가 곁에서 따르는 것만은 허락해주심이 어떻겠습니까?"
"...마음대로 하거라."
노인, 세간에서는 혈마라고 불리는 남자 이자성은 시큰둥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중년 여인은 옆에 앉아 술병을 집어들어 잔을 채웠다.
잔 안에 술이 가득 차오르고, 밝은 달이 그 안에 비추어지니 노인이 잔을 기울일 때마다 그 형태가 이지러지고 이윽고 사라진다.
한동안 그렇게 잔을 채우고 비우고를 반복하던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을 깬 것은 여인의 목소리였다.
"혹여 무슨 근심이 있으신지요?"
"근심이라? 너는 어째서 그리 생각하느냐?"
"드넓은 강호무림도 좁다 여기시고 계속 돌아다시니던 분께서 갑자기 칩거하고 계시니, 사정을 안다면 소녀 아닌 누구라도 그리 여길 것입니다."
그로서는 달리 칩거라고 할만한 정도는 아니었으나, 그리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는 동의했다.
젊은 시절을 제외하면 그의 인생은 무공의 완성에 바쳐졌다. 비록 경지에 오른 이후로 그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도 그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나타난 제자 덕분에 그에게는 새로운 길이 제시되었기에 기뻐했으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대에서는 이룰 수 없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느끼는 것 역시 사실이기는 했던 것이다.
"제자분 때문에 근심하고 계신 것입니까?"
"...아니다."
여인은 아마 제자가 한바탕 적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 때문에 염려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사실상 어느 정도 답을 정해놓고 물음을 던진 모양인데 아니라고 부정하니 여인의 얼굴에 수심이 어렸다.
'최소한의 안전은 확보해두었다.'
마교에서 달아나던 그 노인의 심령에 수작을 걸어 '괴롭히되 죽이지는 않는다, 그것이 진짜 복수다' 라는 암시를 심어놓았다.
제자에 대한 복수심을 부추겨 놓았으니, 다른 놈들이 건드리려고 해도 그 자가 막아줄 터였다.
"허나 최근 강호의 동향이 심상치 않습니다. 노야께서도 들어 알고 계실 것이나..."
"그래, 여기로 데려와서 새끼새처럼 내 품에 두면 되는 일이더냐?"
천하제일인의 뒷배를 우습게 여길 자가 강호에 어디 있겠느냐만은, 고수다운 고수가 몇 없는 하오문에서는 더더욱 대단한 것이었다.
여인이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그 천하제일인이 약점을 잡혀 비호를 거두는 것을 두려워함인가, 그저 염려가 되기 때문인가.
벌써 수십년째 여인을 보아온 혈마는 간단히 결론을 내렸다.
'아마 둘 다겠지.'
"무림맹에서도 알아차리고 움직이고 있는 듯싶습니다만... 그들의 전력은 홀로 강호 전체를 뒤엎을 수는 없을지 모르나 충분히 큰 상흔을 남길 정도는 됩니다."
"글쎄... 일단 지켜만 보거라."
만약 그가 제자를 곁으로 데려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진작에 나섰을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사문의 오랜 염원을 이루어줄 제자에게는 털끝만한 상처도 입히고 싶지 않았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제자는 그와 많이 달랐다.
내력을 쌓고 기르는데는 최적의 신체를 타고난 제자는, 그 반대급부인지 오성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다.
그 정도만 해도 기재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은 없으나 천하제일을 노리기에는 몇 발짝 모자란 것이 사실.
무공을 한 번 알고 나면 그 요체를 순식간에 파악해버리는 자신과는 많이 다른 것이다.
강윤이 이 사실을 듣는다면 '풀이과정은 모르고 답만 아는' 상황이라고 평가할 정도였기에, 그는 제자의 가르침을 제자의 여인들에게 맡겨야만 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거짓 위기까지 만들어 제자의 절박함을 끌어올리고 있으니, 만약 이 상황에서 제자를 도로 제 곁으로 데려왔다가는 제자가 위기 때마다 느낄 향상심을 송두리째 버리는 셈이었다.
제자가 알았다면 기함을 할 일이었으나, 들키지만 않으면 그만 아닌가.
"하오나 이번에는 아예 제자분을 직접 노리고 그들이 일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혹시 만에 하나의 일이라도 생겼다가는..."
"그럴 일은 없다."
제자는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해도, 결과적으로 제자의 여인들은 제자를 보호해주는 방패의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이미 색공만 따졌을 때는 자신보다도 앞서있는 제자이기 때문인지, 그녀들은 제자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내 제자를 위협하려면 절대 작은 전력으로는 안 될 터. 만약 그런 전력을 끌어모은다면 무림맹이 모를 리가 없다."
물론 그렇게 되고 나면 다시 검성과 제자가 접촉하게 될 것이니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자신이 나서야하겠지만.
여인은 낙관하는 혈마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부디 제자분께서 노야를 원망하는 일만은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큭큭... 원망이라?"
아마 지금쯤 제 세상이라고 밤마다 여자와 뒹굴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원망 따위는 떠올릴 겨를도 없으리라.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여인, 하오문주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빈 잔을 향해 다시 술병을 기울일 뿐이었다.
같은 날 밤, 성연군주를 안은채 허리를 흔들고 있던 강윤은 당연하지만 하오문주의 근심이 전혀 쓸모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진탕이 되도록 자궁을 가득 채운 정액이 새어나오는 음부에 남근을 쑤셔박기 바빴으니, 혈마는 자신의 제자를 잘 알고 있는 셈이었다.
"하악♥ 보지, 보지 안 돼... 그마안...!"
"마지막 한 번만 더 쌀테니까 조금만 참아요."
침상에 걸터앉은 사내의 허벅지 위에 앉아 허리를 흔들며 성연군주는 음탕한 신음을 흘려대고 있었다.
사내는 행복했지만 성연군주는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고보면 홀로 사내를 온전히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여체를 미치게 만드는지도 모른채로 도발까지 감행했으니, 쾌락에 시달린 몸이 비명을 지르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이젠 이 쾌락도 조금 줄어들면 좋겠는데, 귀두가 자궁을 꾹 누르면 여전히 기운만은 넘치는 음부가 꼬옥 남근을 조여 미칠듯한 쾌락을 전신에 퍼뜨렸다.
"안 돼, 안..."
목소리가 높아지자 얼른 사내가 입술을 맞춰오며 말문을 틀어막아버렸다. 투정을 부리는 정도는 상관없지만 정말 비명처럼 들리는 소리를 들으면 호위들이 달려올 것이라고 신신당부한 까닭이었다.
여인에게는 가장 달콤한 입마개가, 신음성을 토해내며 헐떡이는 입술을 꼭 덮은채 혓바닥으로 그녀의 입 안을 강제로 범하다시피했다.
오히려 입을 막아버리고 나니 사내의 허리놀림은 더욱 무자비해졌는데 순간적으로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느낄 정도의 압도적인 쾌감으로 그녀의 허리가 빠져버릴 것만 같았다.
"이제 금방, 쌀 것 같으니까 조금만 더 참아요."
조금만, 조금만 하면서 매달리고 떼를 써서 지금 이 상황까지 오고야말았는데도, 다른 생각은 하지도 못한채 사내의 말대로 견뎌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을 보면 사내도 보통은 아니었다.
무림인이 되지 않았다면 사기꾼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짧게 하면서 성연군주는 눈을 질끈 감고 사내의 공성추 같은 남근이 자궁을 두드려대는 것을 견뎌냈다.
쑤컹쑤컹쑤컹쑤컹♥
정액범벅이 된 구멍이 음탕한 소릴 내며 남근을 받아들이고, 두 남녀의 육체가 서로에게 녹아들듯이 질척하게 엉키는 소리가 났다.
사내의 아랫도리에서 당장이라도 뛰쳐나가려고 잔뜩 긴장중인 아기씨들이 다시 한 번 쏟아질 것을 상상한 성연군주는 결국 제 육체가 흥분하는 것은 제가 이 남근을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아이를 갖는 것이 목적의 전부라면, 사내가 말한 대법이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첫번째 이후의 교접은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보라.
결국 그녀는 몇 번인지도 모를 정도로 진하게 꿀렁이는 정액을 계속해서 자궁에 받아들였으니, 사내가 감히 음란 황족 운운한 것도 변명할 여지가 별로 없는 셈이었다.
"이제... 나와요... 어디에 쌀까요?"
사내의 말은 형식은 질문이되 그 실질은 질문이 아니었다.
"안에... 황족의, 보지 안에... 가득, 아읏♥ 싸거라...! 내게, 아이를... 임신시켜다오... 흐으응♥"
이미 찐득한 정액을 몇 번이나 싸면서 반복되었던 말이 또 나오자, 사내는 다시 한 번 그녀의 안에 정액을 쏟아넣기 위해 남근을 깊이까지 밀어넣었다.
소교주라는 직책에 온갖 음란한 단어를 붙여가며 사내를 만족시켜야했던 영호경이 보았다면 실로 동병상련의 정을 느낄 광경이었다.
"임신해라... 여린, 내 아기 임신해...!"
"임신시켜엇...♥"
뷰루루루루루룩
성연군주, 주여린은 사내가 다시 한 번 힘찬 사정으로 제 뱃속을 하얀 정액으로 물들이는 것을 느끼며 절정했다.
사내는 저 스스로가 흥분하기 위해 황족이니 뭐니를 연호했겠지만 그 말을 듣고 있는 주여린 역시도 꽤나 흥분한 탓에 시야가 하얗게 명멸할 지경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상태로 제 성기로부터 치밀어오르는 쾌감을 모조리 받아냈다.
여인은 얼굴로 느끼는 사내의 심장박동을, 사내는 가슴을 간질이는 여인의 숨결을 느끼는데 파도처럼 전신을 휘감는 쾌감 속에서도 그 느낌은 묘하게 선명했다.
그로부터 잠시간 몸을 추스리고, 주여린의 숨소리가 한결 가라앉은 듯싶자 사내는 입을 열었다.
"좋았어요..."
"나도..."
주여린은 그간 배운 온갖 시문과 경서의 지식은 어디 갔는지 고작 두 글자로밖에 육신의 기쁨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기가 막혔지만 그것만으로도 사내는 만족하며 그녀의 뒷덜미를 가볍게 쓰다듬어내렸다.
그 편안한 감각에 잠시 파묻혀있다가, 몸을 일으켜 느긋하게 몸을 씻으며 이런저런 환담을 나눌 생각이었다.
주약선이 급하게 찾아와서 도움을 청하는 일이 없었더라면 분명 그리 할 수 있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