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305화 (305/383)

밀푸색마 19 EP.305 그거면 되겠습니까? (3)

한창 양하정과 신나게 떡을 치던 와중에 나를 찾아온 것은 주약선이었다.

방금 전까지 실컷 착정보지에 허리를 흔들어대던 탓에 주변에 냄새가 났지만, 내력까지 써가면서 급하게 흩뿌린 제취제가 효과를 본 것인지 이상한 낌새는 느끼지 못한 것 같았다.

그렇지만 종종 콧김을 들이마시며 주변의 냄새를 확인하는 모습이 조마조마했던 나는 얼른 입을 열었다.

양하정이 책상 밑에 쪼그려앉은채 보내는 눈빛이 아니더라도, 나 역시 얼른 주약선을 내보내고 싶었던 것이다.

"어쩐 일이십니까?"

"예, 부지 확장 이야기가 또..."

"아, 그거라면 조금 미루기로 이야기가 되었을텐데요?"

"그렇긴 한데, 손가장주가 가격을 내려서 다시 제의해와서..."

원래 마교 쿠팡에서 떨어질 수익금을 바탕으로 사람을 늘릴 준비를 해볼까 했었는데, 당장 사람을 모으기에는 여러모로 조건이 여의치가 않아서 미루기로 했었다.

당장 내 여자들만 모아놔도 웬만한 중견문파 정도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전력이 되겠지만, 역시 세력을 구축하려면 사람이 많아야하지 않나 싶어서 이야기해본 것이다.

하지만 '외부에 실상을 공개할 생각이 아니라면 불특정다수를 끌어모으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결국 타진했던 부지 확장의 건을 도로 물렸는데, 부지의 주인인 손가장주는 이게 가격 밀당이라고 생각했나보다.

"역시 거절하는 쪽인가요?"

"예, 그렇게 해주세요. 지금으로서는 어렵겠네요."

아니, 앞으로도 가능하기는 할까? 내부 사정을 밝히려면 세력을 모아야하는데, 세력을 모으려면 내부 사정을 끝까지 감추기는 쉽지 않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다른 세력과 연계해서 하부 인력을 지원받는 형식인데, 그게 가능한 것은 현재로서는 마교와 남궁세가 정도다.

'문제는 둘 다 연계하기가 어렵다는 거지.'

마교는 상업적으로 중원에 스며들어서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엮기 전까지는 연계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남궁세가는 남궁학이 사정을 일부나마 알고 있기는 하지만 장로급을 무시하고 가주 마음대로 결정하기에 남궁학은 너무 어리다.

여자들이야 앞으로도 계속 강해질테니 상위급 고수의 수준에서는 문제가 없겠지만...

"그럼 확실하게 그렇게 말해둘게요. 가격 협상이 목적이 아니라구요."

"네, 부탁할게요."

나는 행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을 뿐이고 실질적인 운영은 다 주약선이 하고 있기 때문에 자꾸 이런 연락이 주약선 쪽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안 그래도 바쁜 사람이 귀찮을만도 한데, 이렇게 매번 확인해주러 와주는 것을 보면 정말 고마웠다.

저번에 매소향이 왔을 때는 완전히 쓰레기를 보는 것 같은 눈이더니, 사람이 좋아서 그런지 감정을 감추는 것이 능숙한 것인지 싫은 내색없이 여기까지 와서 알려주는 것이다.

'응?'

그런데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주약선이 가까이 다가오는데, 왜 그렇게 가까워질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거지?

아무리 정신없이 하고 있다고는 해도, 일부러 은신이라도 하고 접근하지 않는 이상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을텐데?

'혹시 무공을...?'

나는 잠시 미간을 모으고 주약선을 살폈지만, 곧 의심을 풀었다.

둥그스름한 몸매를 봐서는 아무리 봐도 무공을 익힌 사람 같지는 않았던 것이다.

간단한 내가기공 정도는 의술에 도움이 되니까 익혔다고는 들었지만, 아무리 봐도 저 몸으로 나나 양하정을 꽤 오랫동안 속일 수 있을 정도로 은밀한 움직임은 어려울 것이다.

'그냥 너무 정신이 팔려있었던 거겠지.'

착정하려고 각잡고 덤비는 양하정이 상대였으니 그럴만도 했다.

"예, 아예 그걸 관리하는 사람을 전담으로 하나 두는게 가장 좋을 것 같더군요."

주약선은 온 김에 몇 가지 내가 시험적으로 도입한 몇 가지(약재창고의 재고 현황표라던가)의 반응을 알려주었다.

이런 것을 꼼꼼히 말해주는 것도 정말 고마운데, 그 말을 듣고 있는 나는 바지를 벗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얼른 나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네, 그럼 아예 나무판으로 조금 크기를 키워서 만드는 것도 괜찮겠군요. 전담으로 관리하는 사람은 따로 두되, 모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 더 편리할 것 같아요."

주약선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렇게 전달하겠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나서야 용건이 끝난듯하던 그 때, 주약선의 미간이 살짝 모였다.

"이건 뭐죠? 뭔가 젖은 것 같은데...?"

"아,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는 보지도 않고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애액이든 정액이든, 뭔가가 젖은 자국이 기어코 책상 바깥까지 흘러나간 거다.

"차를 마시다 흘렸는데, 깜빡 닦는 것을 잊어버린 것뿐이니까요."

"차...? 아까부터 나던 이 향이 차향이었군요? 굉장히 상쾌한 냄새가 나는데... 이런 향은 처음이에요. 찻잎의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저, 저도 선물받은 거라서 잘..."

당연히 차향도 뭣도 아니고 제취제, 페브리즈 냄새였다.

"이런 얘기를 할게 아니라 우선 바닥부터 닦아야겠군요. 그러고보니 마침 닦을 것이..."

"아뇨, 괘, 괜찮습니다. 제가 할테니까..."

주약선은 괜찮다면서 웃으며 다가오는데 나는 다리가 덜덜 떨리고 양하정은 책상 밑에서 고개를 도리도리 돌리고 있었다.

바닥을 흥건하니 적신 애액에 주약선이 직접 건드리면 끝이다. 눈으로 얼핏 봤을 때는 몰랐다고 해도 실제로 만져보면 단숨에 알 수 있겠지.

하지만 말리려고 해도 나도 바지를 안 입었는데 어쩌면 좋지?

'아니, 반대다.'

"거기 멈추십시오."

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깔자, 주약선도 표정을 굳히며 멈춰섰다. 무슨 중요한 이야기라도 나올 것인가 긴장하고 있는 기색이었는데, 그 표정은 이어지는 내 말에 엉망으로 무너졌다.

"지금 저는 바지를 입고 있지 않습니다."

"네... 네?"

요상하게 일그러진 주약선의 얼굴을 똑바로 보면서, 나는 또박또박 말했다.

"말씀드리기 굉장히 민망합니다만, 수음(자위) 중이었던지라..."

"아, 네, 네..."

어차피 들킬 거, 나만 죽으면 되는 일 아닌가. 주약선은 얼굴이 벌개져서 시선을 허공으로 돌렸다.

"치우는 것은 알아서 할테니 그... 자리를 좀 비켜주시면..."

"네! 죄송합니다!"

"아니, 제가 죄송하죠."

주약선이 황급히 뒷걸음질을 치면서 거리를 두자, 양하정이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양하정이라도 구할 수 있었으니 다행...

[주 의원님! 여기 계십니까?]

"무슨 일입니까?"

아마도 도제 가운데 하나일 어떤 남자가 위급한 환자가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주약선은 허겁지겁 몸을 돌려서 뛰쳐나갔다.

어, 이거...

'그냥 조금만 더 시간 끌었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거 아냐?'

미래를 보는 것도 아닌 바에야 이렇게 될 거라는 것을 알 리가 없지만, 괜히 주약선한테 딸쟁이 이미지만 심어준 것 같아서 입맛이 썼다.

"화, 확실히 간 것 맞지? 꺄앗?!"

그 와중에 조심스럽게 책상 아래에서 도로 나온 양하정의 허리를 잡아당겨 끌어안자, 부드러운 뱃살이 뺨을 자극했다.

이렇게 된 이상 이 몸을 한 번 더, 그것도 실컷 맛보기라도 해야겠다.

"흐아앙♥"

양하정은 다시 한 번 제 몸을 꿰뚫는 양물의 쾌감에 몸서리를 치며 신음했다. 책상에 손을 짚은 채 둔부를 뒤로 내밀어 양물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육체는 흉악하게 속살을 유린당하는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것이다.

주약선과 대화를 나누던 와중에도 가라앉지 않고 우람하던 남근이 뱃속을 그득하게 채웠다가 뽑혀나가면 허전함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역시 나, 이제, 안 돼... 이거 없으면, 못 살아...!'

사내에게 뒷덜미를 잡혀서 고개를 뒤로 돌리고 입맞춤을 하면서, 수컷과 위아래로 연결된 암컷의 기쁨이 온몸으로 퍼져나가 양하정을 다시 한 번 쾌락에 중독시켰다.

양물 한 번 받아보지 못했던 음부도, 모유를 머금지 못해 그저 살덩이에 불과하던 젖가슴도, 정액 한 방울 들어갈 일 없었던 자궁까지 전부, 전부 사내를 위한 것이다.

다시 한 번 뱃속 깊은 곳을 인정사정없이 두드리는 쾌감을 느끼면서 눈을 흡뜬 양하정은 질의 주름으로 양물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하정, 안에 쌀게요...!"

그에 맞춰 입술을 뗀 사내의 목소리가 감미롭게 울렸다.

그 부드러운 음성과는 달리 그녀의 의사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당연히 안에 싸겠다는, 말하자면 통보나 다름없는 말이었는데도 실컷 유린당한 여체는 손톱만한 거부감조차 느끼지 않았다.

"임신해라, 남편말고 내 아이 임신해...!"

사내가 했던 말 중에 '밀프'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었다. 그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사내는 '당신처럼 예쁘고 꼴리지만 남편이 있는 여자' 라고 솔직하게 알려주었다.

다른 여인들은 그 말을 들었을 때 취향 참 괴상하다고 생각하며 혀를 내둘렀지만, 양하정은 결론이 조금 달랐다.

사내가 그런 여인을 골라서 좋아해준 덕분에 남편도 있으면서 사랑받지 못하고 팽가 한구석에서 시들어가던 자신에게 햇빛과 물이 주어진 것이라고.

"임신... 할게...!"

물론 지금은 어렵다. 하지만 사내가 끌어당겨 기어코 그녀를 여인으로, 암컷으로 만들어준만큼 반드시 사내의 바람을 이루어주고 싶었다.

아이를 가질 때까지 사내에게 안겨 맛보게 될 쾌락에 대한 기대감 역시도 양하정이 그렇게 결심하는데 한몫하고 있음은 물론이었다.

팡팡팡팡♥

둔부의 부드러운 살결이 힘차게 부딪혀오는 사내의 평평한 배에 휘감기며 들려오는 소리만이 울리는 방 안에서 두 사람의 육체가 농밀하게 얽혀들기를 한동안.

"흐으으윽♥"

뷰루루루루루룩

양하정은 기어코 폭발해 제 뱃속을 새하얀 정액으로 가득 메우는 양물의 움직임을 속살의 주름 하나하나로 민감하게 느끼며 절정했다.

힘차게 쏟아져나와 진득하니 자궁을 묵직하게 채워넣는 정액의 느낌은 짜릿한 쾌감이 되어 여인의 전신을 치달렸다.

그것을 한 방울이라도 놓칠세라 속살이 양물에 찰싹 달라붙는데, 그 때문인지 쾌감의 파도는 가라앉을듯 가라앉을듯 하면서도 도로 치솟으며 오래도록 절정의 여운을 몸 안에 남겼다.

사내의 단단한 육신이 여인의 교구를 구속하듯 끌어안은 채,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오늘은 그냥 흉내만 낸 거지만... 빨리 내 아이 가질 수 있게 해줘요. 알겠죠?"

"알겠네..."

암컷으로서 요구받는 기쁨에 다시 한 번 소소한 설렘을 느낀 양하정은 사내에게는 보이지 않도록 몰래 웃으며 대답했다.

그 날 밤, 남의 표정을 알아보는 것만은 귀신같은 성연군주에게 사내가 잔소리를 듣는 원인이 되어버린 양하정이었지만 말해주지도 않았는데 그녀가 그런 것을 알 도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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