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283화 (283/383)

밀푸색마 19 EP.283 그 여자 누구야? (1)

매소향은 주약선이 마지막으로 방문해야할 사람이었다.

딱히 그녀가 원한 아이는 아니었지만 주약선은 의원 나름의, 모체의 건강은 확인해두고 있어야한다는 의무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몇 번이고 확인할 필요없다며 퉁명스럽게 대했던 매소향이지만, 주약선이 며칠씩 우직하게 찾아가자 결국 두 손 들고 순순히 진맥을 받게 되었다.

"조금 전에 이상한 굉음이 들렸던 것 같은데, 주 의원도 들었나요?"

바로 그 굉음의 현장에서 등을 돌린 바가 있는 주약선은 내심 움찔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말했다.

"아마도 강 소협이 무공을 수련하느라 그런 소리가 났는가봅니다. 여기 환자들도 적응하고 있는지 그러려니하고 있답니다."

"그래요...?"

매소향의 눈이 가늘어지자 주약선은 자신이 뭔가 말실수를 한 것이 아닌가 걱정되었다.

굳이 말실수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었다. 단지, 매소향에게 다른 의문점을 들게 하였을 뿐.

"그러고보니 제갈 여협도 여기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닌가요? 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야 서로 얼굴을 보면 불쾌감부터 치미는 사이이니 그럴만도 하다 싶지만, 매소향은 자신이 며칠씩이나 이 곳에 있는데 그 모자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이상하게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위치가 멀어서 그럴듯 합니다. 그보다 지금은 맥을 짚고 있으니..."

주약선의 말에 매소향은 입을 다물었다. 진맥을 환자의 입을 막기 위한 용도로 쓰다니 주약선은 조금 기분이 불편했지만 거짓은 아니었다.

잠시 후, 맥을 짚던 주약선이 맥문을 짚은 손을 놓았다.

"산모와 태아 모두 이상없습니다."

주약선은 전혀 반가운 소식이 아니라는듯 살짝 미간을 모으는 매소향의 얼굴에서 시선을 피했다.

설마 원치않은 아이를 갖게 된 여인까지 돌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주약선이었기에, 대체 매소향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한 탓이 컸다.

그렇게 불편한 기분으로 주약선이 자리에서 일어날 채비를 하고 있는데, 문득 매소향이 물었다.

"강 소협이나 제갈 여협이 여기에 머물고 있는 건 맞는 거죠?"

"네, 맞습니다."

"그렇군요..."

매소향은 겉으로는 가볍게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속으로는 이래저래 복잡한 생각을 거듭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같은 의원에 있는데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마치 거스러미처럼 계속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대체 무엇인지, 매소향은 자세히 알아볼 생각이었다.

융이가 태어난지 시일이 조금 지난 덕분에, 어머니는 이제 완전히 회복한 상태였다.

안 그래도 어머니가 회복되면 섹스각을 보려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매소향의 건이 터져버린 것이 지금 상황이었다.

다 내가 뿌린 씨였기 때문에, 나는 찬바람이 쌩썡 부는 어머니에게 뭐라고 하면서 접근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본녀가 보기에는 그리 대우받아도 싸다. 오히려 지금까지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이 신기하구나."

"역시 그렇습니까..."

나는 성연군주와 차를 같이 마시면서 그녀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어찌 예로부터 축첩하는 것을 안 좋게 보았다고 생각하느냐? 그것은 사내가 여인에게 빠져 제 업에 정력을 쏟지 못하게 되는 것도 있으나, 여인들간에 한 사내의 총애를 두고 다툼이 생기는 까닭이니라."

"그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걸로 치면 이미 매소향을 제외하고도 실제로 끌어들이는 여자가 아홉이다. 다툼이 생기려면 애저녁에 생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런 문제가 맞을 것이야. 네 그 사람같지 않은 양물이 시일을 늦추고 있었을뿐, 결국 선을 넘으면 터질 수밖에 없었던 문제란 말이지."

성연군주는 마치 술잔처럼 찻잔을 탁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천하에서 한 사내가 많은 여인을 두는 것이 허락되는 것은 오로지 황실뿐이라. 천명을 이어나갈 핏줄이 혹시라도 끊어지는 일이 없기 하기 위한 숭고한 사명이니라."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가 했더니, 성연군주는 변명이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렇군요."

여자들끼리 사이가 좋은 것은 나쁘지 않았는데, 문제는 지난번 언소영이 날 피했을 때처럼 어머니의 심기가 불편해지자 다른 여인들도 밤을 보내는 것을 삼가기 시작한 것이다.

나로서도 대놓고 떡을 치기가 참 뭣해서 계속 참고만 있었는데, 손만 뻗으면 여자들이 있는 환경에서 무욕의 수행을 하자니 산 채로 말려죽이는 것 같은 고통에 시달리던 터였다.

"그, 그러니까... 본녀는 어디까지나 황실을 위해..."

"알았다니까요."

그런 와중에도 날짜는 지나 성연군주의 가임기가 다시 돌아왔는데, 분위기가 요상하니 쉽게 방사에 대해 말을 못 꺼내고 있던 모양이었다.

눈치따위 쌩까고 '여봐라 저 생체딜도를 대령하렷다'라는 식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신분으로 내 여자들을 억누르지 않을 거라고 약속한 탓에 그러지도 못한 것 같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중국은 모계 쪽 혈통으로 제위 계승이 안 될텐데?

"그, 그럼 이리 오거라. 빨리 하자꾸나!"

뭐가 어찌되었든 간에 아이가 급했던 성연군주는 내게 휙휙 손짓하며 침상으로 이끌었다.

솔직히 말하면 체통도 요염함도 없는 그 동작에 약간 꼴림이 죽었지만, 그 대신이랄까 희번득거리는 눈과 숨을 헐떡이는 입술을 보고 있자니 다른 방향에서 꼴렸다.

'이거 잘만하면...'

성연군주는 거칠게 옷을 벗어서 의자 위에 집어던지고는, 내 쪽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당장 나도 옷을 벗고 덤벼들 줄로만 알았는데 왜 그러고 있느냐는 표정이었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보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에 일부러 기다리고 있었다.

"벗겨주세요."

"무슨..."

성연군주는 자기가 잘못들은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표정이었다. 하긴, 자기가 황족이니 남이 벗겨준 적은 있을망정 자신이 벗겨준 적은 없겠지.

"벗겨주지 않으면 그냥 갑니다."

화를 내면서 거부할 가능성도 조금은 있지만 난 아닐 거라고 확신했다.

과연 성연군주는 얼굴 이곳저곳을 씰룩거리는 이상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지만 결국 한숨을 쉬며 수락했다.

"이번만이야..."

성연군주는 어둠 속에서도 하얗게 드러나는 알몸으로 내게 척척 걸어왔다.

부스럭부스럭

그리고 그 손을 뻗어서 내 옷을 조금씩 벗겨내리기 시작하는데, 남의 옷을 벗겨준 경험이 없어서인지 내가 가벼운 무복차림인데도 벗기기를 어려워했다.

'흐으, 좋다...'

하지만 나는 사실 옷을 제대로 벗기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지금 내 옷을 벗겨내려고 하는 성연군주의 다급한 손길과 굶주린 듯한 표정이었으니까.

도화빛으로 물든 고고한 얼굴에 위엄은 간 곳이 없고 윗옷이 벗겨지고 허리끈이 풀릴 때마다 기대감이 증폭되어가는 그 표정은 자지에 대한 갈증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바지춤에 묶여있던 허리끈까지 풀어내고 아랫도리를 한꺼번에 벗겨내자, 터질듯이 발기되어있던 자지가 바지 바깥으로 뛰쳐나와 성연군주의 코 바로 아래에 우연히도 내려앉았다.

"흐으음...!"

그 때 군주가 콧김을 들이마셨는지 귀두가 살짝 그 쪽으로 끌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혼탁하게 풀려버린 두 눈, 자지냄새 맡고서 할딱거리는 군주마마의 모습은 내가 기대한 것, 아니 그 이상이었다.

"이, 변태 군주님이!"

나는 내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있던 그녀의 엉덩이를 그대로 붙잡아올려 침상으로 갔다.

내 목덜미에 잠시 얼굴을 묻은 그녀의 격렬한 숨결이 가슴을 간질일수록 자지는 더욱 꼿꼿하게 일어섰고, 나는 그녀를 내려놓는 즉시 무릎을 잡아 다리를 활짝 벌렸다.

"이렇게 보지 적셔놓고... 정말 아이가 필요해서 날 찾는 것 맞아요?"

"그, 그걸 말이라고 묻느냐? 아이가 필요하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니라. 흐읏...!"

질척하게 젖어서 넘치는 애액이 이미 항문까지 적시고 있는 상황에서 성연군주는 뒤늦게 뻣뻣한 태도를 가장했지만, 귀두로 입구를 살짝 문질러주자 눈이 금방이라도 풀리려고 했다.

"그럼 하고 많은 자지 중에 내 자지를 고른 이유는 뭐죠?"

"그, 그건... 아기씨가 건강하고 많을 것 같으니까... 다른 이유는 없느니라."

"정말?"

성연군주는 아마도 내가 원하는 대답이 뭔지 짐작하겠지. 내가 히죽 웃으면서 묻자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정말로 말해야하느냐?"

"말해줘요."

성연군주는 자기 귀에 대고 살짝 손짓을 했다. 귀를 대보라는 신호에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고개를 숙였고, 그녀는 못말린다는 표정으로 입술을 열어 내게 속삭였다.

"네, 네 양물이 기분 좋아서 그랬느니라. 되었느... 흐아앙♥"

쑤우우욱♥

따뜻하고 끈적한 구멍에 자지를 쑤셔박으면서 귀를 울리는 신음소리를 들으니 몸도 마음도 동시에 충족되는 기분이었다.

귀를 내밀었던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니, 과연 자지에 환장한 표정으로 바뀌어있었다.

"내 자지가 그렇게 좋으면 어쩔 수 없죠. 그래도 다음부터는 확실하게 자지라고 불러주세요, 알았죠?"

나는 짐짓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지만, 보지주름이 착 감겨오면서 탄력있게 조여오는 보짓살의 쾌감에 나도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흐윽♥ 몰라, 몰라아...!"

며칠만에 맛보는 보지라서 그런지 허리가 잘 제어되질 않았다.

성연군주가 일반인이었다면 그나마 필사적으로 이성을 동원해서 페이스를 낮췄을텐데, 일천하나마 내력을 갖춘 몸이 되고보니 인정사정없이 허리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모르긴 뭘 몰라요! 내 앞에선 양물이나 남근 같은 말 쓰면 안 되고, 무조건 자지라고 해야돼요. 알았어요?"

"알았어어...! 아윽♥"

내가 몰아붙이는 말에 그저 생각없이 예스를 외친 성연군주는 머리 위로 손을 뻗어 이불을 붙잡은 채 허리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불규칙적으로 흔들리는 허리는 내 자지에서 도망치려는 것도 같고, 더욱 깊이 받아들이려는 것도 같았다.

'아, 너무 좋다...!'

나는 며칠간 못한만큼 성연군주의 로열보지를 최대한 만끽할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차있었다.

[누구냐!]

그래서인가, 조장의 목소리가 울리며 바깥에서 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 순간, 나는 이성이 날아가버릴 것 같은 분노에 휩싸였다.

대체 누구길래 이 남들 다 자는 밤에 몰래 숨어들어오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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