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267화 (267/383)

밀푸색마 19 EP.267 환골탈태만 해봐라 (2)

언소영은 숨을 골랐다.

평소에는 인식할 일도 없던 세맥에 가득 들어찬 내력의 압박감은 그녀를 긴장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괜찮겠어요?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사내의 질문에 언소영은 호흡을 유지하며 그저 고개를 끄덕여서 대답할 뿐이었다.

세맥에 들어찬 내력도 내력이지만, 강윤이 지니고 있는 내력까지도 그녀의 내력에 맞추어 성질이 변화되어 체내에 불어넣어지는 순간, 그녀의 몸에는 엄청난 압력이 가해질 것이었다.

본래대로라면 이런 방법은 있을 수 없었다. 설령 같은 심법으로 기른 내공이라고 할지라도 사람마다 그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여 운공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 때문에 초절정의 벽을 넘는 모든 고수들은 무학의 깨달음을 얻어 대자연에 흘러넘치는 기와 감응하고, 그것을 스스로 끌어모아 신체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쳐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내의 내력은 완벽하게 언소영의 내력과 기질마저도 유사하게 변화하여 몸 속에 녹아들 수 있었다.

"그럼 이제... 넣을게요?"

사내는 천천히 남근을 뽑아낸 다음 언소영을 바닥에 내려놓았고, 손을 회음부를 향해 뻗었다.

조금 효율이 떨어지긴 하지만 남근을 넣은 상태로 하기에 초절정의 벽을 뚫는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가부좌를 튼 언소영은 사내와 잠시 눈을 마주친 다음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았다.

쿠웅

사내의 손에서 뿜어져나온 막대한 양강의 내력이 회음혈을 타고 신체를 향해 들어오는 순간, 언소영의 귀에는 어마어마한 굉음이 울렸다.

'이, 이게...!'

곡골혈, 중극혈, 관원혈을 순서대로 치고 올라오는 내력은 곧 단전을 지나 본래 언소영이 지니고 있던 내력에 합류해서 전신을 타고 돌기 시작했다.

진주언가의 비전신공인 진천신공은 양강의 무학. 그에 걸맞는 강력한 양기가 전신을 타고 흐르기 시작하자, 언소영은 마치 혈관을 따라 끓는 쇳물이 흐르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맹한 내력의 흐름이 체내를 휘저음에 따라 십이경맥이 뒤흔들리고 그녀의 전신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이것을 어떻게든 제어해야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치는데, 엎친데덮친격으로 전신세맥에 우겨넣은 내력까지 주요 혈맥으로 넘어오려고 했다.

'안 돼...!'

언소영은 제대로 인식하기도 힘들었던 세맥의 내력을 억누르며, 어떻게든 내력의 본류를 통제하기 위해서 애를 썼다.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은 적지 않은 수준이었지만, 언소영은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사내는 언제든지 다시 시도해볼 수 있는 일이니까 위험하면 그만두라고 했지만, 언소영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번에... 그만뒀다간...'

다음에 시도할 때는 환골탈태에 도달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는, 무인 특유의 직감이 들었다.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여느 무인에게는 불가능한 행운이기는 했지만, 샛길은 샛길 나름의 대가가 있는 것이다.

내력은 서서히 그녀의 것이 되어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말을 듣지 않는 망아지처럼 날뛰며 그녀의 육신을 고통스럽게 했다.

이대로 가면, 어느 정도 내력의 증진은 얻을 수 있겠지만 환골탈태라는 최종목적에서는 오히려 더욱 멀어질 수도 있었다.

결국 그녀는 선택해야만 했다. 돌이킬 수 없이 몸이 상하기 전에 내려놓고 작은 성취에 만족할 것인가, 끝까지 가볼 것인가.

고통은 더욱 깊어만 갔고 그것은 그녀의 감각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다.

주변의 모든 것을 기감 하나만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그녀는, 문득 그녀의 주변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사내의 존재를 깨달았다.

'푸훗...'

어떤 표정인지 훤히 보일 정도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사내의 모습을 인식한 언소영은, 입꼬리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속으로만 살짝 웃음을 흘렸다.

자신만만하게 말했던 주제에, 그녀를 안아주고 싶지만 운기행공 중인 사람을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어 허둥대고 있는 사내의 모습에 언소영은 호흡을 새롭게 했다.

쉽게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웃음 한 번으로 여유를 얻은 그녀의 몸은 역설적으로 더욱 빠르게 내력을 자신의 것으로 장악해나가기 시작했다.

사아아아아

얼마나 그렇게 시간을 보냈을까, 그녀의 육신은 강대해진 내공을 완전히 통제하에 놓는데에 성공했고 심맥을 좀먹던 내공의 흐름은 호호탕탕하게 흐르며 이제 그녀의 육신을 새롭게 고쳐쓰기 시작했다.

운기 도중 제멋대로 일어나 언소영을 골치아프게 하던 전신세맥의 진기가 본류의 의지에 따라 흐르며 그녀의 육신에 숨어있던 노폐물을 체외로 밀어내거나 아예 불태워버렸다.

상상도 못할 압력을 겪는 와중에 그녀의 육신은 느릿하게, 하지만 끊임없이 재구성되었다.

흐으으읍

그녀의 코에서 하얀 기운이 뿜어져나오고, 그 기운이 다섯 개의 고리를 그리고는 다시 그녀의 안으로 갈무리되니 이것이 바로 오기조원의 경지였다.

그녀의 육신에서는 사내에게서 빌린 진천신공의 기운이 흩어져나갔지만, 그것을 훨씬 상회하는 엄청난 기운이 천지사방에서 몰려들어 그녀의 단전을 차곡차곡 메워나갔다.

손을 뻗으면 산이라도 뽑을 수 있을 것 같았고, 발을 딛으면 그 자리에 호수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 거력이 그녀의 전신을 휘돌았다.

번쩍

언소영이 눈을 떴을 때, 부드럽게 웃고 있는 사내와 눈이 마주치고 언소영 역시도 그와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다시 예뻐진걸 축하해요."

"푸훗..."

언소영은 이번에야말로 입을 열어 피식 웃었다. 절대고수의 반열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여인으로서의 그녀만을 원한다는 사내의 태도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그녀의 피부는 곳곳에 떨어져나간 각질 같은 것이 있었고 그 밑에는 마치 백옥 같은 윤기를 자랑하는 피부가 있었다.

사실 사내는 언소영의 피부가 변색된 것을 보고서도 이미 이전과 다름없는 애정을 보여주었다.

미칠듯이 허리를 들썩이는 것이 힘들어 그녀가 제지해야할 정도의 진한 육욕을.

'나 때문에 해주겠다고 한 거겠지...?'

하지만 그녀가 상심하는 모습이 보고 싶지 않아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수단까지 동원했을 것이고, 덕분에 그녀의 몸은 다시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런 사내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언소영은 그 따스한 애정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킁킁

그 때, 사내가 그녀에게 얼굴을 가져다 대면서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잠시 의아함을 느낀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밀려나온 노폐물 탓에 전신에서 퀴퀴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사, 상공...! 내, 냄새 맡지 말아요...!"

"왜 그래요? 이런 걸 우리 업계에선 포상이라고..."

"어, 업계? 아무튼 안 돼요! 맡지 말아요!"

언소영은 허겁지겁 사내를 밀어내고 욕실로 달아났다.

역시 저런 괴상망측한 언행은 조금 삼가줬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면서.

"저,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거 맞죠?"

"그럼요."

약 한 시진에 걸친 언소영의 환골탈태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녀의 피부는 다시 흠결 하나 남지 않은 깨끗한 피부로 돌아왔지만, 아쉽게도 몸에서 밀어낸 노폐물이 묻어있는 상태였다.

"역시 나 혼자 해도 될 것 같은데..."

"어허. 내 덕분에 환골탈태한 것 아니에요? 이제 절대고수 됐다고 입 싹 닦는 거에요?"

"그, 그런게 아니고..."

그것을 씻어내기 위해 욕실로 간 언소영은 내게 붙잡혀 그녀의 몸을 씻을 권리를 요구받고 있었다.

"자, 이리 와요. 오른팔 내밀고, 옳지."

결국 언소영은 얼굴만은 자기가 씻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몸 쪽은 내가 시키는대로 구석구석 씻기게 되었다.

일단 가장 문제없는 팔을 손쉽게 씻어낸 다음, 나는 다리부터 몸을 꼼꼼하게 닦아주기 시작했다.

"앗, 거기, 간지러워요..."

"여긴 접히는 곳이라 그런가, 나오는게 많네요."

무릎과 오금을 살살 문질러주자 언소영은 간지러워했지만, 내겐 명분이 있었다.

이미 밀려나온 노폐물은 따뜻한 물로 한 번 헹궈주고 부드러운 천에 비누거품을 내서 문지르기만 해도 왕창 밀려나왔다.

언소영이 씻는 것을 게을리한 것도 아니었는데도, 이 매끈한 다리를 씻어주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리를 씻어주는 와중에 보이는 귀여운 보지에 당장 자지를 처박아주고 싶었지만, 전신을 씻은 다음 욕조에서도 얼마든지 범해줄 수 있겠지.

그러고보면 색소가 진한 편이었던 유두나 음부의 색상이 훨씬 밝아져 핑크색에 가까워진 것도 고무적이었다.

"너무 뚫어져라 보지 말아요..."

"왜요, 예쁜데."

언소영은 내 뻔뻔한 대답에 기가 찬듯 입을 다물어버렸지만, 나는 사실 조금 궁금했다.

'이전의 모습이 부끄러워진걸까, 바뀐 모습이 부끄러워진걸까?'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였지만, 언소영이 그것에 대해서 대답해줄 날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겠지.

"이제 다리 벌려요."

"아으... 정말..."

다리 사이에 있는 노폐물 역시도 나는 정성스럽게 닦아냈다. 엉덩이까지 내밀게 해 항문까지 꼼꼼하게 닦아내고 나니 언소영은 죽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 다음은 비교적 부담이 덜한 등을 닦아내고, 이어서 상체 앞쪽을 닦아내려하자 언소영이 내게서 천을 빼앗아들었다.

특별히 힘이 들어간 동작도 아니었는데 전광석화 같은 움직임에 나는 제대로 대처도 못하고 허무하게 천을 빼앗기고 말았다.

역시 경지가 올라가니까 단순한 손놀림부터가 달라지는구나.

"여, 여긴 내가 씻을게요. 씻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상공이 굳이 힘을 쓸 필요는..."

"아... 그렇구나... 이제 난 필요없구나아..."

"그런게 아니라니까... 정말... 왜 그래요...!"

내가 한껏 우울한 기색을 드러내자 언소영이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물론 진심이 아니라 장난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저렇게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나는 배가 불렀다.

"여기요..."

"고마워요."

비누거품을 머금은 천을 돌려받은 나는 언소영의 풍만한 가슴을 중심으로 씻어주기 시작했다.

물론 씻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가슴 밑에만 너무 꼼꼼하게 닦지 말아요... 흐읏♥"

"여기가 제일 만지기 좋... 은게 아니고 씻을 곳이 많아서요."

뒤늦게 떠올랐는데 이번 환골탈태로 혹시나 모유가 영업중지를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무림의 신은 그렇게 무자비하지 않았다.

'아직 첫돌도 맞지 않은 갓난쟁이한테서 모유를 빼앗다니 안 될 일이지, 아무렴.'

주물댈 때마다 여전히 생명수를 뿜어내는 야한 가슴을 나는 하염없이 주물거리며 깨끗하게 씻어주었다.

"하아..."

시간은 야속하게도 흘러 몸을 씻어주는 시간도 끝이 났고, 깨끗하게 씻어낸 몸을 가지고 언소영은 내 내력으로 따뜻하게 데운 목욕물이 담긴 욕통 안에 들어갔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뒤를 따라서 욕통 안에 들어갔고, 뒤에서 슬그머니 안아주었다.

이제 몸을 씻어내서 다시 자신감을 되찾은 언소영 역시도 부드러운 엉덩이를 내밀어 자지를 엉덩이골 사이에 문질러주었다.

"지금도... 싫어요?"

내 질문에 고개를 돌린 언소영은 방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좋아요. 너무 좋아요."

"그럼 이리와..."

나는 이제야 해금된 이 야한 몸을 밤새도록 범해줄 생각에 들떴고, 언소영 역시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략 짐작하는지 은근한 웃음을 지으며 내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이 모습 그대로 내게 셀 수 없이 범해질 여자의 입술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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