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푸색마 19 EP.254 솔직하게 말해보시오 (2)
양하정은 요 며칠 싱숭생숭해진 머릿속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그 원인은 요즘 그녀를 매일같이 불러내 안아주는 어떤 사내 때문이었다.
"네, 부인. 최근 많이 피곤하실 수 있습니다. 특별한 약재를 쓰는 것보다는 추천드리는 재료를 넣은 음식을 드시는 것을 권합니다만..."
주약선이 엄 부인에게 재료와 주의사항을 조곤조곤 일러주며 그 자리에서 세필을 들어 종이에 적어주는 동안, 두 남녀는 몰래 눈짓과 전음을 주고받는 것이다.
외간 남자와 정을 통하는 일이 안 될 일이라는 것 정도는 여전히 인지하고 있지만, 그녀의 양심을 찌르는 가시의 크기는 제법 줄어든 상태였다.
어째서 안 된다는 말인가? 이런 즐거움을 어째서 거부해야한다는 말인가?
사내와 아무리 정을 통한들 그녀는 여전히 팽가의 가모였고 그 의무는 앞으로도 다할 생각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내가 사악한 야욕을 드러내 팽가를 배신하라고 한들, 양하정은 그것을 단호히 거부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냥 조금만, 조금만 즐거운 거니까...'
사내가 지정해주는 시간과 장소를 들은 양하정은 몰래 욱신거리는 아랫도리를 손으로 눌러 참았다.
성연군주가 가끔씩 꺼내는 의문에 성심껏 대답하거나, 엄 부인이 무례를 저질렀다 생각해 겁에 질린 것을 달래줄 때도, 그녀의 머릿속 한구석에는 빨리 시간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사내와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을 때, 양하정은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
"조카님, 잠시 자리를 비워도 괜찮겠습니까?"
"어제 하던 일의 연장이오?"
"예, 소비되는 정확한 예산이나 필요 자재 같은 것들을 물어보려 합니다."
남자가 부른 곳은 자재창고였으니, 혹시 어제처럼 찾으러 나오는 경우가 있어도 쉽게 둘러댈 수 있으리라.
"그렇소? 잘 다녀오시오."
성연군주는 대수롭지 않게 허락했고, 양하정은 자칫 가벼워질 것 같은 걸음을 애써 그대로 유지하며 병실을 뒤로 했다.
하지만 걸음과는 달리 마음 속은 들떠버린 양하정은 그녀의 등 뒤로 꽂히는 성연군주의 미심쩍은 시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는 양하정에게 말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자재창고에 와서 이것저것 뒤적이고 있었다.
약재창고는 쉽게 내가 손을 댈 수 없었지만, 자재창고는 아무래도 먼지가 엉망으로 쌓여있었기 때문에 청소를 한 것이다.
싸리비나 천으로 뭉친 먼지들을 마구 털어서 허공에 흩날린 다음, 흡자결로 허공의 먼지를 다 빨아서 하나로 뭉친 다음 바깥으로 던지면 끝.
'무공을 익혀두면 생활에도 편리하다니까.'
열양공이나 빙한공을 익혀두면 물 데울 때나 술을 시원하게 만들 때도 좋았다.
아무튼 짧은 시간 동안 깔끔해진 자재창고를 뿌듯하게 본 다음 나는 미리 챙겨온 하얀 천을 충분히 푹신하게 깔아둔 짚 위에 덮었다.
이렇게 간이 침대를 만들고도 시간은 조금 남았는데, 잠시 기다릴 생각이었지만 나는 다가오는 기척을 알아차리고 피식 웃었다.
"왜... 웃고 있는가?"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양하정이 들어온 다음에도 내 입가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양하정은 내 웃음을 보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는 문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고,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따라오다 내가 만들어둔 간이 침대를 보고 얼굴을 붉혔다.
"이, 이런 것까지..."
"계속 서서만 하면 피곤하잖아요. 마음에 안 들어요?"
"마음에 들고 안 들고가 어디 있는가..."
양하정은 망측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내가 옷을 벗기는 손길에는 몸을 슬쩍슬쩍 움직이며 벗기기 편하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연검 아닌 연창으로 만들어진 허리끈까지 능숙하게 풀어낸 나는 양하정을 속옷만 남기고 훌렁 벗겨버렸다.
"사, 사람이 올 수도 있는데... 조금은 몸에 걸치고 하는 것이..."
"안 와요. 혹시 오더라도 그 전에 알 수 있어요."
나는 내 옷을 벗어내리며 양하정의 말에 반대했다.
주변을 계속 경계하고 있으면 몰입도가 조금 낮아지지만, 양하정을 완전탈의시킨 상태로 섹스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다.
양하정은 조금 마음에 걸리는 기색이었지만 내가 몇 번이나 괜찮다고 달래주자 슬슬 내 몸에 손을 얹으며 시동을 거는 기색이었다.
나 역시도 양하정의 두부처럼 하얗고 부드러운 살결을 목덜미에서부터 손으로 쓰다듬어 내리다가, 물흐르듯 젖가리개를 벗겨냈다.
"하정... 요즘 본인이 엄청 밝히고 있는거 알죠?"
"흐음...!"
젖꼭지가 서있는 것도 그렇고, 아랫도리로 흠뻑 젖은 상태인 양하정은 뭐라 반박도 못하고 입술을 꾹 다물었다.
매일같이 한 번씩은 꼬박꼬박 따먹히고 있는 양하정의 몸은 내 손길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금세 자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바뀌는 것이다.
나는 양하정의 등과 엉덩이를 받치면서 부드럽게 바닥에 눕힌 다음, 속곳을 단숨에 벗겨내고 발목을 잡아 확 벌렸다.
무성하게 자랐던 털을 깎아서 정돈한 곳 밑으로, 부르르 경련하며 나를 기다리는 붉은 꽃잎이 투명한 꿀을 머금고 벌렁이는 음란한 자태.
"넣을게요."
"응... 아으응♥"
쑤우우욱♥
허리를 살짝 들어올려 자지를 받아들일 준비를 완벽히 마친 구멍은, 자지가 들어가자마자 언제 벌렁거렸냐는듯 자지를 꼭 물어왔다.
붉게 상기된 양하정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쾌감을 호소하는 모습이 더럽게 꼴렸다.
'당신도 언젠가는...!'
반드시 임신시키고 말 것이다. 당장은 뒷감당이 안 되는데다가, 양하정 역시도 원치 않으니 참고 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양하정은 신음을 억누르며 내 허리놀림에 맞추어 자지를 받아냈다. 마음 같아서는 마음껏 교성을 내지르게 해주고 싶지만 그건 안 된다.
차음진은 외부로 소리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주지만 안으로 소리가 들어오는 것도 막는다.
소리없이 기감만으로 주변을 전부 경계한다니, 못할 것도 없지만 너무 허리가 휘는 일인 것이다.
"아읏♥ 흐응...!"
그리고 사실은 비밀이지만 양하정이 신음을 참는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꼴려서 일부러 참기 힘들 정도로 급하게 자지를 박고 있기는 했다.
입술을 꼭 다물고 그 틈으로 새어나오는 신음과, 마찬가지로 꼭 감은 눈에서 새어나오는 눈물이 나를 꼴리게 만들었다.
양하정이 몰래 신경쓰고 있는 약간의 군살이 출렁이는 몸을 꽉 끌어안고 허리를 내려찍다보면, 고작 1번의 방사 따위는 꿈결처럼 흘러가버리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지만.
"안에 쌀게요...!"
"흐으읏...!"
하지만 애초부터 시간이 부족한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어제 2번을 시도했다가 조금 위태로운 상황까지 가지 않았던가?
2번째의 방사에 은근슬쩍 호응해준 양하정의 엉덩이가 음란하게 경련하는 광경이 눈에 아른거렸지만, 나는 한 번으로 만족해야된다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
나는 사정을 참아 시간을 끄는 대신, 한계까지 발기한 자지를 인정사정없이 찔러넣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받아들여...! 내 정액 전부... 당신, 자궁에...!"
"아읏...♥ 안 돼...!"
양하정은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팔과 다리를 뻗어 나를 붙잡아왔다. 내 엉덩이에 감기는 양하정의 다리를 느끼며 나는 허리를 살짝살짝 비틀며 자지를 최대한 깊이까지 밀어넣었다.
"임신해라...!"
뷰루루루루루루룩
"흐아아아앙♥"
양하정의 교성은 내 품에 얼굴을 묻으며 소리죽여 울렸다.
땀에 젖은 이마가 내 가슴에 문대어지며 몸에 직접 울리는 소리는 나를 더욱 흥분시켰고, 단 한 번의 사정에 고환을 싹 뒤집어엎듯이 사정을 재촉했다.
이런... 음란 밀프 같으니...!
꼭꼭 조여오는 보지 안에 잔뜩 사정한 다음, 나는 양하정을 안은 채 옆으로 돌아누웠다. 양하정도 내 팔에 안긴 상태로 나를 보며 옆으로 누웠다.
"기분 좋았어요...?"
"...말하지 않겠네..."
황홀해보일 정도로 늘어져있던 표정이, 내 말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오면서 좋다고 자지에 매달리던 사실을 부정했다.
하지만 그래봐야 나는 낄낄대며 웃고 양하정의 얼굴은 더욱 붉어질 뿐. 결국 내 웃음소리를 참지 못한 양하정이 먼저 몸을 일으켰다.
자기는 주인과는 생각과 다르다는듯 자지에 엉켜오는 보지를 억지로 비워버린 양하정은, 자기가 준비해온 천으로 가볍게 몸을 닦아내고 옷을 입었다.
"소협은..."
"아, 저도 곧 정리하고 갈 거에요. 요즘 일이 많아져서."
나는 요즘 의원에 표를 도입하면 더 자료 정리가 쉬워질 것 같아서 양식을 어떻게 만들까 머리를 굴리는 중이었다.
일은 최대한 편하게 간략화해서 짧은 시간 안에 끝내고 놀아야되는 법. 현대인이라고 천재는 아니지만 꼼수는 최대한 써먹어야하지 않겠는가.
"그럼... 이만 가보겠네."
양하정은 원래 내게만 뒷정리를 맡기는 것이 미안하다며 도와주려고 했지만, 둘이서 그러고 있어봐야 위험부담만 늘어난다는 내 설명에 동의했다.
남들이 왜 둘이서 여길 청소하고 있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한다는 말인가?
차라리 명목상으로나마 의원의 소유주인 내가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식으로 그림을 만들 수 있는 편이 훨씬 나았다.
"자, 그럼..."
나는 옷을 챙겨입은 다음 정액묻은 면을 안쪽으로 밀어넣어 잘 접어넣은 천을 챙기고, 바닥에 펴놓았던 지푸라기를 모아서 정리했다.
그리고 기왕 청소했던 거 제대로 되었나 확인을 하려고 창고를 돌아보는 순간, 나는 섬뜩한 기세를 느꼈다.
"이런..."
내 등 뒤로 접근하기까지 알아차리지도 못했다는 사실에 경악한 나는 즉시 기세가 느껴진 방향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려했지만, 몸을 채 돌리기도 전에 뒤통수에서 엄청난 충격을 느꼈다.
'뭐야, 이거...'
나는 쓰러지면서 내 귀에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울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의식이 멀어지는 나로서는 그가 뭐라고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양하정은 사내의 정을 듬뿍 받을 때마다 조금씩 몸이 젊어지는 것 같은 착각이 느껴졌다.
젊어지는 것은 아니고 내력이 정순해지고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었지만,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한 양하정으로서는 알 도리가 없었다.
아무튼 몸이 가벼워지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었고, 아무도 몰래 은밀한 즐거움을 만끽한 것은 더더욱 기분좋은 일이었다.
"오, 이모님, 오셨소?"
그렇게 기분이 좋은 상태의 양하정이 돌아오자마자 성연군주가 그녀를 반기며 맞아들였다.
계속 보는 얼굴을 이렇게 기쁘게 맞이하는 것은 조금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여염의 식사라는 것에 맛을 들인 성연군주는 일대의 맛이 좋다는 식당이나 기루, 객잔에서 자랑한다는 요리를 사다 먹고는 했는데, 혼자서는 다 먹기 어렵다는 이유로 양하정에게도 자주 권했던 것이다.
'그보다는 적적하시다는게 진짜 이유시겠지만...'
"예, 조카님. 혹, 오늘도 별미를 찾으신 것입니까?"
"별미? 암, 별미지. 별미고 말고."
답답한 궁에서 평생을 살았고, 부마를 들인 이후에도 사가에서 살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궁에서 받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대우를 받으며 살아온 그녀였다.
격식과는 한참 거리가 먼 여염의 별미에 눈이 돌아가는 것이야 흔히 있는 일이었지만 오늘처럼 만족스러운 기색을 보인 적은 없었으니, 양하정은 자못 궁금증이 일었다.
"내 당장 이모님께도 맛을 보여드리고 싶으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세."
"지금, 바로 말씀입니까?"
변방을 지키는 장수보다도 일반 병실의 임부들을 살피던 성연군주가 그렇게 말할 정도라니, 양하정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로서는 성연군주의 의사에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에, 양하정은 군주를 수행하여 그들이 소유한 장원으로 돌아갔다.
장원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정말 상상조차도 못한 별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