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252화 (252/383)

밀푸색마 19 EP.252 뭐든지라고 했죠? (3)

"하앗...! 흐응♥"

의원의 운영 현황을 알 수 있는 서류가 수북하게 쌓인 책상 앞에서, 두 남녀는 여전히 뜨거운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양하정은 이미 두 번이나 사내의 사정을 받아냈지만, 또다시 사내의 품에 안기고 있는 것이다.

사내는 그녀를 안으면서 반쯤이나마 걸쳐져있던 옷들을 하나하나 치웠고, 그녀는 거의 알몸이 된 상태로 사내의 무릎 위에 앉아 마주 끌어안고 있었다.

"정말, 사람이 오면, 어쩌려고 그러는 것인가...! 아앙♥"

"안 온다니까요..."

물론 오더라도 두 사람 정도의 고수라면 오기 전에 미리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기는 했다.

하지만 혹시라도 소문이 났다가는 두 사람 모두 강호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이런 상황에서, 사내는 너무나도 느긋하게 여체를 탐닉하고 있는 것이 양하정은 못내 불안했다.

만약 그녀가 강윤에게 부주의함을 따져물었더라면 강윤은 고개를 저으며 열심히 들썩이고 있는 양하정의 둔부를 가리켰겠지만.

"앞으로 여기 매일 올 거죠?"

"그렇게, 아윽♥ 되겠지..."

"잘 됐네요..."

아마 틈을 봐서 간신히 한 번쯤 할까 말까하는 정도겠지만, 사내는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보였다.

그 때문일까? 그녀의 부드러운 둔부를 가득 움켜쥔 사내의 손과, 양물을 깊이까지 찔러넣는 허리의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렸다.

마치 그녀라는 요리를 한 점도 남기지 않고 먹어치우는 듯한 투철한 육욕에, 양하정은 순순히 그 육체를 내주었다.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까?'

절정의 내공으로 노화를 늦추고는 있지만, 어느 순간 그녀는 정말로 추한 몰골로 폭삭 늙게 될 것이었다.

이립(30세)조차도 아직 먼 사내와, 진즉에 지천명(50세)을 지나버린 여인. 두 사람의 세월의 간극은 그 정도로 컸다.

그런 초조함이, 사내의 욕구에 따라 조금이라도 많이 교접하는게 좋겠다는 결론으로 그녀를 이끌고 있었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오래 하지도 못할 거라면, 차라리 모르는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할지 모른다고.

'하지만 못 돌아가...!'

이젠 늦었다. 우람한 양물이 여인의 비부를 쑤셔대는 쾌락을 더는 잊을 수 없다.

지금껏 사내가 없는 동안, 외로운 가랑이를 몇 번이고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지만 결국 만족하지 못했다.

적어도, 조금이나마 사내가 상대할만한 모습일 때 한 번이라도 더...

"소협...!"

"저도 느꼈어요."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다. 기세라고 할만한 것도 없고, 걸음걸이도 지극히 불규칙적. 아마도 의원의 누군가이리라.

"소, 소협?"

사내에게서 몸을 떨어뜨리고 급하게 옷을 집어입으려던 양하정은, 사내가 그녀를 내려놓지 않는 것을 깨닫고 당황해서 진심으로 버둥대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봐요, 괜찮을테니까..."

"사람이 오고 있는데, 무슨 소리인가! 어서 이것 좀... 하읍...!"

입술로 말문이 막힌 양하정은 진심으로 사내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이젠 무공이 높아져 힘으로도 밀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 사이에도 걸음은 서서히 가까워져, 드디어 문 앞에 멈춰선 것을 느낀 양하정의 머릿속에는 그저 두 글자, 파멸이라는 단어만이 어른거렸다.

'대체 무슨 생각이야...?'

[당 여협, 잠시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지금 당 여협은 자리에 안 계십니다."

[강 소협... 이십니까?]

간신히 입술이 떨어졌지만, 이제 양하정은 어떤 소리도 내서는 안 되었다.

조금 전까지 신나게 사내의 양물을 향해 내리찍던 둔부도 움직임을 멈추었건만, 사내가 허리를 올려치는 탓에 별 의미는 없었다.

'안 돼, 안 돼엣...!'

저 문이 열리면 그녀의 치태가 드러나게 된다.

살인멸구에 대한 생각도 잠시 머리를 스쳤지만, 그런 선택만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거니와 증거를 안 남길 자신도 없었다.

아랫도리는 그런 양하정의 머릿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내의 허리놀림에 따라 끈적하게 속살을 문대며 남근을 기분좋게 해주는데 정신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평소보다 더욱 절실하게 조여주며 남녀가 느끼고 있을 쾌락을 몇 배나 증폭시켜주고 있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하지만 제가 듣기로는 그리 급한 일이 아닌듯 싶으니, 내일 당 여협께 보고 올리도록 하시죠."

[알겠습니다.]

자신을 의원의 도제라고 밝힌 남자는 자신의 과실로 약재가 손상되었으니 약재 보충 겸 잘못을 빌러온 듯했지만, 양하정은 그런 것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이 음란한 체향으로 가득찬 공간에 다른 자가 발을 들인다면, 땀으로 번들대는 육체를 내보인채 아들뻘 사내에게 안기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런 최악의 가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결과, 양하정의 몸은 묘한 흥분이 치달리며 쾌락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안 돼, 안 되는데...!'

멈춰야하는데, 빠져나와야하는데, 양하정은 그렇게 생각만 할뿐 도제라는 자가 다시 문 앞을 떠나간 다음에도 그녀는 사내의 품에 얌전히 안겨있었다.

쑤컹쑤컹쑤컹쑤컹♥

"하아앙♥ 들키면, 들키면 어쩌려고, 했어어...!"

"안 들킨다니까 그러시네. 하정도 보지 꼭꼭 조이면서 기분 좋았죠?"

"아니, 야아...! 하극♥"

"이렇게 애액이 잔뜩 흘렀는데? 이래도 아니야?"

아닌게 아니라 끈적한 액체가 허벅지까지 흐르고 있었지만, 양하정은 끝까지 사내의 말을 부정했다.

"고집 부리기는..."

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닌듯, 사내는 허리를 계속 올려치면서 꿈틀거리는 남근으로 다시 그녀의 안에 진한 정액을 사정할 준비를 했다.

양하정 역시도 차라리 그쪽에 전념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하고 사내에게 적극적으로 안겼다.

문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에 한껏 수축된 고기구멍으로 남근을 훑어내자, 사내도 그렇겠지만 양하정은 시야가 명멸하는 것 같은 쾌락을 느꼈다.

"안에... 쌀게요...!"

이번에는 마치 남편이라도 된 것처럼, 자연스럽기 그지없는 태도였다.

양하정은 몸을 경직시키고 정액을 받아내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사내의 어깨에 팔을 안고 계속해서 둔부를 들썩였다.

또다시 듬뿍 뱃속을 채울 끈적끈적한 수컷의 흔적이, 그녀의 자궁까지 쏟아질 것을 생각하니 등허리가 찌르르 울렸다.

"싼다...!"

뷰루루루루루루루룩

"하아아앙♥"

사내의 욕망을 상징하다시피 하는, 하얗고 진한 정액이 다시 쏟아졌다.

몇 번이고 그랬던 것처럼, 양하정이라는 암컷의 뱃속에 자신의 정을 토해내고 싶어하는 수컷의 욕망은 여전히 그녀를 기분좋게 했다.

남편은 가르쳐주지 않은, 아니 어쩌면 가르쳐주지 못했을 절정이 다시 한 번 그녀를 휩쓸었고, 양하정은 사내의 어깨를 끌어안은 모습 그대로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기대며 뜨거운 숨을 쌔액썌액 뿜어냈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어...'

그녀의 머릿속에는 사실 외부인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상황에 음부가 수축하는 등의 사건은 있었지만, 양하정은 그것이 별 상관없다고 우기기로 했다.

팽가의 가모인 그녀가 그런 변태적인 취향을 가지고 있어서도 안 되고 이해해서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양하정은 이번에야말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사내에게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이모님? 이야기는 어떻게..."

"잘 되었습니다, 조카님. 그럼 이만..."

성연군주는 돌아와 마주치자마자 욕실로 걸음을 옮기는 양하정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뭐가 달라졌는지 정확히 집어서 말하기 어려웠다.

그녀 역시도 평균적인 정도의 방사는 후사를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가져왔기 때문에 모를 리가 없었지만, 양하정의 남편이 곁에 없으니 정답에 도달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양하정은 허둥지둥 걸었다. 사내가 묵직할 정도로 싸지른 정액이 여전히 뱃속에 남아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그것을 씻어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욕실에 들어가 몸을 씻고 목욕통에 몸을 담근 양하정은, 그제야 어느 정도 안심하고 느긋하게 몸을 씻을 수 있었다.

'엄청... 진해...'

끈적한 정액이 물에 풀려나오면 물이 흐릿한 흰빛을 띄며 존재감을 뽐냈지만, 양하정은 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한 번만이라면서 사내는 자신을 끈덕지게 안아서 3번이나 정액을 싸질러주었다.

안전한 날이 아니었더라면 정말로 이런 늦은 나이에 주책맞게 아이를 가질 뻔...

"응?"

양하정은 잠시 뇌리를 스친 생각을 곱씹었다. 상대는 황족, 괜한 소리를 했다가 가족 전체가 표적이 되어버리는 것은 좋지 않다.

'말도 안 되지.'

만약 정말로 부마의 씨에 문제가 있고, 애첩이 다른 곳에서 다른 남자와 정이 통해 아이를 품었다는 것이야, 뭐 그렇다치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내에게 정액을 제공해달라고 한다는 생각은, 그녀가 보아도 제정신이 아닌 생각으로 보였다.

사내도 정신이 있다면 상대가 황족이라고 밝힌 다음에도 그런 요구를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게다가...'

양하정은 자신에게 또다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성연군주가 사내를 마음에 들어해서 진심으로 부마로 삼으려고 하게 된다면, 양하정을 상대하는 일은 사라진다고 보아야만 했다.

그건 조금 싫었다. 아니, 그녀 스스로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뜨겁게 안기는 성연군주와 그것을 아쉬운 표정으로 지켜보는 자신이라는 그림은 그녀의 가슴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어차피 그럴 일은 없겠지만..."

양하정은 자신이 떠올린 생각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관부 기준에서 무뢰배나 다름없는 무림인이, 어떻게 황실의 여인과 정을 나눌 수가 있겠는가?

게다가 두 사람은 서로를 보기만 해도 으르렁대는 사이.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다.

'정말 괜찮겠지...?'

하지만 상식으로 따진다면 강윤은 자신도 안 건드리는 것이 정상이었다.

양하정은 온갖 이성적 근거를 바탕으로 걱정을 지우면서도, 한 가닥 본능이 경고하는 것을 온전히 지워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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