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224화 (224/383)

밀푸색마 19 EP.224 최악이라고? (3)

'이상해, 이거 이상해...!'

남궁혜는 다리를 활짝 벌리고 남들에게 보라는 듯 사내에게 붙들린채 남근으로 가랑이가 쑤셔지는 지금, 오싹한 뒷덜미와 뜨거운 머릿속의 감각이 충돌하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속살을 쑤셔대던 단단한 남근이 주는 자극은 그녀를 정신 못 차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이것은 그 이상. 남궁혜의 가슴 깊은 곳에서 간질거리는 무언가를 느끼게 했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이미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음부는 남근이 쑤셔들어올 때마다 찔걱거리는 음탕한 소리를 냈다.

하지만 남궁혜는 어느새 그런 소리에 둔감해져있었다.

겨우 이틀째에, 남궁혜는 사내가 찔러주는 남근이 사랑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할 정도로 쾌감에 절여져 있던 것이다.

'물론 이 남자는 아직도 싫어...!'

지속적으로 범해지는 과정에서 어떻게든 저항하려고 애쓰던 남궁혜는 남자와 남근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상황에 이르러있었다.

의지가 강인하다고 해야할지 나약하다고 해야할지 평가하기 어려운 그녀의 머릿속 사정은, 당연히 사내로선 알 도리가 없었다.

"혜매... 기분 좋지?"

사내의 이 물음. 벌써 몇 번째 물어보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젠 식상하게까지 느껴져 내심 한숨을 내쉬던 남궁혜는, 곧 사내가 그렇게 빈곤한 창의력을 가지진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해야했다.

물론 그리 다행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남편은... 이렇게 못해주는 거잖아. 그렇지?"

"앗...♥ 무, 무슨...!"

남궁혜의 날씬한 몸이 난폭하게 찔러들어오는 남근의 쾌감에 경련했다.

그녀의 체중까지 이용해 깊이까지 남근이 파고들어오는 한편, 사내는 그녀의 귓전에 대고 뱀처럼 속삭이기 시작했다.

"별 얘기 아니야. 내 아이를 임신하고 나서도 가끔 이렇게 둘이..."

팡팡팡팡♥

사내는 허리를 올려치며 말끝을 흐렸지만 그 말의 의미는 명백했다. 그녀와의 내연관계를 가지고 싶다는 사내의 말에 남궁혜는 화가 났다.

"절대, 안 해...! 흐윽♥"

"하지만 그러면 평생동안 이거 못하고 살텐데? 그래도 좋아?"

은근한 유혹이 귓전을 달콤하게 울렸지만 남궁혜는 사내의 말을 칼같이 가슴에서 몰아냈다.

쾌락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사람에겐 지켜야할 도리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 것을 태연하게 어기는 자를, 세상은 악인이라고 불렀다.

"안 해도, 돼...! 으응♥ 이까짓... 거...!"

약간의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남궁혜는 남편에 대한 도리를 버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구나...?"

그리고 사내 역시도, 남궁혜가 그 정도로 남근에 빠진 것은 아니라고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살살 허리를 돌리고 속살 깊은 곳을 남근으로 문대면 무너질듯 매달려온다고 해도, 성실한 남궁혜는 남편을 배신한다는 생각은 아직 하기 어렵다.

'음...?'

그 때 사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남궁혜는 그것을 보지 못한채 아랫도리를 유린하는 쾌감에 교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혜매, 혜매!"

"하악...! 너무, 세에... 천천히...!"

남궁혜는 한층 격렬해진 사내의 허리놀림에 쩔쩔맸다. 마치 목욕물에 몸을 담근 것처럼 노곤해지는 감각 속에서, 그녀의 귓전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내 자지가 좋다고 인정한 건 맞지?]

남궁혜는 화들짝 놀랐다. 자신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던가? 물론 그렇게 생각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입으로 올린 적은 없을텐데?

사내가 귀에 속삭이는 말이 전음이라는 것도 모른채 남궁혜는 가쁘게 숨을 내쉬며 부정하려고 했다.

[바람 피우자고는 안 할게. 단, 지금 내 앞에서 자지가 너무 기분좋다고 인정해주기만 하면 돼.]

남궁혜는 그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려고 했지만 정신없이 몰아붙여오는 쾌감은 그녀의 생각을 방해했다.

"말해! 내 자지 기분좋다고!"

그냥 지금 이 말 한마디로 사내가 괜한 소리를 못하게 막을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은 것 아닌가?

남궁혜의 생각은 그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입을 열었다.

"자, 자지... 기분 좋아요오...!"

"남편 것보다 훨씬 큰 자지가 좋다고 해!"

"나, 남편... 흐응♥"

남편의 양물을 실제로 본 적은 없다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천박하기 그지없는 말에 남궁혜는 말문이 막혔다.

"말해! 어서!"

"시, 싫... 아앙♥"

쑤걱쑤걱쑤걱쑤걱♥

사정할듯 꿈틀거리는 남근이 자궁구를 향해 사정없이 밀려들어왔다.

사내는 사내 스스로도 버거울 정도로 남근을 밀어붙여왔고, 남궁혜는 시야가 점멸할 것 같은 압도적인 쾌감에 정신을 놓아버릴 것만 같았다.

"말해!"

"조, 좋아요오...! 나, 남편 자지보다, 훨씬 큰 자지...! 너무 좋아...!"

말해버렸다. 남궁혜가 제 입으로 지껄여버린 내용에 경악하고 있을 무렵, 남근은 그녀의 안에 씨를 뿌리기 위해 흔들림없이 남근을 올려치고 있었다.

"임신해라!"

뷰루루루루루룩

"흐으응♥"

매번 그랬듯 안쪽까지 바짝 속살을 가르고 들어온 남근은 자궁을 향해 힘차게 진한 정액을 쏟아냈다.

사내 역시도 흥분해서 진득한 정액이 아랫도리가 뽑혀나올 듯이 쏟아져나오는 것을 고스란히 남궁혜의 아기집에 밀어넣었다.

"임신해...! 남편보다 큰 자지로, 임신해...!"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안에 모조리 알뜰하게 정액을 쏟아넣으며 귀두가 자궁구를 끊임없이 문질러대는 쾌감에 남궁혜가 허덕이고 있을 무렵, 침소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입을 헤 벌린채 침을 줄줄 흘리며 쾌감에 절여지고 있던 남궁혜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가 돌아가고 게게 풀어진 눈동자가 순식간에 총기를 되찾았다.

"사, 상공...!"

문 너머에서 황보준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사, 상공...! 그, 그게 아니라...!"

말해야했다. 이 남자가 자꾸 자신에게 수작을 부리기에 그것을 거부하기 위해서 말했을 뿐이라고.

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남궁혜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사이 황보준은 남궁혜가 뭐라 더 말하는 것이 두려운듯 얼른 일어나 멀어져갔다.

"다, 당신... 어떻게...!"

남궁혜의 화살은 강윤에게 돌아갔다. 틀림없었다. 이 남자는 남편이 가까이 와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시킨 것이다.

"황보 소협이 숨어있을줄은..."

남자는 전혀 몰랐다는 듯이 행동했다. 하지만 그럴 리가 없는 것이다. 사내의 무공은 황보준을 확실하게 압도했으니까.

잘 알았다. 이 남자는 역시 절대 상종해서는 안 될 부류였다.

남궁혜는 사내를 밀쳐내 남근을 뽑아낸 다음 즉시 손에 내력을 실어 따귀를 날렸다.

찰싹

"어...?"

사내는 놀란 표정으로 남궁혜를 바라보았다. 충분히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있었겠지만 사내는 맞았다는 사실에 더욱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잘, 아주 잘 알았어요! 내가 거부하면 될 일이라고 했었죠? 내가 거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공이 상처받은 거라고 했죠?"

"자, 잠깐, 남궁 소저..."

"난, 이제 남궁 소저가 아니에요!"

노여움이 줄기줄기 뻗쳐나오는 남궁혜를 상대로 사내는 다시 쩔쩔매기 시작했다. 이런 관계를 가지기 전처럼.

"이제 난, 황보준의 부인이고! 황보세가의 며느리에요! 이제 상공이 원하든 말든, 당신 같은 쓰레기와 두 번 다시 얼굴 마주치고 싶지 않아요!"

남궁혜는 천을 가져다 체액으로 범벅이 된 몸을 닦아내고, 침의를 챙겨 다시 몸을 가렸다.

"빠른 시일 내에, 세가를 떠나주면 좋겠군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누구인지 온 세상에 다 말해버릴 거니까!"

그리고 남궁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침소를 빠져나갔다. 아마도 황보준을 찾아가는 것이 분명했다.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침상에 주저앉은 사내는 남궁혜가 떠난 후,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너무 나갔네."

음, 내가 생각해도 너무 과하기는 했다. 하지만 거기서 몰래 하악대고 있던 황보준도 문제가 있는 건 팩트가 아닐까?

남궁혜는 다음날부터 황보준과 어딜 가든 같이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 내가 가까이 오기라도 하면 눈을 희번득대면서 가까이 오지 말라는 의사표시를 너무 분명하게 해오는 것이다.

<혜아와 무슨 일이 있었소?>

얼마나 노골적이었으면 지나가던 남궁학도 그것을 알아차리고 내게 물어올 정도였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남궁혜가 일찌감치 이렇게 거절했더라면, 인스턴트 밀프의 풍미를 몰랐더라면 좋다고 언소영과 여길 떠났을텐데...

'이대로 떠나는 건 뭔가 좀...'

1주일이면 남궁혜에게 충분히 잊지 못할 쾌락의 기억을 새겨줄 수 있을텐데, 지금으로서는 역시 조금 불완전하다.

불륜하자고 한 거? 현실적으로 당분간은 어려워진다. 진짜 임신하고 나면 황보세가에서 애지중지하면서 나가지도 못하게 할텐데.

그러고보니 확정임신 사정을 한 번 정도는 해둘걸 그랬나 싶은 아쉬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확실히 그건 상공이 잘못했네요."

"역시 그럴까요?"

한편 언소영 역시도 딱 잘라서 내가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혜아는 자상하고 성실한 아이니까... 남편 앞에서 그런 소릴 하게 만들면 당연히 그렇게 될 일이잖아요."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언소영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난 좋은 소리를 들을 거라고 생각해서 언소영에게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니었다.

"실은..."

실은 확정임신 사정을 할 수 있다는 내 설명에 언소영의 표정이 요상하게 변했다.

"그러니까, 그걸 혜아한테 꼭 해주고 싶다구요?"

"네."

나는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애초에 남궁혜가 내게 몸을 허락한 이유가 뭔가? 황보준과는 가질 수 없는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 아닌가?

이대로 끝났다가 아이가 안 들어서면 정말로 그냥 공인 불륜 섹스만 하고 끝난게 될 수도 있다.

'이건 두 사람을 위한 선택이야!'

물론 그 날의 섹스는 굉장히 정성스럽게 할 거지만.

"하아..."

하지만 언소영은 그런 내 철판 같은 얼굴가죽 틈에서, 남궁혜를 안고 싶어서 그렇다는 욕망을 읽어낸 모양이었다.

"혹시 소영을 소홀히 대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해서 그러는 거라면..."

"그런 걱정은 안 해요. 그저... 하아..."

언소영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젓더니 입을 열었다.

"별로 기대는 하지 말아요. 될지 안 될지 나도 모르니까..."

"네!"

스스로도 모르게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버린 나는 언소영의 미묘한 표정을 보며 아차 싶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언소영 역시도 그 손을 맞잡아오기는 했지만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듯 했다.

이것도 고민을 좀 해봐야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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