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푸색마 19 EP.207 안 들키면 되죠 (4)
남궁학은 맞은편에 앉은 청년과 마주 앉은 채로, 살짝 여동생인 남궁혜를 살폈다.
책임감이 강한 남궁학이 동생들을 보는 시각은 오라비라기보다 아버지에 가까운 편이었다.
사실 이번 일은 핑계일뿐, 혹시나 동생이 원치 않는 혼인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한 번쯤 이 사내를 만나보고 싶었던 것이 사실.
'자기 기만이지.'
초기라면 모를까, 혼례가 며칠 남지도 않은 지금 시점에서 혼인을 무르자고 하는 것은 황보세가 전체에 씻을 수 없는 모욕을 주는 것과 같다.
애초에 돌이킬 수도 없는 문제를 확인하려 드는 스스로에게 내심 조소를 머금은 남궁학은, 다소 긴장한 표정의 사내에게 입을 열었다.
"혜아가 소협에게 큰 실례를 범하였다고 들었소. 가솔의 허물은 가주의 허물인 법, 내 이리 사과하리다."
"아, 아닙니다. 어찌..."
송구하다는듯 고개를 들지 못하는 사내를 보고 남궁학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제갈룡 앞에서는 제갈세가주까지 들먹이며 할 말은 다 했다고 하더니, 막상 그 제갈세가주보다 배분이 한참 낮은 자신에게 묘하게 저자세인 것이다.
혹시나 언소영을 데려가겠다고 진심으로 말해야될지도 모르는 상대에게, 흠 하나 잡히기 싫다는 생각이 강윤을 위축시키고 있음을 그가 알 리 없었다.
"그래, 혜아와는 제법 친분이 있다고 들었소.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요?"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습니다만..."
대화를 나눌수록 남궁학은 안심하는 한편 약간의 아쉬움도 들었다.
분명 두 사람 사이에 연심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번 혼인이 동생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재확인한 셈이었다.
하지만 제법 괜찮은 사내라고 느낀 것도 사실이었다.
자신에게 위축된 부분이 조금 아쉽지만 사내에게서 느껴지는 기세만으로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고요하지만 나약하지 않고 자유분방하지만 난잡하지 않다.'
놀랍게도 자신과 동년배 정도로 보이는데도 무공 역시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으로 보였다.
차기 천하제일검이라는 황보강보다는 한 수 아래이지만, 자신 역시도 동년배 최강으로 평가받았던 검의 고수.
오만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런 자신에 비해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었다.
"황보 소협께 들었습니다. 가주께서 제 처소를 새로 마련해주셨다고..."
"아, 그건 오히려 챙기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할 수 있소. 내게 고마워할 일이 아니라오."
그럴 수는 없다며 기어코 감사하다는 말을 하는 사내가 썩 마음에 들었지만, 그에게 여동생은 아쉽게도 하나 뿐이었다.
하지만 그와 개인적인 교분을 쌓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남궁학의 그런 생각과 함께, 잠시간의 담소는 끝이 나려 하고 있었다.
매소향은 정신이 없었다.
사내를 떠밀어 남궁혜와 함께 보내버린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사내는 자리를 떠나면서 그녀의 안에 내놓은 정액을 확인할 거라고 했다.
즉, 자신이 난처해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하더라도, 편히 있도록 두지는 않겠다는 의미.
"어머니...?"
하다못해 혼자 있으면 나을 것 같아서, 처소로 돌아가려는 자신을 능휘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처소에 틀어박혀있으려던 능휘연을 억지로 끌어낸 탓에, 매소향은 어색하지 않게 처소로 돌아가서 쉴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발이 묶인 사이, 몇몇 사람들의 눈에 띈 매소향은 어쩔 수 없이 그들과 인사를 나눠야했고, 그 시간은 고스란히 발목을 잡힌 시간으로 바뀌었다.
'빠, 빨리 들어가야되는데...'
자궁 안에서 질질 흘러나온 정액은 음부를 타고 질을 지나 음문까지 흘러내렸다.
다행히 천을 몇 겹이나 접어넣어 엉덩이 밑에 대고 있으니 당장 바닥에 흘릴 일은 없겠지만...
정액이 속살을 부드럽게 간질이는 느낌은 머리가 이상해지는 것 같은 쾌감으로 전환되어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오랫동안 사는 영물이 영단을 가지는게 아니라, 영단을 가지는데 성공한 영물이 오래 산다는 말이야. 그 말을 뒤집어보면..."
"어디서 그런 잡기에서나 나올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그보다 매 숙모, 이거 아세요? 실은 휘연이가..."
"언니, 아니라고 했잖아."
딸은 단호하게 부정했지만, 견예진은 빙글빙글 웃으며 입을 열고 싶어 안달이었다.
"정말 아니니까, 어디 가서 이야기하는 짓은 절대 하지 마."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매소향은 이렇게 두 아가씨가 티격태격하는 사이에도 오로지 뱃속의 정액의 움직임만을 느꼈다.
'이상해, 이상해애...!'
향암정에 모인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유일하게 자신만이 음탕한 짓거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아랫도리를 저릿거리게 만들었다.
고작 반 시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사내의 처소에서 치마를 걷어올리고 남근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보다 더 전에는, 존경하는 언니인 단유란 앞에서 스스로의 아랫도리를 위로했다.
그 음탕한 행위를 증명하는 끈적한 액체가 속살을 미끄러질 때마다 전신이 홧홧해지고 머리가 몽롱해졌다.
'자... 지...'
마치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 같았다. 단단하게 솟구친 음핵이 속곳을 스치고, 허전한 아랫도리가 수컷의 방문을 기다리듯 움찔거리고 있었다.
단단하고 큼직하고, 몇 번이나 여인의 속살을 후벼주는 검붉은 자지의 형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휘연아. 어미는 잠시 처소에서 쉴 것이니, 예진이와 함께 여기 있거라."
"어, 어머니? 저도 같이..."
"가긴 어딜 가. 여기 있으라니까."
견예진에게 붙잡히는 능휘연을 외면한 매소향은 정신없이 처소를 향해 걸었다.
그녀의 눈에서 뿜어져나오는 기이한 열기는 누구도 알아보지 못한듯, 누구도 그녀의 앞을 막아서지 않았고 매소향은 곧 자신과 딸을 위한 처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문을 닫자마자, 그녀는 더 참을 수가 없었다.
"하아아악...!"
손끝 하나 대지 않은 상태로도 녹을대로 녹아버린 그녀의 아랫도리는, 급하게 파고드는 손가락이 주는 쾌락에 경련하며 조여들었다.
그녀는 침상에 엎드린 다음 속곳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손가락 세 개를 세워 가랑이에 찔러넣기 시작했다.
뱃속에 들어있던 정액이 애액에 뒤섞여 바깥으로 튀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아읏♥ 흐읏...!"
억눌린 신음소리에 담긴 환희는 이루 말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강윤 때문이다. 그 자가 단단한 남근으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범해버린 탓에, 자신이 이렇게 이상해진 것이다.
아직 밤까지도 시간이 상당히 남았을텐데, 음탕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혼자 흥분해서 이렇게 폭주해버리다니.
'나, 어떻게 하지...?'
이래서야 영락없는 광인이다. 화산파의 재녀로서 이름높은 그녀가 이 꼴이 되다니, 만약 스승이 안다면...
[매 여협, 급하게 가주께서 매 여협을 찾으십니다. 화급을 다투는 일이니, 실례지만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벌컥
모르는 남자의 목소리.
격렬하게 아랫도리를 쑤시던 매소향의 손이 즉시 멈추었지만, 그녀가 아무리 서둘러도 말을 마치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자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허겁지겁 손을 빼고 치마를 내려 가리려고 했지만, 문을 열고 들어온 자에게는 이미 그 추태가 모조리 눈에 들어왔으리라.
'끝났다...'
강호에서 평판이란 때로 목숨보다도 중한 것. 그런데, 오랜 세월 그녀가 쌓아올린 명성이 설마 이렇게 박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만약 이 사실이 퍼진다면, 그녀는 정파의 존중받는 여협이 아닌 대낮부터 발정난 음탕한 계집으로 알려질 것이 틀림없었다.
'아니, 아직 아니야!'
현장을 목격한 것은 아직 한 명. 매수를 하든 뭘 하든 해서 입을 막을 수만 있다면, 아직 늦지 않는다.
그 때까지 침상에 머릴 박고 엎드려 있던 매소향은 허겁지겁 일어나 문 앞에 선 사내에게 매달리려다, 우뚝 멈췄다.
"놀랐어요?"
뜻밖에도 강윤이 히죽 웃으면서 문 앞에 서있었다.
"저는 놀랐어요. 그냥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던 건데, 그새를 못 참고..."
그러니까, 이 사내가 목소리를 변성해서 장난을 친 것이었다.
절망감과 필사적인 의지로 팽팽하게 당겨졌던 신경줄이 확 풀리면서, 매소향은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소, 소향...?"
"흑, 흐윽... 으아아앙...!"
당황한 사내가 쩔쩔매는 앞에서, 매소향은 온갖 감정이 뒤섞여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눈물을 끊임없이 흘려댔다.
안도감도 조금, 원망도 조금, 자괴감도 조금.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이 그녀의 안에서 소용돌이쳤지만, 아무튼 이 남자가 잘못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느끼는 매소향이었다.
'난처하네.'
매소향이 난처해하는 꼴을 보려고 하는데 내가 난처하게 되었다.
남궁학과 그럭저럭 담소를 나누자마자 빠르게 빠져나와서 우선 향암정부터 가보았는데, 마침 매소향이 딸을 방치하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제법 빠른 걸음이기에 본격적으로 경공을 쓰기 전까지는 따라가기 바빴는데, 알고보니 여기가 매소향의 처소인 모양이었다.
급하게 문을 닫고 들어가기에 나도 따라들어가려다, 매소향의 억눌린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장난기가 돌아서 내력으로 목울대를 조정해 목소리를 변성하고 말을 하자마자 문을 벌컥 열어보았다.
아니나다를까, 매소향은 침상에 엎드린 채 궁둥짝을 까고 폭풍자위에 여념이 없었다.
얼른 치마를 다시 내려 수습했지만, 내가 본 것을 짐작하고 있을터. 나는 입을 일부러 다물고 있다가 얼굴을 마주친 다음에서야 입을 열었던 것이다.
"이, 나쁜, 나쁜 놈아아... 흐으윽..."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그냥 가벼운 장난이나 할 생각이었는데, 잠시 후에야 매소향 입장에서는 강호 평판이 완전히 작살난다는 절망감을 느꼈을 거란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나는 매소향을 품에 안고서 뒷덜미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매소향은 그야말로 힘껏 내 가슴을 때려댔지만 스윙이 작은 덕분에 버틸만했다.
"내가, 내가 얼마나... 크응..."
"내가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테니까, 뚝! 자, 흥해요, 흥!"
패앵
한 번 코를 푼 다음에도 계속 목놓아울던 매소향은 더 나올 눈물이 없게 되고 나서야 울음을 그쳤다.
"너, 너, 또 이러기만 해봐... 절대, 절대... 히끅..."
"알았어요, 이런 장난 이제 안 칠게요."
내가 다시 한 번 매소향을 꼭 안아주자 매소향은 질겁을 하며 허리를 뺐다.
"사람이 울고 있는데... 너 정말...!"
"...이게 통제가 되는 곳이 아니라서."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매소향의 허리를 당겨서 다시 바짝 붙였다. 자지가 매끈한 아랫배를 찌르자 매소향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내 어깨를 짚었다.
"왜 나한테 이래? 네 나이에 맞는 아가씨들 많잖아..."
"그 사람들보다 당신이 더 예쁘니까."
"거짓말하지마... 후웁..."
나는 계속 아랫도리를 부비면서 매소향과 입을 맞췄다. 과일맛이 날 것처럼 말캉말캉한 혓바닥이 순순히 내 혀에 감겨오는 것이 느껴진다.
끈끈하게 감겨오는 혓바닥을 한바탕 어루만진 다음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 떨어졌다.
"나, 남편도 있고, 나이도 많아. 너만한 자식도 있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그런 여자가 이렇게 예쁜 건 말이 되고?"
어느새 매소향의 팔이 내 허리를 감고 있었다.
"남편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달라는 말은 안 해요. 그냥 서로 만날 때마다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는 사이가 되면 충분해요..."
"너, 그거 저번에 말한 거랑 표현만 다르지 똑같은 이야기인 것 알아?"
소림에서 이야기했던, 마음을 주기 싫으면 몸만 달라는 이야기인가.
"다르죠. 남편 다음으로 사랑해주면 돼요. 뭣하면 자녀들보다 다음이라도 상관없고. 정 싫으면, 그냥 날 살아있는 장난감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살아있는... 장난감..."
"이제 내 자지 좋아하게 됐죠? 그러니까 못 참고 와서 자위한 거고."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 매소향은 한동안 침묵하다가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정신이 이상해질 때까지 하는데, 너라면 어떻겠어?"
"글쎄요, 전 여자가 아니라서 모르겠는데..."
매소향의 우회적인 긍정에 나는 자지가 이제 터질 것처럼 꿈틀거렸다. 매소향도 그걸 느꼈는지 귀가 빨개졌다.
"자, 이제 대답해봐요. 날 사랑해줄 준비가 됐어요?"
"...응..."
"남편보다는?"
"그, 그건 아니고..."
"그럼 지금 한 번 내 자지 맛볼 정도로는?"
"..."
매소향은 말이 없더니 여전히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금은 우선 한 번만 가볍게 하고, 나중에 밤에 혹시 생각 있으면 와요. 알았죠?"
"그, 그건, 그 때... 생각해볼게..."
어느새 매소향 역시도 내 자지를 향해 가랑이를 살살 비벼오고 있었다.
그 날부터, 매소향의 처소에는 차음진의 준비물이 놓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