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182화 (182/383)

밀푸색마 19 EP.182 안 생기면 어떻게 하지? (2)

당가에서는 독술을 익히기 위해, 어느 정도의 의술 역시 동시에 익힌다.

인체의 어느 부위에 어느 독을 하독하여야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를 파악하는 것이, 훌륭한 독술의 고수가 되는 첩경인 것이다.

그런 당가의 가르침을 어려서부터 받아온 당혜원이 보기에, 주약선의 의술은 놀라운 것이었다.

"감사합니다요, 의원님... 이거, 약소합니다만 제 여편네가 가져온 것인데..."

출출할 때 먹으라며 꾸러미를 내미는 농부는 한 달 정도 전만 해도 소에게 들이받혀 부러진 갈비뼈가 내장을 찔러 송장이나 다름없는 꼴로 의원에 들어왔었다.

그것을 겨우 한 달 동안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고쳐놓다니, 천하제일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능히 열 손가락 안에는 들어갈 것 같았다.

"그래서, 아가씨는 뭐가 그렇게 걱정인가?"

"저희는 의원을 차리려고 한 것이 아니잖아요..."

팽연화의 질문에 당혜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의원은 어디까지나 세간의 눈을 속이기 위한 방편일뿐.

실질적인 목표는 세간의 의심을 사지 않고 강윤의 여인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너무 의원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게 신경쓰이네요..."

예산으로 쓰일 기부금은 순조롭게 모이고 있었지만, 퍼지고 있는 소문은 그 이상이었다.

평소에는 부인네들만 받아들인다는 의원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세간의 주목을 받을 것은 예상했다.

하지만 위급 상황에서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진 사람들의 입소문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효과가 대단했다.

비록 모든 병자를 구해내지는 못했지만, 살아남은 병자들이 지불해야했던 돈은 병자들의 예상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윤이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이게 다 주약선이 예상 이상으로 놀라운 의술을 보여준 덕분이었다.

"어쩔 수 없지. 그렇다고 잘 살리고 있는 사람들을 살리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팽연화는 빙긋 웃었다. 올곧은 그녀의 성품상, 이런 상황은 제법 기꺼웠기 때문이었다.

제법 부풀어오른 배 때문에 최근에는 제대로 무공 수련도 못하고 답답해하던 그녀가 모처럼 보이는 시원스러운 웃음이었다.

"이제 돌아오기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네. 그리 급한 일도 아니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공덕을 쌓는다고 생각하면 되겠지."

팽연화는 마음이 편했다. 뱃속의 아이가 있는 이상, 남자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시..."

그 때, 당혜원이 목소리를 낮추며 입을 열었다. 팽연화도 덩달아 귀를 기울이며 몸을 가까이 했다.

"또,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을까요?"

"...틀림없지."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가능성은 낮다. 마교 총단에 간다고 했으니 상대는 당연히 마교도일테고, 설령 관계를 맺는다고 해도 그것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과연 강윤이 고려할까? 두 사람이 보기에는 아니었다.

정식으로 관계를 받아들인 여인 이외에 그들이 파악하고 있는 여인은 매소향 뿐이지만, 틀림없이 다른 여자가 더 있을 거라는 의심도 있었다.

이번만 예외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한 명으로 끝나면 좋을텐데요."

조금도 어린 남편을 신뢰하지 않고 있는 그녀들의 작은 기대는, 진작에 박살난 상태였다.

"자, 잠깐, 이런 곳에서, 으응♥"

"전용 연무장에는 아무도 마음대로 못 들어온다면서요...?"

아으, 좋다.

나는 연무장 구석에 놓인 평상에 옷을 벗어 깔아놓은 다음 그 위에 발가벗긴 영호경을 눕히고 열심히 범하고 있었다.

선홍빛 예쁜 보지가 조물조물 자지를 물어오는 감촉을 즐기며 허리를 내리찍으면, 영호경은 발정난 고양이처럼 앙앙거리면서도 내게 기어코 한마디 했다.

"무공, 흐응♥ 무공을 봐준다고 하지 않았나... 아읏♥"

"이것도, 무공이에요...!"

쑤걱쑤걱쑤걱쑤걱

이제 완벽하게 능숙해진 마공과의 연계를 통해, 등선공은 빠르게 내력을 쌓아올리고 있었다.

이렇게나 성실한 수련이 또 있을까?

"공자님이 그러셨잖아요, 아는 자보다, 좋아하는 자보다, 즐기는 자가 더 낫다고."

"하앙♥ 그게, 무슨..."

"이 야한 보지를 즐기는 것도, 수련 아닐까요?"

"흐윽♥ 엉터리, 같은 소리... 아응♥"

나는 영호경의 몸을 단단히 누른 상태로 뒤쪽에서 보면 자지가 삽입되는 모습이 잘 보이도록 체위를 잡았다.

성욕이 특별히 강한 축에 드는 영호경은 이 자세를 질색하는 듯하면서도 실은 꽤나 좋아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봐라.

"저 문은 소교주가 허락하기 전까지는 절대 안 열린다고 했죠?"

영호경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급한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을 때도 과연 그럴까요? 예를 들면..."

"하읏♥"

"수련에 매진하고 있어야할 소교주의 신음소리가 들린다던가 한다면, 수하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꼬오오옥♥

내 자지에 꿰뚫리는 모습을 수하들에게 들키는 모습을 상상이라도 했는지, 녹진녹진한 속살이 자지를 꼬옥 감아올려왔다.

"그, 그건 안 돼엣... 하앙♥"

"야한 보지가 자지에 찔리는걸 너무 좋아해서 기분좋게 조여주는 모습을 수하들이 보면 어떻게 하죠...? 소교주로서 위엄이..."

"하지마앗...♥"

다급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꿈틀거리는 보지 속을 휘젓는 자지를 억지로 뽑아낼 생각은 결국 못하는 음란한 암컷.

하지말라는 말과는 달리 그녀의 팔은 여전히 내 목덜미에 휘감긴채 순순히 쾌락에 순응하고 있었다.

"다들 상상도 못하고 있겠죠. 당신도 수컷하고 교접할 때는 이렇게 아름다워지는 암컷이라는거..."

"아응♥ 절대, 절대 보면 안 돼에...♥"

"괜찮아요, 가까이 오면 알아차릴 거잖아요. 그 때는 숨으면 되니까... 아, 그런데 혹시 잘못해서 알아차리지 못하면...?"

"흐으으응♥"

땀에 젖은 천박한 가슴을 출렁거리던 영호경은 문 쪽으로 시선을 힐끗 주더니, 내게 눈을 맞추었다.

"이제, 아윽♥ 그만해... 정말, 화낼거야...!"

"그래도 더 좋았죠?"

"전혀... 하읏♥"

절정 직전의 경련보지를 정신없이 찔러서 항복 선언을 받는 것도 좋지만 정말 듣고 달려오면 골치 아파지기 때문에 나는 음란한 소리를 찔꺽이는 이 보지에 슬슬 사정하기로 했다.

"이제 또... 들어가요, 뱃속에 가득, 임신즙...!"

"이, 임... 그대는 정말 말하는게... 하앙♥"

자지에 쫀쫀하게 얽혀오는 주름을 귀두로 긁어주자 영호경은 내 목을 확 잡아당기면서 끌어안았다.

귓가에 들려오는 할딱이는 숨소리가, 자지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점점 빠른 박자로 들려온다.

"임신, 해...! 당신처럼 예쁜 아기 낳아...!"

"응, 으응...♥"

아예 녹아서 붙어버릴 것처럼 질척하게 매달려오는 속살에 자지를 쉼없이 비벼댄 끝에, 두 사람의 아랫배가 빈틈없이 맞붙은 그 순간.

뷰루루루루루룩

"아아아앙♥"

달디단 교성을 귀로 들으며 나는 정자가 가득 담긴 정액을 사양않고 영호경의 자궁에 털어넣었다.

어쩐지 여느 때보다 끈질기게 매달리며 정액을 쥐어짜내는 질벽의 감촉이, 각별한 쾌감으로 내 신경을 지져대는 듯했다.

아랫도리가 헛헛하게 느껴질 정도로 대량의 정액을 털어넣은 나는, 영호경이 끌어안은 내 목덜미가 자유로워지기를 기다렸지만 영호경은 놓아주지 않았다.

"아경, 놓아줄래요? 잠깐만..."

내가 말을 해도, 영호경은 팔을 풀어주지 않았다. 완력에서 밀리는 나는 그녀가 놓아주지 않으면 몸을 떼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녀는 한동안 격하게 할딱대던 숨을 고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만약에 말일세..."

바짝 긴장한 것 같은 목소리가, 내 귀를 울린다.

"아이가, 안 생기면 어떻게 하지?"

무의미하기 짝이 없는 걱정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시간을 되돌려서, 세 시진 전.

영호경은 최근 신혼 당시보다도 더욱 농밀한 정사를 즐기고 있었다.

낮에 남자와 만나지 못하는 채수란에게는 밤을 꽤 양보하고 있지만, 그래도 세 번에 한 번 정도는 그녀도 사내와 밤을 보내고 있었다.

한편 낮에는 사내와 거의 모든 일과를 함께 하고 있었다.

사업의 준비를 하고, 무공 수련을 봐주기도 하고, 언제 분출할지 모르는 사내의 성욕을 상대해주기도 하고.

"이제 남은 시간이 보름 남짓이라니..."

"그렇네요..."

그리고 지금처럼, 사내가 대장간으로 양수기(수동펌프)라는 것의 진척상황을 확인하러 갔을 때는 제법 친해진 채수란과 차를 마시기도 했다.

"기일을 채우면 바로 갈 것 같던데... 역시, 좀 더 있어달라고 말해볼까?"

이미 그가 온 뒤로 시간은 한 달이나 지났다. 그동안 보낸 시간이 즐거웠던만큼, 영호경은 사내를 더 오래 붙잡아두고 싶었다.

중원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을 다른 여인들을 위해서는 그를 돌려보내는 것이 맞지만, 그녀들은 이미 사내와 최소 몇 달씩은 함께하지 않았나.

관계를 맺기 시작한지 겨우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채수란보다도 늦게 사내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 영호경으로서는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저도 사실 한 번 가볍게 운을 떼어보긴 했는데, 아무래도 바로 돌아갈 것 같아요..."

아무리 사랑을 속삭이면 뭐하는가. 결국 먼 곳으로 떠나버릴 님인데.

아이만 남기고 사내가 매몰차게 떠나버리면, 언제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아이를 두고 갈 수도 없고, 다시 와주지 않는 이상 적어도 몇 년은 못 만날지도 모르는데...'

"앗!"

그러고보니 사내가 워낙 당연히 임신시킬 거라는 듯이 행동해서 잊고 있었는데, 임신이란 원래 그렇게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한 달 동안 사내가 열심히 아이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해도, 임신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만약, 이걸 구실로 사내를 더 붙잡아둘 수 있다면?

임신을 확신할 수 없으니, 적어도 달거리가 끊길 때까지는 시간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채수란 역시 정말 좋은 생각이라며 찬동해주었다. 그녀 역시도 남자가 떠나는 것은 섭섭한 것이다.

'어차피 오늘도, 아, 안으려고 덤빌테니까...'

적당한 때에 그 문제를 지적해주면, 아이를 임신시키고 싶어서 안달난 남자는 명교 총단에 남겠노라 결정해줄 것이었다.

세상에 아기씨에 내력을 심어 반드시 임신시키는 무공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영호경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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