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푸색마 19 EP.177 씻어야겠네 (2)
"...역시 이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은 했네."
"그런가요?"
나는 돌로 된 욕조에 영호경과 같이 들어가있었다. 욕조는 제법 컸기 때문에 두 사람이 들어가도 그리 좁지 않았다.
"그대, 정말 반성한 것은 맞나?"
"예, 그래서 지금 이렇게 해드리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나는 굳이 그녀의 등 뒤에 붙어서 그녀를 씻겨주고 있었다. 이미 등은 씻어주었고, 스스로도 충분히 씻을 수 있는 곳도 구석구석 꼼꼼하게.
결코 사심이 담겨있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지만, 부끄러운 곳도 가리지않고 손이 닿으니 영호경으로서는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는 상황.
물에 젖은 하얀 목덜미에 내 숨결이 닿을 때마다 미묘하게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던 영호경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귀찮지는 않나?"
"무슨 말씀이십니까?"
"애초에 그냥 아이를 갖는 것이 목표인 관계 아닌가. 그대가 다른 여인이 있든 말든, 그게 몇 명이든 간섭하는게 이상한 것 아닌가?"
당연히 직접 이야기가 된 범주 내에서 생각하자면 그렇게 볼 수도 있긴 하다.
"제가 분명 아까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그건 그냥 아버지 들으라고 둘러대는 소리 아니었나?"
"전혀 아닌데요?"
내 손이 옆구리를 지나 배를 쓸자, 영호경이 살짝 있는 뱃살이 신경쓰이는듯 불편하게 허리를 틀어댔다.
"당신은 매력적이에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래서 사랑하고, 그래서..."
"흐읏..."
"여기. 여기로 내 아이를 낳게 하고 싶은 거죠."
살이 오른 가랑이 밑으로 손을 밀어넣고 고기구멍에 두 손가락을 밀어넣자 틈새 사이로 물이 따라 빨려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야들야들한 속살이 손가락을 꼭꼭 조여오는 가운데, 순간적으로 들어온 물살이 손가락을 간지럽힌 느낌은 자지로 느끼면 정말 기분좋을 것 같았다.
"안 되네. 여기서는... 아읏..."
"딱 한 번만 해요, 우리..."
보지 안에서 조물조물 움직이는 손가락의 느낌에 등을 경련시키던 영호경은, 차라리 침상으로 가서 하자고 했지만 나는 지금 하고 싶었다.
처음부터 단단하게 일어서있던 자지가, 물 때문에 유난히 가볍게 들어올려진 영호경의 엉덩이 사이, 충분히 풀려있는 보지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쑤우욱
"하아악...♥ 이, 이상해엣...!"
숨막히는 신음성을 흘리는 영호경의 뒤에 매달린채, 나는 꼬옥 조여오는 보지 사이로 자지를 간질이는 물의 느낌을 음미했다.
"욕조에서 하는 것도, 기분 좋죠...?"
"몰라앗, 몰라앗...! 흐윽♥"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들어올리면서 속살에 자지를 문대는 것을 즐겼다.
영호경은 욕조 양 편에 손을 얹은채 계속해서 등을 경련시키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색다른 느낌이 덮쳐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물 때문에 가볍게 들어올렸다가 억지로 빠르게 끌어내리면, 달달한 교성이 욕실 전체를 울렸다.
"마음에 들어요? 여기서 한 번 해보길 잘했죠?"
"이상해질, 것 같아아... 흐으응♥ 좋아, 좋은데에... 머리가, 하윽♥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아..."
허리를 꿈틀거리며 틀어대는 것을 꼭 붙잡고 자지를 푹푹 찔러주자 수중 섹스에 적응된 음란한 속살이 찰싹 달라붙었다.
영호경의 허리를 내림과 동시에 내 허리를 튕기면 못 견디겠다는듯 도리질을 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한 번만 하고 끝낼 거니까 자지 기분 좋게 해줘요. 보지 꼭꼭 조여요...!"
"알았, 어어... 아앙♥ 보지 꼭꼭 조일게엣...!"
물살이 자지를 간질이는 감각 때문인지 사실 나도 엄청 빠르게 사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수중 섹스의 쾌감에 맥을 못 추는 영호경의 모습을 더 오래 보기 위해서, 나는 사정하지 않기 위해 힘을 빡 주고 정신없이 구멍을 쑤셔대는 것이다.
"이, 야한 보지... 자지 받고 싶어서 안달난 야한 보지...!"
"아흑...♥ 이상한 말... 흐윽♥ 하지말고오... 빨리잇... 빨리 싸줘...!"
이미 보지는 한계에 달한듯 쪼물쪼물 물어오는 구멍의 어느 쪽을 압박해도 자지러지며 교성을 내질러댔다.
"안에 쌀게요... 소교주 자궁에 아기 씨앗 잔뜩 싼다...!"
"하앙, 앗, 앗...♥"
영호경은 내가 사정할 것을 느꼈는지, 엉덩이를 살살 흔들며 자지를 더욱 자극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색골보지 같으니.
"임신, 시켜줘엇...! 흐으응♥"
거의 몸을 가누지 못하는듯 상체를 숙인 와중에도 내가 좋아할 말을 골라서 하는 영호경.
나는 그녀의 허리를 마지막으로 눌러내렸다.
"아아앙♥"
뷰루루루루룩 뷰웃 뷰웃
자궁구에 바짝 닿은 귀두가 아기씨를 찾는 야한 아기집에 정액을 있는 힘껏 쏟아냈다.
기분좋게 정액을 잔뜩 싸서 시원해진 아랫도리의 여운을 즐기는 나와는 달리, 영호경은 오히려 약간 시큰둥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이미 따뜻한 물이 들어와있어서 그런가... 뭐가 들어오는지 잘 모르겠네."
자지가 들락거릴 때는 평소 이상으로 앙앙대며 좋아하더니, 막상 정액이 들어오는 느낌이 옅어져서 불만인듯했다.
"아읏... 설마, 또?"
내가 자지를 뽑아내고서 보지 속에 손가락을 밀어넣어 욕조의 물로 살살 씻어내자 영호경이 당황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난 그 입술에 한 번 가볍게 입을 맞춰준 다음 입을 열었다.
"일단 씻어내고, 나머지는 침상에 가서 하는 걸로 해요."
영호경은 딱히 대답이 없이 다시 앞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분명, 짓고 있는 표정만으로도 나는 그녀가 이제부터 시작될 섹스타임에 전혀 불만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교주의 눈치가 보이니까 오늘 저녁부터는 다시 영빈각으로 가야겠지만, 아직 해가 지려면 조금 시간이 남았다.
그동안은, 이 손가락을 쪼옵쪼옵 조여오는 야한 구멍을 실컷 쑤셔줘야지.
"마님, 주인 어른께서는 오늘도..."
"그러하냐? 알겠다."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고하는 시비에게, 채수란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남편은 예전부터 며칠씩 집을 비우고 돌아다니고는 했다. 아마 상대하기 지겨운 아내보다, 젊고 아름다운 내연녀라도 만들었던 것이 분명했다.
'나랑은 이제 상관없지만.'
지금까지였다면 속을 썩이고 있었겠지만, 지금은 채수란 역시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
정을 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으니, 어쩌면 남편은 그것에 기가 질려 뛰쳐나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가, 내가 미안하구나. 그놈이 들어오면 따끔하게 한 마디 해둘 것이니 너무 상심하지 말거라.>
시아버지인 삼장로가 그렇게 사과하고 갈 정도였으니, 평소에 경현동의 행실이 어땠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막상 이장로에게 갔다가 그대로 납치당해 총단을 떠나게 된 경현동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평소의 행실이 중요한 것이다.
"그보다 소교주 곁에서 일하고 있다는 네 친구에게서는 뭐 더 들은 이야기 없느냐? 그, 손님은 무사한게 확실한 거지?"
"따로 들은 이야기는 없습니다만... 부상은 제법 있지만 크게 다친 곳은 없다고 합니다."
혼인을 한 상대는 따로 있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 '손님'이야말로 진짜 서방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초조함을 느꼈다.
"다시 가서 알아볼까요...?"
"아니다. 그냥 알게 되는 선에서 알려주면 충분하다. 소교주를 구한 사람이라니, 안위를 염려했던 것뿐이란다."
그 '손님'과의 비무에서 이 집 주인이 개망신을 당한 이상, 너무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의심받는다.
채수란은 그렇게 시비를 내보낸 다음, 서서히 어두워지는 바깥을 내다보았다.
오늘밤은 사내가 찾아올까? 안 찾아와도 좋으니, 채수란은 남자가 다친 곳 없이 잘 있기를 기원했다.
"이게, 무슨 꼴이에요...? 온몸에 멍이 들어서..."
채수란의 숨막히는 목소리에 나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이장로와 싸우면서 생겼던 내상은 진작에 완치가 되었다. 체내에 침투한 마기 따위, 쉬지않고 이어지는 섹스연공 앞에서는 금방 나으니까.
하지만 기가 막히게도 마기 한 줌 들어온 적 없던 교주의 구타의 결과 영호경과 섹스를 끝낼 때쯤 몸이 멍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 맞을 때마다 뼛속까지 아플 지경이었으니 이상할게 없는 일이긴 하지만, 몇 번이나 떡을 치면서 운기행공을 두 시진이나 했는데 겨우 멍이 안 낫는다고?
뭘 한 거야 도대체?
"오늘은 안 해도 되니까, 그냥 여기서 쉬다 가요."
나도 만질 때마다 멍난 곳이 아려와서 힘들기도 하고, 보기도 흉하니까 채수란이 굳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채수란은 급하게 벗겨낸 내 상의를 도로 입혀주기 시작했는데, 뭔가 행동이 이상했다.
킁킁
코를 킁킁거리는 그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고 물어보기 직전, 채수란의 입이 열렸다.
"여자 냄새...? 지난번이랑 달라...?"
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분명, 제가 듣기로는 소교주를 보호하다가 입은 부상을 며칠동안 정양하고 있었다고..."
의외의 특기가 발견되었다. 채수란은 무려 후각이 뛰어났던 것이다.
황보효선과 영호경의 냄새 차이까지 구분할 정도로. 아니 근데 떡치고 나서 다 씻고 온 건데, 이걸 맡는다고? 페브리즈라도 뿌릴걸 그랬나?
안 그래도 영호경한테 우리 관계가 들통났고 어쩌면 서로 인사라도 나눠야할지도 모른다고 말하려고 온 건데.
먼저 들키고 나서 말을 꺼내려고 하니 굉장히 모양이 이상해졌다.
"알려줄 수 있어요...?"
하지만 채수란은 도끼눈을 뜨고 나를 핍박하거나 하지 않았다.
움츠러든 어깨, 조심스럽게 올려다보는 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오히려 이런 태도가 더 말하기 꺼려지는데...'
하지만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나는 결국 입을 여는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재수없는 날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