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175화 (175/383)

밀푸색마 19 EP.175 대체 정체가 뭐지? (2)

현실적인 관점에서, 여기서 택배업을 그대로 적용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당장 집마다 주소라는 개념부터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이 시대다. 게다가 잘 닦인 도로도 흔하지 않고 짐을 한 번에 나를 트럭도 없다.

짐마차가 대용이 되기는 하겠지만 말은 생물이다. 기름만 먹이면 얼마든지 혹사할 수 있는 트럭과는 속도도 범용성도 다르다.

많은 인력을 활용해서 메워보기는 하겠지만, 결국 어느 정도 다운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아니면 비용을 좀 더 받던가.'

현대 한국에서는 누구에게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지만, 이 시대에서는 어느 정도 프리미엄한 서비스가 되기 십상이었다.

그걸 위해서는 명교만 제공할 수 있는 시그니처 상품을 만들거나, 지속적으로 편리함을 인식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한다.

"우물을 이용하다니... 확실히 우물만큼 매일 다녀가야하는 곳도 없지."

마을에 협조를 구해 우물에 양수기, 그러니까 수동펌프를 설치해주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관리해주는 대신, 근처에 택배 수령 장소를 만들어 동시에 관리한다.

주민들로서는 오히려 물 긷기가 편해졌으니까 마교 상단에 뭐라고 할 이유가 없겠지.

그리고 보는 거다. 누군가가 거기서 자기가 주문한 물건을 편하게 찾아서 바로 집으로 쏙 돌아가는 모습을, 매일같이.

"초기에는 많이 바쁠 겁니다. 손님들은 이런 운송업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모르니 안내할 사람도 많이 붙여야할 거구요."

다른 세력이 따라하려고 할 수는 있지만, 쉽지 않을 거다. 명교만큼 고급 인력이 썩어넘치는 곳이 어디 있겠어?

단독으로 이 드넓은 중국땅을 경공 배운 쿠팡맨으로 채우는 정신나간 짓거리가 가능한 단일세력은 단언컨대 존재하지 않을 거다.

몇몇 세력이 연합해서 따라해보려고 해도 사업 요령을 훔치거나 서로 이권을 조율하느라 걸리는 시간만 한 세월이겠지.

"새로운 사업이니 어쩔 수 있겠소? 그 부분은 충분히 감안하고 있소이다."

그나마 마교의 돈이나 사업체를 총괄하고 있는 삼장로나 내 이야기를 따라오고 있었고, 나머지 장로들은 그냥 대화를 듣고 대강 납득하는 정도의 반응이었다.

'그래서 교주의 반응은...'

힐끔 보니 관심이 엄청 많아보이는 표정이었다. 결국 교주의 최종승인이 나와야되는 거니까, 이 정도면 성공적인거 아닌가?

한편 그 옆의 영호경은 뿌듯한 표정이었다. 그 눈에서는 꿀이 줄줄 떨어지는 것 같아서 나는 황급히 전음을 보냈다.

[표정 관리 좀 해줘요.]

영호경의 표정이 바뀌자마자 교주가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고 나는 내심 식은땀을 흘렸다.

다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 교주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삼장로도 납득한 듯하고, 내가 듣기에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하네. 혹시 이 자리에 반대의견이 있는 사람 있는가?"

몇몇 장로가 대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듯 질문이 나왔지만 삼장로 선에서 다 정리가 되었고, 교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좋네. 그럼 이런 방향으로 진행하지. 특히 본교에 이런 제안을 가져다준 강 소협에게는, 사업 순수익의 일정비율을 약속할테니 계속 수고해주게."

"감사합니다, 교주."

마침 내가 바라던 보상이었다. 원래는 당가에서부터 현대인식 아이디어를 팔아넘겨서 돈을 벌어볼까 했지만, 마교에서 시작을 끊어버렸네.

당분간은 꽤나 바쁠 것 같지만, 어차피 아직 마교를 떠나려면 날짜도 제법 남았다.

다 미래에 투자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해야지.

황보효선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녀보다 하수들이라고는 하나, 절정고수 넷을 상대하면서 입은 타격은 우습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마기의 특성상 인체 내부에서 심각한 고통을 주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어... 따뜻해...'

맥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기운이, 그녀의 아픔을 중화해주었다.

문득 누군가가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황보효선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역시, 자네였군..."

강윤. 제법 좋게 보고 있던 신진고수.

그의 패기만만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설마 그가 마교와 내통하고 있었을줄은 상상도 못했다.

"몸은 조금 괜찮으십니까?"

"자네가 신경쓸 일은 아닐세. 자네 도움을 받을 일은 절대 없을테니까."

여지껏 잡고 있던 손목을 매몰차게 떨쳐낸 황보효선은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그렇군요. 이젠 급하게 치료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 정도는 받아주십시오."

다시 한 번 손목을 잡아오는 사내가, 청량하고 따스한 기운을 계속 밀어넣어주자, 마기가 한풀 꺾이고 고통이 덜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필요없다며 손을 뿌리치려했지만 제대로 회복도 안 된 몸으로 사내가 억지로 쥐고 있는 손목을 빼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결국 사내의 막대한 내력이 상당량 체내에 들어오고 나서야 사내는 손목을 놓아주었고, 그대로 인사를 하고 일어났다.

어쩌면 힘이 없는 것을 이용해 강간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황보효선은, 의외로 순순히 물러나는 사내의 뒷모습을 곁눈질했다.

'대체 왜...?'

평범한 정파 후기지수로 살아가더라도, 이미 그 비범한 재능 덕분에 빛나는 인생이 약속된 자였다.

그가 원한다는, 압도적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아무튼 구룡의 자리까지 쟁취한 이상은 그의 앞날은 탄탄대로인 것이다.

누구나가 인정할만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고, 누구나가 부러워할 아름다운 여인과 혼인할 수 있는 남자니까.

그런데도 어째서 마교와 내통해야했는지, 어째서...

'으아아아악!'

사내의 남근이 쑤셔오던 기억을 떠올린 황보효선은 제 아랫도리가 욱신거리는 것을 깨닫고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불꽃 같던 방사의 기억을 몰아내고자 잠시 침상에서 몸을 버르적거리던 그녀는 다시 생각을 되돌렸다.

아마도 조금 전에 베풀고 간 친절은 마교에 내통한 일이 정파 무림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머리회전에는 그리 자신이 없는 그녀로서도 그녀의 입을 가장 확실하게 막는 방법이 살인멸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마교의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인가...?'

마교에서 데리고 있는 동안 죽어버리면 다시 정파에 명분을 주는 셈이 되니, 중원으로 돌아간 다음 암살자를 보내서 죽인다거나?

'만약 그렇다면 반대로 여기에 있는 동안은 비교적 안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당연하지만 황보효선은 절대 정답에 도달할 수 없었다.

사내, 강윤이 처녀보다 밀프를 선호하는 변태라는 사실과, 그걸 위해 정파와 사파를 융화시켜 평화로운 미래를 꿈꾼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역시 안 되네요."

일단 얼굴을 오픈해버렸으니 황보효선 쪽도 뒷감당을 해야되는데, 오늘 반응을 보니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원래 염왕도한테 품고 있던 적개심에 강윤에게 품고 있던 호감까지 마이너스 전환되어버렸으니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나라도 상대가 첩자라면 우선 의심부터 하고 볼 거야. 그대라도 마찬가지겠지?"

영호경의 말에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역시 뭘로 좀 가리고 나올걸 그랬나 싶지만, 이장로 씹새가 날 못 알아보는 일은 없었겠지. 마찬가지다.

교주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소교주에게 이번 사업을 완전히 일임하기로 했다.

탱자탱자 놀 생각인가 싶기도 했지만, 새로운 사업을 소교주한테 일임해서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추측이 더 신빙성 있겠지.

결국 원안을 제시한 나와 영호경은 우선 그녀의 집무실에 모여있기는 했는데, 일단 전장 현황에 대한 파악이나 상단을 창설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오늘은 당장 할 일이 없는 것이다.

그건 삼장로 같은 실무자들이 할 일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대,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차음진이라고, 진법을 치고 있어요."

소리를 차단한다는 알기 쉬운 이름에, 영호경의 호흡이 순간적으로 멎는 것이 똑똑히 들렸다.

"서, 설마, 또...?"

"언제든지 하게 해준다는 약속이었잖아요?"

"여긴 침실도 아니고, 사람이 언제 올지 모르는데..."

고개를 돌려보니 머뭇머뭇대는 표정 사이로 약간 기대하는 시선을 보내는 모습이 꼴렸다.

"당신이 모르게 여기로 숨어들 수 있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있을까요?"

교주나 일장로라면 모르지만, 그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소교주를 보러 오는데 굳이 기척을 감추면서 살금살금 올 이유도 없다.

진의 설치를 끝마치고 기동시킨 나는 성큼성큼 영호경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역시... 흐응♥"

가슴팍에 손을 밀어넣자 콧소리를 내며 허리를 경직시키는 암컷 주제에.

나는 영호경의 허리끈을 풀어내리고 여유롭게 속곳과 바지를 한 번에 내렸다.

"벌써 보지 적시고 있는 사람이 하지만 역시는 무슨."

"그대, 말이 너무 심한 것 아닌가? 나는 창기가 아니란... 호옷...!"

"그렇죠. 창기는 아니고, 나랑 아무데서나 아기 만들기로 약속한 여자죠."

다리 사이에 자지를 밀어넣고 자지기둥으로 음문을 문질러주며 나는 속삭였다.

무릎에 걸린 바지와 속곳에, 야한 즙이 한 방울씩 뚝뚝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중에 일 시작하면 이렇게 실컷 하기도 어려워질테니까, 오늘 잔뜩 싸줄게요. 알겠죠?"

끄덕

엉덩이를 부들부들 떨면서, 영호경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 순간 자지를 구멍에 겨누고 허리를 바짝 갖다붙였다.

쑤우우욱♥

"하아악♥"

두 손을 엉덩이에 얹고 인정사정없이 자지를 넣어주자, 영호경은 곧 앙앙거리며 허리를 흔들어주기 시작했다.

영호경이 탁자 위에 손을 얹은 채 내민 둥근 엉덩이가 떡처럼 일그러지며 그 사이로 자지를 받아들였다.

"자지... 자지...!"

쪼물쪼물 움직이는 야한 속살을 나 잡아잡수 하고 내미는 색골 엉덩이가 씰룩거리는 것도 좋지만, 나는 손을 뻗어 이미 흐트러진 상의 틈의 젖가리개를 벗겨내렸다.

"이, 이걸 벗기면... 아응♥"

"사람이 오면 그냥 이건 입지 말고 옷만 제대로 입어요. 어차피 격하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아무도 모를 거니까."

천박한 유륜을 가진 야한 가슴을 그대로 움켜쥔 나는 굵은 자지를 힘차게 넣어주며 달달한 교성을 원없이 흘려대는 그녀의 몸을 즐겼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올 것 같이 부드럽게 잡혀오는 가슴과, 자지를 부드럽지만 단단히 조여오는 변태 같은 보지의 조합은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통통한 엉덩이가 요동치는 사이로 파고드는 야한 구멍에서, 언젠가 내 아이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면 미치지 않는게 도리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면 때를 봐서 교주께는 말해야겠죠?"

사람인 이상 아이를 가졌다면 당연히 상대가 있다. 영호경에게 그걸 감추고 그 아이를 기르라는 것도 가혹한 이야기.

적어도 교주에게는 진실을 말해줄 필요가 있었다.

"하응♥ 당연히 그래야겠지..."

"역시 어떻게 잘 말해야되나 미리 고민부터 해두는 편이 좋을..."

"아니, 필요없네."

숨이 넘어갈 것처럼 놀랐다. 갑작스럽게 열린 문 뒤편에서 마교 교주가 모습을 드러냈으니까.

영호경 역시 순간적으로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놀란듯했다.

"교, 교주, 여긴 어쩐 일로...?"

"내 딸은 말일세, 어미를 많이 닮았지."

이미 검붉은 금속으로 된 검을 뽑은채 서있는 교주는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폭풍전야처럼.

"경아에게 일을 맡기기는 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경아가 자네를 보던 눈이 심상치 않게 여겨지더군."

얼른 자지를 뽑고 영호경의 바지를 올려준 다음, 허겁지겁 옷을 고쳐입었고 영호경도 옷을 고쳐입었지만 이미 늦어도 한참 늦어있었다.

"그러고보니 아내가 그런 눈을 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떠오르더군. 내가, 소교주의 자리에 있을 시절 내게 기어올랐던 자들을 단숨에 꺾었을 때의 표정이었지."

"교, 교주...?"

서서히 검을 쥐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아니, 진짜야? 진짜라고?

"혹시나 두 사람 사이에 남녀간의 애정이 싹트고 있는지 궁금해지더군. 그래서 체면불구하고 잠시 숨어서 들어왔다네. 그런데 상상을 뛰어넘는 광경을 보게 되는군."

아니, 체면 때문에 나한테 고개 숙여 인사는 못한다던 사람이?

"미안하지만, 자네는 안 되겠어. 이유는 잘 알거라고 생각하네."

그야 교주전에 있을 시절 채수란을 따먹은 전적 때문이겠지.

"죽이지는 않겠네. 하지만 조금 혼이 나줘야겠어."

조금 혼이 나는 정도야 얼마든지 감수할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줄기줄기 뻗쳐올라오는 살의와 검신에 검게 서리는 진기는 분명 혼을 내는 정도로 끝날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그러니까, 죽더라도 원망은 하지말게!"

강호에 이름높은, 마교 교주와 그 직계만이 익힐 수 있는 검법 천마검법.

보자마자 나는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확신할 수 밖에 없는 검로로 내 목숨을 위협해왔다.

근데 죽이지는 않는다면서 죽더라도 원망하지 말라는 건 대체 뭐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