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푸색마 19 EP.166 오늘은 이거 쓰고 있어요 (2)
채수란은 스스로도 놀랄만큼 차분하게, 사내의 등을 손으로 쓸었다.
누워있는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남자는, 끈적한 정액을 자궁에 듬뿍 사정하고서도 여전히 단단한 남근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녀의 방 안에 놓인 어느 벽장에 도발적인 시선을 보내며, 채수란은 입꼬리를 올렸다.
"수란... 더..."
"아흣♥"
채수란이 그렇게 이 방에 있는 세번째 사람에게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는 사이, 사내는 사정의 여운을 곱씹는 시간을 마치고 다시 허리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아... 이거 벗으면 안 될까요?"
여전히 복면을 뒤집어쓰고 있는 남자가 무심결에 입술을 들이대다가 볼멘소리를 했지만, 안 될 일이었다.
적어도 동의를 받기 전까지는.
채수란은 사내의 복면을 들어올려 가볍게 입술을 맞추고는 고개를 저었다.
"으음... 알겠어요."
"흐윽...!"
비맞은 강아지 같은 목소리로 수긍한 남자였지만, 여전히 남자다운 존재감을 과시하는 아랫도리는 어김없이 움직였다.
불끈거리는 남근이, 끈적한 액체로 미끈거리는 속살을 헤집는 시간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답답하지만... 내 아기 임신해주기로 했으니까 참을게요..."
찌걱찌걱찌걱찌걱
말을 맺자마자 남자의 허리가 다시 규칙적으로 움직이며 남근을 음부에 들락거리게 했다.
채수란은 다리를 활짝 벌린채 사내의 단단한 몸을 최대한 받아냈다.
매끄럽고 탄력있는 여체를 조금이라도 더 맛보겠다는듯 피부를 바짝 밀착시킨 사내의 몸은, 마치 정복자처럼 그녀를 깔아뭉개고 있었지만 채수란은 그것이 싫지 않았다.
수컷이 자신의 육체에 매료되었다는 증거로 그만한 것이 또 있을까.
'당신은... 안 돼...'
벽장에 가둬둔 남편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상상하니, 그녀의 고기구멍이 흥분해서 남근을 쪼옥 빨아삼키려 드는 것이 느껴졌다.
입버릇처럼 못난 여자라고 떠들던 남편은, 막상 이 남자처럼 자신을 기분좋게 해주지 못했다.
남자가 몇 번이고 진한 정액을 싸주지 못해 안달이 난 이 구멍에, 굵직한 남근이 열심히 들락거리는 것을 분명히 보았을 것이다.
'무슨 생각을 할까?'
사내로서의 패배감을 느꼈을까? 귀찮은 여자를 쫓아낼 수 있게 되었으니 잘 되었다고 생각할까?
사실 어느 쪽이든 별로 상관없을 것 같았다.
그저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이, 이런 멋진 사내에게도 얼마든지 사랑받을 수 있는 암컷이었다는 것을.
"임신해... 임신해줘요...!"
자신을 꼭 끌어안은 사내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오는 것을 듣고, 채수란은 뱃속에 받은 사내의 아기씨를 느꼈다.
만약 아이가 생기고, 낳고 기른다고 해도. 사내가 그녀를 데리고 살 거라는 보장은 사실 없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으니까.
임신만 시키고 도망갈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괜찮아...'
그녀의 인생에서 첫번째 사랑이었다. 암컷인 자신을 처음으로 알려준 남자였다.
"임신... 할게요... 아응♥ 당신 아기... 낳을게...!"
그의 아이를 낳아서 기른다면, 지금보다 풍족하지 못한 삶을 살더라도 틀림없이 행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사내는 그녀의 말에 흥분한듯 그녀를 안고 있던 손에 힘을 주고 허리를 더욱 힘차게 찍어눌러대기 시작했다.
사정이 가까워진듯 한계까지 부풀어오른 남근이, 속살을 비집고 들어오는 그 동작은 암컷의 태내에 씨를 뿌리려는 수컷 그 자체였다.
쑤컹쑤컹쑤컹쑤컹♥
"자지 유혹하는 못된 보지...! 듬뿍 싸줄게요...!"
"응... 듬뿍 싸줘요... 이젠 자지 없으면 안 되는 구멍에 좆물 가득 싸줘요...!"
남녀의 방사라기보다 짐승의 번식에 가까운 허리놀림에 깔려, 채수란은 끝없는 환희로 녹아들며 제 입이 뭐라고 지껄이는지도 모른채 사내를 마주 끌어안았다.
마치 서로의 몸에 녹아들어가듯, 땀에 젖은 피부를 밀착시킨채 아랫도리의 쾌락을 즐기던 두 사람은, 이윽고 절정을 맞이했다.
뷰루루루루루룩
음부가 마치 채수란 자신과는 다른, 독립된 의지를 가진 것처럼 남근을 쥐어짜냈다.
그녀가 어떻게 즐기면 되는지 알려주겠다는 양, 멋대로 질의 주름이 사내의 남근에 달라붙어 쾌락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즐기겠다는 태세였다.
'너무 좋아...!'
꿀럭대는 정액의 움직임을, 그녀는 마치 손끝으로 만지는 것처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수컷의 정욕, 그 결정체. 채수란은 이 감촉을 사랑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이제 때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내를 보고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보여줄게 있어요..."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사내를 밀어내자, 사내는 순순히 남근을 뽑아내며 몸을 일으켰다.
남근에 실컷 꿰뚫린 결과 갓 태어난 새끼양처럼 부들거리는 다리로 일어선 채수란은, 방 한구석에 있는 벽장을 향해 걸어갔다.
아마 사내는 꽤나 당황할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불쾌감을 느낄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건 필요한 일이야.'
결국 어제 사내는, 자신 이외의 다른 여인은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채수란은 이 일을 계획했다. 남편과 완전히 틀어졌다는 사실을 사내에게 증명하기 위해서.
"수란, 무슨...?"
사내의 의아한 목소리가, 벽장이 열리자마자 끊겼다. 혈도가 제압된 채, 벽장에 갇혀있던 남편을 발견한 탓이었다.
이 정도면, 사내도 자신이 얼마나 진심인지 알까? 이 정도면, 사내도 자신을 오래도록 소중히 아껴줄까?
남편은 작은 남근을 빳빳하게 세운 상태로 앉아, 핏발선 눈으로 알몸의 남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초라한 모습이었다.
아.
나는 점혈된 상태로 벽장에 갇혀있는 경현동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납득했다.
헐벗은 것보다도 야한 복장으로 날 유혹했던 것. 아이를 낳아주겠다고 허락해준 것.
그게 다 채수란이 남편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파탄내버릴 결심을 해버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내게 복면을 벗지 말라고 한 건가? 남편한테 혹시나 내 얼굴이 보이면 폐가 될까봐?
"하..."
한숨을 토해내자 채수란이 어깨를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안아주며 속삭였다.
"화난 건 아니에요. 좀 놀라기는 했지만."
이런 정신나간 짓을 계획했으면서 막상 내 한숨 한 번에 쪼는 건 대체 뭔가 싶었지만, 나는 그보다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런데, 괜찮겠어요? 남편이 쫓아내면..."
"어차피 전부터 쫓아낼 기회만 찾고 있던 사람인걸요. 아, 그리고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쫓아내더라도, 이 일을 폭로하지는 못할테니까."
채수란은 싱긋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자기가 이런 꼴로 벽장에 갇힌 상태로 다 봤다고 말할 수 있을 사람이 아니니까요."
숨기려고 해도 자기가 까발릴 거라는 채수란의 말에, 경현동의 얼굴에 핏기가 싹 가셨다. 확실히 제 체면 까이는걸 질색할 것 같은 인간이긴 했다.
"그럼 내 얼굴 드러내도 상관없는거 아니었어요?"
"그래도, 당신이 괜찮다고 하지 않았으니까..."
어느새 두 손을 깍지낀채 검지 끝이 초조하게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는 채수란의 모습에, 나는 그녀의 팔을 끌고 다시 침상으로 갔다.
반대쪽 손에는 지금껏 쓰고 있던 복면을 벗어내린 다음이었다.
"어, 어, 강 소협? 그렇게 막 벗어도... 꺄앗!"
"우리 얘기는 나중에 해요. 둘만 있을 때."
나는 그대로 채수란의 다리를 들어올려 활짝 벌린 상태로 들어올렸다.
그 상태로 침상에 앉자, 채수란의 야하게 번들거리는 나신이 경현동에게 모조리 드러나는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 이젠 나 그렇게 부르지마요. 서방님이라고 해요."
"...!"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돌아보는 채수란에게 나는 말을 이었다.
"이제 내 여자하기로 한 거 맞잖아요? 아니에요?"
"마, 맞아요오... 흐윽♥"
쪼오옵♥
다리를 활짝 벌린 채수란의 보지가 귀두를 머금는 감촉이 느껴졌다.
쫄깃한 속살이 귀두만으로도 반갑다는듯 꼬옥 조여오려고 하지만, 나는 이번만큼은 아랫입보다 윗입이 솔직하게 말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자, 불러봐요. 내가 누구라구요?"
"서방니임...!"
쑤우우욱♥
힘을 살짝 뺀 것만으로도 체중의 힘을 빌려 즉시 자지를 먹어치운 보지가 기막히게 조여오며 내게 쾌락을 제공했다.
"서, 서방님, 하읏, 서방님...♥"
"그래요...! 이젠 내 여자하는 거야...!"
자신의 등 뒤에 있는 나를 만지려고 하는 건지, 팔을 어깨 위로 넘겨서 더듬더듬 다가온 손이 내 뺨을 어루만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자지를 박아댔다.
잘은 모르지만, 눈앞의 경현동에게 원없이 섹스를 구경시켜주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된 이상 채수란도 데려가야되나...?'
남편하고 이렇게 사이가 틀어진 이상, 여기에 남겨둬서 좋을 것이 없다.
게다가 만약 내 아기를 임신했다고 치면 마교 한복판에 내버려둘 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사정한 정액에 내력을 심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저지른 실수에서 나도 학습을 한 것이다.
'백 퍼 임신할 수 있는 정액을 싸버리면 섹스를 더 못하잖아.'
난 이제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임신을 노릴 생각이었다.
어차피 위험일에 왕창 싸대다보면 언젠가는 임신하겠지. 정 급하면 그 때 가서 내력을 심으면 그만이었다.
"쌀게요!"
"아아아앙♥"
나는 그렇게 채수란과 체력의 한계까지 실컷 섹스를 즐겼다.
섹스가 끝났을 무렵에는 더는 못 견디겠다는 듯 눈을 꼭 감은채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경현동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귀를 막을 재주는 없을테니 채수란의 음란한 교성은 모조리 들었겠지.
나는 경현동이 느끼는 감정에는 사실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저 이게 채수란에게 기분좋은 복수가 되었기를 바랄 뿐.
내게 중요한 것은 단 하나. 마교 밀프를 한 명 데려간다는 이야기를 사부와 교주에겐 뭐라고 설명해야되느냐였다.
"으아아악!"
경현동은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의 아내가 강윤, 그 빌어먹을 놈과 살을 섞는 모습을 본 꿈이 아직도 생생했다.
꿈 속의 아내는 놀라우리만치 아름답고, 음탕했다. 자신이 알던 아내가 아닌 것 같았다.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발기해버린 양물의 감촉은, 꿈 속에서 그를 계속 자괴감에 빠뜨릴 뿐이었다.
그 젊은 놈의 양물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커서, 마치 제 마누라라도 되는 것처럼 아내의 속살을 마음대로 들락거렸던 것이다.
그 더러운 악몽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경현동은 부인을 부르려고 목청을 키우려다,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이, 이건...!"
질척해진 바지.
그러고보니 꿈 속의 그도, 정신없이 범해지는 그의 아내를 보고 한심스러울 정도로 양물을 세웠다가 기어코 바지 안에서 사정하고 말았다.
이것은 몽정인가?
"아니야..."
더없이 비현실적이었지만, 경현동은 그것이 현실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척척해진 바지뿐만이 아니라 어떤 확신이 그를 뒷받침해주었다.
그것이 현실이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나니, 폭풍 같은 노여움이 머릿속을 휩쓸었다.
'감히, 감히 더러운 연놈들이! 감히 내 앞에서!'
못난 계집 주제에, 젊은 놈과 붙어먹으며 자신을 조롱했던 것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아내가 아름다웠다고 생각한 기억은 이미 구석에 내다버린 경현동은, 이를 갈며 어떻게든 그녀가 낭패를 보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방법을 생각해보니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채수란의 말대로, 그의 성격으로는 스스로도 망신당할 일을 저지를 수 없었다. 남들에게 알려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영악한 계집...'
평소 그가 채수란에게 했던 악담 중에는 '곰처럼 둔하다'라는 말도 꽤나 자주 나왔는데, 그 평가의 불일치를 경현동은 역시 신경쓰지 않았다.
전전긍긍하던 경현동은 결국 다른 누군가에게 지혜를 빌리기로 결심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싫은 소리 한 번 한 적 없이 존중해주고 입도 무거운, 이장로 황두명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