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푸색마 19 EP.165 오늘은 이거 쓰고 있어요 (1)
제갈미령은 가볍게 배를 쓰다듬었다.
아이가 생긴지 벌써 5개월. 아이는 순조롭게 자랐다.
입덧도 멎어 음식도 잘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음식이 들어가는 족족 아이가 가로채서 먹는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팠다.
모처럼 정자에 편안히 앉아 햇볕을 쬐고 있는데, 멀리서 염소수염을 단 중노인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마님, 여기 계셨습니까?"
"총관, 바쁠텐데 웬일인가?"
총관이라 불린 중노인은 손에 들고 있던 서신을 공손히 내밀었다.
의아한 표정으로 서신을 받아들고보니, 수신인의 이름에 아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남궁세가에서 도련...님을 혼례에 초대한다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당가에 도련님이 안 계시다고 해서 이쪽으로 온듯 합니다만..."
"...그렇군. 고맙네."
얼굴을 고작 한 번 보았을 뿐인 상대를 도련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껄끄러워보이는 총관은, 제갈미령이 물어본 몇 가지에 대답한 다음 즉시 물러났다.
'일자가... 꽤나 촉박한데?'
지금부터 고작 3개월 뒤. 이 정도면 아들은 와서 며칠 쉬지도 못한 상태로 다시 안휘로 떠나야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거절하기에는, 혼자 먼 거리에 떨어져서 사는 언소영이 마음에 걸렸다.
아들이 맡겼다는 의원은 성황리에 운영되는 중이었다.
당가에서 자금을 대주고 있고, 기부금 역시 일대의 유력자들이 제법 내주고 있어 운영에 지장은 없었다.
게다가 돈푼 깨나 있다는 부인네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들었다. 평도 좋으니, 제갈미령도 산달이 가까워지면 갈 계획이었다.
'으음... 하지만...'
벌써 제갈미령 본인도 몇 달째 아들과 못 만나고 있는데, 돌아온지 며칠 되지도 않아 또다시 아들을 보낼 생각을 하니 속이 쓰렸다.
두근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뱃속을 울리는 감각에 제갈미령은 헛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부풀어오른 배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못된 생각을 하던 어미를 아기가 타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헛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 아가야. 어미가 못난 생각을 했네. 미안해요."
똑같이 한 남자를 두고 사는 여자들끼리 다툼이 없을 수는 없지만, 순서는 명백히 언소영이 먼저였다.
아들이 자신을 만나고 고작 며칠 있다가 다시 떠나게 될 거라고는 해도, 그게 끝은 아니지 않은가.
언소영을 데리고 돌아오면 그 때야말로, 아들과 함께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며 아이를 낳고 키워나갈 수 있으리라.
제갈미령은 기쁜 마음으로 아들이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기로 했다.
"부인, 부인 없소?"
경현동은 여전히 자리에 누운채 채수란을 찾아 외쳤다.
오늘로 이미 의원이 정양할 것을 권한 닷새째가 되어가지만, 경현동은 여전히 자리보전 중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 닷새란 쾌유를 위해 꾸준히 하루 두 시진 정도는 운기요상을 해줄 것을 전제로 제시된 기한이었으니까.
제 몸을 낫우는 일인데 설마 운기요상을 게을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의원의 실수였다.
"부인! 어디 있느냔 말이오!"
채수란이 곁에 붙여둔 시비가 얼른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경현동은 대번에 고함을 쳐서 쫓아내버렸다.
이미 마음이 떠난 아내가 눈에 띄지 않으니 편하다고 생각한 것도 어제까지의 일.
막상 상대 쪽에서 자신을 놔버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확 상한 것이다.
"무슨 일인가요?"
자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가, 꼿꼿하게 고개를 세운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슨 일이냐니! 남편이 아픈데, 부인이 이렇게 손을 놓고 있어도 되는 것이오?"
"시비가 수발을 드는 것을 소홀히 했나요?"
"정성의 문제요, 정성! 어느 집안 며느리가, 병중인 남편을 한 번 돌아보지도 않는다는 말이오!"
"하아..."
경현동은 등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아내가 달라졌다.
자신을 소홀히 대하는 정도야 그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치겠다.
하지만 방금 그 한숨. 그 한숨!
"다, 당신...!"
"알겠어요. 시비 대신 내가 옆방에서 있을테니까, 아픈 곳이 있으면 불러줘요. 됐나요?"
경악으로 찢어질듯 눈을 크게 뜬 경현동을 본체만체하며, 아내는 지금껏 시비가 차지하고 있던 곁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어떻게...! 어떻게...!'
원래부터 가문을 이어야만 한다는 의무 때문에 맞이한 아내였다. 외모부터 무공, 가문까지 영호경에 비하면 하나같이 떨어지는 여인이었다.
그런 여인이었기에, 경현동은 아내를 존중할 필요가 없었다.
오늘 불러들인 것도, 그녀에게 버려진듯한 기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아내와 갈라선다고 해도 버리는 것은 자신이어야 했으니까.
'아버지...!'
늘상 자신을 다른 집 자식과 비교하며 깎아내리던 아버지, 삼장로의 모습이 그녀가 한숨을 쉬던 모습과 겹쳐졌다.
뭔가 있다.
어쩌면 다른 남자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남자들을 떠올려보았지만, 짚이는 사람이 없었다.
'적어도 남자를 만들지는 않았겠지...'
그럴만한 사람도 없고, 아내의 성품으로 외간 남자와 바람을 피울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단지 뭔가가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녀가 하늘같이 받들던 남편을 이렇게 우습게 여기도록 만든 계기는 분명히 있다.
경현동은 그걸 반드시 찾아내서, 이참에 저 못난 계집을 기어코 내치리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경현동에게는 불행하게도, 채수란은 경현동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꾸미고 있었다.
나는 낮에는 무공을 수련하고, 밤에는 채수란을 찾아가는 루틴을 반복하고 있었다.
무공에 진전은 없었지만, 사부는 내게 그 외에 달리 조언을 해주지는 않았다.
'황보효선은 만나주지도 않고.'
채수란이 이 자지 내 거 선언을 한 바로 다음날 찾아가보았지만 검을 들고 덤벼오길래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뭐 거의 강간이니까 떡정 같은게 있을리가 없기는 해.
"왔어요?"
창을 열고 들어가니 채수란은 예쁘게 미소지으며 나를 맞이했다. 그런데 복장이 홀리쉿...
"마음에 들어요?"
"엄청 마음에 들어요!"
직접 손을 봤는지, 하늘하늘 얄팍한 침의가 확 짧아졌고 여기저기에 칼집이 나서 가슴과 엉덩이가 슬금슬금 그 탱탱한 살덩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차라리 벗는게 낫지, 이건 벗는 것만도 못한, 아니다, 벗는 것보다 훨씬 더 야한 복장이었다.
이런 모습으로 날 기다리고 있다니, 나는 그녀가 너무 기특해서 즉시 복면을 벗고 입을 맞추려고 했지만 채수란은 내 손을 잡아 멈춰세웠다.
"오늘은 이거 쓰고 있어요."
"왜요?"
"...누군지 모르는 남자랑 해보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였지만, 그녀가 내 허리끈을 풀며 바지를 내리고 보드라운 손으로 자지를 쓸어대자 나는 즉시 거기로 신경이 쏠렸다.
오늘의 그녀는 특히 더 적극적이라, 내 옷을 직접 벗겨주고 능란한 손길로 내 온몸을 더듬어대더니 다시 자지를 손으로 잡고 손가락을 꾸물거리며 앞뒤로 쓸어댔다.
"어때요? 계속해줄까요?"
"...아니! 됐으니까 침상으로 가요!"
"꺄아!"
나는 채수란을 그대로 안아들고 급하게 침상으로 몸을 날렸다.
거의 던지듯이 내려놓았지만, 내력의 절묘한 배분으로 그녀는 충격 하나 느끼지 않았을터.
"아니, 이게...!"
침상 위에 주저앉은 그녀의 다리 사이에는, 자지가 드나들 수 있는 커다란 구멍이 뚫린 속곳이 엿보였다.
오늘 진짜 날잡았나?
"오늘이 무슨 날이었죠? 혹시 수란 생일인가요? 내 생일은 아닌데?"
내 질문에 채수란은 그저 진하게 웃고는 말이 없었다. 그저, 무릎에 손을 얹은채 다리를 벌려보일 뿐.
꿀꺽
이미 질척질척하게 젖은 진한 붉은색의 속살이 얼른 자지를 넣으라고 뻐끔대며 손짓하고 있었다.
"못 참겠어요!"
쑤우우욱
나는 즉시 달려들어 허겁지겁 보짓속에 자지를 밀어넣었다.
"흐읏...♥ 지금까지 참은 적도 없으면서..."
달콤한 교성에 이어 채수란은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내 말을 부정했지만 나는 그걸 따질 정신이 아니었다.
유혹적으로 내밀어져 오는 야한 조갯살의 쾌감에 정신없이 허리를 박아대는 것이 전부였으니까.
속곳의 구멍 부분의 마감이 어설픈 탓인지 세차게 드나드는 자지가 쓸려 약간 따끔거렸지만 그조차도 상관하지 않고 열심히 자지를 꽂아댔다.
"가슴, 가슴...!"
나는 침의를 잡아당겨 탱탱한 젖가슴을 꺼냈다. 얼른 거기에 입을 가져갔다가, 복면의 감촉을 느끼고 살짝 걷어올린 다음 입술로 젖꼭지를 물었다.
"아읏♥ 젖은 안 나오는데...!"
힘껏 빨아들인 젖꼭지에서는 당연히 젖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짭쪼름한 맛이 나며 내 혀를 즐겁게 해주었다.
이미 반쯤 발기해있던 젖꼭지가 단단하게 일어난 것을 입술로 꾸욱 눌러주면 어깨가 바들거리는 모습도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안 벗겨도, 아응♥ 돼요? 안 불편해요?"
채수란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조금 불편하지만, 야시시한 옷으로 남자를 유혹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이 옷을 입힌채 하는 편이 훨씬 기분좋았다.
나는 채수란의 등을 꽉 잡은채 젖가슴을 빨아올리면서 열심히 허리를 놀려 내 자지에 최적화된 구멍을 쑤셔댔다.
남편의 작은 자지를 기분좋게 해주느라 애를 써야했던 보지는, 내 왕자지의 맛을 알고 쫄깃하게 감겨오며 사치스러운 쾌락에 젖어있었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채수란의 달달한 교성 사이를, 수컷과 암컷의 아랫도리가 격렬하게 얽히고 설키는 소리가 메웠다.
"하응, 앗, 아극♥"
능란하게 허리를 움직여서, 자지를 다양하게 조여오는 보지가 나를 기분좋게 해주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전해져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나를 유혹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한 그녀의 성의가 고맙고 기특하고 꼴려서 허리를 정신없이 놀리다보니 어느새 사정의 순간이 다가왔다.
"수란, 나 이제..."
"생각해봤는데..."
어차피 다 알고 있겠지만 사정한다고 알리려는 순간, 채수란의 은근한 목소리가 내 말을 끊었다.
"정말로 괜찮을 것 같아요."
머리꼬리 다 잘린 말이었지만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여자, 정말로...
"당신 아기 임신해도, 될 것 같아요."
여전히 힘차게 틀어박히는 자지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새어나오는 거친 숨결만이, 그녀가 여전히 자지의 쾌락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뿐.
나는 뒤늦게 그 말의 충격을 깨닫고 채수란의 얼굴을 올려다보았지만 그녀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웃고 있을 뿐이었다.
쑤컹쑤컹쑤컹쑤컹♥
"흐으으읏...♥"
"정말, 정말이죠? 안에 싸줄 거에요! 진한 아기씨가 담겨있는 걸로 가득! 그래도 되는 거죠?"
나는 한계 이상의 속도로 거칠게 자지를 쑤셔박아댔다. 임신할 준비가 된 보지라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
정어법을 형성하고 있던 내기가, 다시 등선공의 본류로 돌아오며 그 효과를 잃어가는 것을 똑똑히 느낀 나는 채수란의 입을 주목했다.
"낳을게요, 당신 아기...! 아아아앙♥"
"수란...! 쌀게요...!"
뷰루루루룩
내 배와 그녀의 배가 바짝 맞닿은 순간, 나는 아랫도리의 힘을 빼고 힘차게 정액을 풀어냈다.
"흐으윽♥"
"임신해요, 임신... 임신해줘...!"
절정한 보지주름이 자지에 착 감기면서 정소에 있는 정자조차도 긁어가려고 애를 쓰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이 여자가 허락한 이상, 반드시 임신시킨다. 뒷일 따위는 나도 모른다.
허리의 움직임이 멈춰 채수란과 나의 거친 숨결소리만이 가득찬 공간에서, 나는 그녀의 가슴 위에 얼굴을 묻었다.
그래서일까. 그 때의 나로서는 그녀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녀의 얼굴이 어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지 알 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