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밀푸색마-163화 (163/383)

밀푸색마 19 EP.163 나랑만 해요 (1)

결국 나는 동이 트기도 전에 황보효선에게서 쫓겨났다.

어차피 동이 트기 전에 나오는 거야 항상 하던 일인데도, 이렇게 매몰차게 쫓겨나오니 기분이 참 이상했다.

'언제 또 기회가 올까...'

보지는 내 자지가 좋아서 찰싹 달라붙어오는데도, 정신은 바짝 차리고 끝까지 독하게 거부하는 것을 보면 남편하고 사이가 제법 좋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구슬리고 자지 넣어서 꼭 임신시켜야지.

그렇게 주먹을 꾹 쥐고 의지를 다지며 내 처소로 돌아갈 때쯤 동이 터왔고, 그로부터 다시 얼마 지나지 않아 영호경으로부터 호출이 왔다.

단, 그녀는 나를 자기 처소로 부르지 않았다.

"강 소협, 사실대로 말해보시오! 본교의 내부를 정탐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는 제보가 있었소!"

자신을 오장로라고 소개한 노인은 내게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젠장, 사부를 데리고 왔어야 이런 꼴을 안 보는 건데.

"혈마 대협의 제자로서 본교에 우호적인 인사라고 판단하여 그간 존중해왔으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할듯 싶소이다!"

"오장로, 그건 다르네. 그건 내가..."

영호경이 나서서 나를 변호해주었다.

하지만 황보효선에게 이른바 쇼를 해서 마교에 대한 인식을 좋게 만들자고 했다는 내 제안을 설명하자, 오히려 다른 장로들까지 발작하기 시작했다.

"아니, 소교주께서 그런 제안을 정말 받아들이셨다는 말이오?"

"아니, 그보다 그 제안 자체가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소! 우리가 어째서 정파 무림에 숙이고 들어가야한다는 말입니까?"

"옳습니다! 우리는 민심을 잡아 추후 있을 반발을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당장의 다툼을 피하자는 것이지 결코 정파의 가랑이 밑으로 들어가자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내 '마교만 할 수 있는 사업' 작전에 긍정적이던 일부 장로들도 다시 나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이장로가 있었다.

"내 듣기로 강 소협은 정파의 인사들과 돈독한 친분을 맺고 있다고 들었소. 특히, 고가표국의 고천과 제갈미령은 아예 의부모로 모시기로 했다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겠소이다."

"해명이라니, 무슨 말씀입니까?"

"무슨 뜻이겠소? 위치를 명확히 하라는 말이오. 정파인지, 사파인지. 지난번 했던 제안은 분명 유익한 제안이라고 볼 수 있으나, 보기에 따라선 정파가 힘을 비축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제안 아니외까?"

"옳소! 지금이라도 사파임을 천명하고 정파의 인물들과의 연을 끊겠다고 해야 비로소 믿을 수 있지 않겠소이까?"

팔장로 저 새끼 저거, 저번에도 날 끌어들여서 엿을 먹이더니 또 지랄이네.

"강 소협, 이건 신뢰의 문제요. 귀하는 분명 혈마의 제자이나, 정파에 적대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는 행보가 전혀 없는 상황이오. 그 와중에 이런..."

"그만."

교주의 묵직한 목소리가 대전을 울리고, 시장통처럼 소란스럽던 소음이 뚝 그쳤다.

형형한 눈빛으로 대전을 둘러보자, 주변의 기온이 1도는 낮아진 것처럼 등골이 시렸다.

그 모습 그대로, 교주가 입을 열었다.

"이장로. 내 묻겠네. 자네 휘하의 사람들이 관인을 사칭하여 팽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 일이 있었지?"

"...예, 교주. 허나 그것은 결코 제가 관여한 바가 아니란 점을..."

"알고 있네. 내가 물으려던 것은 그게 아니야. 그들이 맺은 우호관계가 나중에 팽가에겐 어떤 결과로 돌아왔는가를 묻고자 함이니."

"..."

"자네가 모를리가 없겠지. 정파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나름이라는 것을. 그런데 그것을 신뢰성과 연결짓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교주의 질문에 이장로는 단숨에 쭈구리가 되었다. 다른 장로들도 힐끗대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본교에 도움이 될 자다. 그대들이 나의 안목을 정 의심하고 싶다면 강자존의 원칙에 따라 교주의 자리를 빼앗고 나서 하는 것이 좋을거야."

킹갓교주느님... 실드가 참으로 든든합니다...!

교주의 단언에 장로들은 모조리 입을 다물었고, 나는 그제야 속이 편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것 같았다.

그렇다, 사실 느끼지 못했다.

"강윤."

"예, 교주."

"본 교주는 그대를 믿지만, 장로들에게 그대를 믿을만한 뭔가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아니, 왜 손바닥을 뒤집냐? 나는 시원해지던 속이 다시 갑갑해지는 것을 느꼈다.

"실력이 증명된 자야말로, 신뢰할 수 있는 자. 비무를 벌여, 그대가 믿을 수 있는 강자임을 장로들에게 보여주기 바란다."

더럽게 걸렸네, 진짜.

오장로는 교주전을 물러나오자마자, 자신의 처소에서 한 인물과의 만남을 가지고 있었다.

"저, 정말 이거면 되겠습니까?"

"충분하네. 어차피 큰일도 아니었으니, 한 번 휘저어주면 더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자도 없겠지."

이장로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 강윤이라는 놈이..."

"상관없네. 당장 그놈이 뭐라고 하든 누가 믿겠는가? 교주께서 두둔해주셨다고는 하나 그놈이 말하는 것을 믿을 자는 아무도 없네."

교주가 비무를 하라는 제안을 하기는 했지만, 당장 깎여나간 그에 대한 신뢰가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자들을 신뢰해도 되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교주는 이미 뜻을 접었네. 적어도 몇 년 동안은 정파 무림과 맞설 생각이 없겠지. 그 세월이 지나고나면, 우리가 앞장서서 싸울 기력이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나?"

"..."

"우리에겐 선택지가 없네. 그들이 내미는 손을 잡는 것 이외에, 정파 무림에 복수할 방법은 없단 말일세."

여전히 불안한 기색의 오장로를 안심시키듯이 이장로가 말했다.

"자넨 다른 일을 할 필요는 없네. 그저, 위험한 일은 내가 다 할 것이니 자네는 조금씩만 날 도와주면 돼. 알겠는가?"

"알겠습니다..."

이장로가 강변하자 오장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파 무림에게서 받아낼 핏값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도움 정도는 얼마든지 줄 수 있었다.

"비무? 잘 되었구나. 다치지만 않게 조심하거라."

며칠 안에 일장로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과 비무를 벌이게 되었다고 사부에게 보고했을 때, 사부의 반응은 이런 식이었다.

"상대가 절정고수라던데요."

"너도 이제 내력은 절정고수 수준이 아니냐? 이참에 너도 절정의 벽을 깨보는 것은 어떠냐?"

"그게 되면 저도 고생을 안 하죠."

계속되는 실전경험 끝에 내 무공은 정말 일류에서는 끝중에서 끝이었다.

정말 앞으로 1cm만 더 앞으로 나아가면 절정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손가락 한 마디도 안 되는 격차가 좁혀지질 않는 것이다.

"답은 수련 뿐이다. 어느날 수련하다보면 답이 나올지 누가 아느냐?"

이미 하드웨어로 치면 절정고수 중에서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아마도 처음 만났을 때의 언소영보다 내공으로 치면 윗줄일 것이었다.

"그리고 네 무공을 한 번쯤 정리해보거라. 네가 나아가야할 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길이요?"

처음으로 듣는 쓸만한 조언에 내 귀가 바짝 세워졌다.

"무림인이란 다양한 무공을 동시에 사용하지. 다리로는 신법이나 각법, 손으로는 무기술이나 권장법. 피부는 호신지기가 지키고 있단 말이다."

"예, 그렇죠."

"그 중에서도 중요시하는 무공이 있을 것이고, 중요시하지 않는 무공이 있을 것이다. 네가 어떻게 싸워야하는지, 스스로를 한 번 돌아보는 것이 어떠하냐?"

확실히 쓸만한 조언이었다. 지금까지는 주로 알려주는 커리큘럼으로 따라가고, 무공을 사용할 때의 허점을 보완하고 상대의 허점을 어떻게 찌르는지만 생각했다.

나 자신이라는 인간에 대해서 조명해본 적은 없었다.

"한 번 해보겠습니다, 사부님!"

나는 사부에게 고개를 꾸벅인 다음 영빈각에 딸려있는 연무장으로 나갔다.

이참에 절정고수 한 번 찍어보자!

밤.

채수란은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지난 이틀은 사내가 찾아오는 상상을 하면서 벅차오르는 가슴을 억누르고 있었다면, 오늘은 정말 가슴이 갑갑했다.

사내가 어제 데려온 여자가, 아마도 아름다울 것이 틀림없는 그 복면의 여자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다.

정말 이대로 다시는 안 찾아오면 어떻게 하느냐는 상상이 들자, 기분이 한없이 우울해졌다.

그녀의 새하얀 손이, 자신의 까무잡잡한 손과 비교가 되어 어쩔 수가 없는 것이었다.

끼익

'왔다...!'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오는 기척을 느낀 채수란은 눈을 꼭 감았다.

사내를 반갑게 맞이하려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눈을 마주치는 것이 겁이 났다.

"왜 자는 척해요?"

"..."

사내를 마주 보며 뭐라고 해야될지 알 수 없었던 채수란은 대답하지 않았다.

갸웃하던 사내는 옷을 훌훌 벗더니 이불 안으로 숨어들어왔다.

속곳조차도 걸치지 않은 채 입혀진 한 겹 침의 사이로 사내의 투박한 손이 숨어들어왔다.

이미 사내의 감각을 기억한 육체가, 금방 뜨거워지면서 열락의 시간을 기대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 말 안 하고 버티면 그냥 자지 넣을 거에요."

단단하게 일어선 남근은 이미 엉덩이골을 문대면서 그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었다.

겨드랑이와 옆구리, 배를 쓰다듬으면서 살살 올라오는 혈류의 흐름이 음부를 한없이 민감하게 만들고 있는 지금, 이런 단단한 남근이 찔러들어올 때 그녀의 질육이 어떻게 환희할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바람둥이."

사내가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어제 그 여자랑도 했죠?"

복면에 가려져 있었지만, 그 사이로 보이는 두 눈만 봐도 그녀는 틀림없이 아름다울 것 같았다.

사내가 그런 여인을 내버려뒀을리 만무한 것이다. 증거는 없지만, 채수란은 확신하고 있었다.

대답이 없는 사내의 반응에 한숨을 내쉬려던 채수란은, 제 다리 사이로 파고드는 남근의 존재에 기함을 했다.

쑤우우욱

"흐으윽...!"

마치 암살자의 칼날처럼 음부를 찔러버린 굵직한 남근은 곧 그녀의 육체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나쁜... 바람둥이... 아무, 아흑♥ 여자나... 다 괜찮은 거죠...!"

채수란 역시도 평생 몰랐던, 사내에 대한 독점욕이 입을 움직여 사내를 성토했지만, 마찬가지로 평생 몰랐던 남근에 대한 쾌락으로 허리가 격하게 움직여 사내의 진퇴운동에 호응했다.

"미안해요... 하지만 다들 예쁘니까..."

둔부를 살살 흔들고 쫀득한 음부를 조이며 느끼는 쾌감 속에서도, 채수란은 사내가 미웠다.

내 건데. 평생토록 처음으로, 자신을 진짜 여자로 만들어준 남근을 다른 여자에게 맛보였다는 사실이 기가 막혔다.

실은 그녀 이전에도 이 남근의 포로가 된 여인은 많고도 많았지만, 채수란이 그것을 알 도리는 없었다.

"다른 여자는... 안 돼요... 나랑만, 나랑만 해요...!"

남자는 대답이 없었다. 대신 그녀를 엎드려 눕히고, 뒤에서 허리를 내려찍으며 쾌락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아응♥ 내 거야, 이 자지 내 거야...!"

짐승처럼 파고드는 남근에 노곤해지는 감각 속에서도 채수란은 홀린 것처럼 그렇게 말했다.

"다른 여자는 안 돼에... 아응♥ 나한테만 넣어줘... 지금보다 더, 더 기분 좋게 해줄테니까..."

폭주하는 욕망 속에서 남근에 찔린 음부는 어떻게든 사내를 기분좋게 하기 위해 용을 써댔다.

그러기를 한동안, 격하게 찔러들어오는 남근이 드디어 사정의 전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잔뜩 싸줘요...! 정액으로 내 뱃속 가득 채워줘요...!"

꾸물대며 남근을 능란하게 조여올리자, 사내는 늘 그랬던 것처럼 남근을 자궁구 바로 앞까지 찔러넣은 다음 힘차게 사정했다.

뷰루루루루루룩

그렇게 엎드린 자세로 사내의 힘찬 사정을 받아들여 자궁을 꿀렁꿀렁 채우던 채수란은 문득 사내가 말없이 남근을 찔러넣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개를 돌려 사내를 올려다보았다.

사내의 복잡미묘한 표정을 본 채수란은 그제야 자신이 뭐라고 지껄였는지를 깨닫고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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