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푸색마 19 EP.149 내 장난감이 되세요 (4)
'어떻게 해, 어떻게 해...!'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남자에게 강제로 안기게 된 채수란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어쩌면 정말 이 남자의 씨를 품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도 물론 작지 않았다.
아내라는 위치는 이름뿐, 남편에게는 언제든지 더 좋은 상대가 나타나면 아내를 갈아치울 준비가 되어있었으니까.
하물며 이 나이에 외간남자의 아이를 갖기라도 한다면 변명조차 못하고 내쳐지리라.
하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사내의 남근이 너무 기분좋았다는 사실이었다.
'너, 너무 좋아...! 어떻게 해...!'
결코 좋아해서는 안 될 일인데, 정절을 잃는 이 상황에서 그녀는 압도적인 쾌감을 얻고 있었다.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남편과 가정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할 자신이 음적의 양물에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채수란의 마음에 풍랑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흐으응♥"
찌봅찌봅찌봅찌봅♥
사내는 여인의 눈물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사정한 직후에도 쇠하지 않은 남근을 다시 음부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격하게 찔러넣는 불덩이 같은 남근의 끝에, 자신의 자궁이 사내의 씨앗을 받아내고자 내려와있는 것을 느낀 채수란은 곧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다.
"빼, 빼줘요...! 하읏♥ 제, 제발...!"
"안 돼요. 이렇게 기분좋은 보지에서 자지를 어떻게 빼요."
"제발, 빼줘요. 정액이라도 빼낼 수 있게 제발...!"
남근을 받아들이느라 흔들리는 뱃속에서, 사내의 놀라울 정도로 진하고 많은 정액이 자궁을 채우고 있음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충분히 아이가 생길 수 있는 시기, 이렇게 진한 정액을 뱃속에서 빼내지 않는다면 정말로 임신할지도 몰랐다.
"괜찮아요, 임신은 그렇게 쉽게 안 된다니까...!"
"아흑♥ 그, 그래도...!"
하지만 남자는 이상할 정도로 걱정없이 그저 허리를 놀리며 제 몸을 맛볼 뿐이었다.
"남편이랑은, 많이 해요...?"
"...이런 걸 할 나이가, 아응♥ 아니니까... 그보다 빨리 빼줘요..."
채수란은 사내의 질문에 순순히 대답하면서도, 본론을 잊지 않고 사내를 재촉했다.
"바보네.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는데 엉뚱한 사람한테 눈독 들이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띄워줘서, 흐윽♥ 넘기려고 하지 말아요..."
채수란은 자신의 피부색이 미적 기준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아무리 아름다움을 갈고 닦아도, 타고난 피부색만큼은 바꿀 도리가 없었으니까.
만약 다른 여인들처럼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하고 생각했던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정말 예뻐서 하는 소리에요. 예쁘지 않았으면, 이렇게되지도 않는다구...요!"
"하아아앙♥"
정말로 속아넘어갈 것 같기는 했다. 욕정으로 번들대는 저 두 눈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자신이 매력적이라고 착각하게 될 것 같았다.
"아, 알았으니까, 빼줘요... 어서... 꺄앗!"
사내는 남근을 뽑아내기는커녕, 채수란의 둔부를 들어올려 위쪽으로 음부를 드러나게 만들고 다시 위에서 허리를 찍어누르기 시작했다.
"이, 이거 안 돼요. 빼줘, 빼줘요...!"
사내의 체중이 실려 더욱 깊이까지 들어가는 남근은, 여유롭게 자궁구를 문대며 채수란에게 폭력적인 쾌감을 주입했다.
안 그래도 말을 안 듣는 아랫도리가 찌르르 울리며 속살이 사내의 남근에 질척하게 달라붙는 것이 느껴졌다.
"수란이 먼저 자꾸 빼라고만 했잖아요. 잘못 했어요, 안 했어요?"
"아읏, 그게, 그러니까... 흐윽♥"
추궁조로 말해오는 사내의 태도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것을 반박하기에는 채수란의 호흡에는 여유가 없었다.
"우리 이렇게 하기로 합의를 봤고, 기왕 하는거 같이 기분 좋아지려고 하는건데, 자꾸 빼라고만 하면 내 기분이 어떻겠어요?"
"헤윽♥ 아니, 아니야아...!"
쑤걱쑤걱쑤걱쑤걱♥
임신하지 않기 위해서 정액을 빼내겠다는 말일 뿐인데, 애초에 상대가 강요한 관계인데.
상대의 궤변에 반박할 말은 얼마든지 있는데도 쉼없이 내리찍어오는 사내의 남근이 주는 쾌락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아버렸다.
"다시는 그런 소리하지 못하게, 오늘 반드시 내 자지를 아주 좋아하는 암컷으로 만들어버릴거야."
"안 돼엣...!"
꼬오오오옥♥
사내의 선언에 채수란 스스로가 느끼는 것과는 반대로, 그녀의 고기구멍은 미치도록 환희하며 남근을 물어주었다.
자신이 이런 여자였던가? 자신의 몸은 이렇게 사내에 굶주려있던가?
마치 사내에게 음부를 갖다바치듯, 둔부를 들어올려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서 그녀의 몸은 사내의 손길 하나조차도 뜨거운 쾌락으로 바꾸어 채수란의 정신을 달구어댔다.
'머릿속이 타버릴 것 같아...'
채수란은 다시 한 번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절감했다.
그녀가 걱정해야할 것은 정절이 더럽혀지는 것이 아닌, 폭력적인 쾌락에 자신의 정신이 타락하는 것이었다.
"어때요, 남편의 작은 자지보다, 훨씬 좋죠...?"
굵은 남근으로 몽롱해진 정신에, 사내의 은근한 목소리가 스며들어온다.
남편에게 있어 자신은 그저 대를 잇게 하기 위해 들인 여인에 불과했다.
이렇게 탐욕스럽게 자신을 원하는 모습 따위는 본 적이 없었다.
"나, 남편을, 흐윽♥ 모욕하지... 마핫...!"
"하지만 작잖아요? 내 자지가 훨씬 기분좋을텐데?"
사내의 허리가 기묘하게 뒤틀리며 뱃가죽 쪽을 향해 남근을 문대오자, 지금껏 느끼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쾌락이 그녀의 육체를 덮쳤다.
"하, 하지마, 아아앙♥ 이거 하지마앗...!"
"원래 이게 정상이에요. 큰 자지로 푹푹 박아주면, 좋아해야 정상이라구요. 지금까지가 이상했던 거야...!"
"아니야, 아윽♥ 아니야아아...!"
정말 아니야? 정말로, 이게 정상이 아니야?
그녀의 내면에서 일어난 목소리가, 채수란에게 따져물었다.
시비들이 그녀 몰래 나누던 걸쭉한 음담패설. 좋은 음식을 먹여 기운이 넘치는 남편과 밤새도록 뒹굴었다는 이야기.
'그런걸 못 겪어본 내가 이상한 거 아니야?'
형식적인 관계만을 맺던 남편이 아닌, 젊은 정력으로 그녀의 육체에 쾌감을 새겨넣는 정복자가 눈앞에 있었다.
상대가 외간 남자가 아니었다면, 그녀 역시도 두 손 들어 환영했을지 모르는 극상의 쾌락.
한 발짝 한 발짝, 채수란의 마음이 일선을 넘기 위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뒷덜미가 오싹해져오는 것을 느꼈다.
'해, 해도 괜찮은 것 아닐까? 남편에게 들키지만 않는다면...'
진심으로 남편을 배신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냥, 쾌감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일 아닐까?
이 방을 나선 다음에는 다시 남편에게 성실한 아내로 돌아가면 될 일이었다.
'어차피 내게 선택권은 없어...'
사내도 말했지 않은가. 이 역시 남편을 위한 일이었고, 남들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모른다.
그렇다면 조금 정도는, 그녀 역시 즐겨도 되는 것 아닐까?
하지만 어느새 쾌락에 절어 잊고 있던 근본적인 문제가, 사내의 입을 통해 되살아났다.
"또 안에 듬뿍 싸줄게요...!"
서서히 쾌락에 잠겨들던 채수란은, 그 말 한 마디에 정신이 확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임신하면, 안 돼...!'
"안 돼, 안 돼요...! 안에만큼은 제발...!"
하지만 채수란은 몰랐다. 오히려 그 말을 들은 사내의 숨결이 거칠어지고, 반드시 안에 싸겠다는 생각을 굳혔음을.
쑤걱쑤걱쑤걱쑤걱♥
남근이 더욱 거칠게 안으로 들어오려고 애를 쓰는 것이 느껴졌다.
"아, 아이가 생기면, 흐윽♥ 정말 안 돼... 멈춰...!"
차라리 처녀이던 시절의 그녀였다면, 얼마든지 이 사내의 아이를 낳고 사내를 남편으로서 평생 받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채수란은 이미 남편이 있는 몸이었고, 나이도 적지 않은 것이다.
남편과 관계도 갖지 않고 아이를 품었다가는, 즉시 내침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그 순간 채수란의 머릿속에 끔찍한 생각이 스쳤다.
'관계를 가지면...?'
아니다, 아니다.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외간 남자의 아이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그녀가 다른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에도, 남근은 서서히 폭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걱정, 하지마요... 절대, 임신하지 않을 거니까...!"
임신에 대한 공포로 남근을 밀어내려고 애를 쓰는 음부에 억지로 남근을 꽂아넣으면서 속삭이는 사내의 목소리에는 묘한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감만으로 피임이 되지는 않는 것이 문제였다.
"쌀게요, 전부 받아들여...!"
"안 돼...!"
뷰루루룻 뷰욱 뷰욱
"아으으응...♥"
임신은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인양, 사내는 그 길다란 남근을 뿌리까지 밀어넣고 개운하게 사정해버렸다.
자신의 음부 역시 절정해버린 쾌감에 이끌려 주인의 의사와는 아무 상관도 없이 정액을 맛있게 쪽쪽 빨아들이고 있었다.
"하아, 하아..."
숨을 헐떡이며 몸을 싣고 있던 남자의 얼굴이, 행복감으로 가득 찼다.
결국 자신의 일이 아니라서 그런 것인가, 임신에 대한 걱정은 한톨도 안 보이는 얼굴이 밉살맞기 그지 없었다.
자신의 표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사내는 자신의 얼굴을 보더니 피식 웃고는 고개를 낮추어 입술을 들이밀었다.
"왜, 왜 이래요! 흐읍..."
여전히 엉덩이를 들어올린 망측한 자세로 결합된 아랫도리가 무색하게, 사내는 채수란의 입술에 자신의 혀를 밀어넣었다.
'아...'
게걸스럽게 그녀의 입 안을 탐하는 사내의 입이, 어쩐지 따뜻하게 느껴진 채수란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사내의 혀의 움직임과 호응을 시작했다.
정말 좋았다. 그녀의 여린 설육에 맺힌 침을 모조리 가려는 것처럼, 사내의 입은 때로는 핥고 때로는 빨았다.
한동안 계속된 입맞춤은, 사내의 입이 떨어져나가면서 끝이 났다.
"예뻐요. 사랑스럽고."
"하나도 기쁘지 않아요..."
"그런 것치고는 표정이, 푸흡..."
몽롱한 정신으로 대답하던 채수란은 자신이 얼마나 녹을대로 녹아버린 표정으로 대답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고 얼른 표정을 다잡았지만 이미 배는 떠난 다음이었다.
"솔직히 말해요. 기분 좋았죠?"
"..."
굉장히 기분 좋았다. 방사가 이렇게 기분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좀 더 즐겨보려고 애써보기는 했을 것이다.
경현동이 이 사내처럼 해줄 수 있을 거라고는 믿기 어려웠지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어요. 그냥 남편도 구하는 김에, 둘이 기분 좋아지는 거에요. 남들한테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구요."
사내가 안에 싸는 것에 집착하지만 않았더라면, 진작에 그렇게 납득하고 말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면 다들 알거에요. 내가 말했잖아요, 생길 수도 있다고..."
"아, 그게..."
남자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사실을 실토했다.
"대법..."
"네, 그러니까 임신할 걱정은 없어요."
채수란은 사내가 일부러 말을 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자신이 곤란해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즐기고 있던 것이 틀림없었다.
채수란의 시선이 꽂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내는 어색하게 눈을 피했다.
'억지로 범한 주제에, 약한 척이나 하고.'
그 가증스러운 태도가 미웠지만, 신기하게도 채수란이 사내에게서 전체적으로 받고 있는 인상은 오히려 애정에 더 가까운 것이었다.
"일부러 감추던... 흐윽!?"
따져물으려던 채수란은 사내가 자신의 날씬한 다리를 들어올리며 재차 아랫도리를 결합한 탓에 호흡을 빼앗겼다.
"또, 또 해요?"
"괜찮아요, 해지기 전까지는 돌려보내줄게요."
해는 아직 지려면 멀었다. 남근이라는 것이 그렇게까지 오래 유지될 리가 없건만, 채수란은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사내는 허풍을 떨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잠깐, 멈춰요, 흐아아앙♥"
다시 그녀의 속살을 유린하기 시작하는 남근을 멈춰보려고 했지만, 채수란은 또다시 실패했다.
정절보다도, 타락보다도, 그녀의 체력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채수란은 그러리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랫도리를 가득 채우는 쾌감에 저항해야겠다는 의지는 생기지 않는 것을 깨달은 채수란은 결국 단단하게 일어선 남근에 몸을 맡기게 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