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푸색마 19 EP.131 따뜻하죠? (4)
바람소리가 멎었다.
여전히 단단한 상태로 뒷구멍을 쉬지않고 쑤셔대는 남근의 주인은,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지만.
쑤컹쑤컹쑤컹쑤컹
"나, 날이 개인 것 같은데... 아읏♥"
"그런가요?"
분명 두 사람의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였음에도, 남자는 시큰둥하게 되물으며 허리를 내리찍었다.
몽아는 바닥에 엎드린 채, 뒤에서 몸을 겹치고 둔부 사이로 파고드는 남근에 황홀경을 거닐고 있었다.
"하앙♥ 이, 이제 그만하고옷...! 산을 내려가야지...!"
사내가 제안한 방법 덕분에 분명 몸이 얼지 않은 상태로 밤을 보낼 수 있었지만, 언제 다시 눈보라가 몰아쳐서 두 사람을 산에 가둘지 모른다.
그만큼 산의 날씨란 변화무쌍했다.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 실상은 남근이 몽아의 머릿속에 쏟아넣는 폭력적 쾌락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녀의 진정한 목표였다.
"정말 딱 한 번만 하고요... 네...?"
"그만 하라니까앗... 흐윽♥"
한 번만 더 한다는 말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 굵직한 남근으로 끝없이 항문을 찔러댄 결과, 몽아는 상대에게서 벗어날 기력조차 없었다.
서로의 체액을 끝없이 흘려댄 결과, 이 좁은 공간에 농축된 음란한 냄새가 그녀의 콧속으로 파고들어 머릿속이 몽롱할 지경이었다.
다른 어떤 것도 인식하지 못한채 서로의 살결만을 탐하는 농밀한 시간 이상의 쾌락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좋아, 너무 좋아요... 몽아의 몸 너무 기분 좋아...!"
마치 제 여자라도 된 것처럼 속삭이는 목소리를 듣고 나면, 사내의 남근을 받아내느라 이완된채 조일 힘도 남지 않은 괄약근이 새로운 힘을 얻어 찰싹 남근에 달라붙었다.
몽아 스스로는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의 무의식은 사내의 행복한 목소리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더 기분좋게 해주고 싶다고.
'사내란 족속은 두 번 다시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승복으로 가린 제 몸을 음흉한 눈으로 쳐다보던 남자들은 기억조차 하지 못할만큼 많았다.
그 중에 직접 나서서 희롱을 해온 자들 역시 오래전에 백을 넘겼다.
몽아가 경멸하던 최악의 상황에 처한 채로 남근을 받아내고 있는데, 막상 무의식중에 사내의 욕정에 호응하고 싶어지다니.
얄궂은 일이었다.
"빠, 빨리 끝내게, 산에서, 하앙♥ 내려가야..."
"금방 쌀 것 같으니까... 조금만 더요..."
전신이 단단하게 단련된 건장한 남자가 젖가슴을 주물럭대면서 떼를 썼다.
몽아는 억지로 밀어내야되나 잠시 고민했지만, 사내의 남근이 움찔대며 사정의 전조를 보이는 것을 느끼고 나자 그만두기로 했다.
결국 이 남자는 자신의 안에 다시 진득한 정액을 사정할 것이고, 그 때까지는 온갖 수단으로 구슬려 매달려서 버틸 것을 알았다.
"몽아, 안에 쌀게요, 전부 받아들여요...!"
"그런, 아흑♥ 소리 좀 그만할 수 없나? 아앙♥"
이미 그녀의 안에는 사내의 정액이 가득차있었다.
속이 거북해질 정도로 가득가득 채워진 정액은, 남근이 들락댈 때마다 조금씩 새어나갈뿐이었다.
이만큼 정액이 채워질 때까지, 사내는 자신의 정액을 받으라고 속삭여왔다.
"몽아의 기분좋은 항문보지에 잔뜩 싸줄게요...!"
"그러니까 그만... 흐으으응♥"
뷰루루루루루룩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또다시 진한 정액이 잔뜩 몽아의 뱃속을 칠했다.
몽아의 속살이 정액에 물들어 하얀색이 되었다고 해도 믿을만큼, 남자의 정액은 그녀의 후장에서 뜨겁고 끈적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미 절정할 체력조차도 거의 없는 몽아는, 녹초가 된 채 누워 사내의 마지막 사정을 느꼈다.
"하아, 하아..."
난생 처음, 기력조차도 남지 않을만큼 지독한 방사를 겪은 몽아는 숨을 몰아쉬며 엎드린채 체력이 회복되기만을 기다렸다.
사내의 남근은 사정을 마친채 여전히 몽아의 안에 들어가 있었지만, 이제 곧 빠져나갈 터.
도무지 지칠 줄을 모르고 뒷구멍을 쑤셔대던 남근도 드디어 그 크기를 줄이고 있었다.
쪽
"흐읏...!"
그 때, 사내의 입술이 몽아의 등에 입맞춤을 했다. 몽아가 어안이 벙벙해진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자, 사내는 싱긋 웃었다.
"정말 좋았어요..."
그 태도는 정말 사랑하는 연인 같아서, 이 말에 매몰차게 답하면 어쩐지 미안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난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네...!"
하지만 몽아는 굳이 사내에게 매몰차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나와 몽아는 다시 옷을 입고, 등짐을 꾸려 바깥으로 나왔다.
곤륜산은 눈보라 같은게 어디 있었냐는듯, 뻔뻔하게 맑은 하늘로 맞이해주었다.
"사태, 괜찮으십니까?"
실컷 자지를 박아댔지만 등선공은 쓰지 못했기 때문에, 지쳐버린 몽아는 다리가 후들거리는 듯했다.
어둠 속에 갇혀있느라 시간감각이 이상해진 것도 있어서 힘조절을 깜빡한 것이다.
한편 몽아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면서 피식 웃었다.
"사태? 어디 아까처럼 몽아라고 불러보지 그런가."
"사, 사태..."
몽아는 내 구슬림에 넘어가서 반강제로 섹스하게 되어서 그런지, 내 언동에 사사건건 삐딱하게 나왔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거기서 사태, 해서야 분위기가 안 사니까.
"저, 혹시 힘드시면..."
"전혀 힘들지 않네! 내려가지!"
몽아는 앞장서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짐조차 챙길 정신이 없는걸 보니 억지로 괜찮은 척하는 것 같아서 걱정되는데...
"윽!"
"사태!"
아니나 다를까 억지로 힘을 준 다리가 눈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괜찮으십니까?"
"걱정할 것 없네! '몽아'는 알아서 내려갈 수 있으니까!"
"사태..."
나는 내 등짐 위에 몽아의 등짐을 얹고 끈으로 단단히 묶은 다음 다시 메고, 몽아를 안아올렸다.
"이, 이것 놓게!"
"다리에 힘도 없으시지 않습니까. 제가 안고 갈테니까 안고 가는 동안 운기라도 하셔서 몸을 회복시켜주십시오."
급박하게 움직이는 상황이 아니라면, 내가 움직이는 와중에도 와공 정도는 사용할 수 있을 터였다.
내가 몽아의 가슴이나 엉덩이 같은 부위를 안 만지는 것을 깨닫고, 얌전히 내 팔에 매달린채 내려가기 시작했다.
"사태."
"이상한 소리 하면 대답 안 할 걸세."
"저에 대한 믿음이 없으시군요."
"자네의 양심에 한 번 물어보겠나?"
나는 무의미한 문의를 할 생각이 없었다.
"혹시, 원한을 살만한 일이 있으신가 해서요. 보통 원한이 아니라, 정말 사태를 한없이 불행하게 만들고 싶을만큼, 깊은 원한."
"...무슨 말인가?"
"저희를 공격한 그 자들 말입니다."
몽아와 실컷 떡치는 사이에 충격은 어영부영 흐려져 버렸고, 충격이 가시니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계획적으로 사태를 난처한 상황에 빠뜨리고, 목숨까지 노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질문이었군. 적어도 그런 정도의 원한까지 품을 상대는 없다고 생각하네."
그럴 것 같았다. 그놈들을 제외하면, 기껏해야 잡범 수준의 수준 낮은 무림인들이 얽히는 정도.
"그럼 또 하나. 그 산적이 말했던 비급, 천무비경에 대해서, 사태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자는 있을까요?"
"...그건 모르겠네. 알만한 사람은 본파의 장로 중 일부, 그리고 무림맹주 뿐이니까."
"..."
"하지만 남편이 다른 누구에게 말했을지는 모르겠네. 아무에게나 비밀을 발설할만큼 신중하지 못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남편 이야기를 하자, 몽아의 분위기가 다시 눈에 띄게 침울해졌다.
몽아의 나이도 대략 40대, 요절한 남편을 생각하는데 침울해지지 않는게 더 이상하지.
"역시 후자로 가닥을 잡는 편이 좋을까요...?"
하지만 그러면 설명 안 되는 문제가 하나 더 튀어나온다.
천무비경을 원한다면, 몽아에게서 단서를 빼앗거나 몽아가 비급을 찾을 때까지는 살려두는 것이 앞뒤가 맞는 것이다.
몽아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고개를 저어 내 생각을 부정했다.
"어느 쪽이 되었든, 표적이 나 자신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네. 기다리고 있으면 또 다른 적이 올테지. 그러니까..."
"같이 당가로 간다는 말씀이죠?"
"아닐세."
몽아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무림맹에 너무 의존할 생각은 없었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황보 여협의 도움을 받는 수밖에..."
윽. 황보효선은 조금...
단순히 검성의 손녀라는 문제도 있지만 나는 황보효선과 한 판 붙었다가 빤스런을 친 전적이 있었다.
비상시에 무공을 썼다가 '아니, 그 무공은?'하고 알아차리면 골치아파진다는 말이지.
"그리고 당가에 멋모르고 따라갔다간 어느 짐승에게 잡아먹힐지 모르는 일 아니겠나."
몽아는 나를 흘겨보며 말했다. 아, 그렇고 말고요. 따먹을 생각이 가득이니까요.
우리는 다시 말없이 산을 내려갔지만, 사실 나는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일, 역시 뭔가 냄새가 난다.
'몽아가 뭐라고 이러는 거지?'
몽아에게는 대표성이 없다. 몽아를 건드림으로써 본격적으로 이해득실의 변동을 겪는 존재가 없는 것이다.
즉, 뭔가 까다로운 노림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고, 노림수가 까다롭다는 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골치아프게...'
강호가 어떻게 굴러가든 상관이 없는 나는, 그저 어떻게 하면 밀프를 잘 따먹을 수 있을까 말고는 생각뿐.
"자네가 혹시 못 알아봤을까 노파심에 알려주자면, 그 검법은 틀림없는 사파의 것이네."
하...
"마교입니까?"
"마교일 수도, 검림일 수도 있고, 제3의 세력이 있을 수도 있지. 나도 자네처럼 아무것도 몰라."
단지 정파의 무공이라면,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한 운행을 기본적으로 지키기 마련인데, 몽아는 애초부터 그런 이치는 무시하고 타인을 살상하기 위한 무공인 것을 보고 사파의 것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파여도 문제지만, 사파여도 문젠데.
나는 그렇게 생각에 잠긴채 몽아를 안고 산을 내려왔다.
곤륜산에서 다시 청해성 성내로 돌아온 몽아와 남자는, 하룻동안 객잔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서로 찢어지게 되었다.
사내는 몽아를 진심으로 걱정하는지, 육욕 섞인 관심을 보내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당가로 동행하지 못하는 것만큼은 몹시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며 아쉬운듯 고개를 자꾸 돌려보는 남자에게 합장을 한 번 해준 다음, 몽아는 불어오는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머리에 쓴 갓을 잡았다.
그러자 머리를 스친 손가락에 지난 며칠동안 슬금슬금 자라 뾰족하게 자란 머리카락의 감촉이 느껴졌다.
'보통 이쯤이라면... 다시 깔끔하게 깎아야겠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급하게 잘라야할 규정은 없었다. 그저, 승려로서 경건함을 표하게 위해 가장 좋은 장치가, 머리를 미는 것이었을뿐.
아미파의 선인들은 바빠서 머리가 제법 자랄 때까지 방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는데, 몽아도 그대로 해도 딱히 문제될 것은 없었다.
'지금도 바쁘고... 앞으로도 바쁠 예정인 건 사실이니까...'
어쩌면 사내와 다시 만났을 때, 조금 짧더라도 머리를 기른 모습을...
'미쳤어!'
사내는 그냥, 어쩌다보니 생각이 난 것이다.
몽아는 정말 아무런 의미부여도 할 생각이 없었다.